Date |
2002/12/20 23:56:11 |
Name |
공룡 |
Subject |
이번주 온게임넷 리그 감상 |
<경기전적>
1. 강도경 vs 이윤열 : 언덕 위의 챔버 하나가 토네이도의 심장을 흔들었다. 천하의 이윤열을 상대로 원사이드한 경기. 역시 대마왕이다!
2. 장진남 vs 김동수 : 그의 경기는 항상 아름다웠다. 그렇다. 이제는 정말 과거형이 되었다.ㅜ.ㅜ
3. 조용호 vs 홍진호 : 저그전에 둘 째 가라면 멱살부터 잡을 양 호(虎)들간의 경기였다. 오늘은 용호 승!
4. 박경락 vs 성학승 : 삼지안 박경락! 내 남는 눈은 저그전을 위해 있는 거야!
<감상>
1. 저그가 계속 힘을 내고 있다.
A조 박정석 0승3패 B조 임요환 2승1패 C조 홍진호 2승1패 D조 변길섭 2승1패
강도경 2승1패 장진남 1승2패 조용호 2승1패 성학승 0승3패
벨트랑 2승1패 이운재 2승1패 한웅렬 1승2패 박경락 2승1패
이윤열 2승1패 김동수 1승2패 김현진 1승2패 서지훈 2승1패
저그의 선전이 이어지고 있다. 강도경 선수가 이윤열 선수에게 이기고, 조용호 선수가 홍진호 선수의 덜미를 잡으면서 저그의 부활이 조심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B조는 장진남 선수의 승리로 테란이 둘 올라갔고, C조 역시 조용호 선수의 승리로 테란 둘을 한꺼번에 떨쳐내며 현재 진출 확정은 테란 둘, 저그 둘이 되었다. 물론 테란은 어찌 되었건 앞으로 2명 이상이 더 올라가지만 잘 하면 저그가 4명까지도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워낙 이번에 올라온 테란들이 강하기에 2대1의 상대를 해야 하는 강도경, 박경락 선수가 힘들 수도 있겠지만 다르게 생각한다면 저그는 테란전만 신경 써도 되지만, 테란은 테란전과 저그전을 같이 준비해야 하기에 유리한 면도 분명히 있다. 홍진호, 조용호 선수는 물론이요, 강도경 선수와 박경락 선수도 모두 테란전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는 선수들이기에 다음주 재경기를 통해 온게임넷 리그가 어쩌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갈지도 모르겠다. 두 종족 싸움으로 변해버린 시점에서 그나마 저그가 힘의 균형을 맞추어 가는 모습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어쨌든 같은 종족의 싸움은 그 어떤 종족이라도 자주 보면 실증이 나게 마련이므로......
2. 아듀! 김동수!
너무나 많은 중계들을 보느라 무뎌져만 가던 내 가슴에 불을 당겨주고 머리 끝에서 발 끝까지 전율을 느끼게 해주었던 몇 안 되는 선수 중에 한 명을 이제 보내야만 한다. 프로토스의 8강 진출 실패의 의미보다는 그의 플레이를 이젠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정말 아쉽다. 많은 말을 하고 싶지만 그저 고마웠다는 한마디만 쓰고 싶다. 나의 프로토스 영웅이 가는 길에 늘 건강과 행복만이 가득하길! 그리고 꼭 다시 볼 수 있게 되길!
3. 운명의 제왕 두개의 탑!
임요환 VS 홍진호의 카드가 이전 시즌인 스카이 리그에 이어 또 8강에서 이루어진다. 작년 코카콜라배 결승에서 진검승부를 했던 두 선수는 재미있게도 금년 온게임넷 리그에서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네이트배에서는 둘 다 16강에서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고, 스카이배에서는 재기에 성공해 2,3위의 성적을 이루어냈다. 이번에는 어떨까? 비록 8강에서 일찌감치 만났지만, 다른 면에서 본다면 8강만 통과한다면 결승에 가야만 서로를 볼 수 있다는 뜻이 된다. 또는 3,4위전에서...... 과연 어떻게 될까? 약속이나 한 듯 비슷한 운명을 걸었던 두 선수는 최근 똑같이 소속팀을 바꾸며 억대 연봉의 프로게이머로 등록을 했다. 양쪽 탑의 꼭대기까지 올라선 두 선수가 다시 한번 승부를 벌이는 모습을 상상해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일 듯하다.
4. 유종의 미!
