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8/10/24 01:58:05
Name 여섯넷백
File #1 1.jpg (666.4 KB), Download : 65
Subject [일반] 그냥, 고생했다는 말을 듣고 싶었다 (수정됨)


누군가에겐 가을야구가, 다른 누군가에겐 코치진들이 말아먹은 가을야구가 끝났다.

같이 가자고 한 친구놈은 갑작스러운 대학원 발표로 인해 나가리 됬고,
이 표를 잡으려고 했던 시간과 노력이 아까워 혼자 터벅터벅 고척돔으로 갔다.


사실 결과를 예상은 하고있었다.

가을야구 5전 3선승제 시리즈의 대부분은 3승 1패로 끝난다는 것,
82년부터 시작된 KBO역사중 리버스 스윕(패패승승승)은 두 번 밖에 없는 것,

그 뿐이랴

우리 감독은 시즌 내내 실점 위기 상황에서 의외의 신인투수를 내보내려 하는 것,
득/실점을 해도 감독은 항상 우리 코치진을 믿는다고 인터뷰 한 것,
지거나 동점상황에서는 마무리 투수를 내보내지 않는 것,
득점권 찬스에서 죽어라 번트 대지 않으려고 했던 것,
1,3루 상황이면 무조건 달리는 작전 했던 것,
시즌 내내 공격보다 수비를 중요시 했던 것,

등등등



아무튼 결과는 한화의 패배로 끝났고 가을야구는 끝이났다.

감독은 144경기 내내 자신의 신념으로 시즌을 진행했고, 가을야구에 진출 했다.
자신이 가장 잘 하는 것, 그것을 부정하는 순간 그 감독의 팀 컬러는 사라진다는 것을 우리는 08~09년 감독들을 통해 알고있다.

김성근 감독의 스몰볼, 김경문 감독의 뛰는 야구, 로이스터 감독의 빅볼, 선동열 감독의 불펜 야구, 김인식 감독의 믿음의 야구 등등..



팀아일체란 말이 있다.
대부분의 경우 이 단어는 부정적인 말로 쓰인다.

하지만 이제까지 노력해준 이 팀에게 수고했다고, 고맙다는 말을 나는 듣고싶었다.
내가 이 팀의 일원인 것처럼, 10년동안의 그 수모를 날려준 이 팀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듣고싶었다.

그리고 경기가 끝난 후 남은 팬들과 함께 선수/코치/응원단/관계자 들에게 고맙다고 혼자 외쳐주었다.



하지만 이후 돌아오는 길에 본 온라인 반응은 싸늘했다.
국내 최대 한국야구 커뮤니티를 비롯, 여기저기서 이 팀은 자멸했다며 이야기를 한다.


내용들에 대해 일리는 있지만... 하지만... 그런말은 듣고싶지 않았다.
아니, 듣고싶지도 않았다.

듣는 순간 내가 응원한 이 1년이, 아니 그 암흑기라 불리는 10년이 부정당하는 느낌이었으니까.


그리고 돌아오는 길, 집 앞 편의점에 들려 맥주 2캔을 샀다.
유니폼을 입을 나를 보며, 나이든 편의점 직원분이 말을 했다.

" 졌다면서? 잘한거야. 10년동안 가을야구 못했는데 이제 갔잖아? 잘한거야. 고생했어 "


그래, 이 말을 듣고싶었다.
그냥, 고생했다는 말 한마디가 듣고싶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솔로14년차
18/10/24 02:02
수정 아이콘
고생하셨습니다.
고생하신 한화 구단의 여러분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키스도사
18/10/24 02:04
수정 아이콘
2008년 로이스터 열풍을 일으킨 롯데가 8888577이라는 기나긴 암흑기를 끝내고 가을 야구 갔을때가 생각나네요. 0:3이라는 무기력한 시리즈 패배를 당한후, 페넌트시리즈에서 가을야구 진출 확정 된 직후 원정 구장이었던 대전 라커룸에서 샴페인을 터트리는 사진이 조리돌림 당하며 온갖 커뮤니티에서 조롱 당했던 그 시절.(사실 그후인 09, 10년에도 김거김이라던지, 사직서 끝낸다 같은 걸로 조롱 당했죠. ㅠ)

