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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3/13 01:41:44
Name 시에루
Subject [픽션]마지막 희망....
내일 있을 결승전- 매우 기대되는군요. 고3임에도 담임 선생님께 특별히
부탁드려서 야간 자율학습을 빠지고; 없는 글 솜씨에 한 번 글을 써 봅
니다...


- 1 -


3월 13일.

오크 호드와 나이트 엘프 센티널. 오전부터 시작된 양세력의 사활을 건 일대결전은 아직도 그 승자와 패자를 명확히 가려내지 못한 채 공방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후방에서 전군을 통솔하고 있던 오크 호드의 일원, '푸 클랜'의 지도자이자 '오크 호드'의 실질적 총사령관인 '데이플라이'는 조금씩 흐름을 읽을 수 있었다. 흐름은 조금씩, 느리지만 분명히 '오크'의 것으로 넘어오고 있었다.

"현재 전황에 대해 한 가지 말씀드리자면."

'데이플라이'와 같은 '푸 클랜'의 명참모, '히키'가 좌중의 침묵을 깼다. 그의 발언은 '데이플라이'의 것 만큼이나 비중을 갖고 있었다. 배석한 각 클랜의 지도자들, 혹은 지도자들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무장들은 이어질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이것은 애초에 승리가 예상된 전투였습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데이플라이', 그리고 그의 '푸 클랜'을 중심으로 집결한 '오크 호드'와는 다르게, '나이트 엘프 센티널'의 세력은 '쇼타임', '프리덤', '스피릿', '메이', '디비디' 등 여러 귀족들의 연합군으로 갓 구성되어 있다. 연합군의 맹주 '쇼타임'이 전장에서 뼈가 굵은 노련한 무장이기는 하나, 그들 귀족들이 각각 동등한 지위인만큼 결속력이나 지휘체계에서 약점이 노출될 것은 자명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이 바로 그 시기입니다. 적의 전선은 한계에 가까울 정도로 늘어나있고, 각 부서에서는 보충받아야 할 물자나 교대병력없이 고전을 강요받고 있습니다. 여기서 고삐를 늦추었다가는 적에게..."

"서두르지마라, 히키."

열변을 토하는 '히키'를 '데이플라이'가 제지했다. 일순 주위는 서리라도 폭발한 듯(프로스트 노바) 싸늘한 냉기가 느껴질 정도로 급속도로 조용해졌다. 자신에게 집중되는 시선을 '데이플라이'는 눈을 감은채로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천천히,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딱히 극적인 효과라던가 그런 것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쇼타임, 프리덤, 스피릿, 메이, 디비디......"

데이플라이는 히키가 언급한 나이트 엘프 연합군의 사령관들이자, 귀족들의 이름을 천천히 되뇌었다. 평소라면 호칭되었을 '공작', '후작' 따위의 칭호는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 데이플라이는 그 다섯 귀족의 이름들을 부른 뒤에 잠시 뜸을 들였다. 히키나, 배석한 무장들이 자신의 다음 말이 무엇일지 이해해주기를 바라는 의미였다.

"그리고 마지막, 체크..."


- 2 -


데이플라이로부터 호칭된 그 이름, 체크. 그 고유명사의 주인은 사선을 넘나듬으며 전장의 가운데에 있었다. 방금에서야 연합군의 디비디 부대와 교대하면서 교전 개시 후 대략 반나절만에 후방으로 물러났다. 부대의 피해는 적지 않았다. 전 병력의 30% 이상이 전장에서 산화했다. 나머지 대부분도 상처없이 온전한 자는 없었다. '이상하리만치' 상처하나 없는 데몬헌터, 체크 백작만을 제외하면 말이다.

"백작 님, 이제 지는 겁니까..."

임종을 눈앞에 둔 한 충직한 가신의 마지막 유언은, 그의 가슴을 싸늘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는 외치고 싶었다. 진 것은 아니다, 아직 져 가고 있을 뿐이라고. 그의 부대는 오전부터 방금전 디비디 남작 문중의 부대와 교대하기 전 까지, '로메오 클랜', '퓨전 클랜', '베스트울프 클랜', '장난 클랜' 등 오크 호드의 최정예급 부대와 연전연투를 벌여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투하여, 전선을 물리지 않았는데, 그의 분투에 현재 나이트 엘프 연합군은 부응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맹주 쇼타임 공작은 '로메오' 클랜에게, 연합군 내에서 가장 강한 전력들인 스피릿 후작은 '푸' 클랜의 히키에게, 프리덤 후작은 '푸' 클랜 데이플라이 직속부대에 적지 않은 타격을 본 상태였다.

"아까까지만의 기백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 볼 수 없게 되었군."

