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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04/14 11:28:54 |
Name |
The Siria |
Subject |
MWL 그들이 걷는 길(7) - 타오르는 열정을 가진 승부사가 사자후를 토한다, 쇼타임. |
처음 워3를 볼 때, 가장 인상에 남던 게이머는 그였다.
그가 인상에 가장 많이 남았던 이유는 아마 신문이 보도하는 기사 때문이었으리라.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면서, 참 내 자신이 많이 반성도 되었던 적도 있었다.
2003년 7월, 비운의 승부사라는 별칭에서 그는 비운이라는 단어를 떼어 버리는데 성공했다. 승부사란, 기어이 자신의 힘으로 모든 운명의 힘을 바꾸는 존재라고 가정한다면, 그는 진정으로 승부사의 길을 완성한 것이었다.
비록, 이 것은 이미 한참은 지난 혼돈의 시대의 이야기이기는 하다.
허나, 그것이 이 이야기가 가치 없음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무수한 시간, 그의 열정과 노력은 그 스스로를 변화시켰고, 정상의 고지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만들었던 것이 아니었을지. 짧게나마 그의 기사를 보면서, 그를 회고한다.
"대부분의 워3 프로게이머와 마니아가 7월1일 발매되는 확장팩에 주력하고 있어 김대호의 연습상대가 돼줄 오크 게이머가 전무하다"며 "일주일 동안 잠을 거의 자지 않으며 300게임 이상 소화해내는 김대호의 집념이 승부의 변수가 될 것 같다" <스포츠투데이>
『우승 고지를 향한 그의 노력은 '1주일에 320여경기'라는 엄청난 연습경기 횟수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김대호 자신은 "(내가) 미쳤어요"라며 한번 씩 웃는다. 1주일에 320여판을 하려면 하루에 45∼50판을 소화해내야 하는 강행군이다. 게임당 30분이 소요된다고 쳐도 거의 밤을 새워 연습을 했다는 얘기다. 그의 말대로 1주일 동안 이 정도의 게임을 소화한다는 것은 미친 짓이다. 그러나 이처럼 미친 듯 노력의 결과 그는 '만년 3위'라는 징크스를 깨고 결승에 올랐다.』
이제는 그는 김대호가 아닌, 쇼타임으로 불린다.
It's ShowTime이라는 말에 열광했던 시절도, 솔직히 말해서 필자 본인도 조금 지났는지도 모른다. 이 글을 쓰는 나 자신이 예전에 그에게서 느꼈던 그 인상적인 모습은 조금 사라졌는지도 모르겠다.
아마, 한동안의 부진이 원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다소는 무기력하게 보이던 그의 모습에 안타까움도 들고, 조금 실망을 했던 것도 사실이었을 것이다.
그 스스로도 많이 답답했을 것이다.
최고라는 자부심, 그의 얼굴을 볼 때, 느낄 수 있었던 그 감정들.
그리고 현실의 그 나오지 않는 성적들.
잘 풀어가던 경기를 단 한 순간의 실수로 패하고 그렇게 좌절하던 모습들.
그 시절,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그래서 영웅으로 태어난, 진정한 승부사의 길을 걷는데 성공한, 그 길을 완성한 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너무 실망했었다.
패배해서, 그렇게 안타까운 전패의 모습이 너무 화가 났었다.
그가 쇼타임이라는 이름으로 나온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난 솔직히 그를 비겁자라 여기기도 했다. 자신의 그 뛰어났던 이름을 버리고, 그 이름이 지금까지 가졌던 역량과 모습을 버렸다는 점이... 그 점이 나를 안타깝게 만들었던 것이었다.
이름은 그저 껍데기인데,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그런 의미인데,
그것을 알아보지 못했었다. 적어도 그가 다시 예전의 쇼타임으로 돌아오기 까지는.
지난 시즌을 통해 본 것은 그가 아직 쇼타임이라는 것이었다.
여전히 상대를 위압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어려운 순간에도 끝까지 버티는 능력이 뛰어났던 사람, 그리고 그 경기들.
그래, 그는 예전의 그 승부사가 아니다. 과거의 승부사가 아닌, 지금의 승부사가 바로 그이다.
어느 시점에서도 상대에게 단 한 순간의 방심을 용납하지 않는 그의 노래.
오랜 시간, 그가 침묵했었고, 지난 시즌 잠시 깨어났을 때, 그는 8강이라는 위치에 올라와 있었다. 그리고 이제 만약에 그가 완벽히 침묵을 깬다면, 지난 시즌의 깨어남이 전부 깨어난 것이 아니라는 게 확실하다면, 그에게 더 높은 것을 바라보아도 좋을 것 같다.
과거, 전율과 감동을 수놓던 그 영웅에게 다시 그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사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처음 아제로스에 다시 전운이 감돌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대륙을 누비는 영웅은 정말 손에 꼽을 정도가 아닌가. 그리고 그 안에 그의 이름은 반드시 들어가지 않는가.
그래서 그를 믿는다. 오랜 시간의 그 경험과 새롭게 솟아나는 열정의 함께 하므로.
타오르는 열정과 맹렬한 손이 함께 하는 한, 그는 승리의 승부사가 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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