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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05/12 17:54:29 |
Name |
The Siria |
File #1 |
dnlandnl_70.jpg (69.4 KB), Download : 5 |
Subject |
WEG 2005 시즌2 열여섯 꽃에 대한 테제(2) - 에리카,zacard,황태민. |
에리카(Heath) - 고독
상록 소관목이다. erica는 그리스어의 ereike(깨뜨리다)라는 뜻에서 유래된 말로 본래의 의미는 밝지 못하다는 뜻이다. 높이 15∼30cm이며 3m에 달하는 것도 있다. 줄기는 많은 잔가지로 분지하며 떨기 모양으로 수부룩한 것과 직립하는 것 등이 있다. 잎은 3∼6개가 돌려나며 선형 또는 달걀 모양으로 두껍고 뒷면에 깊은 홈이 1줄 있다. 가지 끝에 여러 개의 꽃이 돌려나거나 많은 작은 꽃이 총상 또는 산방상으로 달린다. 꽃받침은 종 모양으로 끝이 4개로 갈라진다. 화관은 통 모양 또는 종 모양으로 끝이 4개로 갈라진다.
꽃빛깔은 백색·분홍색·적색·홍자색 등이 있으며 1개의 암술에 8개의 수술은 짙은 흑자색이다. 개화기는 종에 따라 봄·여름·가을 등이다. 서유럽·지중해 연안·아프리카 등지에 분포하며 500여 종이 알려져 있다. 관상용으로는 멜란테라(E. melanthera:분홍색)가 많이 재배되고 있으며 프랑스 남부와 지중해지역에서 자라는 브라이아(briar:E. arborea)의 뿌리로는 양식 살람배의 파이프를 만든다.
(네이버 백과사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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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외로움과 연결이 되면서도, 동시에 연결되지 않는다.
외로움이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연결이 된다면, 그래서 고립되어 있다면,
고독은 떨어져 있는 것이다.
떨어져 있는 것은 주변과 떨어져 있는, 그런 지리적인 이야기와 연결이 되는 것이다.
동시에, 자신과 대화 할 상대를 찾는 것이기도 하다.
시간이 반대인 땅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은 멀리 있다.
그는 조용히 마우스를 놀리고, 키보드를 누르며,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단지, 그 뿐이다.
그것이 대화할 수 있는 통로이다. 창구이다.
고독한 자는 대신, 성숙할 수 있다.
유일한 대화 창구를 잃지 않기 위해, 자신의 노력, 모든 것을 쏟아 붓는다.
그것은 사람이 성숙해지고 있음을 뜻한다.
반드시 이기는 것이 아니어도 좋다. 다만, 그저 자신의 모든 것을 다 펼쳐낼 따름이다.
우울한 편지, 우울한 느낌은 고독과 거리가 멀다.
고독은 오히려 즐거움일지도 모른다. 자신이 상승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할 때, 고독은 즐거움으로 다가간다. 평소에 느끼지 못한 나를 보면서, 고독한 시간이 때로는 또 다른 나를 만들고 있음을 깨닫는다. 흐르는 시간을 바라보라. 그리고 그 속에서 다져지는 자신을 바라보라, 그것이 고독이 가는 힘이다.
하지만, 그래도 외롭다.
혼자라는 사실은 참 그렇다.
꽃은 아름답지만, 그 꽃을 바라보는 이가 없을 때, 그것은 외로움으로 다가간다.
그래서, 고립이 된다.
눈으로 직접 보지 못한, 아름다움은 다가가지 않는다.
숨어서 피는 꽃이 슬픈 이유는 여기에 있다.
다가가지 못하니까,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니까, 그저 슬프게 곁에서 맴도는 우울한 춤사위일 뿐이니까. 자신을 깨뜨려야 비로소 그 주인을 바라볼 수 있는 운명일지도 모른다. 깨어지는 순간, 꽃은 그제야 주목을 받는다. 슬픔으로, 아픔으로, 그리고 다시 피어날 것이라는 희망으로.
어쩌면, 그 꽃은 지고 나서야, 그제야 얼마나 아름다운지 인식하는 모양이다.
다가가지 못하는 것을 깨닫고 나서야, 그것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얼마나 사랑했는지 아는 것이 슬픈 속성인 모양이다. 곁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막상 지고 나서 그 슬프도록 아름다운 모습이 가슴 아파하는 것은 또 무엇인가. 절대, 그 꽃을 지게 해서는 안 되는데, 후회해서는 너무 늦다.
밝지 못하기 때문인가. 꽃이 주목받지 못하는 것은.
허나 그것은 달빛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꽃이 밝지 않은 것이 아니다. 꽃을 비추는 달빛이 너무 강해서다. 단지 그 것 때문이다.
그래서 꽃은 숨어서 피었다. 아름다움을 알았으면서도, 막상 다가가지 못했다. 그리고 뒤늦게 후회했다. 아, 너무 아름다웠다는 것을 너무 늦게 알았다고. 깨어져야 비로소 안타까워하는 것은 또 무엇인지, 달빛에 가리어 우리가 안타까워하는 것은 또 무엇인지, 솔직히 잘 모를 일이다. 다만, 그 꽃이 이대로 지고 나서야 후회하기에는 너무 아름다운, 고독의 가치를 머금고 있는 그런 싱싱함이라는 것을 늦게 안 것이 죄일까.
달빛이 너무 강하면, 꽃이 피지 못하는 것일까.
꽃은 의외로 강인할 것을, 우리는 달빛을 보고, 그 빛에 빠져 꽃의 강인함을 잊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간, 그렇게 당연히 피는 꽃이라고 생각했다가, 그 꽃이 가진 진정한 가치를 우리는 잃어버렸는지도 모른다.
빛이 일으키는 회오리에 꽃잎에 하나 둘 허공을 돌고 있을 때도, 우리는 그 장관에 주목을 했을 뿐이지, 빛이 일으키는 그 장관에 주목을 했을 뿐, 꽃잎에 얼마나 아픈지 뒤늦게 알았음이리라. 결국 산산이 부서지고 나서야, 우리는 그 안타까움을 노래했을 따름이다. 꽃이 얼마나 장하게 피었는지는 노래하지 못한 채.
시간이 흘러, 다시 꽃이 필 계절이 돌아왔다.
고독 속에서 조용히 꽃은 이제 어느 빛 아래에서도, 어떤 꽃 아래에서도 절대 기죽지 않는다. 고독이 숙명이라고 하는 꽃이지만, 그 고독은 철저히 자신을 가꾸기 위한 고독이다. 세파에 흔들려 자신을 꺾지 않기 위해 꽃은 일부러 고독해 진 것이다. 숙명이 고독이라면, 꽃은 그 고독을 영광으로 바꾼다. 고독은 영광을 위한 하나의 원인이 될 뿐, 절대적인 길은 되지 못한다.
꽃 중의 꽃. 그 영광어린 호칭과 고독으로 떨어져 있음은 무언가 억울하지 않은가.
적어도 고독이란, 주변과 특출 나게 다를 때도 쓸 수 있음이리라.
다른 꽃이 감히 비할 수 없는, 그래서 어떤 빛도 그 화사함에 고개 숙일 수밖에 없는 그 아름다운 모습이 진정으로 고독하게 올라온 정상이 아닐지. 꽃 중의 꽃으로, 호드 중의 호드로, 자신의 영광어린 시선으로 바라봄으로.
독보적인 고독의 위치로, 에리카, 고독, 황태민 SK.zac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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