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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05 14:10
정리해주신 글 잘 읽었습니다. 이제 저도 조금이나마 니체에 대해 아는 척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제가 느낀바로는 고전 이데아 철학을 철저하게 부정하려한 것 치고는 묘하게 비슷한 느낌이 듭니다. 결국 니체는 어떤 절대적 진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부정하고, 자기자신이 모든 얾매임을 벗어던지고 초인이 되서 스스로가 진리가 되어 행동하라... 같은데, 결국 진리가 하나이냐 여러 개이냐가 다를 뿐, 이런 초월성에 얽매여있는 것처럼 느껴지거든요. 제가 잘못 이해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반대로 현실에서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한 문제들이 커지는 것을 보면 니체의 철학이 더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저는 철알못이라 정확하게 니체의 철학이 철학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19/10/05 14:31
'진리'란 말 자체가 어떻게 보면 절대적이란 의미가 포함되어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런 면에서 볼 때 아예 진리를 부정하는 입장이라고도 볼 수 있고 그렇다고 니체가 상대적 진리?를 부정하는 건 아니에요. 현 상황과 상태를 고려할 때 어떤 나아가야 할 방향성이라는 건 있다고 보는 입장 같습니다. 거기에 대해서는 따로 특정한 언급은 없어서 확언은 할 수 없지만
19/10/05 14:44
잘 읽었습니다. 덧붙여 니체에 대한 제 생각을 조금 적어볼까 합니다. 니체는 치명적인 장점이 인과관계를 보는 지능이 매우 뛰어나다는 점이라 생각합니다. 원인의 원인을 찾는 것은 물론이고, 사람들이 다 원인이랄 생각한 게 오히려 결과라고 잡아내는 것도 그렇고요. 그런 것들을 잘 파악해서 가치매김의 오류 같은 것들을 잘 집어내는 학자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니체의 말을 이해하다보면, 독자도 덩달아 사고력이 좋아질 수 있는 그런 부분도 있는 것 같고요. 극단적인 허무주의도 사람들은 그저 당연하다고 여기고 이에 복종하던 것을 뿌리끝까지 찾아내서, 그것이 실은 무의미이고 신앙심에 불과하다는 것을 찾아내는 그런 실력에따라 이르게 된 거라 생각합니다.
아무튼... 그러나 치명적인 단점이 있으니, 엘리트주의라 생각합니다. 엘리트도 돈이나 신분 즉 부자나 귀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지적인 측면에서 극소수의 천재들을 겨냥한 책을 쓴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신이 쓴 책을 친구가 이해를 못하는 그런 것도 별로 신경쓰지 않은 것 같고요. 굳이 이해시키려하지 않고, 오해를 하고 있으면 그냥 오해한 대로 놔두고, 그것 자체를 관조적으로 보는 거죠. 아무튼 극소수의 천재들이 왜 엉터리 신앙, 엉터리 철학의 노예가 되었는가? 그 부분을 바꿔내고자 책을 쓴 거라 생각합니다. 일반 대중을 상대로 쓴 책이 아니란 거죠. 그래서 책 내용은 크게 세 유형으로 나뉜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칸트나 기독교 등에서 무엇이 엉터리인지 그 민낯을 까발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일상에서 어떤 게 인격적으로 추한 행동인지 그 의미와 가치를 집어내는 것이고, 마지막 하나는 극소수의 엘리트들을 초인으로 만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적인 면에서나 인격적인 면에서 둘 다 말이죠. 그 천재들이 세상을 바꿔줄 거라 기대한 거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니체는 자신의 철학을 완성한 게 아니라 생각합니다. 후세의 천재들에게 기대하는 게 있었다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니체가 현대에 뭔가 울림을 준다면, 그것은 힘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니체는 힘의 철학자라 생각합니다. 힘을 긍정하고, 종속적 삶을 벗어나 개인의 인격적인 힘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거죠. 그런데 현대에는 니체가 아마도 노예의 도덕이라 부를만한 그런 것들에 의해 힘이 약해지고 인격이 약해진 분들이 많이 있어 그런 분들에게 와닿는 부분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19/10/05 15:42
<Der Wille zur Macht>
Macht를 찾아보니 네이버 사전에 이렇게 나오네요. 1.능력: aus eigener Macht 자력으로 2.권력 3.체력 그리고 <권력의지>란 책에 이렇게 나와있어요. 103p '가장 중요한 질문은 "사람이 해낼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것이며, "사람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부차적인 질문에 지나지 않는다.' - 니체 이런 부분을 보면, 능력이라 해석할 수도 있는 것 같고요. 제 생각에는 포괄하여 Power라 보는게 타당한 것 같아요. 영어 제목도 <The will to power>더라고요.
19/10/05 15:49
저는 의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중요하다 생각하거든요. 니체가 쇼펜하우어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쇼펜하우어 대표작이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죠. 철학자의 말은 일상어 의미로 해석하면 안 맞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욕망의 철학자라 해도 안 맞는다고 생각해요.
19/10/05 14:49
철학을 수박 겉핡기는 커녕 곁눈질로 정물화 정도만 봐온 사람 입장에서는 영원회귀 하니까 어렴풋이 떠오르는 내용이 이거네요
니체는 쇼펜하우어의 철학에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 쇼펜하우어가 불교를 허무의 종교로 오독해서 뭔가 핀트가 어긋난 소리를 한게 영원회귀라는 기기묘묘한 발상으로 묻어나온게 아닌가 하는 이게 진짜던가요 가물가물하던데 확인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영원회귀가 저런 내용이었다면 원코인 노미스(......)에 천국 등급에 따라 혈통까지 필요했던 기독교의 천국과의 차이는 천국이 남의 나라이자 왕국인 것 정도일까요? PS : 이미 불교에서도 인과불락이 아닌 인과불매라는 소리로 인도식 복잡난해한 업설을 극복하고자 했는데 서양 철학자들이 이 시기에는 백장의 일화 따윈 관심 없었을까요?
19/10/05 16:51
니체는 기독교가 무너지면 필연적으로 허무주의가 도래할것이다라는걸 예감하고 영원회기라는걸 가져온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이야 그러려니 하지만, 당시 기독교 사상이 무너지면서 인간의 삶의 당위성이나 존재이유까지 같이 무너져내린 상황이었으니까요. 하지만 결국 그 자리를 채운건 니체의 사상이 아니라 과학을 기반으로 한 유물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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