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석사와 박사 학위를 총 7년에 걸쳐 진행하였다. 지금 책을 쓰고 있는 2018년 12월 22일 기준으로 2준전에 디펜스를 통과하였고, 그 뒤에 느끼는 강한 느낌을 본 책에 서술하고자 한다. 앞서 언급한대로 사회에서 요구하는 박사와 본인이 요구하는 박사의 기준이 극명하게 다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실과 타협하고 본인이 원하는 이상에 닿기 위해서는 현재 본인의 위치를 정확히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필자는 이러한 위치를 아는 것은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스스로 할 수 있는 방법인데, 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연구정리 노트 및 졸업 논문을 쓰며 스스로의 위치를 돌아 보는 것이며, 둘째는 학회 참석 및 대외 활동을 통하여 보다 뛰어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눠 보는 것이다.
두번째 방법의 경우 주위의 환경과 본인의 성향과 처지에 따라 본인의 위치를 깨달을 상황이 확률적으로 주어지는 반면에, 첫번째 경우는 본인의 상황을 보다 면밀하고 논리적으로 살펴볼 기회가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또한 부가적으로 유의미한 정리 자료를 워드프로세서로 남긴다면, 자신의 학문적 성취를 논문으로 남길 수도 있기 때문에 일석이조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나, 박사학위의 경우 최소 4년 동안 본인의 학문적 성취를 위해서, 넓은 범위에 다양한 방면으로 연구를 진행하게 되는데, 이때 본인 자신만의 논리적 근거를 기록해 두지 않으면, 현재 자신의 연구 진행 방향과 연구 성과에 대한 위치를 잃을 확률이 크다. 필자의 경우 졸업논문의 주제가 improved scientific understanding이었는지 실제적 engineering contribution이었는지 많은 부분 고민이 있었고, 졸업논문을 쓰고 나서야, 심사위원과 대화 끝에 improved scientific understanding이라는 점을 깨달을 수 있었다.
또한, 졸업을 위해서는 다른 연구자들의 논리적 근거와 그 위치 방향성을 비교하여 본인의 연구 originality를 확립해야 하는데, 스스로 연구 정리를 한다면, 그 정도가 졸업논문에는 명확히 드러나기 때문에, 이 학회와 사회에 내가 기여한 점이 본다 손쉽게 분명히 드러날 수 있다.
또한, 연구 정리 작업은 다음 연구를 위한 스텝이 명확히 드러난 다는 것에서 매우 큰 장점이 있다. 눈앞에 해야 할 일이 있는데, 이것을 무시할 수 있는 연구자는 그리 많지는 않다.
2. 연구 영역규정의 중요성
연구 정리에 이어서 진행해야 할 파트가 자신의 영역을 확립하는 것이다. 연구를 하다 보면 본인이 “어디까지 알아야 하는지”, “어디까지 몰라야 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감각 없어, 애써 노력하여 얻은 연구의 결과와 방향성이 중구난방이 되어 괴로워하는 대학원생이 될 수 있다. 물론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하는 것이 야망이 큰 대학원생의 표본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갈 수도 있다. 간단히 말해 엄청나게 시간이 많이 걸린단 뜻이다.
본인이 돈이 많거나 박사를 평생 할 생각이 아니라면, 이러한 방향은 결국 부정적 피드백을 유발한다. 따라서 우리는 연구에 대한 경계를 스스로 지을 수 있어야 하고, 효과적으로 정리하여 타인 (교수 및 다른 전문가)에게 피력해야 한다. 일 예로 본인이 논문을 읽고 새로운 주제를 찾고 실험을 계획한다고 가정한다면
1. 이론적 이해의 한계는 어디까지
2. 실험의 정교함은 어디까지
3. 경과 해석을 어디까지
진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감각이 살아 있는 것이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학문의 끝은 없다. 본인이 헤엄 칠 수 있는 곳까지 있는 힘껏 헤엄 치라, 그러나 돌아올 수 없는 방향으로 끌려 가진 마시라!!!
3. RPG 게임 관점으로 본 박사의 의미
사실 이번 장은 어떻게 보면 약자의 관점에서 정신 승리를 위한 방법론이라고 생각이 된다. 사람은 환경에 따라서 자신의 포지션을 약자나 강자로 잡아야 하는데, 때로는 약자의 포지션을 이용해서 강자의 위치에 올라설 수 도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박사를 바라보자.
대부분의 많은 공학도들이라면RPG 게임을 해보았으리라 생각 한다. 이러한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튜토리얼이다. 튜토리얼을 미리 익히지 않는다면, 효율적으로 캐릭터를 키울 수 없다.
박사도 제도도 튜토리얼과 일맥 상통한다. 박사란 독립된 연구자를 키위기 위한 단계이기 때문에, 연구자로서 기본을 갖추는 것만 해도 박사의 자격을 갖추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즉, 다시 말해 박사란 제도는 “독립된 연구자가 되기 위한 RPG 게임”에서 튜토리얼이라는 것이다.
튜오리얼은 튜토리얼이다. 그냥 잘하지 못해도 된다는 것이다. 여러분은 장인이 아니다. 여러분은 도제 제도에서 장인이 되고자 하는 후보생일 뿐이다. 최상급 도자기를 만들 수는 없어도, 최소한 폐급 도자기(아카데믹 폴루션)을 양산하지 않을 자격만 있으면 된다. 그렇다면, 사회에서 요구하는 최소치만 들어주면 박사를 딸 수 있다는 얘기이다. 본인의 이상을 조금만 타협하면, 조금 더 쉽게 박사를 딸 수 있을 지 모른다.
물론 본 이야기는 필자처럼 최선을 다하려는 이상주의자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애초에 대충대충 하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해당되는 말이 아니니, 독자에 따라서 적절한 상환 판단을 해주기를 바란다.
구체적 예시를 들어보자, 필자는 force-field나 first principle을 이용한 최첨단의 시뮬레이션이나, 수학적으로 아주 복잡한 elastic theory를 풀어야 하는 문제에 직면해 있었다. 그러나, 과거에는 이러한 문제들을 다양한고 무차별적인 simplification 가정을 통해서 간단한 conservation law를 이용하여 풀어내었다. 필자의 욕심이라면, 반드시 앞서 언급한 최신의 고급 툴을 활용해야만 했지만, 필자는 결국 최첨단의 시뮬레이션 연구결과를 conservation law에 접목하는 것만으로 해서 박사를 받을 수 있었다. 이는 필자가 박사라고 하는 과정은 튜토리얼이라는 생각을 해서 타협한 것이다. 물론 이상을 쫒으면서, 노력하다가 길이 안보여서 차선을 선택하긴 하였지만, 후배 여러분이 박사를 빨리 다는 것이 목적이라면, 먼저 차선부터 실행하여 실적을 쌓으라 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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