한화도 내년엔 더 좋은 성적이 있을 겁니다. 11년만의 가을은 오늘로 끝났지만 팬들은 좀더 즐겨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홍승식
18/10/24 02:13
수정 아이콘
단기전 잘하는 감독이 와서 포시 진출 못하기를 바라는 분들이 많으시겠죠.
Eulbsyar
18/10/24 02:27
수정 아이콘
사실만 말하자면 번트 부분은 타자들이 못 댄게 큽니다.
겨울삼각형
18/10/24 04:41
수정 아이콘
한용덕 감독님 믿습니다!

6년전부터 믿고 있었다구요.
외력과내력
18/10/24 08:14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래요, 이번 1승 3패로 지난 시즌을 폄하하기엔 그동안 얻어왔던 감동이 너무 슬프지요. 모두 애쓰셨어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지난 몇 달 동안 웃고 떠들며 즐겁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18/10/24 09:03
수정 아이콘
고생하셨어요.
내년에도 마리한화 가을야구 갑시다!
修人事待天命
18/10/24 09:48
수정 아이콘
가을야구 해낸게 어딥니까
은솔율
18/10/24 10:02
수정 아이콘
한화는 '5위는 무슨'이란 평가를 받았고,,한경기만 하더라도 5위 턱걸이로 가을야구 한경기라도 해보면 좋겠다 하던 팀이었다는 걸 생각해 봐야죠..

144전 144승 해도 욕할 사람은 욕 합니다. 이렇게 밖에 못 이겼냐, 누가 삽질해서 겨우 이겼네 등등

한화가 3위하고, 11년만의 포스트시즌에서 1승도 거두고,,시즌 개막전 전력을 놓고 봤을 때 이건 대단한 업적이라고 평가해 줘야죠. 내년에도 가을야구를 할 수 있다면 더 잘할겁니다. 사실 시즌 마지막 144경기도 포스트시즌과 같은 긴장감에 진행되었던 경기죠.

