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5/05/28 21:15:38
Name 아케미
Subject [후기] 안드로메다행 열차
혹시 오늘 행사장에서 하늘색 티셔츠에 안경을 쓰고, 시도때도없이 사진기를 켰다 껐다 하는 여자애를 보셨는지요?

장재호라는 사람 하나를 보기 위해서 온갖 거짓말을 해 가며 집을 나왔습니다. 만원 버스와 지하철에 시달리며 코엑스에 도착하니 1시 반이더군요. 시간이 좀 남는다 싶어서 메가웹(듀얼 때문에 가득 찼더군요)과 세중(여기는 그래도 한산하더군요)을 잠깐 들렀다가… 길을 잃어-_- 행사장인 4층 컨퍼런스센터에 들어간 것은 2시 10분이었습니다. 그래도 변길섭 선수 옆을 지나갔다는 게 득이라면 득일까요;;


벌써 첫 번째 경기가 시작되었더군요. 핸디캡은 '도전자는 해설을 들으면서 하기' 그러나 그건 장재호 선수에겐 별 것 아니었나 봅니다. 오크 상대로 무난하게 이겨 버렸습니다.


(행사 광경입니다.)

두 번째 경기, 이번에는 그나마 가장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 점쳐졌던 '사냥 금지'였습니다. 그러나…-_-; 미세한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나나전이었음에도,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사냥 대신 견제를 마음껏 해주면서 결국에는 GG를 받아내 버렸습니다. 이쯤 되자 저는 어떤 핸디캡으로도 저 사람을 이길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구요;;

세 번째 경기는 슬그머니 장재호 선수 쪽으로 이동하여 앉아서 보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오크, 핸디캡은 '체력 90%'. 이 경기가 가장 재미있었고, 제 기억에 아마 모니터를 받아가신 게 이 경기의 도전자 분인 것 같습니다. 초반 분위기가 정말 좋았거든요(물론 나중에는…). 장재호 선수의 '아쳐로 길 막기'는 저절로 함성이 나오더군요. 해설하시는 GG님과 포카리님이 "박수 한 번 쳐 주세요!" 하신 목소리가 생생합니다. ^^

다음 경기를 막 보려 하는데 토성님이 오셨습니다. ^^ 원래 코엑스에서 만나려고 했는데 시간이 엇갈린 관계로… 그러나 리뷰에 써둔 제 인상착의를 보셨던 덕분에 저를 금방 찾으셨다고 합니다. 사진 한 장 찍으려다가 합의하에-_-; 관뒀습니다.
네 번째 핸디캡은 '영웅 부활 금지'. 그러나 무슨 영웅이 잡히기를 해야 부활을 하든지 말든지…T_T;; 데몬헌터가 쫓겨갈 때는 물론 아슬아슬했습니다만, 끝까지 포탈도 타지 않고 블레이드마스터를 따돌리는 장재호 선수의 배짱은 역시 장난이 아니더군요.

다섯 번째 경기의 도전자 분 이름은 무려 '최수범'(…) 핸디캡은 드디어!! '정정당당'이었습니다. 이에 장재호 선수는 마치 약올리기라도 하듯 선 알케미스트를 선택해, 언데드의 한방러시를 막고 바로 역러시로 GG를 받아내 버립니다.


(그렇습니다. 대책 없는 이 사람-_-;)

시간은 슬슬 4시를 향해 달려가고, 마지막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핸디캡은 비교적 무난한 '시작하자마자 위습 1기 디토'. 여기서 장재호 선수의 이중 낚시! 태번 근처를 빙빙 돌던 위습과 그걸 견제하려는 도전자 분의 데몬헌터, 그러나 위습이 그냥 가 버리자 데몬헌터는 "아! 중립영웅이 아니구나!" 하고 본진으로 달려갑니다. 그런데 알타에는 아무 것도 없고 선영웅은 다크레인저…-_- 이후는 뻔하지 않았겠습니까? 도전자 분도 나름대로 선전했지만 결국 멀리 가셨습니다.

그 어떤 핸디캡을 들이대도 그냥 이겨 버리는 데에 놀랐습니다. 여섯 경기를 쉴 틈 없이 연달아 한 것도 그 나름대로 핸디캡인데 말이지요. 경기가 모두 끝난 뒤 잠시 쉬다가 드디어 사인하러 나왔습니다. 경기 보러 오신 분들이 대부분 가셔서 사인 받는 인원은 별로 없더군요.


(사인을 하는 장재호 선수의 모습입니다. 특히 날짜를 정성들여 쓰더군요.)

