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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11/10 11:00:58
Name John
Subject [일반] 아이의 순수함은 절대적인 걸까요?
제제 논란을 지켜보는 가운데, 저는 약간 다른 시각으로 접근합니다.

아이들은 정말 순수한걸까?
정말 "무균"환경에서 키우면 천사같은 아이로 자랄까?
그들에게, 타고난 "불순함"은 없는가?
저는 있다고 봅니다.

제제를 어릴 때 감명깊게 읽으셨던 분들은 대개
제제의 "상황"을 동정하는 것 처럼 보이더라구요.

많은 분노의 "기저에는
우리 "제제"가 환경만 아니었어도, 정말 순수하고 발랄한 아이가 되었을 텐데
가학하는 상황이 잘못된 건데, 그렇게 불쌍한 제제를 어떻게
"교활하다", "더럽다"고 말할 수 있니? 라는 성토가 담긴것 같아요.

거기다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기 때문에,
그 제제라는 아이는 어느정도 "현실인"을 반영한다는
"인권"까지 있다고 좀 더 강한 가치를 부여하는 것 같습니다.
"나도 딸을 키우는데"라는 말을 하는 부모님들도 꽤 되시더군요.

일단,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작가가 책을 쓴 주제가 단순히 "자신을 동정해달라는" 목적이었다면
이 책이 이렇게 고전이 될 수 있었을까?
더 효과적인 동정을 받기 위해서는, "제제"라는 아이를 좀 더 천사같은 아이로 그렸겠죠.
왜 작품에 일종의 "위악"을 첨가한걸까요?

저는 그 이유를 이렇게 봅니다.
그냥 사람의 "본성"에는 타고난 빛과 어두움이 있고,
그 모습을 환경적인 배경과 상관없이 이해하고, 인정해 달라고 하는 것,
그게 작가의 진심이기 때문이라구요.

저도 두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입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정말 많은 행복을 느끼고 있죠
아이들은 저의 분신이 아닌 완전히 다른 인격체입니다.

하지만 "과몰입"하지 않을 수 없어요, 아무리 이성적으로 판단하려 해도
이 아이들은 나의 "분신"으로 여겨지고 완벽해지길 바랍니다.

그 과정에서, 일종의 정보 은폐/조작이 일어나는 것 같아요.
내 아이들은 "순수해", "완벽해", "정직해"... 라고.

아이들은 순수한 존재가 아니라 양면성을 지니고 있었어요.
비단 저의 과거를 돌아봐도
도둑질하고 싶은 마음, 벌레나 작은 동물에 대한 잔인성, 폭력 충동
불안함, 신경 과민 같은 많은 그늘이 있었어요.

그 모습이 "가정 폭력, 가난"이라는 환경에 의해서만 합리화 된다면
"금수저"가정에서 일어나는 아이들의 불행은 어떻게 설명이 될까요?

저는 아이들이 타고난 결점이나, 모순을 그 모습 그대로 인정하고
보듬어 가면서, "순진하지만 교활하지" / "투명하지만 더러워"
하지만 "너는 예뻐, 사랑스러워, 너는 매력적이야"

"그 모습 그대로 너를 사랑해" 라는 태도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의 근원적인 어두움을
"너의 상황이 너를 악마로 만든것 뿐이야"
"너는 착해, 순진해, 나쁜짓은 절대로 눈도 돌리지 마!"
라는 권위와 억압으로 가두고 닫아버릴게 아니라

그 악마성, 더러움, 교활함을, 다른 "창조적"인 방향으로
잘 발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제제"와 같은 소악마적 기질을 가졌던 작가는
자신의 장점을 문학에 잘 살려, 훌륭한 작품으로 녹아냈잖아요.

이번 제제 논란에서 "아이의 순수함"에 대한 성찰을 해봅니다.
우리 아이도 그렇게 잘 키워나가길 바라구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P.S. 이 글을 쓰려 하면서 몇 년만에 로그인을 했습니다.
계정을 잊어버려서 로그인 못하고 있었는데, 겨우 생각해냈습니다.
확실히 눈으로 보는 피지알과 손으로 체험하는 피지알은 재미의 급이 다르네요.
앞으로 다양한 글과 댓글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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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름발이이리
15/11/10 11:06
수정 아이콘
순수하다는 말은 선악과는 별개의 층위에 있지요. 아이들은 순수하게 선하기도 악하기도 하지요.
15/11/10 11:08
수정 아이콘
네, 저도 동의하지만. 그러면 너무 철학적인 논쟁이 되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오해"되고 있는 "순수함"이라는 의미를 썼습니다. 제 글의 목적도 결국, 선악에는 순수와 비순수를 나눌 수 없다는 거구요...
절름발이이리
15/11/10 11:20
수정 아이콘
네. 결국 본문에 동의하는 의미였습니다.
열혈둥이
15/11/10 11:22
수정 아이콘
순수함이라는 것은 무지를 좋은 말로 표현한것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어른에 비해 경험과 지식이 덜 쌓였기 때문에 어른에 비해 다른 생각을 할 뿐이지
모두들 그네들 나름대로의 계산을 하고 행동을 한다고 보거든요.

지식과 경험의 부족에서 비롯된 어른들과는 색다른 그들의 판단을 어른의 입장에서 '순수'하다 라고 애정어리게 표현할뿐이죠.
15/11/10 11:24
수정 아이콘
네. 맞습니다. 사실은 순수함이 아니라 "미숙함"이라고 쓸려고 했지만. 그러면 너무 많은 이야기가 되버리기 때문에 "순수함"이라는 단어에만 집중했습니다.
15/11/10 11:30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무지라는 단어가 좀더 어울린다고 생각하는지라.. 저도 애초에 무지를 순수함이라고 좋게 이야기 하는거라고 생각합니다.
유전자에 각인된 본능은 애초에 유전자에 이기적으로 맞춰져 있다고 생각하고요.
파란아게하
15/11/10 11:50
수정 아이콘
전반적으로 동의합니다.
조아세
15/11/10 11:25
수정 아이콘
애들이 돌던져서 사람 죽인 사건 보면, 아이들이 결코 선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죠
15/11/10 11:40
수정 아이콘
그런 "중력에 대한 호기심"이 무차별적인 살인이 되지 않도록 온갖 나쁜 호기심을 대체할만한 교육들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 소악마들이, 얼마나 할 짓이 없었으면 위험천만한 옥상을 가로질러, 중력 가속도의 충격량이 사람에 미치는 피해량을 실험해보고 싶었을까요... 안타까운 일이죠.
Judas Pain
15/11/10 11:31
수정 아이콘
순수하다는 말은 도덕적이거나 준법적이라는 말에 겹쳐지거나 치환될 성질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순수하다는 말은 사회-윤리적인 옳고 그름에 무지하다는 말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


이 무지에 의해서 아이들이 보호받을 권리가 도출되고 또 보통 어릴수록 무지하기 때문에 전 아이의 순수함을 기본으로 두는 포지션에 동의합니다.


