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글을 쓰려고 하니 마음만 탑기어고 현실은 차알못 인데다 사실 내용마저 이삼일 늦은터라 글쓰기 버튼도 마음도 무겁습니다.
그러나 어째든 새로운(?)소식이고 드문 케이스라 스스로 머리 속도 정리할 겸 끄적거려봅니다.
리콜소식입니다. 말 많던 현대기아차의 일부 차종에 장착되어있는 세타2엔진에 대한 자발적 리콜이 결정되었습니다.
이미 이틀전에 내려진 결정으로 신문이나 뉴스를 통해 먼저 접하신 분들도 많을 것으로 예상되네요.
리콜에 해당하는 차종의 모델 및 생산년도는 아래와 같습니다.
그랜저HG, K5 등 아직 현역인 차들이 많이 보이네요. 규모는 17만대로 최근 5년사이 리콜 중 3번째로 큰 규모입니다.
그리고 단순 부품교환이나 수리가 아닌 엔진을 통째로 바꿔주는 리콜입니다. 이는 결함 검사 후에 교환여부를 확정한다고 합니다.
리콜 사유는 아래 그림과 같이 엔진 쪽에 베어링과 크랭크 샤프트 사이 부분의 마찰을 줄여 원활하게 하기 위해 오일이 들어갈 구멍이 필요한데, 이 구멍을 만드는 과정에서 기계의 불량으로 이물질이 들어가 시동 꺼짐 등의 심각한 결함이 발생 할 가능성이 높다고해서입니다.
현대기아차의 역사는 우리 나라 자동차 산업의 역사라 해도 좋을만큼 한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메이커브랜드입니다.
그렇기에 사실 세타엔진은 최초의 독자개발엔진인 알파엔진과 더불어 파워트레인 수입국을 벗어나 수출국이란 타이틀을 달아준 우리나라 자동차사(史)에 의미 있는 엔진입니다. 성능 또한 발군이라 비록 뻥연비 사건이 있긴 했지만 미국에서는 하이드리드에 버금가는 연비를 자랑하기도 했구요. 금번 리콜되는 세타2엔진은 그 세타엔진의 개량,후속발전형이 되겠네요.
그러나 제품의 완성도를 떠나 결함에 있어서는 국내와 해외의 대응이 사뭇 달라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현대기아차는 이미 지난 2015년 미국에서 세타 2엔진 차량 47만 대를 리콜한 적이 있습니다. 이때만해도 국내 차량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보증기간을 늘려주겠다고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현대기아차 측에서는 미국에서의 리콜과 금번 국내에서의 자발적 리콜은 전혀 다른 사안이다 라고 코멘트하며, 15년 미국 리콜 시의 증상은 당시 국내에서 발견 되지 않았고 보증수리 연장 결정 후 많은 고객들이 수리 점검을 받으면서 발견된 현상이다. 이에 자발적으로 신고, 리콜 결정을하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 측에서는 이를 두고 두 리콜은 엔진 가공시에 발생한 이물질로 인해 생겼다는 것에서 동일하다고 볼 수 있겠다고 하였습니다.
물론, 현대기아차의 설명처럼 같은 설계도의 엔진이라 하더라도 위와 같이 생산된 공장이 다르고, 공정상의 결함인만큼 이물질이 발생한 위치나 부품이 상이할 수도 혹은 아예 없었을 수 도 있습니다. 즉, 생산시 미국공장에서 미국 엔지니어나 공정상의 부주의로 미국에 공급된 엔진의 결함인 만큼, 한국에서 생산한 한국에 있는 동일 모델들까지 리콜 할 이유는 없다는 말이고, 그에 대해서는 일리있는 주장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현대기아는 정말 몰랐을까요? 그 전까지는 완벽한 엔진이었을까요?
이에 대해서는 금번 리콜이, 엔진을 통째로 교환해준다는 현대기아의 초유의 사태가 어떻게해서 불거졌나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015년 8월 20일, 비가 내리는 날이었습니다. 국토교통부에 한 남자가 방문했습니다. 현대기아차 품질전략팀의 김광호 부장이었습니다.
1991년 입사한 그는 연구소와 생산부, 엔진품질관리부, 품질본부, 구매본부 등을 거치며 25년간 현대차에 몸담고 있는 인물이었습니다.
