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2/10/15 03:13:53 |
Name |
김호철 |
Subject |
[re] [그냥] 군대에 대한 사담 |
군대갔다온 사람으로서 말하겠습니다.
먼저 군대강제징집의 정당성문제에 대해서..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 사람들 중 님처럼 우리나라 현실이 어떻고 남북분단이 어떻고 통일이 어떻고 모병제가 어떻고 다른나라의 군사정은 어떻고 그렇게 거창하고 추상적으로 말 많이 합니다만..
일단 군대가서 보면 그런 생각은 싹 사라질겁니다.
군대가 뭐하는 곳입니까? 고상하게 말하면 자신의 나라를 지키기 위해..조국을 지키기 위해 가는 곳입니다.
적나라하게 말하면 사람 죽이는 법 배우러 가는 곳입니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와 전쟁을 벌인다면 적국의 군인들을 죽여야겠죠? 적군도 사람맞죠? 적군도 님처럼 그 나라의 한 젊은이로서 군인으로서 똑같은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을 죽이기 위해서 가는 곳이 군대입니다.
스타크래프트를 할 때는 자신이 사령관이 되어 유닛들에게 명령을 내리지만 군대가면 자신이 그 상관의 명령을 받는 일개유닛이 됩니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 됩니다. 안하면 무서운 벌이 따릅니다. 그것 뿐입니다. 군대가 그런 곳입니다.
사실 군대강제징집의 정당성 따질 필요도 없읍니다..말 그대로 강제로 징집한다..국가에서 그렇게 시키니까 할 수 없이 따른다......그렇게 간단하게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뭐 일개시민이 아무리 군대강제징집이 정당하니 부당하니 따져봤자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요......그저 시키니까 그렇게 따르는 수 밖에..
두 번째 군대가기 싫어하는 마음을 어떻게 추스릴 것인가?
제가 이미 군대갔다 왔다고 뭐 군대갔다오면 뭘 배우니..갔다와야만 사람대접받니..사회에서 인정받니 이런 흔하디 흔한 듣기만 좋은 그런 소리는 안하겠습니다.
지금 님의 심정과 입장에서 그냥 간단한 논리로 말하겠습니다.
저도 그렇고 군대가고 싶어 간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겁니다..오죽하면 군대가는 사람을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로 표현한 말도 있었겠습니까? 소가 자신 스스로 도살장에 가고 싶겠습니까?
하지만 아무리 가기 싫어도 안가면 교도소 가니 어쩔수 없이 가야겠죠..
이왕 가는거라면 마음을 편히 먹었으면 좋겠습니다.
님이 군대가기 싫어하는 이유 물론 님글 보니 잘 알겠습니다.
군대가 힘들고 두려워서 가기 싫어하는게 아니라 지금까지 자신이 쌓아온 무언가를 잃게되고 이로 인해 자신의 장래에 장애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때문이지요?
님의 말 그대로 맞습니다. 군대갔다오면 무언가를 잃고 장래에 장애됩니다.
하지만 님만 그런게 아니잖습니까? 님만 군대를 가는게 아니라 님의 아버지도 군대를 갔다오셨을테고 님의 친구들..친척......거의 다 갔다왔거나 앞으로 갈 것입니다.
대한민국남자라면 소수 몇 명을 빼고는 아무도 피해갈 수 없는 것이죠.
그러니 군대로 인해 손해를 보더라도 님만 손해보는게 아니란 거죠...다른 남자들도 똑같이 손해봅니다.....그런 점에서 님개인에 있어서의 절대적인 손해는 있을지 몰라도 다른 사람과 비교되는 상대적인 손해는 없다고 맘 편히 먹길 바랍니다.(물론 여자는 군대 안가니 손해전혀없고 남자보다는 상대적으로 이득입니다만;;;;;)
지금 군대가기 전이야 님의 심정이 복잡하겠지만 일단 갔다오면 속시원합니다.
님의 군대가기 싫어하는 맘을 조금이라도 위로하려고 이런 글 썼는데 음..님이 볼땐 어떨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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