어찌하였든 순수해도 못된 놈이 있고 순한 놈이 있으니 아이 성격 그대로 받아들이는데 무리가 없다 생각합니다.
15/11/10 11:38
수정 아이콘
네. 타고난 "강한" 악마성을 가진 아이도 있구요, 그게 사회 규범에 도저히 수용이 안되면 범죄자로 격리시켜야 되겠지만, 그런걸 풀어낼 다양한 방법이 있다고 봅니다. 많은 예술가들이 자신의 광기를 예술로 풀어냈기에 이 사회가 이렇게 윤택해진거구요. 그걸 "더럽다"고 억업하면 할 수록 더욱 큰 사회 문제가 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저를 "지나칠 정도로 괴롭히"는 짖궂은 아이들이 싫었습니다. 그런 아이들이 세상에서 사라졌으면 했죠. 하지만 그런 애들 중 일부는 낙오되지 않고, 커서 철이 들면서, 과거의 잘못에 미안함도 보이고. 사업적으로 성공하거나 예술 분야에 뛰어들어 잘 사는 걸 보면서, 어떤 천성이든, 잘 계발하면 훌륭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을 했어요.
Judas Pain
15/11/10 11:48
수정 아이콘
저는 죄를 알고도 범해야 사악함과 악마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강한 악마성에 대해선 저와 의미가 많이 다르실 거 같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제 의견들은 그렇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셔요.
구밀복검
15/11/10 11:38
수정 아이콘
저는 지금이 어릴 때보다 '순수'한 것 같네요. 어릴 때 거짓말도 더 많이 하고 욕설도 더 많이 하고 법에 저촉되는 행위도 더 많이 하고 부모님 엿도 많이 먹이고 애들도 괴롭히고 그랬죠. 이유없는 행패도 많이 부렸고 악의어린 짓도 많이 했고요. 그리고 그건 서로서로 다 마찬가지일 테죠. 해서 성인 되어서 어릴 때보다 비틀린 관념을 가지고 비틀리게 산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린 시절에 대한 포장이나 미화를 하고 있든지, 불행하게도 반사회적인 성인으로 성장했든지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15/11/10 11:52
수정 아이콘
사실, 저도 사춘기때 저를 생각해보면, 지금은 성인 군자죠. 순수는 사실 자기 자신의 "미숙했음"에 어른들이 붙인 "변명"같은 거죠. ^^;
수지느
15/11/10 11:38
수정 아이콘
그렇죠 아이가 자라서 부모도 결국 하나의 같은 인간인걸 깨닫는것처럼 부모도 아이의 다양한 면을 그대로 인정해줘야죠..
구밀복검
15/11/10 11:43
수정 아이콘
그리고 제제는 어떻게 보더라도 결코 순수한 놈은 아니죠. 아니 순수한 놈이 뽀르뚜가 처음 만났을 때 '으 이런 쇼타 아재 보소'라고 생각할 리도 없고, 자기 누나에게 창녀네 갈보네 씹년이네 욕을 할 리가...
15/11/10 11:49
수정 아이콘
제제가 겪는 상황에 "동정"느끼는 독자들을 다른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어요. 나를 "제제"라는 아이로 "과몰입"시키면서, 순진함과 발랄함을 본성으로 여기고, 그런 교활함과 더러움이 "가난과 가정 폭력"에 의해 덧입혀진 것 뿐이라고 생각하니까요.

근데 저는 제제가 "순수"하다고 봅니다. 그건 "순수한 교활함"이며, "순수한 천진무구함"이죠, 여기에 "비순수"를 더하는 것은 어른들의 나쁜 시선 뿐만 아니라 "착한"시선도 해당됩니다. 어른들이 "착한"시선으로 그건 "너의 상황이 만들어낸 일그러진 모습일 뿐이야"라고 제제를 억압한다면. 제제의 "순수한 교활함"이란 성격 자체가 부정 되는 겁니다. "착한아이"라고 그 "교활함"을 억누르게 되면, 억눌린 교활함은 온갖 일그러진 모습으로 다시 튀어나오게 되는 거죠.
구밀복검
15/11/10 11:50
수정 아이콘
네. 정확히 공감합니다.
15/11/10 11:45
수정 아이콘
순수한 악이 정말 무섭죠
arq.Gstar
15/11/10 12:33
수정 아이콘
순수한 악은 초사이어인으로도 변신하게 만드는..........
진지댓글에 드립 죄송합니다 ..ㅠㅠ
15/11/10 12:37
수정 아이콘
크크크, 빵 터졌습니다. 저는 글을 너무 진지하게 쓰는게 단점인데, 이런 댓글 감사요!
15/11/10 12:56
수정 아이콘
마인부우 보십시오 마인부우!!
yangjyess
15/11/10 19:21
수정 아이콘
저도 이장면부터 떠올랐습니다 크 충분히 진지하게요
15/11/10 11:48
수정 아이콘
순수란 말조차 모르겠어요
켈로그김
15/11/10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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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발적이고 충동적일 수 있는것 뿐이지요.
뛰어다닐 수 있고 말을 유창하게 할 나이가 되면 그리 순수하다고 할 수도 없고,
사춘기 이후의 사람들(성인이라고 통칭할 수 있는)과의 차이라면 그저 굉장히 자기 욕구에 충실하다는 겁니다.
행동동기의 순도가 높다는 점에서는 순수하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마치 지인 말만 믿고 전재산을 주식에 꼬라박는 단세포적 투기처럼 ㅡㅡ;;)
확실히 risk - benefit 을 따져볼 줄 모르는 경우가 많으니.

학습이 모자란거죠. 경험과.

사실 성인이 되어서도 학습과 경험이 부족하여, (혹은 학습 감수성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유/소아적 행태를 보이는 사람들이 많고, 우리는 그들을 지탄하고 멀리하지요 보통은.
15/11/10 11:59
수정 아이콘
돌발적이고 충동적일수 있다, 이것도 일종의 "순수한 기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김연아 양"이나, 이번에 쇼콩 우승한 "조성진 군", 아니면 예전 "이창호 사범"처럼 태어나면서부터 침착하고 부처같은 멘탈을 지닌 사람도 있거든요

이 사회에서 "돌발적, 충동적"기질은 너무 "결점'으로만 부각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어릴적에 ADHD가 있었어요. 극단적인 충동성이죠. 친구들에게 많이 따돌림을 당했죠. 그런 저의 성격은 "창조성, 유연함"과는 굉장히 잘 어울리게 되었어요. 철이 들고 나서는, 저의 "결점"이 지금 어느정도 잘 먹고사는 제 직업의 바탕이 되었구요.
켈로그김
15/11/10 12:05
수정 아이콘
나쁘게만 볼 것은 아니긴 합니다.
반대로 지나치게 억압적인 것 보다는 개인의 삶이 잘 발현될 수 있다고 봐요.

다만, 그 상태 그대로의 인간들이 모여 안정된 사회를 이룰 수 없기에,
일관되게 사회화란 "인간의 충동적 기질을 제어하는 쪽" 으로 이루어져 왔죠.
John님께서 지금 어느정도 잘 먹고 살 수 있는 것 역시 돌발적, 충동적 기질이 말살되지 않고 나름의 적정선에서 제어가 된 결과라고 봅니다.

사실, 그 기질 자체에도 선/악. 혹은 좋음/나쁨의 개념을 부여할 수는 없어요.
시소같은거죠..