2015년 2월 김광호씨는 품질전략팀으로 부서를 옮기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같은 해 9월까지 근무하며 현대기아차의 품질 문제와 차량 결함 축소·은폐 문제를 알게 됩니다. 그는 세타2엔진 문제에 관하여 회사 측은 공장 청정도 문제 등을 삼고있지만, 기본적으로 강성이 약해서 생긴 구조적인 문제였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렇기에 특정 시기에 생산된 부품들은 위치를 떠나서 불량률이 비슷하고 특히 2009년 이후 4~5년 동안 생산된 세타Ⅱ 2.0 터보 GDi와 2.4 GDi가 탑재된 차량이 문제가 심각하다고 했습니다. 이는 지금은 개선된 사항으로 회사에서도 인지하고 있었음을 알려줍니다. 그 외에도 고압펌프 연료누유 건, 에어백 제어 유닛(ACU) 리콜 당시 일부 모델만 행해진 점 등 몇가지 사례를 더들었습니다.
김 부장은 이러한 불법 관행들에 대하여 최초에는 사내차원에서 처리하여 수습 지으려했습니다. 상사에게 보고도 하고 2015년 8월24일과 2015년10월1일 두 차례에 걸쳐 사내 감사기획팀에 직접적으로 리콜관련 불법사항들을 제보하고 결과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진행은 더뎠고 1년이 지나도록 뚜렷한 조치는 없었습니다. 그는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인사팀에 부서이동을 요청했고 다시 협력업체품질강화팀이라는 비교적 편한 부서로 자리를 이동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는 계속해서 묵인하기 어려웠고 결국 외부에 알리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2015년 8월 20일, 최초에 찾아간 곳은 국토교통부였습니다. 그러나 김광호 부장은 국토부 내 인력의 한계와 제도적 미비를 이유로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게 됩니다.
박병일 자동차 정비 명장과도 접촉했습니다. 그는 싼타페와 아반떼MD 누수논란, 레이디스코드 스타렉스 차량, 송파구 버스 급발진 등 다수의 현대기아차의 결함에 대해 지적하고 전문가적 의견을 밝힌 인물입니다.
김부장은 박명장에게 현기차 품질관리부의 문제점과 현재진행상황, 그리고 자신의 입장 등을 설명해가며 도움을 얻고자 했습니다.
처음에는 상당 부분 도움을 얻은 걸로 보여집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김부장의 기대와 달리 박명장은 현대기아차와의 협상 쪽을 원하는 듯 했고 뜻하는 바가 달랐던 김부장은 박명장과의 연락을 끊어버립니다.
그 후 김부장은 2016년 8월 9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서 결함조사실장을 만납니다. 그 후 이 사실을 상사에게 보고합니다.
그리고 같은 해 8월23일 김부장에게 박 명장으로부터 편지가 도착합니다.
(해당편지)
김부장은 기밀자료를 넘겨 달라는 말과 응하지 않으면 본인이 어떻게 할 지 모르겠다는 말에 김부장은 공익제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고 경향신문과 MBC 2580을 통해 9월23일,25일 여론에 알리게 된 것입니다.
이에 국토부는 언론보도와 소비자 신고가 줄을 잇자 2016년 10월 제작 결함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게 됩니다. 조사를 맡은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은 2013년 8월 이전에 생산된 세타2 엔진에서 소착 현상이 나타난다는 사실과 함께 이것이 안전 운행에 지장을 주는 제작 결함일 가능성이 크다는 결과를 2017년 3월30일 국토부에 보고합니다. 그리고 이달 20일 정부가 리콜 여부를 논의하려하자 현기차 측은 먼저 이달 3일 자발적 리콜 계획을 밝혔습니다.
(현대홈페이지,리콜공지)
이에 국토부는 현대기아차가 제작결함을 인정하고 자발적인 리콜 계획을 제출함에 따라, 세타2 엔진에 대한 조사를 종료하고 시정계획의 적정성만 평가할 예정이라 합니다.
