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3/05/28 19:01:28
Name 설탕가루인형형
Subject [일반] 한 번의 고백, 한 번의 차임, 한 번의 연애, 그리고 결혼
어제 쓰다가 자진 삭제한 글인데 오늘 자유게시판의 분위기에 휩쓸려 다시 써봅니다.


전 연애를 해 본 적이 없습니다.
연애를 하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게 말이 되나? 어떻게 사랑을 하지?
쟤들이 서로 사랑한다고 하고 있지만 오래 못갈꺼야..
거봐..또 깨졌네.
역시 친구가 최고야.
게임이 최고야.
술 친구가 최고야.



그러다가 여자 술친구가 생겼습니다.
회사 동료였죠.


전 누구에게 잘보이기 위해 뭔가를 하는걸 워낙 싫어했습니다.
특히 이성에게 잘보이기 위한 과시, 내숭 등은 정말 정말 싫어했습니다.
근데 이 술친구는 남자친구가 있어서인지 상당히 편하게 술을 마실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언젠가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힘들어하는 그녀를 보게 되었습니다.
조금 감정을 추스리게 된 후 저한테 물어보더라구요.
"설탕가루인형형님은 친구들이 많으니까 괜찮은 사람 좀 소개시켜주세요~"


전 32년동안 단 한번의 소개팅, 미팅도 해본적 없는 초 앨리트 솔로부대 대장이었기 때문에 '소개팅' 이라는게 뭔지에 대해 생각해본 적도 없었습니다.
근데 진지하게 고민을 하다보니 소개팅이라는게 내가 아는 남자, 여자에 대해서 여러가지로 생각을 하게 만들더라구요.
특히 그 여자분에 대해서 생각하다보니 점점 괜찮은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고..
소개시켜줘야할 남자도 점점 괜찮은 사람으로 골라가던 중...



가장 괜찮은 사람인 저를 소개시켜 주기로 하였습니다. 크크크




약속을 잡고 찜닭집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마른침을 계속 삼키며 타이밍을 노렸습니다.

어느순간 이어진 고백..

"지난번에 소개팅 시켜달라고 했었잖아요.
생각을 해봤는데요, XX씨는 참 괜찮은 여자인것 같아요.
그래서 제 주변 사람들중에 가장 괜찮은 사람을 소개시켜주려고 해요.
바로 저요"


자신있게 말을 내 뱉었지만 이어진 정적은 저를 몹시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못 들은걸로 할께요"

라는 말과 함께 좀 기분 나쁜 듯한 표정으로 그녀는 떠나버렸습니다...OTL

32년 인생 최초의 고백과 차임이 일어난 날이었죠.



이후에 그분과 말을 하기는 어색해서 네이트로 대화를 했었는데 제가 괜찮은 사람이기는 하지만 아직 마음의 정리가 된 상황은 아니라면서 다시한번 정중하게 차 주셨습니다. ㅠㅠ


그 후로 계속 어색하게 몇달을 지내다가 다시 예전의 술친구 정도의 사이로 회복이 되었습니다.
근데 변화의 조짐이 점점 느껴졌습니다.
그녀가 네이트로 먼저 얘기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개인적인 얘기를 하는 경우도 많아지더라구요.
누구는 어떻게 고백 했는데 거절했다, 누구는 술먹고 이렇게 고백했는데 거절했다 등등...-_-

어쨌던..추석 연휴 전날이던가, 갑자기 미팅이 생겨서 밤 11시까지 회의 겸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문자가 왔습니다.

"생각해봤는데 설탕가루인형형님 괜찮은 것 같아요. 나랑 만나볼래요?"


그날 퇴근할때 커피한잔 하자고 해서 얘기를 좀 나누고 추석선물을 들어줬었는데 그때도 분위기가 상당히 좋다고 느끼긴 했었지만, 너무 갑작스러웠습니다.

