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KOREA)형 차가운 도시남자의 연애모델과 이어지는 글이며 패러디라뇨.
물론 특정 모티브(Motive)의 클리셰(Cliche)범벅이긴 하지만 분명 오마주(Hommage)입니다]
1.메시지를 날려라(SlayerS_'BoxeR')
오늘 나는 거칠게 말씀하시긴 하시지만 내겐 유독 큰 소리로 친절하신 포장마차 할머니께서, 쓰레기통과 하수구 바로 앞이긴 하다만. 내게 전용석으로 주신 포장마차 구석자리에 내 이름으로 키핑해둔 - 젊은이들의 땀과 열정, 풍미가 입만가득 느껴지는 처음처럼 2019년 신촌산을 비우고 일어서려하자 할머니께서 썰다가 남았다면서 소금이 구석에 살짝 뿌려진 간을 더 주시길래 한병 더 에드온(Add-on)한것이 실수였다.
보통은 가벼운 테이스팅만 하고 손님들 몰리기 전에 일어서는데. 꽃무늬 원피스 후배와 단발머리 동기생. 두사람에게 동시에 학교에서 무시당하는터라 나도 정신적으로 괴로웠었다. 그리고, 꽃무늬 원피스 후배에게 어제 저녁 보낸 카톡이. 그리고 사라진 1이라는 숫자가 이리도 원망스러울 수 없었다.
나는 차가운 도시남자.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고 후배에게 다시 카톡을 보냈다. 하지만, 그냥 보내지 않고 스타벅스(Starbucks)아메리카노와 케익 세트 선물과 함께. 느낌 좋다. 오! 바로 답변이 왔다. 내게도 스타벅스 카페라테 보내며 답변을 보내주었다.
"감사합니다. 선배님도 커피드세요."
음. 클릭을 해서 자세히 봤다. 혹시나 메시지가 있을까. 그냥 사진파일이군.
하숙집으로 오는 길. 카페라테를 처음 마셔봤는데 쓰다. 시럽을 넣을껄 그랬다.
2. 꽃놀이(それは舞い散る桜のように)
온통 SNS가 벚꽃사진으로 도배되기 시작했다. 단발머리 동기생은 스타벅스(Starbucks)꽃컵의 인증사진을 올렸다. 가격을 알아보니 아...집앞 이마트에서 과일나르는 알바 두시간정도하면 컵하나 살 수 있겠구나. 여튼 오늘은 핵인싸친구가 밥사준다길래 약속장소인 신도림역으로 갔다. 핵인싸친구는 갑자기 신도림역 1번출구쪽으로 나를 끌고 가기 시작했다. 오오. 익숙한 스멜이 난다.
가볍게 누군가와 거닐고 바로 백화점에서 쇼핑도 가능한 아주 가벼운 루트라며 친절히 설명해주었다. 나또한 그 생각과 아이디어에 감탄하여 냉큼 왼쪽 주머니에 넣어둔 메모장에 메모해두려는 순간 메모장을 핵인싸 친구에게 뺏겼다. 나름 지나가면서 알아둔 꽃이 예쁜 곳을 언젠가는 누군가와 함께 거닐고 싶은 마음 가득 몇몇 장소를 메모해 둔건데. 후-훗. 그래. 친구야. 네 여친과 같이 가거라. 정보를 친히 공유해주마. 근데, 하나하나 읽던 핵인싸 친구는 갑자기 내게 질문을 했다.
"야. 근데. '석수역 구로,신도림행쪽 마지막 량'은 뭐냐?"
훗. 그곳을 모르는군. 지하철이 지나갈때마다 벚꽃이 너무나 아름답게 펼쳐지는 곳인데.
나도 설명해주었다. 작년 그 봄날. 그 운치를. 그때 느꼈던. 그리고, 동시에 누군지 이름도 모르는 여성의 날리던 그 머리결...
"오케이. 좋아. 느낌 좋네. 근데, 만약에 니가 여친이 있다고 치자.
그 여친하고 그거 날리는거 보고 나서 석수역부근에서 뭐할껀데? 신도림역 1번출구에 나와서 뭐할껀데?"
