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CDU 당수로 안네그레트 크람프 카렌바우어가 선출되었습니다.
부유한 로펌 출신 맞수를 상대로 당내 경선에서 가까스로 승리했습니다.
친메르켈파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는데, 안네그레트 본인이 메르켈의 측근이기 때문입니다.
그에 대해 잠깐 살펴보죠.
그녀는 현재 만 56세이고 독실한 가톨릭 신자입니다.
자르란트 출신으로, 이과출신인 메르켈과 달리 법과 정치학을 전공한 전통 정치인입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CDU 청소년 당원으로 활동을 했으니, 평생 직업정치인으로 살아온 베테랑입니다.
정치노선은 중도
사회문화적으로는 보수적이고, 경제적으로는 진보적인 편이라고 합니다.
엄격한 이민정책에 찬성하며, 동성결혼은 반대합니다.
메르켈의 난민정책에는 찬성했으나 보다 엄격한 집행방식을 주장합니다.
가령 신원확인을 철저히 하고, 신원이 확인되지 않으면 바로 추방하고 영구입국금지를 하는 방식으로 말이죠.
경제적으로는 최저임금 보장, 고소득자 증세와 같은 정책을 지지하며
기업과 정치에서의 여성할당제 증가를 찬성합니다.
한편 독일의 최대 인프라 프로젝트 중 하나인 '노르드라인 2'(러시아로부터 가스수입을 두배로 증가시키는)에 대해서는 비판적입니다.
이건 경제가 아니라 정치의 문제라고 말하면서 말이죠.
따라서 그녀가 이끄는 독일은 러시아에 대해 보다 강경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한 칼럼을 읽어보니, 그는 [프로이센] 출신 [개신교]도 메르켈과 달리 [자르란트(Saarland)] 출신 [가톨릭]이어서
보다 유연하고 철저히 [유럽적인] 노선을 따를 거 같다는 기대감도 있더군요.
독일에서는 아직도 프로이센 출신이니 어디 출신이니 하는 지역감정이 있는 모양입니다.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AKK)는 한편 CDU 당 총서기로 85년생의 젊은 남자를 임명했는데, 그의 이력 또한 특이하더군요.
그의 이름은 파울 지미악(Paul Ziemiak)으로 폴란드 출신입니다. 88년 가족이 서독으로 망명했는데,
그는 여전히 폴란드어를 완벽히 구사한답니다. 또한 역시 독실한 가톨릭교도로 사회문화적으로 보수적인 스탠스이고요.
다만 젊고 열정적이어서, 늙어가는 당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는 유망주이기도 합니다.
메르켈이 은퇴하고, CDU가 총선에서 다시 승리하면 자연스레 차기 총리는 그녀가 될텐데,
이제 이분이 독일의 새로운 얼굴이 되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