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박정석 선수의 스타일상, 이윤열 선수가 상당한 난적이 되리라는 것은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항상 어려운 순간에서 어려운 상대들을 물리치며 올라와 준 그였기에 좁은 소견으로 판단하지 않으리라 다짐했고, 오늘의 승리를 추호도 의심치 않았습니다.
(이길 것을 예상해두고, 미리 글까지 써놓았다는...^^;;)
그러나, 결과론적으로 패했고, 3:0이라는 스코어를 제껴두고라도 시종일관 이끌려다니며 평소의 그답지 못한 플레이를 보였었습니다.
특히, 대테란전에서의 그의 장점은 초반 압박을 통해 끊임없이 상대를 괴롭히면서, 조합 맞춰 나오는 타이밍 자체를 최대한 눌러주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었기 때문에, 초반에 그의 수세적인 (혹은 후반을 도모하는) 태도는 실상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러.나.
이제 시작하는 그이기에,
이 것이 더 큰 미래를 향한 하나의 시련에 지나지 않음을 믿기에, 절망하지는 않습니다.
안타까운 마음 그지 없지만, 이 시련이 그를 한층 성숙하고, 단단하게 만들 것임을 믿습니다.
김병현 선수는 월드시리즈에서 두번이나 역전 홈런을 맞으며, 참혹할 정도로 패배했지만, 결코 그대로 좌절하지 않았고
마침내 더욱 강해진 모습으로 우리 곁에 왔습니다.
저는 박정석 선수가 무적이였기 때문에 좋아했던 것이 아닙니다.
상대적 약자였기에 그를 응원했고, 그의 성장을 지켜보며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성장할 그임을 믿기에 즐거울 것입니다.
만약 그가 이 글을 보게 된다면, 우승의 부담을 버리라 말하고 싶습니다.
이미 그는 프로토스의 영웅입니다.
그는 프로토스의 명예를 지켰고, 긍지를 이루었으며, 위상을 높였습니다.
프로토스는 그를 가졌기에 자랑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