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2/10/09 23:54:59 |
Name |
황무지 |
Subject |
한권의 책 |
'감동'받은 책은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는 대개 문학작품을 꼽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저의 '감동적인 한권의 책'은
철학책이군요
에른스트 블로흐 저
'희망의 원리' 제 4권 '자유와 질서' (솔 출판사)
에른스트 블로흐는 마르크시스트, 굳이 따지자면 프랑크푸르트학파라고 할만합니다
(아도르노나 마르쿠제 등과는 학문적인 노선이 다르기는 하지만...)
그의 저서 '희망의 원리'는 고대로부터 현대까지, 그리스 철학자들의 생각들부터 칼 마르크스의 저작까지... 유토피아론에 대한 탐구인데요.
유토피아에 대한 정의, 왜 유토피아인가?, 그리고
인간이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해 온 노력들과 '계획들'을 보여주고 해설합니다.
칸트나 헤겔등의 독일 철학자들의 저작이 읽는데 수고로움이 많이 들기는 하지만
블로흐의 '자유와 질서'는 철학책이기는 하지만 어떤 관념을 논증하거나 논리를 설파하려는 것이 목적은 아닌지라... 읽기에 어렵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철학자의 저작이기는 하지만 높은 문학성을 지녔다고까지 말하고 싶을 정도이니까요
(물론, 그런 '문학성'이 논리자체를 해치지는 않습니다)
자유와 질서... 제가 이 책을 읽고 세운 나름의 명제랄까요 그런 것이 있습니다.
'자유'와 '질서'는 양립하는 것이 아니다.
'자유'와 '질서'는 이상적인 사회, 민주사회를 위한 테제이다.
'질서'는 '자유'의 완전한 구현을 위해 복무하는, 과정이며 도구이다.
그리고, 내가 인간의 사회를 살면서 인간의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한다는 것이 결국에는 나 자신을 위하는 것임을 새삼 깨닫게 된 계기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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