'순수함' 이라는 것은 결국 돌발, 충동, 자기중심적 사고방식 등이 모여서 나타나는 현상이자 결과를 손쉽게 수식하는 하나의 구호이지
그 자체가 단일 속성으로서 존재하는건 아니라고 봅니다.
당장 이 글의 리플에서도 사람마다 '순수함' 에 대해 생각하는게 다르죠.
순례자
15/11/10 12:05
수정 아이콘
저는 소원 소재원 작가가 아이를 보는 시각이 아주 위험하다고 봅니다.
인터뷰를 보며, 저분은 아이들을 위하는건지, 자신의 신념을 위해 아이들과 함께 하는건지..
아이들은 눈물과 고통의 권리는 없고, 오직 웃고 행복하고 멋진 세상 꿈꿀 특권만 있다...
아이들은 순수함 속에, 여러가지가 속성이 들어있어요. 인형처럼 생각하면 큰일나죠.
인사이드 아웃만 봐도, 아이들에게 눈물과 고통역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게다가 제제는
솔직히 전민희 작가 책속 애들처럼, 말이 5살이지 하는짓이나 말이나 그보단 위고, 뭣보다 절대, 네버, 순수한 아이가 아니죠.
이건 번역자가 남겼던 말에도 나와있어요. 제제는 불쌍하고 천진하고 조숙하고, 교활하고 제멋대로고 초딩이고 양면성을 지닌 아이입니다.
양면성이 섹시하게 느껴졌다 단어사용으로, 아동성애자 소리 듣는데
말장난인게 섹시하단게 이미 널리 매력이란 단어로 쓰이는 마당에...
15/11/10 12:12
수정 아이콘
소재원 작가는, 걱정이 많이 됩니다. 이 분은 자신의 가설에 대한 거의 "종교적인 단계의 믿음" 까지 이르러, 이제 설득이 될 지 모르겠어요.
어제 진중권님이 모욕에 가까운 일갈을 하시던데, 이런 호통이 먹힐지도 사실 의문입니다.
순례자
15/11/10 12:18
수정 아이콘
저는 지난주 이맘때 부터, 피지알조차 무서워 한번도 들어오지 않았던 팬입니다. 피지알은 특성상 한쪽으로 몰리지 않았을것이지만, 그 긴 대화를 읽거나, 쓰거나 할 자신이 없었거든요. 그간 과정이 어찌 돌아갔느지 모르나, 처음 본 글이 님의 글이라서 다행이란 생각이 드네요. 그간 상황들에 대한 하고싶은말고 다 포기했답니다. 이 글 댓글도 하나하나 가슴 졸이며 읽었네요. 상황 자체보다, 주변의 다른것들때문에 힘들어서... 고맙습니다.
15/11/10 12:31
수정 아이콘
이런 보잘 것 없는 글로, 마음에 위안을 얻으셨다니, 제가 더 고맙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15/11/10 12:26
수정 아이콘
댓글을 찬찬히 읽어보면서, 불현듯 제가 속상했던 기억 하나가 떠올라서, 메모해 봅니다

저는 "제가 불행한 환경이 아니라는 점이" 불행했어요.
부모님은 나이가 드셔서 무뚝뚝했지만 현명한 분이셨고,
거의 흙수저에 가까운 계층이었지만 "먹고 사는"것 만큼은 큰 어려움이 없었구요.

그런데 전 늘 불안했어요, 충동적이었고, 우울했고, 외로웠습니다.
너무나 착하신 부모님을 바라보며, 그런 감정을 억누르며 "착한아이"가 되어야 했어요.
내 그늘을 이해받을 "명분"이 없었습니다. 그 점이 늘 고통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의 고통도 쉽사리 말씀드리지 못하고, 그냥 꾹꾹 눌러 담아야 했죠.
공부와 독서에 몰입하면서, 제 불안을 애써 감추려 했지만,
아무리 억눌러도, 사춘기에는 결국 터지더군요.

그런데, 그 때 폭발하지 않았더라면, 저는 아마 이 세상에서 사라졌을 것 같습니다.
문예 창작과를 가려고 미친듯이 글을 쓰던 시절이 떠오르네요.
지금은 평범한 개발자가 되서, 사랑하는 아내와 두 아이와 같이 잘 살고 있죠.

새옹지마랄까, 인생은 참 재밌는 것 같습니다.
15/11/10 16:10
수정 아이콘
'저는 "제가 불행한 환경이 아니라는 점이" 불행했어요. '
이 문장 참 이해됩니다.
우리는 늘 핑계가 필요합니다.
내가 왜 행복하지 못한지에 대해서 손가락질을 할 대상이 필요하죠.
만약 내가 탓할 외부 요인이 없다면 결국 내가 행복하지 못한 이뉴는 나 자신이라는 결론밖에 못 내리거든요.
사실 그 결론이 대다수의 경우 사실이지만 이는 매우 고통스러운 현실입니다.
지나치게 남탓하는 것도 당연히 안 좋지만 남탓을 하지 못하는 것 역시 만만치 않게 정신건강에 좋지 않죠.
15/11/10 12:35
수정 아이콘
인간의 원초적 본능은 동물과 다를 게 없겠죠. 아직 어른보다 도덕률이 덜 발달한 아이들은 기본적인 욕구 충족을 위한 행동을 많이 하는데 그게 순수한 거 아닐까요 우리는 자꾸 순수에다 도덕을 덧입혀서 남을 위하는 천사같은 행동만 순수로 봐주는 경향이 좀 있는 것 같아요. 아이들은 순수해서 더 잔인할 수도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아이는 보호해줘야 한다고 봅니다. 아직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이 잘 되지 않아서 쉽게 물들어버리니까요.
약간 새는 이야기인데 영재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 중의 하나가 도덕성의 이른 발달이라고 하더군요. 즉 정말 바르고 천사같은 아이는 유전자+교육 등 환경+사랑받음+아이큐? 이런 영향으로 유독 그렇다고 봐야하는듯해요. 보통 아이들은 악동도 많죠.
15/11/10 12:43
수정 아이콘
네. 근데 그 "보호"라는걸 정말 잘 해야 합니다. 정말 "현명하게" 보호 한다는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서, 어제 우유를 먹고 있는 아들에게 사과를 잘라줬는데,
이 녀석이 갑자기 칼을 들더니 사과를 조각조각 내기 시작하는 겁니다.
저는 기겁했죠.

꽤 날카로운 칼이었고, 그걸 다루는 모습이 위험 천만해 보일 정도로 서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마!! 위험해!! 먹는거 가지고 장난치는 거 아니야!" 라고, 소리지르고 싶은 마음을 몇 번이나 추스리고는

"아들아, 칼은 이렇게 다뤄야 하는거야, 그리고 먹는거 가지고는 장난치는거 아니니까, 여기까지만 하자."라고 다정히 말했죠.

그럼에도 이 놈이 아랑곳 하지 않고 사과 조각내기를 계속 하는겁니다... 꾹꾹 참으며 지켜봤는데
알고보니까 "사과 우유"를 만들어 먹고 싶었다는 거에요. "사과 우유" 라니, 상상도 못한 생각을 했던 거죠.
칼을 뺏어서 행동을 원천적으로 "막아버리는" 잘못된 보호를 했다면,
이 아이가 "사과 우유"라는 창의적인 결과에 도달할 수 있었을까 싶어요.