저는 역시 자타공인 박 양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내, 장재호 선수 앞에 서자 가슴이 두근두근. 그러나 장재호 선수는 그만 제 이름을 잘못 써 주시고 말았습니다T_T '아케뮤'라니;; 그래서 제가 무심코 "헉, '미'인데!"라고 중얼거렸더니 "아, 다시 써 드릴게요!" 하고 당황하는 것을, 제가 그냥 고쳐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아케뮤|'
대체 저게 무슨 글자랍니까-_-;;


뭐, 좌우지간 즐거웠습니다. 재미있는 경기를 여섯이나 보았고, 난생 처음으로 가장 좋아하는 선수의 사인을 받았고(글자가 틀린 것도 추억이니까요;), 인터넷에서 존경하는 분도 만났고…… 거짓말이 양심에 걸리기는 하지만 나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다녀오신 분들, 도전하신 분들, 진행하신 분들, 그리고 장재호 선수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저는 이번이 아마 마지막 코엑스행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오늘의 기억은 아주 오랫동안 남아 있을 것 같습니다.
사진도 많이 못 찍었는데 어둡기까지 하고, 경기 정리도 잘 안 된 후기지만, 그냥 너무너무 즐거웠던 사람의 철없는 자랑이려니 생각해 주세요. ^^;

여기까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덧/그러나 행사장이 조금 산만했던 게 3g 아쉽습니다. 상품광고를 목적으로 한 행사여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옆에서 자꾸 음악 크게 틀고…-_-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ELMT-NTING
05/05/28 21:33
수정 아이콘
아 아케미님도 있으셨나요?ㅠㅠ
저도 갔습니다! 밤색 티 흰색 티 2개 입고 청바지에 CK가방 매고 있던 사람입니다. =]


확실히 장재호 선수 안드로 제대로 태우더군요-_-
05/05/28 21:56
수정 아이콘
후기 잘봤어요!!!!! 워갤 왜 안들어가지죠. ㅠㅠ 혹시나 하는 마음에 피쟐에 와봤는데. '-' 아케미님 감사해요~//
포카리
05/05/28 22:18
수정 아이콘
결혼식때만 입던 양복을 입고가서 좀 답답하긴 했습니다만..-_- 어쨌거나 많은 분들이 보고 즐거워하셨기에 다행이라고 생각되네요.

더 많은 분들과 함께 더 많은 게임와 경품으로 했다면 좋았을 듯 하지만..다음 번에는 더 크게 해 봐야겠죠? :)
츠키쨩
05/05/28 22:18
수정 아이콘
장재호 선수, 예상대로 대책없군요; 정말;; 어떤 핸디캡도 무시해버리는!
좋은 후기 잘 봤습니다. 정말 가보고 싶었는데 아케미님 후기 덕에 현장감을 느낄 수 있었어요^^
05/05/28 22:23
수정 아이콘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아케미님 매번 못간다고 우시더니(ㅠㅠ)
이번에 작정하고 재미있는 시간 보내셨나 보네요 ^^;;

짧게나마 제 게임과 함께한 인생이야기를 하자면요..

장재호선수는 만약 워3의 인기가 여기서 멈춘다고 하더라도
(이러면 안되겠지만요;;)
제 기억속엔 평생 최강자로 남을 것 같습니다.

중학교때 사무라이 가장 잘하던 녀석,
고등학교때 킹오파 너무 잘하던 형
대학때 스타 잘하던 아는 동생
(이 친구 박신영선수와 꽤 친한 관계였어요.)
그리고 임요환 이윤열 홍진호 최연성으로 이어져온 최강라인의 마침표... 장재호..