분명 리콜은 정상적인 소비자 보호활동의 일환이지만, 줄 곧 '문제없다'는 입장만 보이다, 마지못해 보증기간을 연장해 주는 등의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던 중 [강제] 리콜의 가능성이 높아지자 뒤늦게 [자발적] 리콜을 발표하는 행태는 소비자 입장으로써 아쉬운 대목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리콜까지 이어지기는 하였으나 김부장의 내부고발의 취지 및 행보에 관하여 순수공익제보였나에 대해서도 박 명장을 비롯하여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http://www.autoherald.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159
[현대차 내부고발 '장 상무와 김 부장', 오토헤럴드 박병일 명장 인터뷰]
이는 김부장이 박명장에게 협력을 구하면서 언급한 장 상무라는 자가 등장하면서 입니다. 박 명장 측 설명으로는 애초에 김부장 자신도 장상무라는 자를 따라 중국측으로 옮길 계획이었는데, 이 장 상무라는 자가 구속되어 곤란하게 되었다 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장상무라는 자는 현대차에서 근무하면서 차량 쏠림 방지기술과 수동변속기 변속감 개선기술, 품질개선자료 등을 중국 경쟁업체에게 넘기고 그 회사로 이직한 인물이며, 이에 동조한 직원들이 빼낸 기밀자료는 200건에 달했다고 합니다. 구속사유 역시 위와 같은 사안들 때문에 현대차측에서 고발했기때문입니다.
박 명장은 따라서 “김 씨가 중국으로 자리를 옮기려고 했었다고 말한 정황과 장 상무가 구속된 시점, 검찰의 수사 결과 그리고 그가 현대차 품질본부에서 2015년 2월부터 장 씨가 구속되기 직전인 2015년 9월까지 근무하면서 회사 기밀자료를 모은 이유도 궁금하다. 이 부분에 대한 분명한 설명이 있어야 김 씨의 행동이 순수한 의미의 공익제보라는 것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의혹에 김부장 역시 조선비즈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소견을 밝히고 있으나 본문이 긴 관계로 링크로 대체 하겠습니다.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0/18/2016101800027.html
['현대차 내부 제보자' 김광호 부장 “배신자 낙인 각오했다…뿌리부터 바꿔야 산다”]
그리하여, 결말입니다.
리콜은 새 엔진 수급에따라 5월22일 부터 실시한다고 합니다. 김부장은 16년 11월 현대기아차로부터 해임통보를 받았습니다. 회사 기술정보가 담긴 기밀을 유출해 사내 보안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국민권익위원회는 최근 "김광호 전 부장의 제보는 소비자 권익을 위한 정당한 행위"라며 "해임 처분을 취소하고 복직시키라"고 권고했으나, 현대차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2017년 4월8일 북미에서는 세타2 엔진을 장착한 5개 차종 130만 여대를 또 다시 리콜하기로 했습니다. 세타2엔진의 부품 중 하나인 크랭크 샤프트 핀의 표면이 균일하게 가공되지 않아 엔진 소음과 진동이 심하다는 소비자 불만이 접수됐다고 이유를 밝히며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과 리콜 절차 등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코멘트했습니다.
리콜 차량은 아래와 같습니다.
2013~2014년형 쏘나타(YF),
2013~2014년형 싼타페(AN),
2011~2014년형 옵티마,
2012~2014년형 쏘렌토,
2011~2013년형 스포티지
근래 질적으로 양적으로 급성장해온 현기차에 있어서 올해는 내우외환의 해가 되지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가성비 측면에서 만족할만한 차를 제공하는 브랜드 중 하나로써, 이용자의 생명과 직결된 상품인만큼 안전을 위시한 이러한 점들을 잘 보완하여 좀 더 친소비자적인 행보와 양질의 제품을 이용 할 수있기를 기대합니다.
http://www.carlab.co.kr/news/10290 - 카랩
http://www.sedaily.com/NewsView/1OEKED0YRB - 서울경제
http://news.kbs.co.kr/news/view.do?ncd=3460014&ref=A - KBS뉴스
http://www.imaeil.com/sub_news/sub_news_view.php?news_id=15750&yy=2017 - 매일신문
http://www.bobaedream.co.kr/view?code=best&No=88143&vdate= - 보배드림,김부장글 원문
http://www.autoherald.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159 - 오토헤럴드 박명장인터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0/18/2016101800027.html - 조선비즈,김부장인터뷰
http://www.huffingtonpost.kr/2016/10/18/story_n_12533472.html - 허핑턴포스트
http://biz.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1609230600165&code=920508 - 경향비즈,김부장단독인터뷰
http://www.ekn.kr/news/article.html?no=279787 - 에너지경제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5157679 - 미주중앙일보
http://www.g-enews.com/view.php?ud=201704081556502956dc27ddea51_1 - 글로벌이코노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