조심스럽게 위험한 행동은 바로 잡아 주면서, 그 위험한 충동이 가리키는 방향이 "받아들일 만"하다면
그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잘 이끌어주는 현명한 "보호"가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15/11/10 12:51
수정 아이콘
네 사과우유 귀엽네요 크크 당황하셨을텐데 잘 대처하셨네요 아이들은 정말 틀 밖에서 사고를 잘 하는 것 같습니다.. 미취학 아동은 직접 교육해본 적이 없는데 어려울 거 같습니다 예전에 육아 잘하시는 아주머니 보니까 계속 이유를 물어보고 왜 안되는지 설명해주고 대화를 엄청 많이 하시더라구요;;
유리한
15/11/10 14:14
수정 아이콘
그리고 아이는 믹서기에 돌이나 금속같은 딱딱한 것들을 갈아보기 시작하는데...
15/11/10 19:12
수정 아이콘
크크 파!괴! 다시보니 흉내낸 부분 오글거려서 지웠습니다ㅠㅠ
도언아빠
15/11/10 13:10
수정 아이콘
크크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요...프로즌
레고를 사주었는데 자꾸 엘사와 안나의 목아지를 뽑거나 울라프를 해체해 놓더라구요...전 엄청 당황해서 이렇게 하면 얘들이 아프겠지 그러면서 올바로 해놓으면 담 날 또 그렇게 해놓더라구요...해체후 재조합을 하던지 엄청 그로테스크하게...근데 엄마가 차근히 물어보니...울라프을 가리키면서 옷옷 그러더군요...이 녀석은 울라프만 옷을 입고 있지 않아서 나름 시도하고 있었던 거였습니다...그래서 엘사의 망토를 울라프에게 씌워주니 안 그러더라구요...무섭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습니다
스테비아
15/11/10 12:47
수정 아이콘
저는 어릴적에 착하다는 소리를 주구장창 듣고 자랐는데요. 어제 초등학교 때 일기장을 다시 살펴봤는데 누가 밉다 누가 싫다가 대부분이고....아무리 봐도 착한 아이는 아니더라구요;;
유르프세주
15/11/10 12:53
수정 아이콘
자기 나름 태어난 순수한(여기서 '순수'와 '선'은 동일하지 않고요) 아이를 현명하게 키우는게 현시대에 맞는 부모 역할이라 생각해요. 동의합니다.
도언아빠
15/11/10 13:02
수정 아이콘
매주 두 시간씩 아이의 어린이집에 가서 봉사를 하고 있는데 제 아이도 그렇고 다른 아이들도 그렇고 볼 때마다 놀랍니다...그 순수성과 그들에게 내재된 무언가가 가끔 섬뜩하기도 합니다...물론 사랑의 눈길로 바라 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지만 가끔은 화가 나기도 합니다...아직 세살바기 꼬꼬마들이지만 정말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할 때가 있어요...이 문제에 대해서는 한 번 글로 쓰고 피드백을 받고 싶네요...그 시간이 행복하기도 하지만 정말 돌아버릴 때가 있지요...
Jace Beleren
15/11/10 13:09
수정 아이콘
세살바기 꼬꼬마들이 다 내가 이해할 수 있는 행동만 하면 저는 그게 오히려 더 끔찍할것 같은데요...
도언아빠
15/11/10 13:12
수정 아이콘
그렇죠...그래도 식겁 할 때가 꽤 있습니다...크크
15/11/10 13:09
수정 아이콘
대단하십니다. 저는 사실 저희 아이들도 잘 감당하지 못합니다. 아이를 봐준다는 거 정말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는데... 응원합니다. 글도 남겨주세요.
Jace Beleren
15/11/10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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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이 하고자 하는 얘기에는 동의하지만, 표현에 대해서는 좀 많이 납득할 수 없네요. 애초에 순수함은 성인이 만든 도덕적 잣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개념입니다. 아이가 잔인한 행위를 한다고 해서 그것을 순수하지 않다고 할 수 없으며, 마찬가지로 성인이 도덕적인 행위를 한다고 해서 그것을 순수하다고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본문에서 [아이들은 순수한게 아니라,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라는 표현에는 동의 할 수 없습니다. 아이들이 양면성, 정확히 말하면 다면성을 가지고 있는것과 별개로 아이들은 순수합니다. 무지한만큼 순수합니다. 미발달된만큼 순수하며, 사고 능력이 부족한만큼 순수합니다.

마찬가지로 아이들의 가지고 있는 어떤 면에 대해 더러움, 악마적, 교활함이라는 표현을 붙이는 것도 역시나 마찬가지로 반대합니다. 그것은 배울만큼 배운 어른들이 2차적으로 생산해낸, 그것도 부정적인 표현이고, 실제로 그 표현들이 담고 있는 메시지는 아이들의 행동과는 행동 본위적으로는 전혀 일치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말씀하신대로 어른들이 생각하는 '말 잘 듣는 아이'로만 존재하는것이 아니라, 개인 개인 마다 정말로 여러가지 면을 가지고 있으며, 그중 일부는 사회에서 썩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것일지도 모르지만, 용인되는 선에서 그들이 그들 생긴 나름대로 자라서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며 살아갈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는 본문의 전반적인 내용에는 동의하지만, 아이들의 그 '여러가지 면'에다가 악마적, 더러움, 심지어 교활함이라는 표현을 쓰는것은 저는 폭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다스 페인님 말씀대로 애가 남한테 창년 갈보라고 욕하고, 때리고, 물건을 막 던진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왜 나쁜지 알려주고, 해서는 안된다고 훈육하는것을 아이가 '충분히 학습했다' 고 인지되기 전에는 그것이 '악'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단지 무지하고 돌발적이고 충동적인 행동일뿐이죠.

물론 개중에는 충분히 배울만큼 배우고도 여전히 같은 행위를 반복하는 사람들이 있을테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런 교육을 받지 못한 아이들이 도매금에 같이 팔려 나가야 할 이유는 없는거에요.
15/11/10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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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동의합니다. 그런데 여유가 있으시다면, 제가 남긴 댓글들을 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제가 생각하는 바가 Jace님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순수의 본질에 대해 논하면 너무 많은 얘기가 나와서
제가 하려는 얘기를 확실히 전달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일부러 왜곡이 들어있는 "순수함"이라는 단어를 썼습니다.

본문에서 말하는 "순수" "비순수" "양면성" 은,
Jace님께서 말하시는 "순수함"에 대해
이 사회가 바라보는 "보편적인 해석"을 가정하고 쓴 글입니다.

본문의 "교활함"은 어른의 "나쁜" 시선이 담겨있는 어휘입니다.
"영악함"정도가 가치 중립적인 단어겠죠.

그럼에도 "교활함", "악마성", "더러움"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이유는.
그런 표현에 대한 어떤 "금기"에 반대하기 때문입니다.
설사 아이가 "더럽다"고 해도, 그 더러운 이면을 바라보길 바랍니다.

책이 "더럽다"고 해서, 책의 내용이 더러운건 아니니까요.
제 글에 담긴 위악적 표현들이 거슬렸다면 죄송합니다.
Jace Beleren
15/11/10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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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악마적이고, 더럽고, 교활한 행동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말고 그 이면을 봐라' 라는 이야기와 '아이들이 하는 행동에 악마적, 더럽다, 교활하다라는 이름표를 붙이는거 자체가 성인의 잣대이다.' 라는 이야기와 별로 배치된다는 생각이 들진 않습니다. 위 댓글에도 달았지만 하고자 하는 말씀에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이 글 초반부에 제제를 언급하셨고, 순례자님처럼 제제와 연관해서 해석하시는분들이 많은 이상, 제제에 들어가 있는 교활함, 더러움이라는 표현이 아이를 대상으로 하기엔 적절하지 않은 표현임을 얘기하고 가는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서 댓글을 달았습니다. 아니 대체 어떻게 그런 가사를 쓰냐 하고 꼰대질 하려는것이 아니라, 문학의 일부로는 몰라도 실제 일반론에서는 써서는 안되는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15/11/10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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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생각의 차이인것 같아요.

적어도 피지알 정도의 "교양 있는" 곳에서는,
다양한 표현을 통해 언어가 규정짓는 고정관념들을 해소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 같은데, 저는 언어가 가진 힘이 너무 막강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 단어를 어려 방향으로 돌려보고 뒤틀어 보고, 강하게도 약하게도 사용해보면서
그 권위를 좀 약화시켜보려 애씁니다.
경우에 따라서 사전에 등재된 단어/정의된 의미만을 꼭 고집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구요.

어떤 사람의 성격을 한 단어로 "단정짓는"경우가 있는데, 어떠한 경우에도
적합한 "한 단어로" 표현되는 성격은 없다고 봅니다.