전투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결속력과 개개의 전투력 부족으로 고립되기 시작한 나이트 엘프 부대들은 총사령부의 명령과 각 귀족들의 야전사령부의 명령, 두 가지에 갈팡질팡하는 등 충분히 훈련받고 경험을 쌓아온 강병들 답지않은 추태마저 보이고 있었다. 게다가 쇼타임 답지 않은 병력 기용은, 전선의 일부에선 교대병력 없이 각개격파 당하는 아군을, 일부에선 잉여병력이 너무많아 오히려 전투에 방해가 되는 상황까지 연출하고 있었다.

... 여기에서 쓰러질 수는 없다 ...

그의 눈에 그간 용맹하게 싸워오던 메이 남작의 부대마저 '하루살이 기치'를 앞세운 또 하나의 신규병력에게 퇴로를 반쯤 끊겨가는 모습이 보였다. 방금 그와 교대한 디비디 남작의 병력마저 적의 맹렬한 공격에 우익에서 전선이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이제 승산이라곤 눈곱만큼도 없어진 셈이었다. 그러나, 동요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체크 백작의 눈, 아니 오히려 승산에 가득찬 그의 눈은 단 한 가지 목표를 응시하고 있었다. 바로 '하루살이 기치'였다.

"아직 진 것은 아니다, 데이플라이."


- 3 -


"아직 이긴 것은 아니다."

후방에 머물러 있던 데이플라이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휘하 부대를 진격시켰다. 승기가 오크로 기울어가는 지금, 더 이상 메이, 체크 등에게 분발할 기회를 주면 오히려 얇은 얼음 위에 서 있는 듯한 지금의 승기가 일순간에 무너질 가능성도 없지는 않았다. 물론 희박하지만- 완벽한 전략가 데이플라이에게 확률이 낮다고 무시되는 가능성 따윈 없었다.

"탑스피드 장군, 휘하를 이끌고 메이를 포위하시오. 그리고 베스트울프, 퓨전 장군은 방금 투입된 디비디의 옆날개를 찌르도록 하시오. 뒤에는 이 데이플라이가 있으니 마음놓고 그대들의 용맹함을 보여주시길. 난 그대들의 공을 뺏을 마음은 없으니..."

"알겠습니다, 칩턴!"

마침내 오크 호드의 마지막 총공세가 시작되었다. 달콤한 휴식을 취하고 있던 탑스피드, 베스트울프, 퓨전 3개 클랜의 가세는 분위기를 완전히 오크 호드의 것으로 가져왔다. 분투하던 메이, 디비디 휘하의 나이트 엘프 연합군은 점차 한 날개를 포위당하기 시작했다. 전장을 관망하던 데이플라이의 곁에 선 히키는 감격스러웠다. 그간의 설움을 딛고, 승리를 쟁취하는 순간이 눈 앞...!?

"칩턴! 저것은!?"

그의 시야에 전장에 참여한 모든이들 - 아니, 어쩌면 데이플라이는 아닐지도 모른다 - 의 관심으로부터 잠시 제외되었던 자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이트 엘프 데몬헌터 체크 백작! 빠른 속도로 데이플라이, 그리고 히키 자신을 향해 쇄도하고 있었다. 히키는 새삼 승리를 앞두고 생긴 다소 어이없는 일이 잠시 당황했다.

"이 돼지같은 놈들아, 뭘 하느냐! 칩턴 께 저 무례한 놈들이 덤벼들지 못하도록 막아라, 어서!"

다급히 주위에 있던 친위병들을 재촉했지만, 친위병들은 체크 백작의 칼에, 그리고 그의 뒤를 따르는 몇 안되는 소수 결사대의 표창에 피를 안개처럼 흩뿌리며 하나하나 쓰러져갔다. 히키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이제 데이플라이, 그리고 자신과 체크의 거리가 점차 좁혀져, 서로 상대의 미묘한 표정마저도 읽을 수 있을 거리였다!

"역시 왔군, 굴복을 모르는 자..."

믿을 수 없는 광경에 패닉상태에 빠진 히키가 제 자신을 추스렸을 무렵엔, 이미 데이플라이는 미동조차 않고, 아니 전투 시작 후 한 번도 빼지 않은 자신의 칼집에 손을 댄 채로 침입자를 맞이했다. 그리고 천천히 칼집에서 애도를 꺼내 들었다. 역사상 최고의 블레이드 마스터 데이플라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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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
04/03/13 03:51
수정 아이콘
오~ 오 적셔주네요.. 강추~~
La_Storia
04/03/13 15:27
수정 아이콘
정감독님이 이중헌선수 휘하라니 조금 어색해요 ^^;;;
Return Of The N.ex.T
04/03/13 15:50
수정 아이콘
아싸리 이중헌 만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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