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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3/05 20:15:22
Name 리콜한방
Subject [일반] [영화]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오프닝.a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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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와 장첸이 출연하고 허우 샤오시엔 감독이 연출한 2005년 작품 [쓰리 타임즈]의 오프닝입니다.
[쓰리 타임즈]는 옴니버스 작품이고 그 첫 파트 -연애몽-의 오프닝이기도 합니다.

이 오프닝을 좋아하는 까닭은 2분 40초 동안 화면 등장하는 모든 것들을 통해 
'설렘', 이 하나를 표현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조명이 인물에 비치는 음영, 당구공의 움직임, 인물들의 시선과 표정,
그리고 카메라가 이것들을 하나 하나 통테이크로 보여주면서도
각 피사체마다 다른 거리를 두는 마법을 통해 아름다운 떨림을 구현하는 데에 성공합니다.

연출을 담당한 허우샤오시엔은 본래 정적인 롱테이크와 '백열등' 같이 빛을 가장 잘 다루는 감독 중 한 명이지만
이 작품에서 자신의 장기를 '사랑'으로 가장 잘 치환했다고 확신합니다.

특히 여자 주인공 '서기'의 표정은 작위적이지 않은 순수한 설렘을 담고 있습니다.
그의 은근하면서도 호감의 정서로 가득 담긴 시선은 (1분 5초 부분)
본 영화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대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프닝 BGM은 -연애몽-의 시대 배경이 60년대인 만큼 
당시의 노래 '플래터스'의 'Smoke gets in your eyes'를 사용했습니다.
이 곡은 [블루 발렌타인], [45년 후] 등 여러 영화에서 사용된 바 있는데  
[쓰리 타임즈]만큼 감미롭게 표현된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적절한 기용이었습니다.

원곡은 1930년 대에 나왔고 '플래터스' 버전도 1958년에 등장했기에 
스테레오도 아닌 모노로 곡이 녹음되었습니다.
이 -연애몽- 파트의 주제가 남녀가 연애를 시작하기 직전의 풋풋한 감성을 담고 있기에
'모노 레코딩'으로써 옛 추억을 떠올리려 한 선택도 엿보입니다.

[쓰리 타임즈] -연애몽- 파트는 이 오프닝 뿐만 아니라
이 -연애몽-파트의 엔딩도 대단히 낭만적인 연출을 담고 있습니다.
영화 내내 멀리서 화면을 담던 카메라가 엔딩에서 어떻게 변하는지,
또한 오프닝과 엔딩이 어떻게 '각기 다른 설렘'을 구현했는지  
아직 이 작품을 안 보신 분들은 꼭 한 번 보시길 권합니다.

18-a.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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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충달
17/03/05 20:29
수정 아이콘
허우샤오시엔 작년에 <자객 섭은낭>으로 학을 뗏네요... 근데 이 장면은 감독 특징이 정말 기분 좋게 드러나네요. 근데 이 작품도 영화 내내 이 기조를 유지하나요?
리콜한방
17/03/05 20:38
수정 아이콘
네 저도 [섭은낭]으로 허감독을 처음 접했는데 당시엔 보다가 잠들었습니다. 근데 -연애몽-에서는 말씀대로 진짜 흡입력 있게 드러났어요.
기조는 조금 다르다고 해야할 것 같아요. 오프닝 지나고는 장첸의 이야기로 전개되기도 하고요.
candymove
17/03/06 00:52
수정 아이콘
<자객 섭은낭>으로 학을 뗀 1인 추가요... 정말 지루하더라구요... 무협영화라 그래서 보러간건데...... 근데 본문에 언급된 영화는 재밌을 것 같아요..
앙버터
17/03/06 08:20
수정 아이콘
영화관에서 절대 자본 적 없는 제가 07년도에 영화관에서 <쓰리 타임즈>를 보고 처음으로 잤었네요 ^^
candymove
17/03/06 10:23
수정 아이콘
윽 걸러야겠네요... 아니면 잠 안 올때 보던가 해야겠네요 크크
리콜한방
17/03/06 15:01
수정 아이콘
저는 위 댓글에도 썼듯이 섭은낭 보곤 잤는데 이 영화는 달랐어요. -연애몽-파트가 40분 정도 되니 그건 꼭 보시길 추천합니다.
리니시아
17/03/06 09:22
수정 아이콘
저는 <밀리니엄 맘보> 를 꼽고 싶군요.
샤오시엔 감독은 '서기' 라는 배우를 참 매력적으로 드러내는 것 같아요
리콜한방
17/03/06 15:02
수정 아이콘
그 영화에서도 오프닝이 좋죠. 사실 [비정성시][해상화] 같이 허우 감독의 오프닝은 항상 예술의 한 경지를 보는 것 같아요.
리니시아
17/03/06 15:08
수정 아이콘
해상화는 아직 못봤군요..
비정성시는 보고 말을 못잇겠더라구요.. 다음 작품은 어떤게 나올지 기대됩니다 흐흐흐
리콜한방
17/03/06 19:23
수정 아이콘
저도 비정성시를 처음 본 게 작년이었는데 정말 놀라웠습니다. 빛과 구도를 어찌 그리 잘 사용하는지..
모든 장면을 다 제 안에 담고 싶을 정도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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