나중에 게임을 다시 즐기더라도 지금까지 즐긴것 만큼은 못 즐길것 같습니다.
그래서 장재호선수는 언제나 제 가슴속에 최강의 자리로 남아있을듯 해요 ^^;
이번 weg도 우승 먹는겁니다.!!
05/05/28 23:25
수정 아이콘
재미있는 행사였습니다 >_< 일찍 와서 싸인은 못 받았지만..;;
지수냥~♬
05/05/29 00:27
수정 아이콘
안드로장..-┌..
05/05/29 01:08
수정 아이콘
덧붙여 말하면 마지막 사진에 찍힌 손가락과 가방은 접니다.ㅡ,ㅡ포카리님이랑 gg님 두분 모두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나아요. 진짜 핸디캡 이런거 다 소용없습니다. 그냥 존내 보내버리던 안드로장...ㅡ,ㅡ
아케미
05/05/29 07:07
수정 아이콘
요청에 의해 포카리님과 gg님의 사진을 삭제했습니다. 벌써 조회수가 420인데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만…
토성님//집에 와 보니 제가 너무 무례하게 굴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그랬다면 용서해 주세요^^;
피그베어
05/05/29 11:08
수정 아이콘
후...영웅 선택부터가...-_-
05/05/29 11:35
수정 아이콘
후 좋으셨겠어요. 전 리포트의 압박 때문에 움직이지를 못한다는......
포카리
05/05/29 13:33
수정 아이콘
제 사진은 안 지워도 되는데 ㅇ.ㅇ;
가을이
05/05/29 19:13
수정 아이콘
오늘이였군요...
이럴줄알았으면 내용이 어이없는 영화를 보는게 아니라 코엑스를 가는거였는데....
리포트 잘 봤습니다. 현장감이 생생히 느껴지네요...
05/05/29 19:39
수정 아이콘
아케미님, 무슨 그런 말을 다...그런거 전혀 없었으니까 마음에 두지 마세요.
05/05/29 19:53
수정 아이콘
여담이지만 정정당당으로 붙으신 '최수범'님의 후기

팬 커그에 올라와있더군요.

http://www.fancug.net/bbs/view.php?id=warcraft3&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4259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887 클래식부터 워3를 즐겨왔던 한 사람... [1] 워크초짜2390 05/05/31 2390
886 이제 더이상 WEG사건으로 온게임넷 비난하지 말았으면합니다. [7] 칼스티어4199 05/05/31 4199
884 [후기] 안드로메다행 열차 [15] 아케미3998 05/05/28 3998
883 [희소식!] 워크래프트 스타 워즈:에피소드 3 - 별들의 빛 (파트 1) [11] 워크초짜2909 05/05/27 2909
882 WEG 2005 시즌2 열여섯 꽃에 대한 테제(9) - 칼라,Elakeduck 비욘 오드만. [3] The Siria2764 05/05/26 2764
881 WEG 2005 시즌2 열여섯 꽃에 대한 테제(8) - 보라색 튤립, ToD 유안 메를로. [2] The Siria2884 05/05/26 2884
880 MWL 순위결정전 진행 사항 [1] 워크초짜2213 05/05/26 2213
879 안드로장의 핸디캡이 늘어났습니다... [5] 워크초짜3130 05/05/25 3130
877 당신을 안드로메다로 초대합니다 [19] 워크초짜3672 05/05/24 3672
875 WEG 2005 시즌2 열여섯 꽃에 대한 테제(7) - 도라지,DiDi8,디미타르 알렉산드로프. [2] The Siria2561 05/05/23 2561
874 WC3L 7차시즌 결승전 소식 (라인업/경기결과) [8] xsdenied3033 05/05/22 3033
873 MW의 소설가 팬텀님의 글 부활했습니다!!! [5] 워크초짜2479 05/05/21 2479
872 WEG 2차시즌 대진표 발표!!! [22] 워크초짜3370 05/05/19 3370
871 WEG 2005 시즌2 열여섯 꽃에 대한 테제(6) - 협죽도, Shortround 데니스 찬. [4] The Siria2590 05/05/17 2590
870 WEG 2005 시즌2 열여섯 꽃에 대한 테제(5) - 흰색 과꽃, Insomnia 즈드라브코 조르기에프. [4] The Siria2691 05/05/17 2691
869 WEG 2005 시즌2 열여섯 꽃에 대한 테제(4) - 미나리아제비,Wizard 매튜 앤더슨 [2] The Siria3151 05/05/16 3151
868 WEG 2005 시즌2 열여섯 꽃에 대한 테제(3) - 빨간 앵초, MagicYang 조우천. [1] The Siria2736 05/05/16 2736
866 초허접의 눈으로 본 오늘 워3의 경기.. [14] 잠잘까4562 05/05/13 4562
864 [워3만화]워든이 가면을 쓴 이유?? [1] 워크초짜3610 05/05/13 3610
863 [자작]용감했기에 찬란했던 당신... [2] 워크초짜2459 05/05/12 2459
862 WEG 2005 시즌2 열여섯 꽃에 대한 테제(2) - 에리카,zacard,황태민. [3] The Siria2594 05/05/12 2594
860 WEG 2005 시즌2 열여섯 꽃에 대한 테제(1) - 소나무, Moon, 장재호. [7] The Siria3291 05/05/10 3291
859 MW의 살아있는 전설, 오정기!!! [10] 워크초짜4274 05/05/10 427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