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제가 대학원을 주제로 쓴 글의 마지막 시리즈가 될것 같습니다. 원래 책으로 내놓을 려고 했지만, 생각보다 반응이 좋지 않아서 웹에 게시하게 된 것이라서, 수정해야할 부분이 상당히 많고, 또 포닥기간동안 느낀것을 추가하려면 더 많은 시간을 쏟아야만 하지만, 이렇게라도 여러분께 보여드리고 소통 할 수 있어서 행복 했습니다. 그럼 재밌게 봐주세요~
IV. 논문기계 되는 법
영문 표현으로 “touch the face of god” 이란 표현이 있다. 연구자에 한정한다면, 이 표현은 학자가 진리를 깨우쳤을 때 쓸 수 있는 멋진 어구라고 생각한다. 논문은 정형화된 틀을 통해서 저자가 새롭게 깨달은 학문적 진실을 표현하는 방법론이다. 최근 박사의 능력이 논문의 질과 개수를 통해서 평가되고 있으니, 필자는 논문 기계라는 저급한 표현에 거부감이 들지 않게 되었다. 아래는 필자가 생각하는 논문을 양산하기 위한 과정을 정리한 것이다.
1. 관련 한글 보고서 및 리뷰 논문을 읽는다.
2. 주간 혹은 일간 보고서에 오늘 정리한 내용을 정리한다. (다만 몇 단락이라도)
3. 한달에 한번 스스로 프레젠테이션으로 정리한다. (남에게 설명하면 논리상 허점이 더욱 잘 보임)
4. 리뷰 논문에서 이해가 안되는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 교과서를 탐독한다.
5. 최신의 논문을 리뷰 한다. 논문의 장단점을 정리하고, 장단점이 겹치는 부분을 제외하고, 남은 연구 부분을 정리한다.
6. 몇 개월간의 세미나 자료를 통해 연구 스토리를 정리하는 한글 혹은 영어 보고서를 쓴다.
7. 이제 논문을 쓴다.
위의 시퀸스를 4년 정도 반복하게 되면, 이제 당신은 논문 기계가 되어있다. 문제는 시간을 내어 매주 연구에 대한 정리를 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는 생각 보다 어쩌면 금방 나올 수 있다. 문제는 연구 결과를 포장하는 방법론 즉 post processing이 매우 중요하다. 연구결과를 보기 좋은 그림으로 나타내어야 하며, 이에 대한 해석에 있어서 주도면밀 하게 다양한 관점으로 해석하여, 다른 연구자들에게 본인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이해의 폭을 보여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일을 하기 위해서는 논문을 쓸 때 한꺼번에 이러한 일을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하다고 생각 한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매주마다, 혹은 2주 3주마다 본인의 주기에 맞추어 논문에 바로 쓸 수 있을 정도의 고급 문맥을 다만 몇 단락이라도 한글 혹은 영어로 정리를 해두어야만 한다. 생각보다 쉽지는 않을 것이다.
V. 디팬스 및 박사학위 논문
여러분들이 드디어 학위 과정의 험난한 산을 넘어서, 박사학위를 따기 직전의 단계에 와 있다고 생각해 보자. 우선 본인이 먼저든 교수가 먼저든, 졸업을 위한 일정을 서로 확인 하였고, 커뮤니티 멤버를 확정하였다면, 마지막 남은 산은 졸업논문과 디펜스라고 볼 수 있다. 자 이제 마지막 산을 넘어 보자.
1. 디펜스
필자는 디펜스라고 하는 것이, 연구실에서 그간 발표한 자료들의 얼개를 하나의 큰 흐름으로 다시 엮는 편집 작업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디펜스 자료를 잘 만들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당연히, 박사 기간 중에 질 좋은 학회 발표자료, 질 좋은 내부 세미나 자료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일 충분한 세미나 자료가 축적 되어 있다면, 자신의 연구 결과를 하나의 목적성을 가진 자료로 통합해야 하는데, 필자는 이 작업을 하다 보니, 앞 절에서 연구 정리의 중요성에 대해서 언급하게 되었던 것이었다.
좋은 자료를 통한 정리가 끝났다면, 머릿속으로 이제 갖가지 연구 키워드들이 독자 여러분들의 머릿속을 채울 것이다. 그 키워드들을 지금 당장 당신의 이면지에 써보아라!! 그리고 당신의 머릿속에는 “무엇이 중요한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는 두 가지 생각을 가지고 정렬 해보아라. 아마 당신의 연구 맥락이 자연스레 정리가 될 것이다.
