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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13 16:02
많은 이들이 존재한다고 믿는 개념은 그 자체로 실존성을 갖습니다. 가령 개신교의 신인 하나님을 생각해도, 아무리 무교고 무신론자라고 해도 하나님이라는 개념이 실존하지 않는다고 주장할 수는 없죠. 실제로 하나님이라는 존재가 살아있어서 개신교에서 말하는 대로 인간들을 굽어 살핀다 이런것과 별개로 하나님이라는 개념 자체는 이미 실존하는 개념이 된거죠.
마찬가지로 이렇게까지 많은 여성들이 여성혐오라는 개념에 대해 똘똘 뭉쳐서 들고 일어났다는것은 이미 그 여성혐오라는 개념은 자체로 실존하게 되었다는것을 의미하고, 어떻게든 그에 대해 다뤄서 해결을 해야 하긴 합니다. 그냥 그런거 없는데? 하고 넘어갈 단계는 이미 한참전에 지났죠. 그럼 어떻게 접근해서 해결할것인가만 남았는데... noname11님이 쓰신 글 처럼 접근하려는 사람들은 성별을 막론하고 극소수라는게 이미 드러난 상황이라 좀 안타깝습니다. 저도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스스로 많이 반성도 하고, 어떤 의미에선 자랑스러워 하기도 했는데, 대부분은 그렇게 받아들이기 싫거나 그럴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는거 같아요.
18/12/13 16:06
2년전 이후 너무 많은 일을 겪었죠 586 여성세대 분 이상 세대분들이 나와서 시위하는 거면 이해하겠는데.. 저분들이 왜 저러는지?
군대 보상도 제대로 못받는 곳에서 어머니 세대의 피해를 왜 저분들이? 받아야 하나요?
18/12/13 16:20
목소리를 크게 낼 수 있는 집단은 보통 약자가 아닙니다.
약자가 아닌데 이권은 먹고싶죠. 그러면 약자를 새로 규정하면 되는겁니다. 강자가 "우리는 사실 약자다!"하면 약자들은 길 수 밖에요.
18/12/13 16:11
솔직히 말하자면, 요즘 들어 가장 할 말이 없어진 게 저처럼 꾸준히 남녀포용론만 펴 오고, 여성에 대한 사회적 차별이 실존한다고 주장해온 남성들입니다.
제 생각이 달라졌냐구요? 솔직히 조금도 안 달라졌습니다. 굳이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대한민국 남성들도 결국 이전의 기성사회로부터 피해받은 것, 강요 받은 것들이 있고, 지금의 남성들은 더하다! 정도요. (사실 저부터가 20대 남성이니 이건 제 자신에 대한 새로운 자각이기도 합니다) 저는 여전히 이 문제에 대한 해결법은 제가 생각했던 거고, 여성들이 현 사회 하에서 피해를 받는 부분이 꾸준히 있다고 생각해요. 근데 뭐랄까, 당위와 논리를 떠나서 현상이, 특히 인터넷에서 자주 보이는 현상들이 저를 할 말 없게 합니다. 정확히는 그런 현상 자체보다 상당히 많은 숫자의 여성분들이 그러한 현상에 대해 동조하고 두둔하는 것이 저를 할 말 없게 해요. 허참. 개인적으로 저는 여성에 대한 기존의 관념,차별을 해소하는게 궁극적으로도 제 어머니,여자친구,누나,여동생 뿐 아니라 '저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서 그런 것인데요. 너무 안 도와줍니다.
18/12/13 16:16
과거는 몰라도 현재 대다수 페미니스트들이 근본적으로 원하는 것이 평등이나 화해, 반성은 아닌 것 같습니다. 손내밀고 고개숙여 사과하면 만면에 미소는 띄우겠지만 손잡고 함께 나아가는 모습은 그려지지 않네요.
18/12/13 16:29
무엇을 원하는지 왠지 알 것 같은데, 제 생각은 대다수의 생각과는 다를 겁니다. 그리고 조금 더 음험합니다. 더럽거나 천박하지는 않습니다.
