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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7/27 05:29
저도 최근에 끝낸 책인데 갠적으로 꽤 인상이 깊었던 책입니다.
글도 술술 읽기 쉬어서 하라리의 필력이 놀랍기도 했고요. 총균쇠 와 더불어서 제가 갖고 있는 인류의 위대함의 환상을 깨주는데 큰 일조를 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갠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인상이 깊었던 문구는 Paraphrase하자면 현대 인간은 그 어떤 시대 때보다 가장 번영되었지만 그 번영은 역사상 가장 잔혹한 가축들을 향한 폭력위에 만들어진 것이다. 매년 희생되는 수십, 수백억마리의 닭, 돼지, 소, 양 을 빗대서 얘기한 것인데 대충 알고 잇는 사실이었으나 저렇게 수치화 하니까 그 어마무시한 규모에 약간 기가 막혔습니다. 차기작인 Homo Deus도 기대하고 있는 중입니다. 책을 읽어야 하는데 아직 시간은 잘 안 나네요. 정성 어린 글 감사합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추신 하라리도 탈모가....
17/07/27 05:38
송아지 사육장 사진과 거기 적힌 부연설명은 진짜 마음아프더군요.
음, 저는 사실 인류가 대단한 종이라고 생각하는 쪽인데요, 그 가장 큰 이유는 인류야말로 스스로를 점점 위로 위로 높여나가는 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끌어주는 누군가 없이, 인도자 없이, 우리 힘만 가지고요. 그런 의미에서, 옛날에 얼마나 형편없었는가를 깨닫는 것은 역설적으로 우리가 얼마나 먼 길을 걸어왔는가를 다시 새겨보는 계기도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총균쇠와는 달리 이 책을 읽으면서는 인간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더군요. 추신 하라리 정도로 유명하면 탈모 정도야 뭐.....
17/07/27 07:07
아 제 표현이 좀 부족해서 오해를 야기했네요.
인류가 다른 동물과 비교해서 대단한 종이란 것은 동의합니다. 안 그러면 현재 OrBef님과 제가 지금 실리콘, 플라스틱등으로 만들어진 제품을 통해서 원거리로 이렇게 의견을 나눌 수 있지 않겠죠. 제 원 댓글의 요지는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 차원이 다른 동물이 아닌 어떠한 특별한 존재라는 인식이 많이 희석되고 있기는하지만 아직까지도 많이 대중적으로 퍼져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서양 문화의 틀을 잡고 있는 Judeo-Christian적인 관점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런데 이런 책을 읽고 심리학적으로 인간 인지능력의 한계나 편향성 등에 대해서 보면 인간도 역시 동물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 다는거죠. 좀 특별하고 대단한 동물이긴 하지만요.
17/07/27 05:50
인간 자체가 하나의 상상의 실재 아닌가 싶네요.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결정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결정되는... 그리고 그 모든 주관들이 실은 신체 내에서 일어나는 작용의 연속일 뿐인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어떤 게 인간다운 건지는 시대마다 다르고 세태마다 다르겠지만요. 생각해 보면 한 인생의 역사성이라는 것도 그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해온 해당 개체의 신체 변화일 뿐인데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인생을 내러티브로서 사유하는 것 같습니다. 이 모든 게 일종의 상상의 실재가 아닌가 싶어요. 요컨데 자기 스스로를 상상한 결과 지금의 내가 됐다, 라는 식으로? 물론 타인이 나를 어떻게 상상하는지에 따라 항상 바뀌는 것이기도 하겠구요.
그런 의미에서 어떤 사람들한테는(예컨데 어떤 고위 공무원이라든가..) 인간이 정말로 개돼지일 수 있다는 게 조금 무섭긴 하네요.
17/07/27 06:48
자아라는 개념도 실제가 없는 것이죠. 인간의 몸을 해부를 해도 자아라는 곳이 있지 않은데,
우리는 저마다 자아가 있다고 믿고 믿어주니까요.
17/07/27 07:14
사피엔스가 그냥 커피라면 호모 데우스는 티오피죠...