그러나, 당신이 만일 그 동안의 연구 결과를 알뜰히 정리 하지 못하였다고 한다면, 생각보다 일이 커진다. 어쩌면 당신 스스로 먼저 교수님 및 커뮤니티 일원들에게 심사일정을 한 학기 미룰 수 도 있다. 필자의 경우도 이러한 일을 먼저 겪어보았다.
우선 매주간 진행 했던 주간진도 보고자료를 하나의 얼개로 묶는 것에 그리고 정립하는데 순수하게 이틀이 소요 되었고, 세미나 자료는3일, 학회자료는 3일 정도 걸렸다. 자료를 정리하고 나서야 지금껏 진행해온 연구의 큰 줄기가 보였고, 추가보완 해야 할 사항이 보였다.
머릿속으로 줄기가 보인다는 것은 학자로서 기본 소양은 있다는 뜻이나, 이것을 박사졸업논문을 위한 data 양산 및 포장이 당장 가능하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기 때문에 필자는 모든 맥락을 보고서도 졸업을 위해서 한 학기는 더 필요하게 되었다.
2. 졸업논문
논문을 읽고, 학회를 발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졸업논문을 쓰기 위해서 효과적인 방법론은 결과와 논의부분을 먼저 쓰는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우리의 머리는 두괄식의 사고를 더 자연스럽게 사유한다. 본인이 몇 년간 연구를 진행 했다면, 연구 방법론이 실험이든, 이론이든, 연구 결과가 있을 것이고, 연구 결과의 질이 좋든, 나쁘든 이 결과에 대한 문제점과 한계점이 독자들의 머릿속을 제일 빨리 맴돌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생각들을 먼저 효율적으로 정리해 두지 않고, 소개나 방법론 내용을 작성한다면, 머리가 제일 빨리 돌아 가는 부분은 무시하는 꼴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분명히 효율이 떨어 질 것이다. (결과를 먼저 쓰나, 논의를 먼저 쓰나 연구는 일이다. 일은 별로 하고 싶지 않지만, 어차피 할거 재대로 해보자^^)
사실 졸업논문의 최신 트렌드는, 디펜스 자료를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로, 지금까지 내었던 논문들의 manuscript를 이용해서 하나의 문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논문을 많이 쓴 사람이 유리한 것은 당연하다.
VI. 국외 포닥을 위한 구직활동
앞 선 석사학위 장에서 학회 발표의 중요성에 대해서 간략히 언급하였다. 학회는 사실상의 인터뷰 기회이기도 하기 때문에, 박사 말년차의 발표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 할 수 있다. 특히나, 국외에서 포닥 자리를 생각 하고 있다면, 학회를 참석 하기 전, 발표자료자 명단을 미리 다운 받아, 컨택을 하는 것은 포닥을 구하고자 하는 사람의 기본 자세이다. 또한, 학회 당일에, 취해야할 전략 또한 있다. 요는 관심 있는 연구 그룹에 좋은 인상을 주어야 한다는 것인데, 어찌 보면, 지난 논문을 쓰기 위한 노력도, 단순히 학계에서 인정받기 위한 노력의 일부일 뿐이다. 따라서 학회에서 말 한마디가 논문에서의 좋은 인상과 맞먹을 수도 있다. 물론 좋은 질문은 좋은 연구에 뒤따라 나오는 것이니, 학회를 가기전에 조금 더 열심히 공부를 하고 가자. 또한 평소에 관심있는 연구 그룹을 찾아 두어야 한다.
1. Cover letter
지도교수가 해외 포닥에 대한 안내를 해주지 않는다면, 학생 개인이 해외 포닥자리를 위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이때 좋은 인상을 남겨 주기 위해서 써야할 전략이 있다.
1. 같은 대학교 같은 과라면, 시간차를 두고 메일을 보내라
2. 본인이 관심이 있는 연구주제라는 것을 어필하기 위해서 관심 있는 연구실의 구체적 업적을 언급하라
3. 포닥은 머니머니 해도, 스스로 관심있는 연구실의 실제 가용한 자원이여야 한다. 본인의 스킬 셋을 어필하여라
4. 포닥의 돈은 결국 과제 진행능력이다. 본인이 진행한 과제 목록, 그에 따른 아카데믹한 성취인 논문을 기술하라
5. 본인이 관심있는 연구실과 함께 취할 수 있는 연구성과를 구체적으로 research interesting에 언급하라.
2. Curriculum Vita
영미권에서는 이력서인 resume 대신하여 CV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이름, 학력, 논문, 과제, 학회, 연구 스킬과 같은 사항을 써주어야 한다. CV의 구체적 목표는 한 개인이 학계라는 제도 아래 형식에 맞추어서 어떤 과거를 살아왔는지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과거에 본인이 수행한 일에 대하여, 복기하는 충분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