아이를 "교활하다"고 도발하면서, 그 "교활함"이면에 다채로운 색깔의 내면을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Jace Beleren
15/11/10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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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가 가진 힘이 막강하다고 생각하시면 더더욱 해서는 안되는 일이죠. 교활함, 악마적, 더러움이라는 표현은 어원부터 명백히 부정적인 표현입니다. 이런 부정적인 표현을 아이들에게 '용례에 맞지 않게 사용하면서' 그 단어가 가진 다채로운 색깔을 음미해보자는것도 역시 제가 볼때는 폭력으로만 느껴지는데요. 지금 John님이 쓰신 본문은 그런 권위 약화 운동을 할만한 내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할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하는 이야기에, 왜 교활하지도 않은 아이를 교활하다고 도발해야 하나요.

정말로 원하는것이 교활, 더럽다라는 단어의 부정적 권위에 대한 타파라면, 따로 글을 파서 아이들이랑 상관 없이 이야기하셔야 할거 같아요. 교활한것이 정말 나쁘기만한가? 더러운것은 더럽기만 한가? 라는 의문과 별개로, 일단 무지한 아이들은 교활하지도, 더럽지도 않습니다. 교활함과 더러움에 어떤 다채로운 색을 입혀도, 애초에 본인 행위에 대해 제대로 이해조차 하지 못한 아이의 행동이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더럽다, 교활하다라고 말할 수는 없는거에요.
15/11/10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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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본문에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 한 제 실책 같습니다. 피지알이니까 한 번 해본 실험이었습니다.

하지만, 만일 어떤 아이에 행동에 편견을 가진 "나쁜 어른"이 쟤 진짜 "교활한" 꼬마야 라고 험담할때.
미리 그런 단어 하나가 규정하는 "폭력성"을 시뮬레이션 한다면,
좀 더 그 아이에 대한 완곡한 이해가 가능하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왜냐하면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평가할때
"얘는 이러이러한 상황에서 이런 행동을 보였기 때문에 그걸 XXX라고 하는거야"
이렇게 서술형으로 표현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Jace님의 편견으로 보이는데 "교활하다"라는 말이 사전을 찾아보면
그렇게 대단히 부정적인 표현도 아닙니다.
"간사하고 꾀가 많다" 라는 뜻이죠

그리고 저는 저의 "교활한" 내면에 대해 인정하는 편입니다.
이미 어린 아이때부터 그랬다는것도.
학습으로 길들여지는 모습은 아니라고 봅니다.
Jace Beleren
15/11/1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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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하고 꾀가 많다"가 어떻게 대단히 부정적인 표현이 아닌가요. 간사하다의 사전적 정의가 [자기의 이익을 위하여 나쁜 꾀를 부리는 등 마음이 바르지 않다.][원칙을 따르지 아니하고 자기의 이익에 따라 변하는 성질이 있다.] 인데요. 국어 사전에서 쓸 수 있는 표현중에 풀어썼을때 '마음이 바르지 않다' 보다 더 부정적 가치를 담고 있는 표현이 얼마나 있을까요?

심지어 교활은 한자어의 어원조차도 불길한 두 동물의 우화에서 따온 단어입니다. 악마적이라는 단어하고 별 차이가 없는 단어에요.

그리고 교활함이 학습으로 길들여진다고 주장하는것이 아닙니다. 필요한만큼 학습되지 않은 행동을 교활함이라는 틀안에 구겨넣을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것은 [모든 아이가 다 교활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아무리 미성년자여도 충분한 교육을 통해서 본인에 행동 본위에 대한 이해가 완벽하다면, 교활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교활한 아이가 실제로 이 지구상 어딘가에 존재한다는것과 아이들한테 일반적으로 교활하다는 표현을 쓰는것의 적합성 유무와는 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15/11/10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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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아이들이 "일반적으로 교활하다"라는 논지의 문장을 쓴 기억이 없어요. 혹시 오해를 산 부분이 있다면 죄송합니다.

"교활하다"라는 말이 그렇게 부정적인 뜻인지 몰랐네요, 이 점은 저의 편견인것 같습니다.

"교활하다"라는 말은,
강한 긍정 표현들: "순진무구하다", "정직하다", "깨끗하다", "천사같다"와 같은 무게를 지닌 댓구로 사용했습니다.
"악마성"도 "천사같은 아이"와 대조되는 표현으로 사용한거구요.

제가 일부러 "위악적인"표현을 많이 이유는, 아이들에 대한 일반적인 시선, 표현, 평가가
너무 긍정적인 쪽으로 치우쳐 있어, 반대되는 표현으로 균형을 잡고 싶어서였구요.

이 또한 피지알이기 때문에 가능한 표현이고, 다른데다 썼으면 오해받기 십상이었겠죠.

Jace님의 일반론이 맞습니다.
하지만 이 글을 쓴 곳이 "피지알"이라는 상황에 비춰서 이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교활하다"같은 편견이 들어간 단어를 아이들의 성격을 규정짓는 데 사용하면 안된다고 동의합니다.
Jace Beleren
15/11/1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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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전 John님의 글에 반론을 제기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게 아니었습니다. John님이 일반적으로 교활하다는 논지의 문장을 쓴 기억이 없으신게 당연합니다 안 쓰셨으니까요. 그런 표현을 쓰셨으면 저는 John님 글에 아예 동의하지 않았겠죠. 그러나 저는 처음에도 말했지만 글의 내용에는 전반적으로 명백히 동의하는 편입니다. 근데 중간 중간 쓰신 표현이 뭔가 잘 매치가 안돼서 답글을 단것뿐이에요.

그 이유에 대해서는 납득이 갈만한 이유를 들었고, 저는 그 이유가 글 주제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사실 제 의견이고 절대적이지는 않습니다. 저는 John님이 어떤 이유로 저런 표현을 쓰셨건간에, 이유가 있어서 쓴 표현이라는것을 알게 된 지금은 '그렇게 하실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대의 입장인 저에게도 전혀 납득이 안가는 이유도 아니구요, 단지 John님과 달리 [별다른 이유와 고찰 없이 그런 표현을 단순히 아이들에게 가져다 붙이는것]을 경계했으면 한다는 생각에 단 리플이지 John님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려는 의도는 절대 아니었습니다.

처음에 그래서 댓글을 달까 말까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꼭 셰도복싱을 하는것 같아서요.
마텐자이트
15/11/1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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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악하다'라는 표현을 쓰는게 좋았을거 같습니다. 제제 라는 캐릭터에 '교활하다'라는 표현은 다르다와 틀리다의 기준으로 보자면 틀린거라고 생각합니다.
15/11/10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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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텐자이트 님// "영악하다"는 말은 약간 가치중립적인 말이라... :-) 저는 "착하다", "순진하다"는 말에 대비되는 부정적인 말을 일부러 좀 썼어요. "악마성", "더러움"도 마찬가지구요. 제가 보기에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의 "제제"는 작가가 일부러 첨가한 "위악"이 보입니다. 학대 받는 아이의 처절한 상황을 묘사하는데 꼭 제제같은 캐릭터를 등장시켜야 했을까 생각합니다. (그게 자전적인 소설이고, 동정받고 싶다면 오히려 자신의 모습을 미화시켰겠죠) 저는 작가의 의도를 그렇게 생각해서 일부러 위악적인 표현을 많이 썼어요... 피지알 이라서 좀 과격한 표현을 일부러 썼습니다.
王天君
15/11/1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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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버트 그레이프의 해당 장면이 순수의 개념을 잘 설명한다고 봐요.
https://youtu.be/Lai_Z-5odBc
벌레를 죽이는 것도 순수함이고, 벌레를 죽이고 난 후에 우는 것도 순수함이죠.
나머지는 제이스벨러렌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15/11/1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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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저를 "착한 아이"라고 말씀하시는 일화 중 하나가.
가로수 나뭇 가지를 정기적으로 쳐 내잖아요.
어느날 그렇게 잘라져나간 나뭇 가지를 보고 집에와서
"엄마, 나무가 너무 아플 것 같아" 라고 하면서 엉엉 울었다는 거에요.