호모 사피엔스의 절멸을 예언하는...--;; 유발 하라리는 비판도 많이 받는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책 재미있게 쓰는 데에는 타고난 재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상당히 명석한 양반인 것도 100% 사실이고...--;;
17/07/27 07:55
일맥상통하지만 동일하진 않은 듯 합니다. 예를 들어서 중세 기독교인들은 (지금도 극히 일부는) 땅을 깊이 파고 들어가면 정말로 지옥이 있을 거라고 믿었죠. 그들에게 지옥은 관념적인 존재가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것입니다. 금의 가치는 실질적인 유용성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금에 가치가 있다고 믿기 때문에 존재합니다. 그런 일종의 집단 상상의 결과물들 중에서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존재들에게 상상적 실재라고 이름붙인 듯 합니다. 그 중에는 완벽한 삼각형이라는 관념적인 존재도 있고, 자유와 평등은 양립 가능하다는 이데올로기도 있고, 인어처럼 (착각이지만)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것들도 있는 거지요.
17/07/27 08:23
영어버전으로 보시겠네요!
작년에 읽었는데 꼭 코스모스처럼 문장이 이쁘다 이정도는 아니어도 굉장히 술술 읽히는게 아주 큰 장점인거 같아요 논지 전개도 자신감이 넘쳐서 인상 깊었습니다
17/07/27 08:28
예 저도 그렇게 느꼈습니다.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데 반해, 워낙에 알게 쉽게 쓴 책이라서 고등학생 정도라면 무리없이 읽을 수 있지 싶습니다.
17/07/27 08:23
잘 읽었습니다.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객관적 실재"와 "상상의 실재"가 중요한 개념인 듯 한데 이 단어들의 원문 표현은 어떻게 되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17/07/27 09:17
혹시 상상의 실재를 설명할 땨 인간의 본능적인 부분도 엮여져 있나요? 실재의 종류를 개념적으로 나눌수 있습니다만, 서로 다 영향을 미치는 관계인데 저자는 상상의 실재라는 인간성의 국한된 부분만 도려내서 역사 해석을 하는 것 처럼 느껴져서요.
17/07/27 09:43
왜 인간만이 상상의 실재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은 회피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미신 같은 것들은 비둘기도 종종 만들어낸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지라, 상상력 역시 인간만 100% 가졌고 나머지 동물은 0% 라는 식으로 나누어질 것 같진 않아요)
저도 상상의 실재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역사를 보는 것은 지나친 단순화라고 생각합니다. 뭐 교양서는 어디까지나 여러 가지를 접해서 취사선택해야겠지요.
17/07/27 09:33
어.. 저도 사피엔스 인기 거품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소개해주신 내용은 딱 제 생각하고 일치하네요 ; 지금까지 사피엔스 리뷰중에 그런 내용 언급한게 없었던거 같은데.. 결국 읽어봐야겠네요
17/07/27 09:35
사피엔스 재미있게 읽으셨으면 호모 데우스도 시간 나실 때 보세요.
사피엔스도 여러번 읽었고 호모 데우스도 읽는 중인데 이 작가는 신간 나올 때마다 보려고 생각중이에요.
17/07/27 10:08
'상상의 실재'라는 개념에 대한 설명을 보니 왠지 미셸 푸코가 떠오르네요.
이 사람도 정의나 법률, 도덕, 정상과 비정상의 구분 이런것들은 그저 사회적 필요일 뿐이지 그 자체로 객관적 가치는 없다고 그랬죠.
17/07/27 11:00
논리전개의 두루뭉실함으로 비판도 많지만 이만큼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인류학 책이 드물다는 점에서 좋았습니다.
네안데르탈 두개골로 시작해서 여러분 사랑하세요~ 로 끝나는 재밌는 이야기 책
17/07/27 12:14
저도 최근에 앞부분을 조금 읽은 책입니다. 이 글을 읽어보니 앞부분 내용이 책의 주제이고 남은 부분은 그에 대한 역사적 예시인 것 같이 느껴지네요. 아직 화폐에 관한 얘기는 나오지 않았습니다만, 저자가 가상화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궁금해지네요.
17/07/27 15:08
전 호모 데우스도 괜찮았습니다. 다른 것보다도 인공지능의 전면적 도입이 인간이 자기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그런 관점의 변화가 궁극적으로 우리에게 해가 될 거라고 주장하는 부분이 흥미롭더군요. 뒷부분의 뇌, 인공지능, 데이터교가 이런 내용을 반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부분의 초인간에 대한 내용은 사실 좀 뻔한 내용인 것 같았고, 사피엔스랑 겹치는 부분도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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