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3/06/01 02:16:29 |
Name |
주저리주저리~ |
Subject |
두 외국인..!! |
제가 오늘 그러니까 정확히 말하면 어제 당구장 알바를 하고
있었습니다.
카운터를 보고 있었죠.
그런데 쑥~ 들어오는 외국인 2명...
들어오더니 저한테 미숙한 발음으로 "알뇽 할쉐요"라고 말하고는
한번 웃어 보이더니 코팅이 된 쪽지 하나를 내미는 것이었습니다.
거기엔 대충 "저의 이름은 누구와 누구 입니다. 공부하러 한국에
왔는데 학비에 보태려고 팔고 있습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더군요.
전 알바할때는 지갑을 가지고 다니지 않아서 돈이 없어서 사지 못하고
사장님한테 쪽지를 보여 드려쬬.
그러자 사장님은 그냥 돌려 보내라고 하더군요.
나는 두 외국인(남자와 여자였음)에게 가서 "Sorry"라는 짧은 말
과 함께 쪽지를 돌려 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외국인은 웃으며 한마디 더 하더군요.
"솔님"
제가 의아한 표정으로 보니까 다시한번 "솔님"이러더군요.
곧 "솔님"이 "손님"이라는 말을 알아듣고 약간 주저했습니다.
(저희 가게에 온 손님인데 물건 팔아 달라고 가서 말하기가
조금 그렇더군요 -_-;)
근데 할수 없이 옆에 계시던 분에게 쪽지를 보여 드렸습니다.
그러니가 가치 당구 치시던 분이 혼자말 비슷하게 "얼마지?"라고 하시
길래 제가 외국인 에게가서 "How much?"라고 물어보자
또 미숙한 한국어 발음으로 쇼핑백을 가르치며 "쎄궤 말논"이라고
하더군요.
(쇼핑 백에는 양말이 들어 있었습니다.)
제 "세 개에 만원 이라는데요."라고 하니까 약간 머뭇 거리시더니
안산다고 하시더군요.
전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두 외국인에게 다시한번
"Sorry"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 외국인은 기분 나쁜 표정은 찾아 볼 수 없고 되려 웃으며
쪽지를 받고는 "졸은 하루 댈세요"라고
말하고 가더군요.
그런데,
.
.
.
.
.
그 외국인은 나갈때까지 창피하게 여기는 모습같은건 찾아 볼수 없었
습니다.
오히려 마치 그 당당한 두 눈빛은 나한테 "너라면 돈 한푼 없이
공부하려고 아는사람 하나도 없는 외국에가서 나처럼 열심히 생활 할수
있어?"
라고 묻는 것만 같았습니다.
집에와서 다시 생각해 보니 그동안 제 용돈은 제가 벌어 쓴다고 생각하며
조금이나마 우쭐댔던... 저를..
그 두 외국인의 당당한 눈빛이 절 부끄럽게
만들더 군요.
학비 마련을 위해 여러 가게를 돌아다니며 그런걸 팔려고 돌아다니
면서도 당당했던 그 외국인의 눈빛...
아마 저라면 그런 돈 한푼 없고 아는사람 하나 없는 곳으로 가는
유학은 같은 것 조차도 생각하지 않았겠지요.
* 근데 설마 그 외국인 사기꾼은 아니게쬬 ㅡㅡㅋ
나라의 지성인임을 자처하는 대학생이 된
주저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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