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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04/17 19:22:37 |
Name |
The Siria |
Subject |
MWL 그들이 걷는 길(13) - 매듭을 채워, 완벽히 세상을 에워싼다, 김태인. |
매듭을 묶으면, 묶여진 물체는 쉽게 운반할 수 있다.
매듭이란 것은 그렇다. 묶기는 그럭저럭 쉬울지는 몰라도, 막상 풀려고 할 때는 굉장히 어려운 것이 매듭이다. 매듭을 풀려진 상태에서는 그 어떤 것도 옮길 수가 없다. 특히 물건이 대단히 무거울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묶여진 매듭이 튼튼한가를 잘 살피고, 만약에 튼튼하지 않다면, 보완을 해야 한다. 튼튼하다면, 신나게 끌고 다녀도 좋다. 그래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보장이 확실하다면.
매듭을 새롭게 만드는 일은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다.
잘못 엮으면, 줄은 풀리고, 진짜 잘못하다가는 잘은 완벽하게 찢어져 말 그대로 산산조각이 나 버린다. 혹시나 용케 줄을 잘 묶어도, 조금만 잘못 건드리면, 그대로 풀려버리는 것이 또한 매듭이기도 하다.
비단 보자기나, 다른 줄 가지고 매듭을 엮는 것 이외에도 매듭을 만들 일은 많고도 많다.
사람 하는 행동도 그렇고, 어떤 도약의 계기에서 치밀하지 못했던 매듭이 일을 그르친 경우도 많으며, 일의 매듭을 잘 짓지 못해서 결국 실패했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나오는 말이다.
게이머, MWL 4회 연속 진출자이자, 휴먼의 대표주자 중의 하나인 김태인에 관해서 쓰는데 생뚱맞은 매듭이야기로 시작을 하는 것은 매듭과 그와 너무도 많은 공통점이 눈에 띄어서이다.
매듭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상대를 묶어 놓는 것이다.
그의 경기에서 지금까지 그를 상징하는 것은 상대를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하는 M신공이었다. 영웅이건, 값이 비싼 유닛이건 상관이 없다. 그의 손아귀에 일단 잡힌다면, 남는 것은 그저 저 세상으로 떠나는 것뿐이다. (영웅이라면, 잠시 알타에서 휴식을 취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겠다.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속이 뒤집히는 것이겠지만.)
M신공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모습.
그 모습은 매듭을 아주 단단하게 채워서 승리로 자신의 발걸음과 짐을 유유히 옮기는 모습과 너무도 같지 않은가. 매듭은 정말 잘만 채우면, 쉽게 짐을 옮기게 만들어 주는 그런 역할을 한다. 그가 M신공을 잘 해내고, 그로 인해 경기를 유유하게 잘 풀어가는 모습과 이를 통해서 승리로 자신의 몸을 옮기는 모습, 그리고 매듭이 잘 지어진 짐이 쉽게 옮겨지는 모습은 많이 비슷하다.
다만, 그는 자신의 전체적인 경기의 매듭은 잘 맺지 못했다. 지독하게도 시드에 대한 운이 없는 그이기에 그런 느낌이 든다. 어딘가, 결정적인 순간에서 꼭 풀려버렸다는 생각이 드는 것일까.
4위, 30강에서 아쉽게 탈락, 이런 식으로 놓쳐버린 시드들. 그 것은 정말 불운일 수도 있겠지만, 고비에서 매듭이 풀려버린 탓도 크지 않을까 싶다. 그가 데뷔한 이래로 보여준 것이 몇 개인데, 단순히 운으로 치부하기에는 그의 실력이 울지 않는가.
좀 더 꽉 매듭을 조인다면, 놓치지 않았을 바로 그것이 아니었을까 한다. 사실, 너무도 섬세한 능력이 요구되는 것이지만, 그리고 전체적으로 상황을 보면서 판단해야 하는 것이지만, 경기 내에서 보여준 것만 본다면, 충분히 가능한 것이기에, 더욱 안타깝다.
조는 정말.... 솔직히 좀 그렇다. 휴먼이 해서 별로 득이 될 것이 없는 언데드하고 세 판이나 치러야 한다는 것도 그렇고, 같은 조의 언데드들은 신예가 아닌, 각 종족의 최고 선수들이니.
그에게 이 번 시즌은 정말 제대로 된 매듭이 필요로 하는 시즌이다. 한 번에 다 묶고, 완벽하게 묶고, 끝까지 놓치지 않는 그런 센스와 재능을 이 번 시즌에 모두 한 번에 털어버려야 한다.
자신감. 그에게 요구되는 것은 어떤 매듭이라도 놓치지 않게 잘 묶어서 완벽히 상대를 질식시키겠다는 그런 단단한 자신감이 아닐지. 세상을 향해 자신의 사자후를 당당히 토할 정도의 능력을 뿜어내는 것이 아닐지.
온 천하를 자신의 매듭으로 묶어 그의 이름으로 새기는 그런 모습이 이 번 시즌 구현이 되기를 바란다. 그의 행보에 행운도 아울러 함께 깃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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