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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04/15 23:44:04 |
Name |
The Siria |
Subject |
MWL 그들이 걷는 길(8) - 문턱을 넘는 순간, 다른 광경이 보인다, 오정기. |
구울이 달려들고, 또 달려들고, 또 달려들고....
마운틴킹이 자신의 궁극을 내 보였어도, 용감한 구울은 굴하지 않고, 덤벼들었다.
그래서, 결국 그 단단한 티타늄을 뚫어내고, 기어이 승리를 얻었다.
이제는 특별히 그 경기를 방송에서 다시 보여주지 않는 한, 그 경기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오는 하나의 전설이 되어버릴 것이다. 워3리그의 명경기를 꼽으라고 할 때, 아마 반드시 들어가게 되는 것이 바로 이 때의 경기가 아닐지. 제법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사람의 마음속에는 이 경기가 남았으며, 그 모습은 여전히 전해온다. 아니, 이제는 어엿한 전설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CTB에서 그는 또 하나의 전설을 열었다. CTB3에서야, 언데드가 강했던 시점이었고, 그래서 언데드가 나름대로 강력했다고 할 수 있지만, 그가 처음 클랜의 명예를 걸고 나왔던 시절에는 언데드로 전 선수를 제압한 모습을 기록한 사람은 없었다.
성인들의 군단에게, 군신을 이끌고 경기를 장악해, 기어이 스컬지에게 영광을 돌리는데 성공한 그의 모습.
CTB가 계속 될지는 모르겠지만, 워3가 사람들의 기억에 계속해서 남는 이상, 최초의 언데드 ALL KILL을 달성한 선수로서 그의 이름은 영원히 남으리라. 그의 체구와 그의 경기와 그의 업적 또한 모두 기억에 남게 되리라.
그가 누구냐고? Susiria, 오정기다.
사실, 그가 달성한 그 전설과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영웅적인 업적은 불행히도 약간 시대가 변하기 전의 시점 때의 이야기이다.
얼어붙은 왕좌의 시대가 열린 이후, 그가 남긴 성적은 다소 초라했다.
한 때는 호드로 전향을 하기도 하였으며, 4강을 노려보던 그 탄탄한 언데드의 성적은 아쉽게 나오지 못했다.
PL2의 좌절, PL5의 아쉬운 패배.
두 차례의 실패라면, 실패는 그의 마른 체구를 더 마르게 보였다는 느낌도 들었다.
CTB3에서 참으로 고군분투하던 모습이 떠오르지만, 결국 최종의 4강에 올라간 클랜의 이름에 그가 활동한 클랜의 이름은 아쉽게 없었다. 고비에서 열심히 노력을 했고, 그 업적을 평가받아야 하지만, 불행히도 그의 모습이 쉽사리 기억되기는 어렵게 상황이 전개된 것이다.
그래, 그는 자신이 가진 실력에 비해 성적이 나오지 않았고, 경기 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어도, 이 점이 좋은 성적으로 연결이 되지는 않았다.
프라임리그 5에서의 마누엘 센카이젠과의 처절한 사투, 비방송경기라는게 너무도 아쉬웠던 유승연 선수와의 혈전, 그리고 김홍재 선수와의 두 차례 진출을 놓고 벌인 격렬한 전투의 연기와 그 끝 무렵의 아쉬움들.
분명 너무도 좋은 경기를 벌였고, 승리를 거두었으며, 비록 마지막 8강에 들지 못한 것이 한으로 남았어도, 충분히 평가받을 만한 경기였다.
좀 더 높은 성적이 뒷받침만 되었더라도, 더욱 그렇게 느껴졌을 정도로.
그랬는지도 모른다.
그에게 단 하나의 문턱이 그를 가로막았는지도 모른다.
PL1의 자신을 가로막던 그 거대한 문턱, 이중헌.
PL5, 유리했던 상황에서 오창정과 이재박과 김홍재에게 당한 쓰라린 패배.
문턱에서 그는 벌써 여러 번 좌절을 맛보았다.
게이머로서 성적은 승과 패 그 하나로 갈려버리게 되는 것이고, 단 하나의 승과 패이지만, 그 결과는 너무 다르게 표현이 되어 버린다. 하나의 승은 더 높은 곳으로의 진출을 의미하는 것이 되고, 하나의 패배는 안타까운 눈물로 연결이 되어 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가 느꼈던 것은, 바로 안타까운 눈물이었다.
단 하나의 문턱을 앞에 두고서.
유쾌함, 그는 인터넷에서 많은 유쾌한 말을 선사하며, 팬들을 즐겁게 하였고, 그에 대해서 호감이 들게 만들었다. 그 유쾌함을 게임이 끝이 난 후에서도 볼 수 있었으면, 그렇게 되었으면 한다. 웃는 모습을 보는 것은 늘 즐겁지 않은가.
그랬는지 모른다는 말을 시즌이 끝난 후에 다시 썼으면 한다.
그 전설을 회고하면서, 그가 이루었던 그 모든 전설과 영광을 연결시키며, 그 전설이 우연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그가 다시금 그 전설과 영광을 재현했음을 연결시키는 말이 나오게 되기를. 그렇게 되기를. 그 모습이 지금과 어떻게 연관이 되었는가를 그랬는지 모른다는 말로 나오게 되기를.
문턱을 넘어설 때, 다른 광경이 보인다. 그는 볼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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