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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05/29 20:58:25
Name addict.
Subject [잡설] 戰力의 집중.
‘은하영웅전설’에서 저자인 다나까 요시끼가 가장 강조하는 전략의 핵심은 2가지입니다.
1) 보급 2) 전력의 집중.

다곤 섬멸전을 재현하려던 아스타테 회전의 동맹군은
2배가 넘는 전력을 3분하여 3방향에서 포위 공격하려 합니다.
나이 많은 참모들은 라인하르트에게 퇴각할 것을 상신하죠.
라인하르트는 비웃습니다.

전체 병력은 동맹군이 많더라도.
아직 포위가 완성된 것이 아닌 이상, 우리가 전장을 설정할 수 있다.
우리가 설정한 전장에서 우리 병력이 많다면
전체가 몇 배든 상관할 필요 없이, 각개격파하면 그 뿐이다.
병력이 분산된 적에 비해, 집중된 우리가 현재 유리하단 걸 아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제국군엔 인재가 없단 말인가?


이재훈 선수는 저번주에 매우 뼈아픈 패배를 당했습니다.
그 패인을 여러가지로 분석할 수 있겠지만,
전 그의 ‘한량토스’(누군지 모르지만 별호한번 잘 지었습니다) 기질상의 독기.부족과
위에 나온 전략의 기본. ‘전력 집중의 원칙’을 위배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테란의 부대들은 정말 집중될수록 그 강함이
산술급수적이 아니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특성이 있죠.
결국 임테란의 드랍쉽 전법도 끊임없는 게릴라로 상대방 병력의 집중을 방해하며
자신은 병력을 집중해 나가기 위한 수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임테란을 능가하는 드랍쉽 매니아로 알려진 박경태 선수의 성적이 그리 좋지 못했던 것은
게릴라에만 신경쓰다가 정작 중요한 병력의 집중.을 놓쳤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요새는 하도 저그 유저들이 드랍쉽 대비를 철저하게 하니
드랍쉽 게릴라 자체의 효용성이 떨어졌습니다만.)

이번 종족 최강전 1,2,3차전에서 이윤열 선수는 전부 빠른 멀티.를 선택했었고
그렇게 방어할 공간이 넓어진 이윤열 선수의 진영의 빈공간을 소수의 병력으로
양방치기 전법을 통해 교란 시킨 뒤, 결국 집중된 병력으로
상대 병력이 모일 틈을 허용치 않음으로써 거둔 완승이었습니다.
모든 전투에서(1차전의 다템 활용을 제외하곤)
항상 이재훈 선수의 병력이 상대방을 압도했습니다.

저번 주에 패했던 요인을 그대로 승인으로 바꾸어 놓은 이재훈 선수와
(거기에다 피곤함이 역력했던 눈매속에 갈무리되어 있던 독기<!>까지)
승리의 요인을 잊어 버리고 너무 똑같은 전술로만 일관하여
이리저리 끌려 다니다 완패한 이윤열 선수의 대조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죠.



그런데, 경기 외적인 전력 요인을 살펴 보면 어떨 까요?
이윤열 선수는 화요일 전까지 연승중인 iTV랭킹전, 무한 종족 최강전과
KPGA투어 4강에 진출해 있는 상태입니다.
좀 어처구니 없었던 것이 화요일날 좀 일찍 집에 들어와서 습관적으로 티비를 켜보니
‘iTV 열전 게임챔프’가 진행중이었습니다.

저그 vs 테란의 경기였는데 저그의 유리한 상황중에서도 테란이 어찌어찌 막더니
역전하는, (편집했음에도) 꽤 장기전에 명승부였습니다. 설마 했는데 나중에 보니
그 경기 테란이 이윤열 선수더군요.
그 순간 전 (전혀 관계없을지도 모르지만) ‘오늘 이윤열 지겠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재훈 선수도 보조를 맞추려는 듯 ‘리플레이 스폐셜’에 얼굴을 비추었습니다만,
다른 리그에 부담이 전혀 없는 이재훈 선수와
거의 모든 리그에서 (단판 승부가 아닌) 결전을 앞둔 이윤열 선수간에  
전력의 집중/분산도를 생각해 보면 너무나 계산이 뻔합니다.
(정말로 이윤열 선수가 챌린지 리그에 불참한 게 천만 다행이었다는 생각까지 드는 건..)

물론 이윤열 선수가 요새 워낙 잘하다 보니 그런 것이겠죠.
잘하니까 이기고, 이기니까 계속 나오게 되고.
그런데, 제 머리 속엔 왠지. 이윤열 선수가 ‘소모’되고 있다는 생각. 떠나지 않았습니다.

