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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29 09:05
고등학교 시절부터 점점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타더니, 지금은 자기소개할 때 MBTI는 사실상 필수가 되버렸어요 흐흐… 친숙한 성격 테스트에 이런 역사가 있는 줄은 몰랐네요!
21/06/29 09:17
이걸 가지고 무슨 객관적 평가지표에만 쓰지 않는다면 MBTI는 개인에 대한 성향을 직관적으로 참고할 수 있는 아주 훌륭한 툴이죠.
이걸 혈액형과 비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너무 맹신하는 사람들에 대한 반발감으로 나온거겠지만 사실 혈액형 수준과는 차이가 있죠.
21/06/29 09:27
MBTI를 가지고 뭔가 연구할 마음은 안 들지만, 유형론이 갖는 매력과 파급력 하나는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NEO-PI-R 하고 나서 내 외향성의 어떤 하위 요인의 점수가 몇 점이고, 친화성의 어떤 하위 요인의 점수는 몇 점이고.. 블라블라 설명하는 것보다 나는 'OOOO형인데, 너는?' 하는 것이 직관적이고 빠르고 비교하는 재미도 있고 그렇죠. 아카데미에 있을 때는 MBTI 쳐다도 안 봤지만, 밖에 나온 지금은 그 유행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는 편입니다.
21/06/29 09:36
MBTI는 자신이 생각하는 혹은 자신이 바라는 자신의 유형에 대해 구분할 수 있는 좋은 참고자료죠.
그런데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 실제 자신은 다를 수도 있고 신뢰성이 좀 떨어지는 문제가 있긴 합니다만 혈액형 성격론과 같은 선상에서 논할 자료는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MBTI는 참고자료로만 써야지 거기에 의존하거나 맹신할 자료는 절대 아니라고도 생각합니다.
21/06/29 09:36
요즘 mbti는 그냥 혈액형 성격설하고 동급인거 같아요.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게 아니라, 소비되는 양상이 똑같습니다. 크크
21/06/29 09:41
가끔 혈액형 성격론이랑 동치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어이가 없습니다. 소비 형태가 비슷하긴 하지만 퀄리티는 넘사벽이죠. 그리고 인터넷에서 대충 검사하지 말고 제대로된 기관에 가서 상담자 조력을 받아 검사하시길 바랍니다.
21/06/29 09:49
보통 인터넷에서 대충 검사하고 나는 XXXX유형이야 라고 하고 다니면서 아예 성격 유형에 맞춰서 행동하는 사람마저 나오니 혈액형 성격설과 동급 취급이 되는것 같습니다.
21/06/29 11:00
근데 다들 인터넷에서 대충 검사 하지 않나요?
제대로 된 기관에 가서 상담자의 조력을 받아 검사한 사람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21/06/29 11:40
전 공익근무할 때 병무청에서 한번, 대학생 때 학생심리상담센터에서 한번 총 두번 했습니다. 대학생이시면 심리상담센터 같은 곳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21/06/29 11:24
혹시 제 댓글보고 말씀하시는거면, MBTI가 혈액형성결설같은 사이비라는게 아니라 말그대로 소비양상이 똑같다는 말이었습니다. 3분안에 끝나는 흥미위주 검사하나 하고, 나는 xxxx유형인데 xxxx랑 잘 어울리고~, 나 yyyy여서 ~흘 잘 못하는데... 이런 일련의 대중적 소비과정이 딱 혈액형성격설이거든요. 크크
21/06/29 11:43
성격별 궁합이라 하는 것은 MBTI가 아니라 생각합니다. 그건 찌라시 같은 거죠. 누가 만든 건지도 모르겠고, 따라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무엇 말이죠. 그와 정반대로 뭔가 심도 있는 얘기를 들으려면, 칼융의 <성격유형>이란 책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외향성과 내향성을 구분지어 이야기하고 있는데, 프로이트 및 아들러와 구별되는 칼융 자신의 정신분석학 특징을 보여주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프로이트와 아들러의 관점은 똑같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고 한 가지 유형만을 반영하고 있다.' - 칼융 <심리유형> 왜 MBTI가 비과학적인가 하면, 정신분석학이 상당부분 비과학적이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MBTI는 칼융의 성격유형에서 비롯된 검사인 것이고요.