미팅을 하는둥 마는둥 문자로 얘기 나누다가 같이 계신 분이 중요한 일 있으면 먼저 가보라고 하셔서 부리나케 그녀가 사는 집 쪽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다음날 새벽에 시골을 갈꺼라 술을 거의 안 마셨었습니다)



근데 그녀와는 더이상의 연락이 되지 않았고...다음날 시골을 가게 되었습니다. -_-

다음날 연락해보니 술마시고 연락해놓고 취해서 잠이 들어버렸다는...OTL

어쨌던 추석연휴 때 많은 고민을 하다가 추석 당일날 서울에 돌아가자마자 만나서 솔로부대 대장자리를 명예롭게 내려 놓게 되었습니다.




중간에는 별로 특별한거 없는 커플질이니까 생략하고... 지난주에 결혼했습니다.^^





결론) 고백, 차임, 연애, 결혼 다 쉽더라구요. 할라고만 하면 어떻게든 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번역가남편
13/05/28 19:08
수정 아이콘
될 때는 어떻게 술술 잘 풀리더라고요.. 저도 소개팅으로 만난 1살 연상녀와 1년 연애하고 결혼한지 50여일 됐군요..
설탕가루인형형
13/05/28 19:16
수정 아이콘
그러게요 특별하진 않은데 그냥 술술 진행되더라구여
13/05/28 19:10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그나저나.. 으아니.. 오늘 정말 PGR 무슨날인가요???
뭐 이런 저도 얼마전에 여친느님이 생겼습니다..만... 크크
설탕가루인형형
13/05/28 19:16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
역시 다들 커플이셨군요
13/05/28 19:10
수정 아이콘
허허... 이건 또 뭐야... ㅠㅠ...
축하드립니다... 허허...
설탕가루인형형
13/05/28 19:18
수정 아이콘
흐흐흐 분위기에 살짝 얹혀서
대통령 문재인
13/05/28 19:11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설탕가루인형형
13/05/28 19:18
수정 아이콘
영광입니다^^
honnysun
13/05/28 19:12
수정 아이콘
사내... 결혼이라니...
축하드립니다. 아우분도 어여 보내셔야죠.
설탕가루인형형
13/05/28 19:21
수정 아이콘
초반에 비밀연애 중일때 주말 에버랜드에서 데이트 하다가 십수만 인파속에 실장님한테 걸린건 안 자랑 크크
13/05/28 19:17
수정 아이콘
아 진짜 오늘 피지알 왜이래여!! 크크크크크크

동생분도 얼른 장가보내셔야죠!
설탕가루인형형
13/05/28 19:22
수정 아이콘
동생은 대학생 시절 여고생과도 사귀던 연애고수라 알아서 잘 할겁니다^^;
이쥴레이
13/05/28 19:19
수정 아이콘
동생분의 생생한 증언이 필요합니다.
설탕가루인형형
13/05/28 19:26
수정 아이콘
동생의 소원이 형수님과 술한잔 하는거였습니다 -_-
같은 소원을 가진 동생 친구의 형은 신부님이 되어 이룰 수 없는 소원이 되어버렸고, 제 동생은 소원을 이뤘죠크크
설탕가루인형
13/05/29 09:02
수정 아이콘
이 얘기 내가 할건데!!!
루카스
13/05/28 19:38
수정 아이콘
저도 회사에 관심이 있는 처자가 소개팅 해달라고 하는데 저를 소개해볼까요???크크크크
설탕가루인형형
13/05/28 20:43
수정 아이콘
크크크 성공 보장은 못합니다^^;
은하관제
13/05/28 19:52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흐흐
설탕가루인형형
13/05/28 20:44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Je ne sais quoi
13/05/28 19:55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후후
설탕가루인형형
13/05/28 20:44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커피보다홍차
13/05/28 20:11
수정 아이콘
그랬군요. 축하드립니다.
앗 뭔가 이상하다 싶어서 게시물을 검색해 보던중 설탕가루인형 님이 아니시고 설탕가루인형형 이셨네요!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설탕가루인형형
13/05/28 20:45
수정 아이콘
뭐가 이상하세요??크크
라리사리켈메v
13/05/28 20:18
수정 아이콘
이게 뭐야!!!!!!!! 비오는데 이게 뭐야!!!!!!!!!!
설탕가루인형형
13/05/28 20:46
수정 아이콘
비가 와서 오늘 분위기가 이런건가요?흐흐
너구리곰
13/05/28 20:26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저도 다음달 결혼이라...
모 별거 없죠 암요 크크
설탕가루인형형
13/05/28 20:47
수정 아이콘
한창 바쁘시겠네요~ 지나고 나니 별거 없더라구여~
피지컬보단 멘탈
13/05/28 20:29
수정 아이콘
상남자십니다
설탕가루인형형
13/05/28 20:48
수정 아이콘
전혀 그렇지 않아요^^;
선데이그후
13/05/28 20:35
수정 아이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하게 사세요
버뜨 결혼 은 실전입니다
돈땜에 스트레스 받는일 없으시길 바래요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설탕가루인형형
13/05/28 22:19
수정 아이콘
오랜만에 봽습니다~^^
스트레스 받지 않게 도와주십쇼!크크
라울리스타
13/05/28 20:40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32살의 첫사랑과 결혼이라니...로맨틱 하시네요.

