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1/09/28 21:52:40
Name Its_all_light
Subject [일반] [역사] 에디슨이 최초가 아니라고? / 전기조명의 역사
1. 너무 뜨겁고 비쌌던 최초의 전기 조명

험프리 데이비의 아크등
[험프리 데이비의 아크등]

19세기 초 알렌산드로 볼타가 최초의 현대식 배터리인 '파일'을 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험프리 데이비가 1802년 최초의 전깃불인 아크등을 만들었어요. 아크등은 전극 사이에 전류를 흘러주면 전극이 가열돼 열전자를 방출하는 아크방전의 원리로 빛을 내는데요. 1844년 파리의 콩코드 광장에 처음 사용되었고, 이후 유럽 전역으로 퍼졌죠. 하지만 너무 밝은 밝기와 열 그리고 가격 때문에 제한적으로만 사용되었죠.



2. 백열전구의 발명가는 에디슨이 아니었습니다!

린제이의 전구
[제임스 보우먼 린제이의 전구]

흔히들 토마스 에디슨이 백열전구를 발명했다고 알고 있지만, 에디슨의 전구가 등장하기 45년 전 이미 제임스 보우먼 린제이가 1835년 백열전구를 고안했죠. 1875년엔 조지프 윌슨 스완이 개량된 백열전구를 특허 신청하기도 했고요.

당시까지 백열전구는 탄소, 백금-이리듐 합금, 석면으로 필라멘트를 만들고 질소를 주입하거나 진공 상태로 필라멘트를 폐쇄하여 만들었는데요. 탄소는 바스러지고 백금은 발광 상태에서 녹아내리는 문제가 있고 값도 비쌌어요. 이를 개선한 것이 바로 토머스 에디슨 인거죠. 에디슨은 1879년 대나무를 탄화시킨 필라멘트를 이용해 전구를 개량했어요. 그리고 1910년에는 쿨리지가 우리가 흔히 아는 텅스텐 필라멘트를 발명해, 전구가 더 밝고 수명이 길어지게 되었죠.



3. 백열전구를 뛰어넘은 할로겐등

백열전구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시도는 계속되었는데요. 에디슨이 설립한 회사 ‘제너럴 일렉트릭’에서 1959년 개발한 할로겐등도 그 노력의 일환이죠. 할로겐등은 진공 상태의 전구 안에 아르곤, 질소와 같은 비활성 기체와 브롬, 염소와 같은 할로겐 화합물이 첨가된 구조로 되어 있는데요. 이러한 구조로 텅스텐의 증발을 억제할 수 있고, 백열전구보다 더 높은 온도에도 필라멘트가 견딜 수 있죠. 결과적으로 백열전구보다 2~3배의 수명을 가지고 있고, 높은 발광 효율을 낼 수 있어요.



4. 곧 역사속으로 사라질 형광등의 짧은 역사

가이슬러관
[가이슬러관]

한편 아크방전의 원리로 빛을 내는 아크등, 백열전구 외에도 양이온 충돌로 빛을 내는 조명기기도 발명되었어요. 이를 글로방전이라고 하는데요. 이러한 원리는 마이클 패러데이에 의해 처음 관측되었죠. 패러데이는 진공 유리관 양쪽에 금속 필라멘트로 된 전극을 연결하고 고압을 흘려주었는데요, 음극과 양극 양쪽에서 빛이 났죠.

1856년에는 플뤼커와 요한 하인리히 빌헬름 가이슬러가 더 강력한 진공관을 제작하여 패러데이의 실험을 재현했는데, 유리관 전체에서 빛이 나는 것을 발견했어요. 이는 가이슬러관이라고 불리며 1880년대 무렵 장식용 도구로 판매되었죠.

글로방전을 이용해 최초로 상용화한 조명은 네온램프입니다. 네온은 1898년 윌리엄 램지와 모리스 트래버스가 당시 새롭게 발견된 아르곤과 헬륨의 성질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발견했어요. 이후 1902년 프랑스의 '에어 리퀴드' 사에서 네온을 공기에서 분리하여 판매하였고, 1910년에는 네온램프를, 1912년에는 네온사인을 판매하기 시작했죠.

당시 네온의 문제점은 일반 가정이나 직장에서 사용하는 백색광을 만들지 못한다는 점이었는데요. 1926년 에드먼드 저머에 의해 백색 형광등이 등장하게 되죠. 백색 형광등은 유리관 내벽에 형광물질을 바르고, 수은과 아르곤 가스를 넣어 전류를 흘려보내는 구조로 되어있는데요. 1938년 '제너럴 일렉트릭' 사에 의해서 상용화되죠. 형광등은 백열전구보다 부피도 크고 안정기도 필요했지만, 경제적으로 더 효율적이었기 때문에 1990년대 중반까지 널리 쓰였죠.



5. 전기조명계의 타노스 LED

LED의 원리
[LED의 원리]


형광등은 수은을 포함하기 때문에 환경문제를 일으키는데요. 그 때문에 형광등은 고발광다이오드(LED)로 대체되고 있죠. 형광등뿐만 아니라 백열전구, 할로겐등도 에너지 효율을 문제로 퇴출당하고 LED로 바뀌고 있죠.

LED는 반도체의 PN 접합으로 전자가 가지는 에너지가 직접 빛으로 변환되는 구조로, 1962년 닉 홀로이악이 개발한 적색 발광 다이오드(GsAsP형)가 최초의 가시광선 LED이에요. 1960년대에는 가격이 높았으나 구조가 간단하고, 재료의 발전으로 점차 저렴해졌죠.



