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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26 15:10
유럽역사는 좋게 말하면 변화막측하다 나쁘게 말하면 난잡하다인데
역사학자들은 대부분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것저것 자기 학설을 세우는 사례로써 혹은 논리적 증거로써 가져다 쓸수있을 정도로 복잡하고 별해괴망측한 사건도 많고 해서요
19/09/26 15:19
개인적으로 예전에 로마인 이야기를 재밌게 읽었는데 이에 따르면 그라쿠스 형제의 개혁 때 부터 로마에는 공화정 지지=원로원 중심의 기득권 세력, 이에 반대하는 그라쿠스 형제 이래로 내려오는 민중파 정치 세력이 존재하죠. 이 민중파 세력이 카이사르 아우구스투스로 이어지며 황제가 되다 보니 민중의 지지를 얻고.
얼핏 생각하면 공화주의가 더 민주정에 가깝고 좋은 거 같은데 사실은 대농장을 소유한 기득권 집단에 가깝고 민중은 여기에 반발하다 보니 되려 민중파가 절대 권력화 되는 아이러니.... 그나저나 책 읽은지 오래되서 잘 모르는데 로마인 이야기가 욕 먹는 이유는 뭔가요?
19/09/26 16:11
시오노 나나미가 극우라서..도 있지만
정통역사가 아닌데 정통역사처럼 취급받는데 대한 반발심? 그게 가장 큰거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는게 저는 백종원을 되게 별로라고 생각하거든요 (인간적으로 좋은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거랑 좀 비슷한 감각아닐까 싶어요 정통도 아닌데 되게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 받고 일종의 정통파처럼 취급받고.. 그럼 안되는데 싶은 생각이 드는 사람이 많은거겠죠
19/09/26 16:15
정통 역사 이전에 사실관계 오해나 추측으로 인해 잘못된 지식이 퍼지는것 때문이죠.
백종원씨는 요식 사업가로 사업가들이 할만한 말을 하는거니 궤가 달라요.
19/09/26 17:42
그런데 그부분은 본인이 작가라고 스스로 말하니까요. 받아들이는측의 책임도 있다고 봐요
나관중보고 너왜 역사를 혼동시키냐 하고 비판하는 사람은 없잖습니까 사실 그런 비판은 미워보이니까 가중치가 더 붙는거라고 봐요
19/09/26 17:27
틀린 사실+취사선택이 너무 많아요.
로마의 대패/로마의 잘못은 극도로 줄이거나 아예 없고.. 카이사르등 몇몇 좋아하는 인물에 대해선 한없이 관대한데 싫어하는 인물에 대해선 한없이 공격적이거든요. 기독교등 몇몇 소재에 대해선 지나치게 비난만 늘어놓고 로마제국주의를 무조건적으로 옹호하는 것도 있어요.
19/09/26 21:52
삼국지연의 읽고 삼국지 시대 역사 안다고 하면 비웃음을 사잖아요?
비슷한 맥락이에요. 연의를 읽으면 삼국지 시대의 역사에 대해선 전혀 모르지만 대충 그 시절의 흐름이나 중요한 사건들 중 몇가지 정도에 대해선 파악을 할 수 있죠. 로마인 이야기도 그정도 수준의 도서입니다. 그래서 그걸 읽고 로마사를 안다는 사람들 덕에 욕을 먹는거죠.
19/09/26 23:09
삼국지연의와 정사 중간 쯤에 위치한 책인데 작가본인 뿐만 아니라 독자들도 정사로 생각하고 홍보해서 싫어한다고 보시면 비슷할 겁니다. 다만 연의처럼 기본틀은 알려주고 흥미를 불러일으킨다는 장점도 비슷하고요. 결정적으로 작가가 극우쪽이고, 책 내용에 그 사상이 꽤 노골적으로 보인다는데 큽니다.
19/09/26 22:21
전 예전 '로마의 일인자' 판본으로 1-2부를 읽었는데, 2부 풀잎관은 소설적으로 완벽하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카이사르가 주인공이 되는 4부부터 급격히 재미가 떨어지더라고요.
19/09/26 23:41
와이프 꼬셔서 신행 로마로 다녀왔습니다. 아우구스투스 평전 굉장히 좋아합니다. 역사적인 관점에서는 로마가 이탈리아 중부지방에서 벗어나 이탈리아 전력까지 세력을 넓히고나서 카르타고와의 긴 전쟁을 거치면서 큰 국가로 성장하는 시기가 가장 재미있습니다. 인물적인 관점에서는 갈리아 전쟁기 당시의 카이사르가 매력적입니다. 문화적인 관점에서는 서로마 후반기의 그 나가사키짬뽕국밥 같은 시기가 흥미로워요. 정치적 관점에서는 5현제의 양자세습이 대단해 보이고, 민주주의적 관점에서는 시간이 갈수록 수는 늘어나지만 의미는 축소되어가는 ‘로마시민권’의 민주주의적 가치가 궁금합니다. 건축학 적으로는 북아프리카에 있는 상수도를 꼭 가서 보고싶고, 인문학적 관점에서는 폼페이우스가 직접 쓴 편지들과 트라야누스 시기의 다키아전쟁기가 제대로 남아있지 않은게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로마제국 쇠망사를 가장 좋아합니다(?). 그리고 소심히 고백하자면 로마인이야기도 좋아라합니다.
19/10/07 17:26
음 양자세습은... https://en.wikipedia.org/wiki/Family_tree_of_the_Roman_emperors#27_BC_%E2%80%93_AD_192 를 보면 아시겠지만 외따로 떨어져 있는 네르바를 제외한 4명은 서로 그리 멀지 않은 친척 관계고 또 친아들이 없었기 때문에 후계자 선택의 재량이 생겨서 그랬던 것도 있다고 알고 있어요(특히 하드리아누스에게 트라야누스는 아버지의 외삼촌의 아들로서 5촌 아저씨였고,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에게 안토니누스 피우스는 고모부이자 장인어른이죠)
19/10/07 19:56
해당내용은 어느정도 알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정치란 권력과 선의, 이 둘 사이의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민주주의야 말로 이 둘의 투쟁이 활발한 정치체계라고 보고요. 그런데 저 5현제시대의 양자세습은 한 국가가 100년 동안이나 가장 융성한 시기이면서 일정한 지도층만이 권력과 선의를 둘 다 온전히 가지고 있던 시기입니다. 윗대가리들 몇명만이 저걸로 싸우지도 않고 양자세습을 통해 공유했다는게 정치적으로 가능한건가 싶어서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19/10/07 17:17
Post 율리우스-클라우디우스 시대를 연 베스파시아누스 또한 공화정을 부인했는데, 그 전까지는 꽤나 공화정 잔존세력이 남아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저 공화적 전통이 (동로마 시대까지도) 끝까지 남은 게 불명확한 왕위 계승 원칙이었고, 나아가서 요새는 비잔티움 공화국 이론도 대두되고 있는 것 같구요 여하튼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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