21/06/29 09:50
심리학적으로 유효성이 검증된 툴은 그냥 big 5(OCEAN)에게 맡기고, MBTI는 그냥 친교를 위한 가벼운 아이템으로 소비해도 마음 편한 대상인 듯 합니다. 대화를 틀 때 연예인 이야기부터 시작하는 것처럼, 사람과 친해지는 과정에서 MBTI 이야기는 꽤나 쓸만하죠. 그 연예인을 좋아하든 관심이 있든 상관없으며, 내가 MBTI를 신뢰하든 아니든 상관없는 거죠.
21/06/29 10:08
1. 경제성
: 느슨한 정보지만, 빠르게 전달하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1/16을 고작 한 단어로 전달하죠. 16개 유형 중에는 상대적으로 가장 가깝다는 게 되니까요. 사람 성격을 대략적으로 빠르게 전달하는 다른 대안은 딱히 없다고 생각합니다. 구구절절 자기 성격을 이야기하려면 시간도 걸리고, 실은 그렇게 말할 기회도 별로 없는 것이고요. 2. 다양성 : 사람을 구분할 때, 연령으로 구분하기도 하고, 성별로 구분하기도 하고, 지역으로 구분하기도 하고, 빈부로 구분하기도 하고, 학벌로 구분하기도 하고, 직업으로 구분하기도 하고, 인종으로 구분하기도 하고 등등인데, 각각에 차별이 있고 갈등이 있죠. 인간은 관념적 특성이 있기에, 사람을 구분없이 보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고, 그렇다면 '다양한 관점'으로 나누어보는게 오히려 건강한 거라 생각합니다. 게다가 16개 유형은 전체적으로 어디가 우월하고 열등한 것없이 대등한 것으로 소개하고 있고, 다만 각 유형별로 건강/불건강을 이야기할 뿐이며, 따라서 그 점에 유용성이 있는 거라 생각합니다. 3. 정체성 : 사람들간 성격차이로 문제가 생겼을 때, 나만 이상한 사람 아니구나, 다른 사람들도 그러는구나, 이건 내가 뭘 잘못한게 아니라 성격 차이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고 그로인해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부분이 있는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성격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보게 되고, 그런게 인간 사회에서 유용한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실은 이점 때문에 흥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외모는 눈에 잘 보이는데, 성격은 안 보이는 부분이 상당하니까요. 그런 점을 느슨하게 부정확하게나마 꺼내주는 거죠. 집단주의에서 개인주의로 가는 추세인데, 그렇다면 집단에 대한 이해가 아니라, 개인에 대한 이해가 높아져야 하고, 나는 어떤 집단에 속하는 사람이라면서 정체성을 갖는 부분이 약해지고, 개인 그대로의 정체성을 이해하고 사람들이 받아주길 바라는데, 말로 쉽게 표현하기 곤란한 부분들을 건드리면서 나타내주니 그것이 개인주의와 얽혀서 나름의 효용을 발휘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이건 성차별도 없고요. 성갈등을 희석시키는 면에서도 이로운 거라 생각합니다. 날면 새요, 날지 못하면 새가 아니라고 알고 있을 때, 그건 정확한 얘기가 아니지만, 대강의 쓸모는 있는 것이듯 유형 구별의 부정확성은 그와 유사한 것이며, 또한 사람들이 구체적인 경험들을 축적하다보면, 하나의 유형에서도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각 유형별로 실력이 뛰어나거나 품성이 뛰어난 사람들을 따라하려는 동기가 생길 수도 있는 거라 생각하고요. 아무튼 그래서 저는 정확성에 문제가 있는게 맞고, 단정적으로 해석할 경우의 위험이 있는 것도 맞지만, 여러 숨겨진 이로움이 있고, 단점도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는 보완이 되는 것이기에 긍정적으로 봅니다.
21/06/29 18:48
좋은 해석이십니다흐흐 경제성 부분은 정말 동감합니다 또 검사 시간에서도 경제적이라고 생각되네요. 예전 대학교 기숙사들어갈때 심리검사만 1시간 넘게했던 거 생각하면 mbti는 혁명이죠크크
21/06/29 10:15
MBTI가 현대 심리학 기준으로 보면 과학적 근거가 미약한 건 맞지만, 대증요법 차원에서 일반인들도 비교적 쉽게 검사하고 해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검사해보니 그 동안 내가 왜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왔을까에 대해서 설명이 되는 것 같더라구요.
