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베스트 저장소는 초창기 사이트 레이아웃에 대놓고 추천을 [산업화] 비추천을 [민주화]라고 박아 놓았었죠. 지금은 [산업화]를 [일베로]로 바꾸긴 했지만, 여전히 민주화는 그대로 있습니다.
사용자들의 의견이 다양하고 자시고가 아니라, 사이트 운영자가 대놓고 그런단 말입니다.

일베라고 해서 딱히 흉악한 죄를 많이 저지르거나 한 것도 아닌데, 왜 일베가 문제가 되었나요?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옳고 그름이 합의가 되어서, 적어도 공개적으로는 조심해서 말해야 할 가치들이 있죠. 일베는 그러한 터부(?)를 공개적으로 타격한 겁니다. 인터넷 역사상 유래없이 무례한 언사를 쏟아내었죠. 실제로 대단히 무례하고 찌질한 행동을 단체로 한 적도 있죠. 무슨 폭식투쟁이라든지 말입니다.

아무리 박정희 전두환을 편든다 할지라도, 군사 반란에 독재를 대놓고 좋은거라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저 어쩔수 없었다. 그래도 갱제는 살리지 않았느냐 하는 식으로 보통 평가를 해주죠. 그런데 일베는 독재 좋다고 대놓고 말하는 굉장한 짓을 하는겁니다. 그렇게 가장 큰 대전제였던 민주주의를 건드리기 시작하더니 차차 사회적인 약자에 대한 더러운 공격으로 내려갑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이게 맞는 번역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정치적 올바름? 그런거 쌈싸먹는거죠.

물론 일베같은 언행를 사람들이 전에도 안한건 아니에요. 그런데 현실에서는 조심했고, 거의 인터넷상에서 개인적으로 음성적으로 하던 행동이죠. 사이트에서 저렇게 노골적으로 장려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뭔가 답답하고 화가나서 욕을 하는데, 보통은 혼자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걸 굳이 길거리에 단체로 나와서 추최측의 가이드에 따라 길거리에서 욕지거리를 하면서 동네한바퀴 돈 격인겁니다. 그리고 이짓을 반복하죠. 심지어 다른동네로 가서 같은 짓을 하기도 합니다. 미친놈들소리듣기 충분하죠.

하여튼 나쁜놈들이라며 절대악처럼 찍혀서 동네북이 되었고, 너무 꼴뵈기 싫어서 저노마들이 일하는 직장에서 짤리게 만들려고 뭐 건덕지만 보이면 직장에다가 제보하고 일밍아웃시키고 인실좆하고 ATM기 만들고 하긴 하는데, 그렇다고 얘네들이 뭐 변하는것도 아니고.. 한두놈 있는것도 아니고요. 그냥 그렇게 그렇게 흘러왔습니다. 유명세가 좀 있는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자꾸 일밍아웃을 해서 욕 진탕먹거나, 혹은 일베로 오해를 받아서 곤욕을 치른 사람도 계속 생기고요. 일베로 찍힌 인사들에게 불이익을 주기위한 시도는 일상적인 놀이처럼 되었습니다. 게다가 이게 반복되다 보니 이들의 행위에 내성이 생겨 무뎌지기도 한 것 같고요. 이제 그냥 만성질환처럼 된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좋아 보였는지, 거 메갈인지 뭔지 하는데서 미러링이라는 이름으로 따라합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일베하고 똑같은 대접을 받아야죠. 오 그런데, 이건 페미니즘이라는 이름 아래, 사회적 약자라는 이름 아래, 너들도 당해보라며 비호를 받네요? 뭐라그랬더니 여성혐오가 되어버립니다. 이건 뭔 현상이지? 그런데 이것도 이상한건 아닙니다.

사실, 이것은 일베도 그랬습니다. 애국보수우익이라는 이름 아래에 정당과 단체의 비호를 받았었죠. 우리나라 보수세력은 적어도 온라인 상에서는 진짜 비빌 언덕이 없었는데, 마침 일베라는 유명한 곳이 지들이 우파라고 내세우니 좋다 싶어서 붙은거죠. 언행이야 어떻든, 애국보수사이트니깐요! 심지어는 국가가 개입하기도 합니다. 시간이 지나서 여러분들이 잊으셧는지는 모르지만, 그때는 대단했었죠. 지금이 그리 별나게 시끄러운게 아닙니다. 사람이나 단체 또는 기업을 일베로 찍어놓고 불이익을 주기위한 시도를 하느게 그렇게 대단히 새로운 광경이 아닙니다. 모든것이 일베로 시작해서 일베로 끝나던 때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메갈과 그 아류 사이트들 그리고 거기에 페미니즘이 어떻고 여성주의가 어떻고 하면서 붙는 정당이나 단체가 있다면, 이것은 새로운 광경이 아니라, 보수쪽에서 이미 한번 당(!)했던 실험을 똑같이 당하고 있는것일 겁니다. 사람은, 내가 안당해보면 모르거든요. 그러니, 혹시 메갈류가 이러한 이유로 친히 나서서 기획한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하네요.

일베라고해서 뭐 나쁜(?)짓만 하는것도 아니죠. 어떤 이는 야동사이트를 줄창 신고해서 워낭소리 뜨게 만들기도 합디다.

사회의 터부(?)를 쌩으로 거역하는것. 그 덕에 싫든 좋든 새로운 분위기가 생기기도 하고, 그저 그런줄로만 알았던 것들이, 왜 옳고 그른지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메갈이 지금 하는 짓도 아무리 포장해봤자 이정도 밖에 없습니다.

혹시 일베는 사회를 한단계 끌어 올리기 위한 거대한 실험이 아니었을까.
진실 혹은 거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