연승제를 채택하고 있는 ‘iTV 랭킹전’과
‘geMBC 무한종족 최강전’ 담당자에게 꼭 묻고 싶습니다.
연승을 하게 되면 어떤 프리미엄이 있는 건지.
(같은 연승제 방식의 ‘베틀랠름 리그’는 좀 애교스럽지만 연승에 따른 프리미엄이 있더군요)

만약 어떤 프리미엄이 없이, 연승하면 다음 주에
(임태주 기자님이 가르쳐 주신대로) 5~15만원에 달하는 출연료를 더 받고.
거기에 덤으로 ‘대단합니다’, ‘천재…’, ‘아트네요’ 같은 찬사를 듣는 것이 전부라면..
설마 그렇지는 않을 거라곤 생각합니다만,
혹시라도 그렇다면 지금 소모되고 있는 이윤열 선수가, 그리고 또 새롭게 혜성같이 등장하여
소모될 이름 모를 선수가 매우 불쌍해집니다. 최소한 저는 말이죠…

예? 그렇게 소모되도, 소모라도 되길 원하는 프로게이머가 줄을 섰다구요?
에이…농담이시죠?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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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5/29 21:41
수정 아이콘
스포츠에선 '시합은 연습처럼, 연습은 시합처럼'인데...
이윤열선수 정도의 실력으로, 각각의 방송국 시합에서 다양하게 많은 선수들과 매일같이 연속해서 시합하는 게, 오히려 이윤열선수의 실력 향상에 플러스가 되면 되었지, 그걸 소모... 라고... 말할 것 까지는... 싶은데요?
02/05/29 21:53
수정 아이콘
안녕하세요. p.p님. 항상 격려의 리플.남겨주시는데 이제야 인사드립니다. (꾸벅) ^^ 물론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 측면이 없지는 않습니다. 방송경기 경험이라는 것은 경기력의 중요한 측면이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방송사의 입장에서 '우린 너에게 그런 기회를 제공하니 감사히 출연료를 챙기거라'라는 자세는 곤란하다는 거죠. 연승제라는 제도를 도입해서 어떤 리그를 만들어 간다면 (다승왕에 대한 시상이 있다면야 모르겠지만) 분명 연승에 대한 인센티브가 없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02/05/29 22:08
수정 아이콘
단순히 다승의 이점이 방송출연 횟수의 증가에 그친다면. 그건 분명 소모성 기획이라는 겁니다. 그런 소모성 기획은 빨리 없어져야 할텐데(그런 면에서 온게임넷 라이벌 리벤지가 없어지고 챌린지 리그가 들어선 것은 좋은 시도라고 평가), 랭킹전과 종족전엔 그 혐의가 있지 않나..해서 적어본 것입니다. 흠. 제가 알기론 이윤열 선수 서울거주자가 아니죠? 제가 자세한 스켸쥴까지야 알 순 없습니다만, 왔다갔다 하는 시간들. 또 방송이란게 가면 바로 딱 시작하고, 끝나면 그냥 바로 오고, 이런 건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기다리는 시간들 만만치 않을 듯. 잦은 스켸쥴은 임테란에게서 보이듯이 경기력 저하로 이어지고, 그 징후를 전 이번 종족전에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한 경기, 한 경기를 치밀하게 준비한 이재훈 선수와 그렇지 못한 이윤열 선수의 대조적인 모습에서 말이죠. 물론 한두번 질 수도 있는 거겠지만, 전 이윤열 선수가 한번 완패당했다고 이러는 것은 아닙니다. 예전에 임태주 기자가 지적했던 '임테란의 역설'이라는 전례도 있습니다. 이윤열 선수도 같은 딜레마에 빠질 소지가 보입니다. 그럼, 그런 전철을 밟게 하지 않을려고 방송사는 어떤 노력을 하는가? 이게 제 질문입니다. 잘하는 선수가 바쁜건 당연하다. 그럼 그 바쁨에 대해 '제대로' 보상하는냐가 문젠거죠.
02/05/29 22:09
수정 아이콘
어이구, addict.님 당황스럽게... ^^ 저 뿐만 아니라 많은 pgr 가족들이 어딕트님의 논리정연한 글의 팬일...거라고 생각합니다 ^^ (저는 확실한데, 딴분들을 제 임의로... 끌어 들이려다 보니, 좀... ^^;;;)
플겜어들에 대한 어딕트님의 사랑과 보호해 주고 싶은 마음은 님의 글에서 충분히 느껴집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프로게이머의 토양이 풍부하지 못한 상황에서, 그나마 팬들이 좋아하고 보고 싶어하는 선수가 방송에 자주 나와 주는게, 비록 그 선수는 다소 힘들더라도 저변 확충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연승에 대한 인센티브가 있으면 물론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요. 근데 좀 다른 말이기는 하지만, 임요환선수와 신인선수의 출연료에 차등이 있나요? 어떻게 보면 그런 부분, 임테란의 출연료가 높아야 정당한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 어딕트님의 견해는 어떠신지요?