21/06/29 10:25
MBTI는 동일 집단에서 시간차를 두고 반복측정 해보면 E or I 를 제외하고는 의외로 많이 바뀝니다. 애초에 정규분포 가정을 깡그리 무시하고 출발하는 거라서 신뢰도 측면에서는 꽝입니다. 물론 아주 좋은 친교의 수단이기는 하죠.
21/06/29 10:54
얼마전에 질문게시판에도 MBTI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글이 올라와서 댓글이 많이 달렸죠.
https://cdn.pgr21.com/qna/155406 같이 읽어보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21/06/29 12:20
혹시 실례지만 MBTI가 어떻게 나오세요? 그동안 피지알에서 활동하시는거 보면 진짜 전형적인 ENTP 그 자체이신 것 같은데... 요새는 잘 안보이지만 이리님이나 와!님도 그렇고요,
21/06/29 12:27
(대충 들켰다! 짤)
ENTP 맞습니다. 십 몆년 전에 처음에 돈 주고 정식 MBTI 검사 해봤을 때 이후로, 정식검사든 약식검사든 항상 ENTP가 나왔습니다.
21/06/29 13:49
답변 감사합니다. 저도 사실 MBTI검사 자체를 그렇게 신뢰하지는 않지만, 성격을 참 잘도 관찰하고 묘사해서 분류해놨다 싶더라고요. 자신에 대한 이해도가 아주 높은 사람은 16개 결과 중에 하나 셀프로 고르는 것 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21/06/29 11:58
제가 mbti 좀 공부하면서 많이 느끼는건데, mbti 검사 자체가 '당사자의 정확한 자기인식'을 필요로하는게 제일 문제입니다 (...)
저 검사문항들 답하다보면, 실제 자기 모습에 체크하기보다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자기 모습'에 체크하기 쉽거든요. 지표 자체는 생각할부분이 많은데, 정작 검사 자체가 당사자의 정확한 자기인식을 전제로 하다보니 ;;
21/06/29 18:57
그래서 질문을 만들때 최대한 신경쓰죠. 결과 예측이 잘 안되게끔..
근데 mbti는 결과가 단순한 탓인지 조금만 익숙해져도 질문이 의도하는 결과가 눈에 보이죠. 폼k쯤 가면 비교적 문항이 복잡해지지만, 그래봤자라 (....)
21/06/29 12:27
MBTI를 하면서 제 자신에 대해 대단히 많이 배웠고, 또 제 주위 사람들을 많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전부 다르다는 걸 MBTI로 배웠죠. MBTI는 정말 삶에 도움이 많이 됩니다.
21/06/29 13:00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다른데 지금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건 유사과학 맞죠.
저도 제 유형 읽다 보면 비슷한 거 같긴 합니다만. 너무들 맹신하더라고요 덕분에 확증편향이 엄청 심해졌죠. 근데 오프라인에선 딱히 MBTI 얘기한적이 없네요.
21/06/29 13:53
항상 좋은 글 감사드려요~
전 MBTI 어느정도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공부까지는 아니지만 여기저기서 관련 정보들 수집하면서 사회생활 하거나 나를 아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피지알러분들 MBTI도 궁금하네요 크크 전 ISFP입니다!
21/06/29 15:53
이야 이거 참 신기한 글이네요. 심리 검사가 지금 같이 사람 사이의 궁합을 알아보거나 하는 용도로 만들어졌을거라 생각하진 않았지만, 정말 노골적인 직무연관성과 정신질환을 진단하는 용도로 시작된 것이었군요. 개개인의 정신상태를 측정하는 것에 대한 수요는 다른 개개인보다는 국가나 집단 단위에서 제기되는 수요이긴 한가봅니다.
21/06/29 18:54
국가 성장을 위해서라면 개인을 어느정도 희생시킬 수 있는 시대였기에 나타난 양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재밌게 봐주신 것 같아 기쁘네요흐흐
21/06/29 15:54
scale이 양자택일이라는 거 빼면 Big5랑 크게 다를 것도 없긴하죠.
재미로 참고할만한 수준은 되고, 혈액형까지 갖다댈 건 아니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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