18/12/13 16:24
좋은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전 강남역 사건때 일부 남성들의 [난 잠재적 가해자입니다] 표명과 왠지 겹쳐보이는 느낌도 듭니다. 제가 보기엔 지금 이 사태가 진정되려면..저쪽에서 엄청난 자살골을 넣어서 자진 붕괴하거나, 아니면 계속 이런식으로 가다가 잘해야 일본의 비혼률 등으로 수렴할거라 정도로 예상하네요. 저들의 근본이 바뀌지 않는 한 이미 힘대 힘싸움으로 가고있다고 봅니다. 물론 저쪽이 현재는 일방적으로 더 강하죠.
18/12/13 16:39
상대에 대한 존중이 없는 집단의 주장에 귀 기울여서 대답할 필요를 못느끼는 사람으로서, 남자들은 다 예비범죄자 윈죄를 가진 성범죄자 취급하는 페미와 대화의 필요성을 못느낍니다.
나 기분나쁘니 너 칼로 찔러 죽이겠다고 나오는 정신병자한테, "니가 기분 나쁜게 뭔지 알아서 조심할께. 뭔지 설명해줘"라고 말하는건 칼맞아 죽겠다는 말이죠. 경찰에 신고하거나 경찰이 안움직이면 자력구제하는게 내 목숨에 더 이득이니, 저는 그렇게 할려고요.
18/12/13 18:24
시각 자체가 마초적이죠. 여자를 보호와 배려의 대상으로 봐서는 안됩니다. '소수'를 그렇게 볼 수는 있겠지만요.
예를들면, 많은 직장의 경우 여전히 여자의 숫자는 적고, 그들은 소수기 때문에 '여자'로서 겪는 불평등은 있을 수 있습니다. 그건 배려받는 것이 옳습니다. 하지만 그건 해당 직장에서 여자가 소수기 때문에 배려받아야하는 것이지, '여자'라서 배려받아야하는 것은 아닙니다. 딱 반대로, 여자가 많은 직장의 경우 남자는 소수고, 남자는 소수기 때문에 겪는 불평등이 많이 있을 겁니다. 이들은 배려받아야합니다. 피장파장으로 말하는 게 아닙니다. 소수기 때문에 불편하고 불평등한 것을 개선하면, 대체로 소수인 경우 많은 '여자집단'은 대체로 좋을 겁니다. 그렇게 나가는 것이 옳다는 겁니다. 이미 단순하게 '여자'기 때문에 차별을 겪는 시대는 한참 지났습니다. 지금 발생하는 불평등은 의도적 차별이라기보다 관계에서 발생하는 수준이죠. 예를들면 남자 입장에서 여자보다 남자가 편하니까 더 막 굴리는 대신 그만큼 일을 많이해서 승진한다든가. 지금 성평등은 이런 것들을 해결해나가야하는 상황인데, 지금 여성계의 요구는 전혀 이런 단계가 아니죠. 여전히 20세기에 머물러있습니다. 이제 '여자'란 이름으로 보호받을 시기는 지났습니다. 약자에 대한 배려, 소수에 대한 배려가 진행되어야죠. 그런 의미에서 임원의 숫자에 여성숫자를 좀 더 늘리는 형태에 대해서는 전 무리한 정책이지만 할 법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모든 면에서 그런 걸 진행한다? 무슨 만병통치약인가요. 저는요. 제 주변의 약자에 대해서 배려할 것이고, 그 중 여자들이 많을 겁니다. 그런 태도는 개인이 가져야 할 태도입니다. 국가가 정할 일이 기본적으로 아니예요. 국가가 나설만큼 강력하게 시도해야 할 때도 있지만, 아무리 따져도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닙니다.
18/12/13 19:40
한 6년 전에 모교에서 소위 담배녀 사건으로 논쟁 심하게 일어났을 때 이 글을 봤으면 끄덕끄덕했을텐데 말이죠.
손 내밀면 좋다고 잘라가서 자랑하는 시대가 된지 너무 오래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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