요한복음 7장 52절부터 8장 11절.
예수님의 말씀에 아무런 말 못하던 군중들.
그처럼 나 또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아아. 그들중 "손가락 벌렸죠? 스플리터에요." 라든가 "제가 LA에 있을때...(중략)" 이라든가 한명이라도 있었다면 내가 대답할 수 있었을까.
3. 무(사)시 (diSregArd)
오늘은 이전 학기 학점정정요청 메일제목에 오타로 마침표가 아니라 물음표를 보내서 소환당했던 기억이 있는 교수님의 수업이다.
-학점을 B0를 주셨습니다?
근성넘치는 후배라며 훈훈하게 학점 변경없이 마무리되었었다. 강의실을 향해 계단을 오르고 있는데 그 교수님과 꽃무늬 원피스 후배가 아주 즐겁게 대화하는 듯 했다. 기회다. 교수님께 인사하면서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바로 그 후배에게도 인사하고 대화를 연결하는 것이다. 완벽해. 나는 차가운 도시남자.
"안녕하신지말입니다. 교수니..."
꽃무니 원피스 후배는 내 스텝이 교수님쪽으로 향하자마자 바로 뒤로 돌아 다른 곳으로 갔다. fail의 실패. miss의 미혼여성.
몇주전 자체 휴강후 찾아간 메가박스에서 몇년만에 만난 고교 만화부 절친과 이야기했다.
"헛허- 그녀는 정말 자네가 싫은가 보군. 이유가 뭘까. 음. 이건 우리의 그녀들도 도와줄 수 없겠군. 용기를 잃지 말게나.
자네도 그렇지만 우리는 지난 번에 배우지 않았는가. '꿈을 포기하지 않는 것.'"
4. 나의 이유(IU)
택배하나를 단발머리 동기생에게, 알바때문에 내가 방에 없으니 대신 받아달라고 했다. 그 당시엔 흥쾌히 응해줬으나 요즈음엔 좀 대면대면하다. 요즈음 내가 있는 곳에선 아예 고개를 돌리고 앉아 있었다. 하필 그 택배가 요맘때 왔다. 빨리 받고는 싶으나 어쩔 수 없지.
사실 그 부탁한 택배를 연결 삼아서 받아줘서 고맙다고 밥한끼 같이 먹으려고 한건데...
수업 하나만 보는터라 며칠 기다려야 되겠다고 하니 본인이 바로 우체국택배로 쏘겠다고 했다. 아니 그럴꺼면 처음으로 되돌아가서 그냥 내가 내 방 주소로 받지...하지만, 나는 차가운 도시남자. 그 정성을 고맙게 여기며 감사히 받아들이는 마음을 전하고자 받기 편하게 학과방 주소로 보내라고 했다. 역시 나의 센-스는 그녀를 편하게 해주는 매력이 있다니까.
7. 비가 오는 날엔(Endless rain)
이런 비오다가 말다가 하는 날씨. 난 걱정이 없는 차가운 도시남자. 손바닥 만한 우산을 할머니께 받았기 때문이다. 물론 비가 오면 레이스와 자수때문에 우산이 무거워지곤 하지만 이런 화려한 우산. 내가 차가운 도시남자이기에 어울리지 않겠는가.
생각해보니 학기초 꽃무늬 원피스 후배와 처음 밥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날도 이렇게 치덕치덕 비가 오는 날이었다. 신입생후배 A군과 핵인싸 친구 그리고 나까지 해서 꽃무늬 원피스 후배와 밥을 먹을 적이 있었다. 후배 A군은 꽃무늬 원피스 후배와 핵인싸 친구가 커플인 줄 오해하고 실수할 뻔했다고 내게 말했다.
그 이야기를 들은뒤 그때 그럼 내 여자친구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해봤냐고 물어봤다.
"허허허허허허...에이~ 선배님. 그 무슨...저는 수업들으러 가보겠습니다."
강의실 반대편으로 걸어가는 후배에게 친절하게 강의실 방향을 알려주었다.
나는 차가운 도시남자. 하지만, 모두에게 따스하겠지.
by Lunatic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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