02/05/29 22:16
수정 아이콘
젤 걱정되는 것은, 저도 그렇게 적었듯이 그런 이벤트성 대회에라도 나가지 못하는 쟁쟁한 프로들이 대기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런 현실속에서 방송사가 프로게이머들을 '소모'시킬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많습니다. 싼 값에 데려다 경기 시키고, 이래저래 경기력이 떨어지면 새로운 얼굴로 교체하면 된다는 생각말이죠(매우 단순논리라는 건 저도 알고 있습니다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용자가 노동자를 다루는 방법은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생각) 물론 전 겜방송국에서 일하시는 PD분들은 대단한 열정으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시는 분들이며, 저보다 훨씬 더 게임문화와 프로게임계에 애정을 가지고 계시다고 생각합니다만, 개인의 열정과 기호와 상관없이 속해 있는 조직의 논리, 시스템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PD분들은 프로게이머 개개인을 매우 아끼시지만, 방송국의 시스템은 그들을 '소모'시키고 있는 건 아니냐는 거죠. 아니라면, 제가 잘 몰라서 쓸데 없는 걱정을 하는 거라면 정말 다행입니다. ^^
궁금플토
02/05/29 22:22
수정 아이콘
엥? ㅡㅡ;;;
제가 애딕트님의 글주제에서 저만큼 비껴나있었다는;;
ㅜ_ㅜ 제 리플 삭제하겠슴다.. ;;;
솔직히..전혀 그런방향으로 생각해본적이 없어서요.^^
여러가지 측면으로 생각을 하게끔 만들어주시네요.
02/05/29 22:26
수정 아이콘
헛. 궁금플토님 지우실 필욘 전혀...^^;; 관심에 감사드릴뿐.
02/05/29 22:38
수정 아이콘
p.p님이 말씀하시는 출연료 차등.은 저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찌되었건 잘나가는 사람의 한시간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한시간은 다르게 가치를 매겨주어야 하는게 자본주의식 공정함.이니까요.(머 탤런트나 가수들은 당연히 받아들이는 부분이니까요) 그런데 구체적인 기준으로 들어가면 좀 힘들듯 합니다. 팬클럽 크기에 따른 등급 분류? KPGA나 PGR랭킹에 따른 등급 분류? 젤 좋은 건 방송사 내부 기준을 세우는 것이겠죠. 겜 방송국 작가/PD분들이 고민하셔야 할 또 다른 문제가 아닐지. ^^;
02/05/29 23:28
수정 아이콘
죄송한데여...임요환선수나 이윤열선수가 속한 is 팀은 머하는곳이져?
스케쥴이나 선수관리하는 메니지먼트같은 소속사로 알구 있는데....ㅡㅡ;
어째서 선수의 개인시간이나 연습할시간...선수들의 피곤도...다른방송사출연이나 이벤트행사출연에 관한거까지
방송사에서 고려를 해야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도저히 모르겠네요....
여기저기 불려다니느라 연습할 시간이 없는 스케쥴에 관한걸 방송사에서 고려해줘야 하나요?
그러면 도대체 방송사는 몇가지를 해야되는건지...
대회 리그를 만들어야지....방송해야지....선수들관리 해줘야되구...
시청율 생각해야되구...
좀 기형적인거 같다는 생각이..ㅡㅡ;
그냥 주절거려봤음다....
02/05/30 03:23
수정 아이콘
아~ 박경태선수...드랍쉽으로 재미만보다가 결국은 지는 게임...정말 인상깊었는데...근데 드랍쉽보면서 감탄을 금치 못했죠...결과는 아쉬웠으나 게릴라내용은 알찼답니다...
스톰 샤~워
02/05/31 17:39
수정 아이콘
방송경기 많이 하면 오히려 전력에 도움이 된다는 말씀은 동감하기 힘드네요. 그건 방송출연이 거의 힘들거나 없는 사람들의 경우에나 타당한 이야기일거구요. 지금의 스타경기는 거의 극한의 수준까지 경기력이 향상되었죠. 이런상태에서는 그냥 게임을 통한 경험으로 발전할 수 있는게 아니라 치밀한 연구와 검토, 실험을 통한 검증과 보완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여기저기 휘둘리면 과연 그렇게 치밀하게 준비하고 연구할 수 있겠느냐라는 거죠. 그냥 아무 생각없이 나와서 게임해보고 임기응변으로 대처하는 경험을 쌓는다고 해서 전력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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