그랬던 제가, 초등학교 4학년 즈음에,
손수 잡은 잠자리 30여 마리의 날개와 꽁무니를 하나씩 찢어
송어 양식장에 던지면서, 그걸 삼키는 광경을 재밌게 지켜봤던 적이 있죠

그 추억은 저에게, "죄악과도 비슷한"트라우마 입니다.
그걸 "순수했다"고 인정할 용기가 아직도 없어요.
15/11/12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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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모르게 할 말이 남은 찜찜한 기분이 들었는데 이 리플때문인거 같아요 JOHN님이 이게 죄악과 같은 트라우마라고 하셔서.. 근데 제3자인 제가 보기에는 엄청난 문제로 보이지 않아요. 특히 남자아이들 중에는 어렸을 때 이렇게 생물을 괴롭히는 행동을 해본 경우가 꽤 있는 것 같더라구요. 재미 호기심 그리고 일종의 폭력성도 관련되었겠지만 그게 당연한 것 같아요 인간의 본능에 포함되잖아요 그런 기억을 괴롭게 되뇌이는 시간을 거쳐서 John님이 성숙한 어른으로 잘 성장하셨다는 게 중요하죠 아니 자녀도 있다하셨으니 잘 늙으셨..크크
저는 솔직히 말해서 타고난 천성에도 표준정규분포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성선설도 성악설도 아니고 통계설 크크 고로 완전히 악인 쪽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평범한 인간이고 얼마든지 중간범위 안에서는 변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는 아직 스스로를 성찰할 기회가 많이 주어지지 않아서 관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기회를 잘 활용한 어른은 다 훌륭해요!
15/11/12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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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듯한 댓글 감사합니다.

사실 다른 일화도 많이 있는데 :-)

한번은 마당에서 개구리를 잡았는데 너무 예쁜 개구리였어요
연둣빛매끄러운 피부에다 배는 노오랗고 통통해서 먹음직스러웠죠
불현듯 먹어보면 어떨까 해서 산채로 후라이팬에 구웠는데
정작 먹어보니 맛 없어서 버린 적이 있어요.
그리고 그 개구리는... 배에 알이 꽉찬 엄마가 될 개구리였습니다.

그제서야 산채로 구워지며 그 개구리가 느꼈을 고통과
그 개구리는 임신한 엄마 개구리라는 사실을 깨닫고
생명을 함부로 다룬 어리석음 등이 후회로 밀려와
너무 슬프고 미안했고 그 후로 개구리는 파는 것도 안 먹게 되었어요.
cottonstone
15/11/11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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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글짓기 내용 중에 염소인지 개인지를 집에서 도축하는 장면을 보고 슬펐다는 애가 고깃국이 맛있었다고 하는 글이 있었다고 하죠.
어른들은 경악을 할테지만 그 아이는 순수하기 때문에 내 동물적인 입맛까지 도덕적으로 일관적이야 하는 의무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던 거예요.
그 글의 순수함을 발견할 줄 아는 어른이어야 할 거고요.
동영상과 맥락이 통하는 것 같아요.
퐁퐁퐁퐁
15/11/10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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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 대해 이런저런 의견을 가질 수 있고, 전 개인적으로 성악설 쪽을 좀 더 믿긴 합니다만.
직업 특성상 '천사같은 아이'를 신앙처럼 가지고 계신 분들을 만날 일이 많은데 정말 힘들더군요. 순수한 아이들의 잡지를 만들어야 한다며 잡지 편집부 전부 자르거나 한명만 남기고 아이들이 만들어야 한다. 아이들을 위해서 우리는 헌신해야 한다. 미래를 위해 열정페이하라 같은 내용들이었는데, 생각만 해도 소름돋습니다.
순례자
15/11/1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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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지나치려다가 소름끼쳐서 댓글 답니다. 왜냐면 제가 똑같은 경험을 했었는데, 이런글 적으면 나쁜놈이 될거 같아서 못적고 있었거든요.
저도 어떤일로 어떤 자리에 갈때, 퐁퐁퐁퐁님이 말씀하신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분명 선하고 좋은일 하는 사람들인데 생각이 고정된 경우가 꽤 있어요. 거기서 멈추면 괜찮아요. 그런데 다른 방향으로 화를 풀어요. 저는 분노조절 장애가 혹 이쪽이 아닌, 저쪽으로 가버리면 어쩌나 생각이 들었을때도 있습니다.
꽃보다할배
15/11/1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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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들이 이런 성향이 많죠 특정 종교비하는 아닙니다 선민의식이 종교의 기본바탕이니까요
15/11/10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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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외계인으로 태어나 자라면서 사람이 되어간다는 대사의 영화를 본 기억이 있는데 공감해요

자기 중심적이고 직설적이며 단편적인 면에서의 꼭지점에서 태어나
교육을 통해 타인과 자신와의 관계를 배우며 사회적인 동물...사람이 되어간다고 생각해요
15/11/10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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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하고 굶기면 순수함은 사라지고 교활해지죠
15/11/1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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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에도 동의합니다. 그런데, 그냥 그 "순수한 교활함"의 농도가 더 진해진다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는, 학대당하고 굶고 살지도 않았음에도 늘 비겁하고, 교활하고, 충동적이고, 부정적인 제 모습을 보면서
"누가 좀 날 학대해줘, 부모님이 다 돌아가셨으면 좋겠어" 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리고 그걸 절망적이고 비극적인 소설로 그려냈어요.

물론 제가 진짜 비참한 상황에 놓였다면, 저의 성격은 더 극단적으로 치솟아
사회 낙오자, 또는 범죄자로 실패한 인생을 살았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누구에게나 타고난 어두움은 다 있다고 생각해요.
금수저 집안에서도 자살하는 사람들이 나오잖아요.
"그렇게 행복한 환경에서 배부른 소리나 하고, 쯧쯧"

이런 분위기가 안 되었으면 좋겟어요.
사악군
15/11/1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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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남이 더 힘들다고 내가 안 힘든 것은 아니다'라는 말은
'내가 더 힘들다고 남이 안 힘든 것은 아니다'라는 말과 같은 말인데
사람들은 그렇게는 생각하려고 하지 않죠.
15/11/1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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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꼬싶은건 다 사줬는지도 관련이 되고 학대를 안받아도 문제 사회생활 나오면 교활한 애들 천지니까요
순수하면 쉽게 이용당하기 땜에
꽃보다할배
15/11/1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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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성선설은 없다고 봅니다 타고난 dna가 그 아이의 80프로는 좌우한다고 보거든요

얼마전 지적장애 1급 청년이 3살짜리 아기 옥상에서 던진거 아시는 분 많을텐데 그 청년 지적 수준이 3살이랍니다 이미 3살의 행동이 그러할지언데 성선설이라는 것은 도그 사운드로 봅니다

오히려 인간의 본성이 악하니 정확히 말하면 살아남기 위한 종족 본늠에 충실하니 교육과 개도로 타고난 성격을 조금이라도 개화하는 성악설이 더 맞는듯 합니다

마이너리포트라는 영화도 기본 출발이 성악설이나 그걸 절대선이 마음대로 판단할수 없는 증거주의에 대한 철학적 해석을 바탕하였습니다 안보셨으면 블록버스터라서 무겁지 않게 풀었으니 추천드립니다
15/11/10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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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 사건은. 개인적으로 그 청년의 행동이 "악"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단순히 "충동적"인 행동을 실행할 "힘"이 있었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순진한 아기들을, 몸집만 키워서 돌아다니게 한다면, 이런 문제는 많이 발생하겠죠)