한화가 패하고 넥센이 이기면 3-4위가 되는 상황,,경기는 끌려가고 넥센은 상대팀에 뒤지고 있지만 압박하고,,그 경기를 지는 것보단 그래도 (역전승으로) 이기고 자력으로 3위를 했다는 게 이번 준플레이오프 1승의 밑바탕이 되었고,,올해 한화는 누가 뭐래도 얻은게 많은 시즌입니다.
18/10/24 10:17
수정 아이콘
저는 기아팬이지만 한용덕 감독님이 정말 대단하다 생각합니다. 이번 시리즈에서도 저도 모르게 한화를 응원하게 되더군요. 한화팬들의 화이팅 넘치는 응원도 기억에 남고요.
맛맛맛
18/10/24 10:48
수정 아이콘
올해 전혀 기대 안했었습니다.
이번 시리즈에서도 스윕당하지 않은게 어디야 라는 생각을 하고 솔직히 내년에는 다시 5강은 어렵다고 봐요.
하지만 가을야구에 진출을 했고, 그 자체로도 엄청난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합니다.
한시즌 고생하셨습니다.
18/10/24 11:58
수정 아이콘
고생하셨습니다.
어제 사실 결과는 정해져있었다고 생각하고 관람했습니다.
전 LG에요...
쭌쭌아빠
18/10/24 12:57
수정 아이콘
수고하셨습니다.
기아 팬으로써 뭐...할 말이 없네요. 크크
생겼어요
18/10/24 13:01
수정 아이콘
2008년의 롯데는 오랜만에 가을야구 한다고 플레이로 광고를 하던 팀이라 그런가 한화가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을 한것도 대단했고 시즌 전체를 봐도 참 고생한 시즌이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내일은해가뜬다
18/10/24 13:08
수정 아이콘
포스트시즌의 경기는 아쉬울지 몰라도 그 4경기를 하기 위해 144경기를 열심히 뛴 한화 선수단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그들을 응원한 팬분들도 4경기를 10년동안 기다린게 아니라 시즌중에 보여준 끈끈하고 멋진 야구를 더 간절히 기다렸을 거라 생각합니다. 한화는 그런 면에서 올해 우승팀 못지 않게 성공한 팀이라 생각합니다
닉네임없음
18/10/24 21:12
수정 아이콘
그래도 올해들어와서 첫번째 시즌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시킨 한용덕 감독님의 능력은 박수를 보냅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8642 [일반] 10.26을 맞아 써보는 '인랑의 배경이 이랬더라면.' [9] 삭제됨5047 18/10/26 5047 4
78641 [일반] 지금 추세의 저출산이면 우리나라 징병제는 어떻게될까요? [253] 무플방지협회14971 18/10/25 14971 0
78640 [일반] 국내 철도역 이용객 순위 (2017) - 철도통계연보 2017 (SR 본격적 집계) [34] D.TASADAR14110 18/10/25 14110 4
78639 [일반] 여야 4당 '사법농단 특별재판부' 합의 [44] 사업드래군9546 18/10/25 9546 13
78638 [일반] 미국에서 폭발물을 이용한 연쇄 테러 시도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44] 키스도사14856 18/10/25 14856 0
78637 [일반] NBA 판타지 롤링스톤즈 리그 1주차 결과 [11] 능숙한문제해결사5286 18/10/24 5286 0
78636 [일반] 아이폰 출고가가 공개되었습니다 [159] Leeka17806 18/10/24 17806 1
78635 [일반] 그 사람이 그럴 줄이야 [45] 글곰14027 18/10/24 14027 45
78634 [일반] 펭귄 하이웨이-어른스런 초등학생의 모험 [14] cluefake5773 18/10/24 5773 0
78633 [일반] 평양공동선언 비준에 대한 논란 [69] 홍승식12057 18/10/24 12057 3
78632 [일반] TMI - Too Much Information 에 관하여 [68] 앚원다이스키10551 18/10/24 10551 27
78631 [일반] 강용석 징역1년 법정구속 [102] 읍읍15441 18/10/24 15441 8
78630 [일반] 정보 위주로 적어보는 교토 여행기 [30] Fysta9321 18/10/24 9321 6
78629 [일반] 뒷북이지만... [뉴스] 중국, 네이버마저 차단 [49] 무플방지협회11962 18/10/24 11962 3
78628 [일반] 니가 하고 있는 일이 뭐야? [31] 시드마이어9953 18/10/24 9953 18
78627 [일반] 국민일보 황교익 단독인터뷰 [93] 카루오스15549 18/10/24 15549 6
78626 [일반] 그냥, 고생했다는 말을 듣고 싶었다 [16] 여섯넷백7409 18/10/24 7409 37
78625 [일반] 분노합니다. 언론의 태도에요. [29] 삭제됨10877 18/10/23 10877 2
78624 [일반] SBS 스페셜 송유근 편은 조작이다? [114] Lucifer18869 18/10/23 18869 15
78623 [일반] 2018.02 홋카이도의 겨울축제들 [19] 진리6189 18/10/23 6189 1
78622 [일반] 검찰, 사법농단 키맨 임종헌 구속영장 청구 [16] kicaesar6388 18/10/23 6388 0
78621 [일반] [서브컬처] 군대에서 겪은 애니메이션 이야기 #1 [6] Sprite5325 18/10/23 5325 1
78620 [일반] 역사상 처음으로 영구제명 변호사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11] 원시제13185 18/10/23 13185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