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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2/11/24 01:57:35 |
Name |
황무지 |
Subject |
뒷북! 그래도 유효! |
저는 솔직히... 스타크래프트 실력도 하수~에다가 리그 관전시작한 것도 얼마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경기를 이러저러하게 분석할 능력도 안 되지요
이 플레이어는 저 플레이어는 이러저러한 특징에 주로 쓰는 빌드는 이렇고 장점은, 단점은... 그런 말 할 능력이 못됩니다.
아, 그래도, 저도,
라면을 끓이다가 별 생각 없이 tv를 켰는데
딱 1경기가 끝나고 (1경기 시작할 타이밍이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_-)
2경기를 시작하려는 그 타이밍! 이더군요... 허허...
어차피 경기 내용 이래저래 이야기 해 봤자 뒷북!인데다가 말한다고 잘 말할 자신도 없어서 그냥 대충...
"첩혈쌍웅"이라는 영화 제목이 생각났습니다. '첩혈쌍웅'이라는 말에 이처럼 잘 어울릴 라이벌전이 어디 있겠습니까? (없기야 하겠습니까 ㅎ.ㅎ; 다만 '드물 것이다', '많지는 않을 것이다'라는 뜻...)
이 경기는 그들이 왜 '스타급'인가...알 수 있게 하는, '네임밸류'를 증명하는 경기였습니다.
김동수 선수가 리콜을 주루룩 했을 때, 솔직히 당한 쪽으로서는 얼마나 당황스럽겠습니까. 하지만 임요환선수 표정은 커녕 눈썹 한올, 머리털 한올 흔들리지 않더군요 (물론, 그 속이야 어떻게 알겠습니까...) 게다가 그걸 막아내다니...
그리고 착실히 준비해 온 비장의 초식이 먹히는 듯... 하다가 막혔는데도 눈썹, 머리털은 커녕 콧털 하나 흔들리지 않는 김동수 선수... 필살기가 막히고 불리한 상황에서도 전혀 위축된 모습같은 것은 없었지요.
참, 임테란이나 김플토나...
경기가 끝나는 그 순간, gg가 나오는 그 순간까지는 어쩌면 '확신' 일지도 모르는 승리에 대한 집념의 불꽃이 절대, 결코 사그라들지 않는 것 같이 보입니다. 그들의 플레이는 경기가 끝나기 전에는 '졌다'라는 단정을 내릴 수 없는 바로 그런 것이죠.
그리고 그만큼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마우스와 키보드를 불태웠기에!
"재밌었나요? 그랬으면 된거죠" 라는 쿨한 멘트를 날릴 수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멘트가 멋지다고 느낄 수 있게 됩니다)
김동수선수에 대한 글이 많은 것은 당연합니다. 그의 모습을 스타리그에서 보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니까요. 그걸 생각한다면 절대 '가림토 포에버'라는 열렬한 마음을 담은 글들은 오버도, 이상한 반응도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떠나가는 누군가를 아쉬워하는 것은 '인지상정' 아니던가요... 그것도 다름 아닌 가림토임에야... 그렇죠? 그렇죠?
우리는 @선수, *선수, %선수,... 각각의 플레이어들의 '팬'이기 이전에
'스타크래프트'의 팬이며, '스타크래프트 리그'와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들의 팬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누구의 팬, 누구의 팬... 그걸 생각하기 전에 '우리의 플레이어들'을 생각하는 팬들,
그래서 프로게임리그를 좋아하고 그 팬들을 좋아하고 그 팬들의 공간인 pgr을 좋아한답니다. 그렇죠? 그렇죠?
저는 프로야구의 오랜 팬입니다. 솔직히, 프로게임리그에 맛을 들여 보기 시작한 것은 프로야구의 팬으로서 지낸 시간들에 비하면 '새발의 피' 수준에 가깝죠.
그러나, 신선했습니다. 신선합니다. 아마도 무대의 주인공들이 젊고 순수한 청(소)년들이라 그런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무대의 플레이어, 스타와 팬들간의 피드백이 이처럼 잘 되고 팬과 스타가 이처럼 '오붓한' 분위기를 만드는 '프로리그'가 또 어디에 있단 말입니까? 이처럼 멋진 마당 멋진 동네인데... 그 속에 있다는 것, '프로게임리그'의 팬으로서 관전하고 경기를 즐긴다는 것... 그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멋진 일입니다.
우리의 '스타들'을 아껴야 하겠습니다.
ps. 라면의 국물은 면발 속으로 흡수되어 면발은 탱탱~ 으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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