그럼에도, 실제로 "싸이코패쓰"처럼 매우 심각한 정신적 결함이 있죠.
이런 유해한 정신적 결함에 대해 혈액검사처럼 객관적인 측정이 가능한
"합리적인"도구가 있다면,

저는, 조금 위험한 발상이긴 한데, 반드시 "치료제"를 개발해서 결함을 치료해야 하고
그게 불가능하다면, 그 사람을 격리시키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대부분의 정신질환의 경우 효과적인 치료제가 있다고 합니다.
꽃보다할배
15/11/1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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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이야기는 작성자 분의 가설과 같이 3살이 그대로 어른되면 딱 저 청년이란 점에서 아이들은 순진하다라는 가설은 옳지 않다 그리고 교육과 무관하게 상당수는 dna상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입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도 울음이 심한 아이 너무 얌전한 아이 이런게 교육하곤 무관하니까요
진나라
15/11/1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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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게 더 많아서 나타나는 행동을 보고 아이들이 순수하다고 느끼는게 아닐까 싶네요. 아이들에게서 느끼는 순수함이란건 한국말에 아직 서툰 외국인을 볼때 느끼는 기분과 비슷한거 같아요. 제가 어릴때만 생각해도 순수하다기보단 영악했던것같네요.
데오늬
15/11/1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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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과 감정에 충실한 거죠 뭐... 순수한게 꼭 착한 걸 의미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애들은 동물하고 비슷해요. 좋은 건 좋고 싫은 건 싫고, 먹고 싶으니까 먹고 재미있으니까 놀고.
애들도 거짓말 하고 나쁜 짓도 하지만 관찰해보면 대개 목적이 명확하죠. 재미있으니까 저질러 놓고 혼나는 건 싫으니 거짓말하고.
나쁜 짓도 대개는 이런 짓을 하면 사회적으로 지탄의 대상이 된다는 생각이 없거나,
있어도 나쁜 짓으로 얻는 이득(재미?)이 좋으니까 그 욕망이 나쁜 짓에 대한 죄책감을 초과하여 실행.
말로 표현하기 좀 어려운데 목적과 행동이 일직선인 그 부분을 순수하다고 하는 것 같아요. 인과관계가 명확하달지...
물론 속이거나 나쁜 짓도 하지만 대부분은 아 얘가 이래서 나를 속이려고 하는구나 하는 것까지 다 보이니까.
TheLasid
15/11/1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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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적으로 순수하다는게 선악의 개념과는 따로 구분되어야 한다는 말에 동의합니다.

그런데 일상적으로 쓰는 순수하다는 의미로 아이들이 순수한지에 대해 논란이 많은 이유는 순수성이 항상, 모든 상황에서 유지된다고 가정해서 그런거라고 봐요. 순수한 아이뿐만아니라 성인조차도 때때로 순수하지 못한 행동을 합니다. 혹은 특정 상황이나 부분에서는 항상 순수하지 못한 행동을 하기도 하구요. 그걸 보고 사람들은 순수한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배신감을 느끼고 더 나아가 지탄하는 것 같아요.

그건 외부의 사람들이 어떤 사람의 특정 부분만을 본 후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이다.'라고 낙인 찍어 버렸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봅니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사람은 특정 성격이나 특성만을 순수하게 지닐 수 없는데 말이죠. 사람의 성격이 정해져있고 그것이 항상 유지되며 그 사람의 행동은 보면 이 성격을 반영할 것이다. 이런 생각은 특히 동양에서 지배적인 생각인 것 같습니다.

A라는 사람이 잘못을 행하면 A는 원래 나쁜놈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이 생각이 지배적일 때의 결과는 대체로...타인의 잘못에 오히려 무감각하고 그걸 직접적으로 지적하지 않는 사회적 풍토가 생성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원래 나쁜놈이 나쁜짓을 한다고 그 사람한테 대놓고 지적할 필요가 없단거죠. 추가로 자신은 선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풍토도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잘못은 실수와 오해의 결과지 내가 나쁜놈이라 그런게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갑갑한 생각입니다. 타인에 대한 불신, 자기합리화, 인간의 개선가능성 혹은 갱상가능성 부정 등등...온갖 안좋은 생각들이 다 들어가있는 것 같아요.
존 맥러플린
15/11/1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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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순수인지, 뭐가 악이고 선인지 모르겠습니다. 성선도 성악도 선악을 정의하기 전에는 말할 수가 없네요. 사람을 죽이는건 악하고, 껌 한통 사주는건 선한가요? 잘 모르겠네요.
15/11/10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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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글은 순수를 논하는 글은 아닙니다. 선악을 구분하자는 것도 아니구요.
"법으로/도덕적으로 정해진 사회적 규범을 준수할 정도의" 인간 본성 자체를 존중하자는 이야기입니다.

어른들이 순수하지 않다는 데는 누구나 다 동의합니다. 순수하기는 커녕 이기적이고, 비열하다고 자조하죠.
그런 본인의 "결핍(?)"에 대한 동경을 아이들에게 투영해서
"아이들은, 착하고, 순수하고, 깨끗하고, 천사같은" 존재라고 여기는 것이
그 아이의 본성에 대한 억압이라는 생각입니다.

본성이 영악한 아이든, 충동적인 아이든, 소악마적 기질을 가진 아이든
그 본성이 사회적 규범에 잘 어울러질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통해 (예술, 과학 등)
그런 성향을 바른 방향으로 잘 가꿔주어야 겠다는 다짐(?)입니다.

사실 저도 자신 없어요. 애들 말 안들을 때마다 혈압이 뻗쳐서 소리지르기 일쑤...
존 맥러플린
15/11/11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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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어른들이 순수하지 않다는 것에도 별로 동의하지 못하겠습니다. 제가 무척 순수한지라.. 아직 어른이 안된건가 쩝;
나루호도 류이치
15/11/11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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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은 언제나 '경향성' 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이런 식이라면 남자가 여자보다 힘이 세다는 주장조차도 '장미란을 봐라' 이러면서 반박이 가능해집니다. 대체적으로 그렇다면 동의해야지, 극단적인 예외를 들이대서야 어떠한 주장도 불가능해집니다. 그리고 이건 사회과학의 '기초 of 기초' 문법에 해당하기도 하구요.
존 맥러플린
15/11/1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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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야 측정이 가능하니 평균을 내겠지만 순수함과 선악을 어떻게 측정하겠습니까?
나루호도 류이치
15/11/11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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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순수함과 선악에 대해서 말하고 판단합니다. '측정 불가능하다' 는 그저 본인이 옮다고 주장하기 위해서 끌어들인 억지에 불과합니다. 진짜로 사람들이 순수함과 선악에 대해서 측정하지도 못한다고 생각하시나요? '현실' 에 부합한 주장을 하시길 바랍니다. 그저 그럴듯해 보이는 억지를 끌어들이지 말고 말이죠. 만약 계속 측정 불가능하다고 주장하실거라면 사람들이 '현실' 에서 순수함에 대해서 말하지도 못하고 선악을 판단하지도 못한다는 '증거' 를 가져와 주시길 바랍니다. 아 참고로 님 혼자만의 '주장' 이 아닌 반드시 '현실' 에서 그 증거를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본인 혼자만의 망상으로 되도 않는 억지를 쓰는 인간들에 아주 진절머리가 나서 말이죠. 깊이있는 생각은 전혀 없이 내가 옮다는 것을 우기기 위해서 되도않는 헛소리를 지껄이는 인간들은 아주 경멸하는지라..
존 맥러플린
15/11/11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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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보죠. 살아있는 동물을 먹는 것은 악합니까? 어떤 사람은 그렇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다고 할 것입니다. 선한 사람은 지나가다 걸인을 보면 돈을 줍니까? 주지 않으면 선하지 않은 건가요? 힘이 센 사람이 작은 힘을 사용한다고 그 사람이 힘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어떤 꼬마가 아름다운 나비의 날개를 쥐어 뜯어 친구에게 선물한다면, 그건 선입니까, 악입니까? 그 꼬마는 선한 사람인가요, 나쁜 사람인가요? 선악을 +와 -로 측정이 가능하다면, 어떻게 이런 양면성을 동시에 가질 수 있나요? -이자 동시에 +인 좌표가 있을 있나요? 한 지점은 누군가에게는 +로, 누군가에게는 -로 보입니다. 그 것은 어떤 기준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선악의 기준을 누가 정할 수 있나요? 제 생각에는 법이 그 기준에 가장 가까운 것 같은데, 그렇다면 선악의 기준은 항상 고치고 바뀌어지나요? 그렇다면 예전엔 악이 아니었던 것이 지금은 악이 되고, 반대로 선이었던 것이 선이 아니게 될 수도 있겠지요. 길이, 무게, 질량의 단위가 선악의 기준처럼 끊임없이 바뀌던가요?

