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LOL 하는 SCV 입니다.
비록 손이 잭스다 못해서 심해에서도 발리는 수준에 멘탈은 슬라이드글라스 멘탈이라 AI전만 줄창 하는 레벨 15 밖에 안되는 쪼렙 소환사이긴 하지만,
오늘 친구들과 어떤 게임 형태를 개발? 해서 해봤는데 의외로 재미있어서 한번 적어볼까 합니다.
게임 이름은 저희끼리는 술래잡기라고 불렀지만, 사실은 추노나 Catch me if you can에 가깝고,
게임의 본질은 '딜레마' 인 것 같습니다.
롣로 스타에서처럼 1:1:1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하고 궁리하다가 만들게 되었네요.
룰은 이렇습니다. 일단 제가 15렙 밖에 안되고, 할 줄 아는 챔프가 리븐, 트리 이런거 밖에 없어서 추적자에게 불리한 룰일 수도 있습니다만, 해보시면서 밸런스 조절을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조절할 만한 요소는 많으니까요.
1. 인원은 3인입니다. 맵은 일단 소환사의 협곡에서 시작했습니다. 넓으니까요.
2. 한 명의 도망자와, 두 명의 추적자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도망자는 블루, 두 추적자는 퍼플로 시작합니다.
3. 각 승리조건/패배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 도망자가 먼저 12렙 (레벨은 상황에 따라 조절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을 찍거나, 도망자의 킬수 - 추적자의 킬수 = 3이면 승리합니다.
- 추적자들은 도망자가 12렙을 찍기 전에 추적자 킬수 - 도망자 킬 수 = 3이 되면 승리합니다.
다만, 추적자의 공동의 승리는 아니고, 위의 수치가 3이 되는 마지막 킬을 올리는 추적자만이 승리합니다.
4. 도망자는 챔프에 제한이 없으나, 추적자는 원거리 평타를 가진 챔프여서는 안됩니다. 밴 개념을 넣어도 될것 같습니다.
5. 게임이 시작되면, 도망자는 미드에서 6렙까지 프리파밍을 합니다. 게임 종료시 까지 정글몹을 파밍할 수 있습니다.
추적자는 각각 탑, 봇을 가도 되고 혹은 서로의 파밍을 견제해도 됩니다. 단, 게임 종료시 까지 정글몹을 파밍해서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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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룰로 2경기를 했습니다. 저는 리븐 밖에 못해서 리븐을, 나머지 두 사람은 트페와 트린을 갔습니다.
트페가 6렙 궁을 찍고 쉽게 이길 것으로 전망되었으나, 제가 귀신같이(?) 트페가 궁을 찍을 때 마다 적 미니언 시야 밖에서 타워를 껴안고 있어서 뻘궁이 되었습니다.
이 경기에는 도망자의 승리조건이 따로 없이 추적자들 간의 대결이었고, 결국 트린이 3킬째 막타(?)를 치면서 승리했습니다.
2경기 역시 저는 리븐, 나머지 두 사람은 케넨과 리신을 갔습니다.
초반 파밍중 케넨이 타워에 사망하여, 추적자가 킬 스코어 -1로 시작했습니다.
저는 아까보다 더 열심히 다녔지만 이번엔 두 사람이 와드를 몽땅 박기 시작했고 -_-...
저는 그래도 타워를 껴안고 열심히 CS도 먹고 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그와중에 케넨에게 뒤를 잡혔지만 스턴 쓰고 E, 점멸, 유체화로 빠져나가면서, 점화가 걸렸지만 다행히 야몽과 쿨감신이 있어서 정말 극적인 순간에 쿨이 끝나서 피 60을 남기고 생존했습니다.
그런데 혼선을 준답시고 카정을 갔다가... 촘촘히 박혀있는 와드에 걸려 횡사하고,
이후 타워를 껴안고 어떻게든 버텨보려 했으나 케넨에게 콤보를 넣다 죽었습니다.