여러명에게 대쉬 받았다는 증언으로 보면 여성분도 상당히 매력녀 이실듯요 크크크

역시 올인성 고백보단 차여도 곁에 쭈욱 지키고 있다보면 결국 기회는 오는가 봅니다. 사랑에 괴로워 하시는 많은 피지알러들 참고하시면 좋은 것 같네요 크크
설탕가루인형형
13/05/28 22:20
수정 아이콘
넵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13/05/28 21:02
수정 아이콘
기승반전
축하드려요.
설탕가루인형형
13/05/28 22:32
수정 아이콘
흐흐감사합니다
박하선
13/05/28 21:11
수정 아이콘
요새 피지알만 들어오면 손발이 없어지네요 "나 널 좋아하게 된거같아"에 이어 "바로 저요"라니요 ㅠㅠ
설탕가루인형형
13/05/28 22:55
수정 아이콘
흐흐흐
나름 고민한 멘트였습니다
Go_TheMarine
13/05/28 21:27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저랑 동갑인데 벌써 결혼하시다니...부럽네요...크
설탕가루인형형
13/05/28 22:56
수정 아이콘
지금 제 나이는 모르시지 않나요??
벌써라고 하기엔 좀 많죠..^^;
Go_TheMarine
13/05/29 00:01
수정 아이콘
32 아니신가요? 아 33세일수도 있겠군요.
어쨌든 축하드려요 크
13/05/28 21:47
수정 아이콘
아... 이게 뭐에요 ㅠㅠ 속상해 피지알을 끊어야 하나요??????
설탕가루인형형
13/05/28 22:56
수정 아이콘
같이 염장을 지르도록 노력하시는게 좋지 않을까요??크크
그래도아직은태연
13/05/28 21:55
수정 아이콘
아 이게 뭐야 진짜 ㅜㅜ 비오는데 더 우울해지네요
엉엉엉엉엉엉 ㅜㅜ
설탕가루인형형
13/05/28 22:57
수정 아이콘
태연...이 있잖아요...ㅠㅠ
있어요399원
13/05/28 22:35
수정 아이콘
이 글은 좋쁜 글이다...ㅠㅠ 축하드립니다.
설탕가루인형형
13/05/28 22:57
수정 아이콘
크크크 좋쁜 글이라니...^^:
인간흑인대머리남캐
13/05/28 22:36
수정 아이콘
제 기준에서 솔로부대 준장이셨군요... 존경스럽습니다.. 결혼까지 하신 마당에 심한 뒷북이지만 전역을 축하드리며 앞 길 또한 창창하시길...
설탕가루인형형
13/05/28 22:58
수정 아이콘
준장밖에 안되나요??^^;
대부분의 계급표에서 원수, 대마법사 지위를 획득한줄 알았는데...
달달한고양이
13/05/28 22:58
수정 아이콘
전개가 너무 빠르시자나요!!!! ㅠㅡㅠ 마음의 준비도 안되어있었는데 헉헉
암튼 오늘 피지알 아름답네요...크크
설탕가루인형형
13/05/29 10:16
수정 아이콘
좋은분 만나실꺼에요~^^ 아니 만나고 계신가?^^:
홍승식
13/05/29 02:44
수정 아이콘
아니...
그동안 아무런 말도 없이 갑자기 혼자 배신하면 어쩌란 말입니까. ㅠㅠ
남은 사람에 대한 예의를 생각해서 소개팅좀.. (굽신굽신.)
설탕가루인형형
13/05/29 10:16
수정 아이콘
크크크.
생기발랄
13/05/29 11:54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이번 주간이 유부남 커밍아웃 주간이군요. 흐흐흐
