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모르는 내 아이는 자기도 궁금하다고 올라가고 싶다고 했다.
미안하지만 안된다고 밑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아이는 밑에서 엄마와 기다리기로 했다.
병실에 올라갔다. 치매환자들만 있는 병동인 듯 했다. 현관 출입문은 안에서도 비밀번호로만 열 수 있었다.
병실안은 참, 냄새가 가득했다. 살아있기보다는 , 죽음이 더 가까운 냄새였다. 언제 끊어질지 모르지만, 계속 이어지는 느낌의 냄새.
5분 남짓 뵙고 내려왔다. 5분 이상 있기는 사실 힘들다. 말도, 거동도 못하시는 분과 5분 이상 있기는 쉽지 않은 것이다.
내려오니 이제 막 태어난지 몇년 안된 내 새끼들이 내 눈에 들어온다. 이 아이들에게는 죽음보다는 삶이 훨씬 가깝다. 에너지가 가득 차다 못해 넘쳐 흐른다.
기분이 훨씬 오묘하다. 우리 엄마는 나는 나중에 혹시나 연명치료는 절대 받고 싶지 않다 공증을 받을 것이다 라고 하셨다. 하지만 나는 생각했다. 아마 내가 그 상황이 되면 엄마를 쉽게 보낼 수 있을까?
많이들 하는 말이 마음의 준비를 하고 계세요 하지만 마음의 준비는 아무 소용이 없다. 아무 소용이 없다는걸 알기 때문에 아마 다짐을 하는 차원에서 하는 말이라고 나는 이해한다.
아이러니 하게 내 외할머니도 초기치매라고 진단을 받으셨다. 뭔가 마음이 무겁지만 내 예쁜 딸아이의 재롱이 귓가에 들어온다.
죽음에 대한 이해는 죽어도 힘이 들다.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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