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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04/13 16:40:57 |
Name |
The Siria |
Subject |
MWL 그들이 걷는 길(6) - 어둠 속에 꽃이 피면, 영광이 온 세상을 비춘다, 조대희. |
아쉽게 마지막 gg를 선언한 순간, 그의 머리 속에는 무슨 생각이 스쳤을지.
4강의 문턱.
그 고비에서 단 한 순간의 차이로 상대에게, 그것도 모두 센티널에게 무릎을 꿇고 결국 씁쓸히 자신의 시즌을 마무리했을 때의 그 마음이란 과연 무엇이었을는지.....
아직도 그는 승리를 더 갈망할텐데,
여기서 패배로 시즌을 끝내기에는 너무도 아쉬울 그런 것일텐데....
경기의 시작과 끝에서 남겨진 그 무언가는 과연 어떤 느낌으로 다가왔을지.
방송에 자신의 얼굴을 알리기 전부터, 이미 최고가 되어있었지만,
정작 그 무대의 앞에서 사람들을 바라보며, 자신의 마음을 풀어내는 순간에는 어떤 느낌이 들었을지.
항상 최후의 언데드로 남아, 자신의 역량을 뿜어낸 지난 시즌.
미련이 남았다면, 미련이 남았을 것이고.
아쉬움이 남았다면, 아쉬움이 하나 가득 남았을 그런 시즌.
누구는 왕을 위해 경기를 벌인다고 하지만, 누구는 과연 왕을 위해라는 표징을 달면서도, 그 무언가 느껴지는 것은 다를 것인데....
어떤 것이 마음속에 떠올라 그 격동의 경기들을 헤쳐 지나갔는지.
지난 시즌, 솔직히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많이 남았던 그 경기.
회고해보면, 지난 두 번의 시즌, WEG 시즌1과 PL5가 바로 그가 겪은 최초의 방송리그라고 해도 무방하기 때문에.... 그가 그 데뷔 이전에 얻었던 많은 명성과 함께 견주어 볼 때, 너무도 아쉽게 그렇게 멈추었다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사람들은 자신의 눈에 보이는 것을 기억한다.
어느 현상이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아무리 다른 곳에서 잘 한다고 해도 정작 눈에 띄는 행동이 눈에 들지 않는다면, 자신이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들지 않는다면, 남는 것은 그저 조용한 침묵의 향연이다.
그래, 사람의 기억은 참으로 잔인하다.
잘하던 당시의 기억은 오래가지 않고, 실수하고 틀린 기억은 오래 남으니....
벌써 사람들은 잊은 것인지도 모른다.
이 글을 쓰는 나 또한 잊어 버렸는지도 모른다.
대한민국의 언데드 유저로써, 세계적으로 이름 있는 오프라인 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거머쥔 선수는 바로 그라는 것을. 우승은 우연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니, 그는 우연히 떠서 지금까지 그 하나로 버틴 사람 또한 아닐 것이다.
엄연히 50렙을 달성한 실력자이고, 언데드로 한 일가를 이룬 사람임에 틀림이 없다.
부정할 수 없는 것, 그것은 그가 실력을 충분히 갖춘 사람이라는 점이다.
다만, 사람의 잔인한 기억을 다시금 상기하는 것은 그의 지금 모습에 대한 어떤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잔인한 기억은 그가 단 한 번의 실수라도 저지르는 순간에는 모든 것을 잊어버릴 것이다. 깡그리, 우승의 기억도, 언데드의 힘도.
사실 그렇다.
언데드는 방송사에서 주최한, 흔히들 메이저대회라고 부르는 곳에서는 우승이 없다.
우승 문턱은 가 보았다. 하지만, 문턱까지 간 것과 실제로 오른 것은 너무도 많은 차이가 난다. 정상의 그 달콤함, 최고라는 자리에서의 포효. 그 맛을 느끼는 것만이 진정으로 최고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처절한 항해. 그렇다. 난 이 글을 통해 괜한 이야기를 꺼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잘 하고 있는 사람에게, 괜한 소리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언데드라는 종족이 우승이라는 꽃과 인연을 맺기 위해서는 단 한순간이라도 방심을 해서는 금물이다. 죽은 자의 말이 없다. 되살려서 말을 하는 그들에게 한순간의 방심은 곧바로 또다시 영원한 침묵으로의 귀환을 의미할 뿐이다.
최고였던 그, 또 다시 최고가 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사람의 기억이 끊임없는 좋은 기억의 순환으로 남는 그 모습은 바로 지금부터 일 것이다. 한 순간도 방심이 없는 잔혹한 어둠의 힘, 그 자체를 내뿜으면서.
그리하여, 천하를 영광어린 그의 눈으로 바라보게 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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