사람을 죽인다는 것은 사람 입장에서는 악이 될 수 있지요. 그러나 그 것이 사람이 아닌 동물에게도 악일까요?
나를 구하기 위해 적군을 죽인 아군은 악입니까, 선입니까?

순수하다는 것은 무엇인가요? 어린아이는 어째서 순수합니까? 별 생각이 없는 것을 순수하다고 하나요? 멍청한 것을 순수하다고 하나요? 아니면 무언가를 변함없이 믿는 것을 순수하다고 하나요? 별 뜻 없이 지렁이를 토막내면 순수하고, 지렁이의 속모습이 궁금해서 토막내면 순수하지 않습니까?

내가 이렇게 댓글을 쓰는 것은 순수한 의도인가요? 나루호도 류이치님을 진절머리나게 만든 사람들은 악인가요? 모를만한 주제에 모르겠다고 말한 것은 경멸당해야 하는 악입니까? 어디서 키배뜨다 괜히 빡치셔서 상관도 없는 저한테 화풀이하신다고 나루호도 류이치님을 악으로 측정해도 될까요? 이렇게 증거를 보여달라하여 보여드렸으니, 선악에 자신 혼자만의 망상적 잣대를 들이밀어 자기멋대로 이것은 선하고 저것은 악하다하는 멍청하도록 순수하고 오만한 판단을 내린 자신의 모습을 선한 것인지 악한 것인지 판단해보라고 제가 말해볼테니, 저의 이 말이 선한지 악한지 한번 측정해보시기 바랍니다.
나루호도 류이치
15/11/11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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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철학논쟁 따위는 전혀 관심없습니다. '현실' 은 어떠한가요? 본인의 추상적인 말장난이 아닌, 현실, 현실을 바라보길 바랍니다. 바로 이런식의 말장난이야말로 '현실' 을 전혀 도외시한 억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즉 '내가 옳단 말야' 라는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서 잘 꾸며낸 '비 현실적인 이야기' 라고 말씀드릴수 있겠네요. 허나 현실을 도외시한 이야기는 어떠한 힘도 없습니다. 즉 아무 가치가 없는 말이라는 말이죠.
존 맥러플린
15/11/11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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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적이라고 생각합니까? 법과 도덕이 헛소리로 들리십니까? 왜 고작 이딴걸 고상하다고 하시는지도 모르겠군요. 나루호도님의 순수성을 존중해 더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친동생의 팔을 자르는 것과 옆집 아저씨의 무릎을 자르는 것, 어느게 더 징역을 오래 살아야 합니까? 남자를 강간하는 것과 여자를 강간하는 것, 어느게 더 악한 행위입니까? 한번 선악을 측정해 대답해보시죠.
예전 광화문 지나갈때 어떤 사람이 개 식용을 반대한다면서 개를 먹는 것은 나쁜 행위라는 말을 했었는데 그 생각이 납니다.
나루호도 류이치
15/11/11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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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본인이 쓴 댓글을 다시 한번 돌아보세요. 얼마나 비 현실적이고 말잔치로 가득한지 말이죠. 제가 법과 도덕이 헛소리라고 했습니까? 바로 이런 식의 엉터리 오독이야말로 인터넷 논쟁을 낳는 주범입니다. 상대방이 하지도 않은 말을 자기 멋대로 상상해서 우기는 사람들 투성인데, 글을 똑바로 읽으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개 식용 이야기는 그저 님의 상상일 뿐 그 이야기와는 전혀 상관없으니 혼자 상상을 하면서 그 사람을 미워하건 말건 제 알바 아니고 저랑은 전혀 무관한 이야기이고 (부탁인데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좀 끌어들이지 마시죠. 좀 논리적으로 이야기합시다 네? 이건 논리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본인의 망상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그리고 무슨 선악을 측정할 수 없다는 억지주장을 계속 늘어놓고 있는데, 이거 하나만 물어보겠습니다. '현실' 에서도 과연 그럽니까? 아니 제가 대답해드리죠. 본인의 '망상' 이 아닌 현실에서는 다 측정가능합니다. 이거 하나만 보더라도 님이 무슨 말을 하건 현실과는 전혀 무관한 '우기기' 에 불과합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저 말싸움에서 이기기 위한 목적으로 되도 않는 이야기 지어내서 빠득빠득 우기지 마시고 '현실' 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해 보시죠. '현실' 말입니다. '현실' 에서 전혀 통하지 않는 말 같지도 않은 이야기를 진지하게 하고 있으니 이거야 원.....
흑마법사
15/11/11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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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댓글들에서도 보이지만 순수함보다는 무지가 더 가깝죠. 그래서 아이들은 선과 악 혹은 옮고 그름을 구분하기 위한 습득의 방법으로 땡깡을 부린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말이나 행동을 했을 때 부모님에게 혼나면 그게 잘못된 행동임을 인지하게 되고 칭찬을 받으면 그게 잘한 행동임을 인지하는거죠. 그래서 부모의 역할이 참 중요합니다. 요즘엔 내 새끼, 내 아이가 최고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부모가 많아서인지 자신의 모든 행동이 선악이나 시비의 구분없이 무조건 옳다고 여기는 아이들이 많은거 같아요.
15/11/1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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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함은 선악과는 다른 개념이지만
선과악으로 나누어 본다면 악의 개념이라 생각 됩니다

(고로 인간은 태어날때부터 악하지만
혼자 살 수 없기에 선한척 한다 생각 되네요..)

여담으로 순수함이 무지 일 수도 있겠지만
저는 본능 쪽에 가깝다고 생각 합니다

어린 아이 (4-8) 들이 무언가 행동하는 것은 그 자신이 생각하고 판단해서 실행 하는거라 그걸 순수함이라고 부르기 보다 무지로 인한 판단 실수로 인한 실행 이라면

1-2살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행동하고 표현하니 이게 순수함이란 말이 어울린다고 생각 됩니다
15/11/12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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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 덱스터가 갑자기 생각나네요. 싸이코패스를 다크나이트로 키우는... 하지만 사회 규범에 편입될 수 없어 FAIL. 근데 이 이야기에 통쾌함을 느낀 시청자도 있으니 "사회 규범에 올바른가"도 충분히 토론할 만한 주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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