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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04/16 18:01:29 |
Name |
The Siria |
Subject |
MWL 그들이 걷는 길(10) - 시간이 흘러도, 변함이 없는 모습을 기억한다, 임효진. |
드라이어드가 그의 손끝에 닿으면, 춤을 추고 아무도 감히 그 드라이어드를 건드리지 못했다. 상개는 그 광경을 바라보면서, 그저 분노를 속으로 삭힐 뿐이었다. ‘아, 어쩌란 말이냐.’라는 탄식 이외에는 할 말이 없었다.
예술 견제. 그를 표상하는 말이다.
견제를 통해, 상대는 자신의 손과 발이 꽁꽁 묶였다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는 없었다.
그는 상대를 지긋지긋하게 만들었다.
상대에게 짜증을 불러 일으켰다.
그가 전장의 이 곳 저 곳을 휘젓는 동안에 손발이 묶인 상대는 그저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점점 불리해지는 전황과 찾아오는 패배의 그림자를 그저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머리 속에 그 플레이를 당한 사람들은 무엇이 떠올랐을까.
임효진.
그는 그렇게 상대를 완전히 휘젓고 다니면서, 상대를 눌렀고, 정상에 올랐다.
얼어붙은 왕좌의 시대 초기까지, 그의 플레이는 당대 최고의 센티널 중에 하나로 꼽아도 손색이 없었다. 혼돈의 시대를 주름잡던 그가 비록 결승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가장 재미있는 경기를 펼친 선수 1위로 선정이 되는 것을 보고서, 그가 변한 환경에서도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기부터 지금까지 버티고 버텨온 선수들은 손에 꼽는데, 그 중에 하나가 임효진이라는 사실은 그가 얼마나 꾸준한지를 보여준 성과가 아닐까.
PL3에서의 16강 탈락과 PL4에서의 예선 탈락.
이 두 가지의 결과와 그로 인한 잠시간의 공백은 그의 이름을 사람들의 뇌리에서 잠시 지우는 결과를 낳았다. 센티널의 최고 선수들은 장재호, 장용석, 이형주, 이재박에게 넘어가 있었다. 그는 센티널의 원로는 되었지만, 최고의 센티널의 이름에서는 자신의 이름이 조용히 사라져 가고 있었음을 봐야 했었다.
물론, 여전히 그를 쉽게 이기기는 어렵다. 아직도 그는 강력하고, 탄탄한 센티널이다.
하지만, 그가 이루어 놓은 성적과 무수한 업적들은 약간의 과거형인 혼돈의 시대의 그것이다. 얼어붙은 왕좌의 초기, 그는 완벽하게 정착을 했었다. 4강에 입성을 한 성적을 낸 그의 모습. 애석하게도 이윽고 찾아온 다소간의 슬럼프는 불행히도 그의 명성에 조그만 흠집을 내고 말았다.
탄탄하고, 훌륭한 선수이지만, 그 이상으로 넘어가는 것은 무언가 강력한 그것을 남긴다는 것이리라. PL5에서의 아쉬운 30강 탈락은 그런 의미에서 안타깝다.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도, 3승을 먼저 이루고도, 들지 못했던 8강의 아쉬움.
그것이 최고로 이끄는 것과 탄탄한 선수로 남는 것의 차이는 아닐지.
좋은 선수와 뛰어난 선수, 그리고 한 시대를 풍미하는 선수와의 차이는 아닐지.
고비에서 승리를 일구어 내는 것은 선수가 비상하기 위한 중요한 요건인데, 아쉽게도 지난 시즌에 그가 남긴 유산은 그것이 아니었음이, 그 점이 너무도 아쉽게 생각한다. 분명, 그는 더 높게 성적을 낼 수 있는 선수인데....
과거, 그 대단했던 그의 모습은 최고의 순간에서 최고가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매력적인 선수고, 더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선수이다. 즉, 마음이 끌리는 선수라고 하는 것이 타당하겠다. 앞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꾸준히 그 자리를 지키는 몇 안 되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오랜 경험에서 나온 탄탄한 경기의 운영과 전술적 재능, 그 모습은 분명 쉽게 얻을 수 있는 성질의 그것이 아니다. 무수한 전투의 경험, 능력, 재능, 그리고 그 자신에 대한 믿음까지, 그를 최고로 만들었던 그 요소들이 다시금 발휘가 된다면, 그의 비상을 지켜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
상록수. 변하지 않고 항상 푸르른 나무이다. 시간이 흘러도 그 나무는 변하지 않는 그것으로 영원히 남는다.
임효진, 그는 상록수처럼 항상 푸르기를 바란다.
시간이 흘러도 변함이 없는 모습을 기억한다. 그가 그런 모습을 표현하는 것을 지켜보는 일이 이제 남기를, 기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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