장진남 선수와 김동수 선수와의 경기는 예전 탈락한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한 경기로 내게 흐뭇한 미소를 머금게 했던 김정민 선수가 떠올랐던 경기였다. 이미 탈락이 확정된 상황에서도 밝은 미소를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장진남 선수는 정말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한편으로는 오늘 경기를 김동수 선수의 은퇴경기로 만들어버린 그가 원망스럽긴 했지만 최선을 다한 경기였기에 김동수 선수의 마지막 경기가 더 오래도록 기억될 수 있을 듯 하다. 비록 8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오늘 경기로 대 토스전 1위의 자존심을 여전히 지킬 수 있게 되었고, 1연승(!)을 시작했으니, 다음 리그에서는 듀얼과 본리그까지 계속되는 연승행진을 기원하고 싶다. 장진남 파이팅!
5. 삼지안도 파이팅!
겜비씨 재경기에서 정말 아쉽게 탈락을 한 박경락 선수의 패인은 바로 저그전에 있었다. 프로게이머들 사이에서도 두려움의 존재라는 박경락 선수지만 이상하게도 대 저그전 승률은 좋지 않았고, 불과 며칠 전에도 겜비씨에서 참패를 겪었기에 난 오늘 경기에서 성학승 선수의 승리를 예상했다. 성학승 선수는 온게임넷 리그 경험도 많은데다 저그전에 있어서도 매우 뛰어난 플레이를 하는 선수다. 금년 초 겜비씨 왕중왕전 결승에서 홍진호 선수를 이기고 장관상을 탔었던 선수가 바로 성학승 선수인 것이다. 특히 당시에 장진수 선수를 상대로 스커지를 한 마리씩 차례로 부딪히면서 뮤탈 하나로 상대 뮤탈 네 기를 잡아내는 모습은 정말 짜릿한 전율을 느끼게 했었다. 그러나 이게 웬일일까? 운 나쁘게도 바로 이 맵에서 예전 정재호 선수와 했을 때의 모습과 비슷한 상황이 되면서 완전히 말려버린 성학승 선수였다. 반면 박경락 선수는 마치 테란이나 토스를 상대하듯 정신을 빼놓는 그 특유의 게릴라를 펼쳐 보이며 화려하게 승리한다. 판에 박힌 저그전을 거부하는 것일까? 양호(虎)의 게임도 그러했지만 저그전이 이렇게 재미있다면 언제라도 환영하고 싶다. 그리고 박경락 선수는 이번 경기를 계기로 저그전에 있어서도 계속 좋은 성적을 거둬주길 바라고 싶다.
6. 2003년의 새로운 강팀.
리그 본선에 5명의 선수가 올라갔지만 중간에 세 명의 선수가 빠져나가면서 성학승, 김현진 선수가 남았던 is. 오늘 김현진 선수의 탈락이 확정되면서 is팀은 네이트배 이후 또 한번 8강 진출에 실패하게 되었다. 임진열의 파괴력이 다시 한번 느껴지는 대목이다. 이 세 선수 중 벌써 두 명은 진출이 확정된 상태이고, 이윤열 선수 역시 확률적으로는 상당히 유력한 편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2003년에는 KTF의 강세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그렇지 않아도 탄탄한 팀이었는데 거기에 홍진호, 이윤열 선수가 한꺼번에 들어왔으니 기존의 선수들과 이 두 선수가 합쳐졌을 때의 시너지 효과는 엄청날 것이 분명하다. 특히 저번 시즌 겜티비 여성부 리그 우승자인 김지혜 선수까지 생각한다면 2003년 챔피언 트로피를 가장 많이 받을 팀은 KTF가 될지도 모른다. GO팀의 상승세 또한 두드러진다. 뛰어난 전력에도 불구하고 상복이 없던 GO팀은 금년 말에 이르러 점점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에이스라고 할 수 있는 김정민 선수가 최근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이번 챌린지 결승까지 올랐던 강민 선수와 이전 챌린지 1위로 본선에 바로 오른 서지훈 선수같은 신예 선수들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비록 김동수 선수가 빠졌지만 강도경 선수를 중심으로 여전히 막강 트로피군단인 한빛 역시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어쨌든 이젠 제아무리 뛰어난 프로게이머라도 팀이 없다면 좋은 성적을 내기가 힘든 시대가 와버렸다. 그러하기에 내년에는 "어떤 선수가!" 라기 보다는 내년에는 "어떤 팀이!" 라고 하는 것이 맞는 표현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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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하루 되세요^^
ps1 : 이 글의 무단 퍼감을 금합니다. 도장 쾅!
ps2 : 최근 글에 인터넷 쓸 시간이 없어 글을 자주 못쓰겠다고 했는데 그러고 나서도 여전히 글을 많이 쓰는군요^^ 내일은 할아버지 제사라 또 시간이 생겼습니다. 덕분에 온게임넷 리그도 즐길 수 있었죠. 그리고 화요일날 벌어졌던 챌린지 결승과 겜비씨 재경기도 봤습니다. 재미있습니다. 한참 바쁜 속에서 오히려 여유가 생기니 말이지요^^ 떡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이 자리를 빌어 슬쩍 인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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