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3은 완벽함과 조화를 뜻하는 숫자로 여겨져왔습니다. 천하삼분지계라던가, 삼위일체라던가, 삼연벙이라던가,삼수범이라던가.
그래서 영화계에서도 트릴로지를 시리즈로 구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유명한 대부 트릴로지라던가, 히어로 영화의 전기를 마련한 놀란의 베트맨 트릴로지라던가, 박찬욱이라는 이름을 널리 알린 복수 트릴로지라던가.
가끔 한 뮤지션의 커리어를 훑다 보면 감성이나 소재, 장르가 비슷하게 구성된 곡들이 귀에 걸립니다. 그래서 제가 제 맘대로 구성한 트릴로지 시리즈를 폴더링해놓고 듣곤 하죠. 오늘 소개해 드릴 트릴로지는 임창정 형님의 [추억 트릴로지]입니다. (물론 이름은 제 맘대로 붙였습니다)
그럼 세 곡 감상해 보시죠.
임창정의 추억 트릴로지 1. 소주 한잔
술이 한잔 생각나는밤
같이 있는것 같아요
그 좋았던 시절들
이젠 모두 한숨만 되네요
떠나는 그대 얼굴이
혹시 울지나 않을까
나 먼저 돌아섰죠
그때부터 그리워요
사람이 변하는걸요
다시 전보다 그댈 원해요
이렇게 취할때면
꺼져버린 전화를 붙잡고
여보세요
나야 거기 잘지내니
여보세요
왜 말 안하니
울고 있니 내가 오랜만이라서
사랑하는 사람이라서
그대 소중한 마음 밀쳐낸
이기적인 그때의 나에게
그대를 다시 불러오라고
미친듯이 외쳤어
떠나는 그대 얼굴이
마치 처음과 같아서
나 눈물이 났어요
그때부터 그리워요
사랑이 변하는걸요
다시 전보다 그댈원해요
이렇게 취할때면
바뀌어버린 전화번호 누르고
여보세요
나야 거기 잘지내니
오랜만이야 내 사랑아
그대를 다시 불러오라고
미친듯이 울었어
여보세요
나야 정말 미안해
이기적인 그때의 나에게
그대를 다시 불러오라고
미친듯이 외쳤어
저희 사무실에서는 음악을 틀어놓고 일을 하는데, 가끔 이 노래가 나오면 후렴구에서 합창이 울려퍼집니다. 떠난 연인을 [추억]하는데 꺼져버린 전화기와, 바뀌어버린 전화번호라는 소재를 활용합니다. 워낙 유명한 노래니 패스하겠습니다.
임창정의 추억 트릴로지 2. 흔한 노래
미뤄놨던 빨래를 개고
다 털어내듯 샤워를 하고
마침 걸려온 친구 놈의
술 한잔 약속에
머릿속을 비우러 간다
온통 네 생각에 걷고 또 걷다
너무 보고 싶어 눈물 흘리다
길거리에 흐르는 어떤 노랫말들이
모두 내 이야기 같아 너와
나의 이야기
이건 가장 흔한 노래야 들어봐
모든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
아무리 슬퍼도 울면 안 돼 넌
그 흔한 이별처럼 흘려 보내면 돼
가장 흔한 노래 가사처럼
모두 사랑 앞엔 상처투성이
아픈 가슴 안고 나를 떠난 너
우리 같이 부르던
흥얼거리던 노래
지금 우리 이야기야 너와
나의 이야기
이건 가장 흔한 노래야 들어봐
모든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
아무리 슬퍼도 울면 안 돼 넌
그 흔한 이별처럼 흘려 보내면 돼
가장 흔한 노래 가사처럼
잊을 수가 없잖아 널 보낼수가 없잖아
이 노래를 들어 내게로 돌아와
이건 가장 흔한 노래 이건 가장
흔한 노래야 들어봐
들어봐 모든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
아무리 슬퍼도 울면 안 돼 넌
그 흔한 이별처럼 흘려 보내면 돼
가장 흔한 노래 가사처럼
창정갑의 가요계 복귀라는 이슈가 있었던 11집, 역주행이라는 이슈가 있었던 미니앨범(또 다시 사랑) 사이에 있는데다 활동도 활발히 하지 않아서 큰 파장을 주지는 못했지만, 저는 이 노래를 무척 좋아했습니다. 헤어진 후에 모든 이별 노래가 내 노래처럼 들리는, 어떻게 보면 진부한 소재를 활용했지만 갓창정만 소화할 수 있는 감성이 이 곡을 띵곡으로 만든 것 같습니다. 떠난 연인을 [추억]하는데 노래를 소재로 활용했습니다.
임창정의 추억 트릴로지 3. 노래 한 번 할게요
노래 한번 할게요
굉장히 좋은 노래
후렴이 듣기 좋아서
마음 아려지는 그런 노래
라라라라라
한 여자가 주인공인 노래
이제는 듣는 사람이 없는 노래
이 노랠 부르면
네가 내 옆으로 와주니까
어깨에 기대어
목소리 좋다고 말해주니까
또 난 좋아서 이 노래 번호를 눌러
노래를 불러 너를 불러
여기까지만 할래요
나 혼자 하는 노랜
아무리 불러도 계속 불러도
넌 들을 수가 없잖아
이 노랠 부르면
네가 내 옆으로 와주니까
어깨에 기대어
목소리 좋다고 말해주니까
또 난 좋아서 이 노래 번호를 눌러
노래를 불러 너를 불러
노래가 끝나고
이 노래가 불러준
너도 떠나고 나면
모든 게 돌아와 제자리로
난 어떡해야 할지를 몰라
이 노랠 들으면
너도 내 생각이 나긴 할까
많이 좋아하던 목소리
잊어버린 건 아닐까
또 난 오늘도 이 노래 번호를 눌러
노래를 불러 너를 불러
사실 트릴로지 소개를 하게된 결정적인 역할을 한 곡입니다. 13집은 '내가 저지른 사랑'이 워낙 띵곡이지만, 저는 이 앨범에서 '노래 한 번 할게요'를 가장 좋아했습니다. 앨범의 첫 트랙에 있는데, 처음 듣자마자 '어? 이건 소주한잔 ver.2인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곡에서도 역시 떠난 연인을 [추억]하는데 노래를 소재로 활용했습니다. 이 곡의 감상 포인트는 노래가 진행됨에 따라 격해지는 감정선을 따라 진행되는 후렴구입니다. [또 난 좋아서 이 노래 번호를 눌러 노래를 불러 너를 불러] 부분을 1절에서는 가성으로, 2절에서는 가성으로 절반을, 진성으로 절반을 부르며, 마지막엔 모두 진성으로 터뜨려버립니다. (노래 난이도가 뒤로 갈수록 미친듯이 상승합니다 -_-)
가끔 피지알에서 띵곡을 소개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귀가 호강했었는데, 오늘 약간이나마 빚을 갚은 기분이네요 :D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다음에 소개해드릴 트릴로지는 토이의 [아이러니] 3부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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