여하튼간.....웰컴투 유부월드~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4101 [일반] 자게 광고쟁이 검거! 철컹철컹 (부제: 염장글, 그 진실은..?) [130] 어린시절로망임창정용8703 13/05/29 8703 72
44100 [일반] 요즘 왜들 이러십니까? [46] 자이체프6539 13/05/29 6539 2
44099 [일반] 문고본이 원서인 책의 판형에 대한 아쉬움... [15] 투투피치4297 13/05/28 4297 0
44098 [일반] 청부살인하고 피해자 아버지가 어렵게 잡아 넣어도 병원특실에서 편히 있을 수 있었네요. [50] gibbous9893 13/05/28 9893 3
44097 [일반] 수직적 예의범절 [130] 키루신7970 13/05/28 7970 0
44096 [일반] 실전으로 좀 the 알아보는 the 이야기... [15] Neandertal4145 13/05/28 4145 0
44095 [일반] 유머게시판을 보면서. [78] Cool Gray7381 13/05/28 7381 13
44094 [일반] 한 번의 고백, 한 번의 차임, 한 번의 연애, 그리고 결혼 [53] 설탕가루인형형7585 13/05/28 7585 1
44093 [일반] [책 소개] 굿바이 사교육 - 한국의 모든 학부모님에게 [11] DarkSide7665 13/05/28 7665 0
44092 [일반] 살기 참 팍팍하시죠? 중국에서 사는 것도 괜찮아요.. [58] 칭다오15225 13/05/28 15225 1
44091 [일반] 당신, 설마 유부남이 되고 싶단 말인가요? [89] 글곰8422 13/05/28 8422 13
44090 [일반] 그 오빠 이야기 [48] 달달한고양이5576 13/05/28 5576 0
44089 [일반] KBS 다큐, "아베의 질주"를 보고 [17] 어리버리6038 13/05/28 6038 0
44088 [일반] 300일간의 짧은(?) 이야기 [93] Walk through me5674 13/05/28 5674 3
44086 [일반] 이번 물벼락 사태로 배운 위기 관리 노하우 [27] 사과씨5746 13/05/28 5746 0
44085 [일반] [열여섯번째 소개] 이방인 (L'Etranger) [19] par333k5088 13/05/28 5088 0
44084 [일반] 정관사 the를 아십니까? [41] Neandertal10680 13/05/28 10680 6
44083 [일반] CL/앤드류최의 뮤비와 레인보우의 티저, 비스트/엠블랙의 티저 이미지가 공개되었습니다. [22] 효연짱팬세우실8704 13/05/28 8704 0
44082 [일반] 국경없는 의사회를 아시나요? [12] OrBef6218 13/05/28 6218 3
44081 [일반] 어느 장애인 소녀의 등교길 [6] par333k4507 13/05/28 4507 17
44080 [일반] 충격입니다. 이숭용 전 선수가 대놓고 약물실토. [75] 가디언의꿈은무리군주14278 13/05/28 14278 0
44078 [일반] 내멋대로 뽑아본 여성 R&B 소울 앨범 10선 [6] 애플보요6225 13/05/28 6225 2
44077 [일반] 프로스포츠와 존중의 문제 [5] Depi3588 13/05/28 3588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