6. 국내 최초의 전등

전기시등도
[전기시등도  ©전기박물관]

1883년 고종 때 미국에 파견된 사절단인 보빙사는 에디슨의 회사에 방문했어요. 이들은 귀국 후 고종에게 전등을 도입하는 것을 건의했는데요. 임오군란을 겪은 고종은 궁궐을 환하게 밝히는 데 동의했죠.

이후 경복궁내 향정원 연못에 당시 아시아 최고의 증기기관식 화력발전기를 설치했고, 1887년 3월 왕과 왕비의 처소였던 건청궁을 중심으로 700여 개의 전구에서 불이 켜졌죠. 당시 사용했던 전등은 아크등으로 많은 전력을 소모했고, 발전기의 소음도 심했어요. 그래서 얼마 가지 않아 전등을 잘 켜지 않게 되었다고 하네요.



참고문헌
제인 브록스. (2013). 인간이 만든 빛의 세계사. 을유문화사.
F.A. Furfari. (2001). A different kind of chemistry: a history of tungsten halogen lamps. IEEE
민병근. (2015). 우리나라의 전기 발상지 최초의 전등소, 경복궁 복원발굴로 찾아내다. Journal of the Electric World



<이전글>
[역사] 돈까스는 사실 프랑스에서 온거거든요
[역사] 사람보다 사자가 먼저 탑승한 엘리베이터
[역사] 자주 보는데 이름 모르는 '그것'들
[역사] 내가 신고있는 운동화, 나름 역사와 전통이 있다구! / 스니커즈의 역사
[역사] 첫 보행자 사망사고 낸 자동차는 시속 6km / 자동차 사고의 역사
[역사] 가라오케는 왜 한국에서만 노래방이라고 부를까? / 노래방의 역사[역사] 최초의 마스크는 동물 방광 / 마스크의 역사
[역사] 김치는 정말 중국에서 유래했을까? / 김치의 역사
[역사] 에어컨 만든 사람 노벨평화상 줘라 / 에어컨의 역사
[역사] 치킨 복음 / 국내 치킨의 역사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단비아빠
21/09/28 21:58
수정 아이콘
에디슨이 만든 전구도 수명이 고작 40시간이었다고 하는데...
하루에 2시간씩 아껴서 켜도 20일 밖에 못버티는군요..
어마어마한 사치품이었겠는데요...
코세워다크
21/09/28 22:05
수정 아이콘
40시간은 무명실로 만든 필라멘트로 알고있고 상용화한 대나무 필라멘트는 1200시간 지속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정치] [공지] 정치카테고리 운영 규칙을 변경합니다. [허들 적용 완료] [126] 오호 20/12/30 275596 0
공지 [일반] 자유게시판 글 작성시의 표현 사용에 대해 다시 공지드립니다. [16] empty 19/02/25 341570 10
공지 [일반] [필독] 성인 정보를 포함하는 글에 대한 공지입니다 [51] OrBef 16/05/03 463496 29
공지 [일반] 통합 규정(2019.11.8. 개정) [2] jjohny=쿠마 19/11/08 337868 3
102734 [일반] 아케인 시즌2 리뷰 - 스포 다량 [7] Kaestro585 24/11/23 585 0
102733 [일반] DDP 야경을 뒤로 하고 프로미스나인 'DM' 커버 댄스를 촬영하였습니다. [6] 메존일각750 24/11/23 750 5
102732 [일반] 잘 알려진 UAP(구 UFO) 목격담 중 하나 [9] a-ha2422 24/11/23 2422 2
102731 [일반] 지하아이돌 공연을 즐겨보자 [10] 뭉땡쓰2288 24/11/23 2288 1
102730 [일반] 노스볼트의 파산, 파국으로 가는 EU 배터리 내재화 [71] 어강됴리8533 24/11/23 8533 4
102729 [일반] 한나라가 멸망한 이유: 외환(外患) [6] 식별3375 24/11/22 3375 14
102728 [일반]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 52. 윗입술/웃는모습 갹(⿱仌口)에서 파생된 한자들 [3] 계층방정2144 24/11/22 2144 3
102726 [일반] 동덕여대 총학 "래커칠은 우리와 무관" [185] a-ha16090 24/11/22 16090 22
102725 [일반] 조금 다른 아이를 키우는 일상 4 [17] Poe3835 24/11/22 3835 29
102724 [일반] AI 시대에도 수다스러운 인싸가 언어를 더 잘 배우더라 [10] 깃털달린뱀2918 24/11/22 2918 4
102723 [일반] 러시아가 어제 발사했다는 ICBM, 순항미사일과 뭐가 다른가? [30] 겨울삼각형3445 24/11/22 3445 0
102722 [일반] 국제 결혼정보회사 이용 후기 [41] 디에아스타5129 24/11/22 5129 39
102721 [정치] 미래의 감시사회는 유토피아가 될 것인가..? [10] Restar1440 24/11/22 1440 0
102720 [일반] 갈수록 진화하는 보이스피싱 조심하세요 [9] 밥과글1964 24/11/22 1964 6
102718 [일반] 영어 컨텐츠와 ChatGPT 번역의 특이점 그리고 한국의 미래 [15] 번개맞은씨앗2278 24/11/22 2278 8
102717 [정치] 김소연 "이준석 성상납 도와준 수행원 자살" [113] 물러나라Y9514 24/11/22 9514 0
102716 [일반] 요즘 근황 [42] 공기청정기7577 24/11/21 7577 16
102715 [일반] 좋아하는 꽃은 무엇일까요? 출간 이벤트 당첨자 발표와 함께! [16] 망각2254 24/11/21 2254 3
102714 [정치] 한동훈, 당내게시판 윤석열 비방 관련 경찰 요청 거부 [134] 물러나라Y10246 24/11/21 10246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