이 때, 리신을 잡으신 분의 판단이 압권이었는데, 이대로 제가 사망하면 케넨을 잡은 분이 승리하므로,
타워에게 맞고서 저한테 달려들어서 딜을 다 맞은겁니다. 만약 리신이 죽게 되면 킬스코어가 깎이기 때문에 케넨을 잡으신 분은 승리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결국 저는 사망... 하고 케넨의 승....
게임을 하고 보니 딜레마가 미묘한 긴장감을 주어서 좋았습니다.
예를 들면,
- 두 추적자는 도망자가 미드에서 6렙으로 시작하고, 자기들은 5렙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도망자가 12렙 찍기 전에 잡으려면 서로 어느 정도는 협력해야 합니다. 하지만 킬 스코어가 1이 남은 상황에서는 정말 신경전이 치열해집니다.
추적자들은 와드를 박으면 자기에게 이득이지만, 다른 추적자에게도 이득이 생깁니다. 이는 경기 초중반에 킬스코어가 1이 남을 때 까지는 협력의 바탕이 되지만 이후는 오히려 승리를 빼앗길 수도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게다가 다른 추적자에 비해 템이 그만큼 늦어지므로 혼자서만 와드를 많이 가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또 안 갈수도 없는게, 와드가 없으면 도망자 잡기가 힘들어지고, 도망자는 그 사이에 돌아다니며 카정도 하고, 재빨리 쌓인 CS도 먹고 튀고, 도망가는 척 하면서 부쉬에서 텔을 타거나 포탈을 타며 상대를 농락할 수 있습니다. 진짜 코앞까지 왔는데 부쉬에서 포탈을 성공적으로 탔을 때의 그 쾌감이란....
그래서 추적자들 사이에서는 킬스코어와 와드 때문에 딜레마가 발생합니다.
또한, 추적자들은 파밍을 하자니 도망자를 잡기가 힘들고, 도망자를 잡으러 다니자니 CS를 못먹고, 하는 사이의 딜레마도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 도망자는 렙을 올려야 승리하지만, 렙을 올리기 위해서는 정글링이나 잽싸게 타워 앞에 쌓인 CS를 먹어야 하기 때문에 돌아다녀야 합니다. 초반에는 레벨이 좀 앞서지만 협력하는 추적자를 킬을 내거나 따돌리기는 힘들어지고, 후반에는 추적자들이 잘 컸기 때문에 물리면 죽게 됩니다. 그렇다고 와드를 박자니 템이 딸려서 죽기도 쉽고 레벨 올리기도 어려워집니다. 대신 버프몹을 다 먹을 수 있고, 상대방 정글에서 카정도 가능하므로 샥샥샥 피해다니며 재미있는 숨바꼭질을 하며 버티다 보면, 후반에 추적자들끼리 경쟁하는 틈을 타서 귀신같이 정글링을 하고 도망다니며 레벨링을 해서 이길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물론, 제가 챔프폭이 넓지 않아서 어떤 챔프가 절대적으로 이러한 형식의 게임에 OP가 될 수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적절한 제약을 걸거나 해서 조절하면 괜찮을 것도 같습니다. 오면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도망자는 도주기가 좋고 탱키한 챔프로, 이속과 경험치룬 등을 사용하는게 좋을거 같다 등의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또 추적자 OP는 가만히 앉아서 킬스틸을 할 수 있는 카서스가 괜찮지 않나 이런 이야기도 나왔네요. 진짜 다 잡아놓은 도망자 머리위에 빨간줄이 뜨면 도망자한테 힐이라도 넣어주고 싶은 심정일 수도 있겠네요. 아니면 다이브 해서 죽어주거나 ㅠㅠ
세 명이서 롤을 어떻게 하면 재미있을지 궁리하다가 만들어낸 방식인데, 친한 친구 세 분이 계시면 한분은 관전하거나 3인큐 돌리고 하는 것도 좋지만, 이런 방식의 게임을 즐겨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