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5/11/13 17:50:35
Name 녹차김밥
Subject [일반] 과거와 미래 : 헬조선은 희망의 부재에서 온다
아시다시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바로 어제 "개발도상국에 가서 한 달만 지나 보면 국민적 자부심이 생긴다"며 헬조선 론에 대해 비판하며 논란이 되었던 바 있지요. (관련기사 : http://media.daum.net/politics/others/newsview?newsid=20151112164927314 )

한편으로 맞는 말입니다. 대한민국은 세계 11위 규모의 경제 대국이며, 전 세계에 미치는 문화적 영향력도 이에 못지 않습니다. 소위 후진국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개발도상국들은 물론이고, 아시아 대부분의 나라보다, 심지어는 유럽의 일부 선진국보다도 경제, 문화적으로 성공한 나라임이 분명합니다. 지금 시점에서 상식이 있는 세계인들에게 '대한민국이 선진국이냐' 물으면 열에 아홉 이상은 그렇다는 답이 나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출생 시에 랜덤으로 70억 인구 중에 한 명의 몸에서 태어난다고 가정했을 때, 대한민국보다 나은 환경에서 출생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자부심과 감사함을 느껴 마땅한 일입니다.

또 이러한 부와 성공이 예로부터 그저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자부심을 가질 만합니다. 손에 쥔 것도 전혀 없이 시작해서, 매우 짧은 역사적 시간 동안 전세계의 바닥에 가까운 위치에서 여기까지 자력으로 올라갔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보다 더 놀라운 경우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아니, 제가 알기로는 유일합니다. 제가 개발도상국의 리더 입장이라면 대한민국의 성공사례를 매우 열심히 공부하고 흉내내고 싶을 것이고, 아마도 실제로도 그렇게 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위에 언급한 오세훈 시장이나, 역사책을 고치고 싶어하는 박근혜 대통령과 같은 분들이 보시기에는 분명, 이런 자랑스러운 나라에서 감사함을 모르고 헬조선이니 탈조선이니 하는 자학적인 이야기가 튀어나오고 하는 게 도저히 이해가 안 갈 것이 분명합니다.


1. 내재적 접근 : 교과서 국정화

내재적 접근을 한번 해 보겠습니다. 갈수록 공동체 의식, 국가적 자부심이 옅어져 갑니다. 예전에는 모두가 똘똘 뭉쳤었고, 힘들어도 대통령께서 한번 굽어봐 주시고 애국을 위한 헌신에 대해 칭찬해 주시면 국민들이 나름 감동도 받았습니다. 지금은 윗사람들이 뭐라고 말만 하면 욕하기 바쁩니다. 설령 좋은 의도를 가지고 말해도 말이지요. 예전에는 정보의 흐름도 잘 정제되어 있었습니다. 좋은 정보들을 잘 선별하여 내려보내면 일부의 불온분자 이외에는 오해와 왜곡 없이 잘 받아들였는데, 이제 그렇지가 않습니다. 더이상 기성세대와 정부가 하는 말은 잘 먹히지 않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각자가 원하는 정보를 생산하고 소비합니다. 물론 맞는 이야기도 있지만 틀린 이야기가 너무 많이 보이고 통제되지도 않습니다. '그 때 그 시절'은 폄훼당하기 일쑤입니다. 선의를 가지고 행한 것들도 악의 가득한 행위로 왜곡되곤 합니다. 분명 지금의 대한민국은 '옛날'에 비하면 천국이나 다름없는데, 헬조선 헬조선 타령하는 것을 들으면 자신의 세대가 피땀흘려 이루어 온 기적과도 같은 이 모든 성취가 부정당하는 느낌이 들 것입니다.

남들도 다 우리보고 잘했다는데, 왜 우리 자식들은 이런가. 특히 나이가 들면 우리가 해 온 모든 것이 부정당하는 느낌은 참을 수가 없습니다. 결론이 생깁니다. 아. 지금 젊은 세대들이 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구나. 잘못 배웠구나. 자학하는 법만 배웠구나. 이걸 고쳐줘야겠다. 저는 그런 맥락에서 국민 의식 개조든 교과서 국정화든 시작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교과서 국정화가 잘못되었고, 헌법 정신에 어긋나며, 인류 보편의 가치가 성취해 온 방향과 정확히 반대되는 나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이미 많은 논의가 있어 왔으니 생략하겠습니다. 그러나 국정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생각의 바탕을 이해하고픈 마음이 있어 내재적 접근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전혀 앞뒤가 맞지 않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부정하는 생각들이지만 이런 관점에서 '감성적'으로는 이해가 가는 면이 있습니다.


2. 희망의 부재 : 헬조선 론의 핵심

사실 위와 같은 시각에서 현재의 젊은 세대가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낸 세대들보다 객관적으로 많은 것을 손에 쥐고 시작하는 것은 일면 사실입니다. 이것은 빈곤한 계층을 기준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먹고 사는 것은 예전에 훨씬 힘들었으니까요. 그러나 한 가지 그 때는 있었고 지금은 없는 것이 있습니다. '앞으로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입니다. 제가 보기에, 사실 사람은 희망을 먹고 삽니다. 현재가 어지간히 힘들어도 희망이 있으면 나름의 행복을 느끼고 살 수 있게 마련입니다. 현재의 기성세대들은 전후 폐허와 궁핍 속에서도 '일하면 그만큼 나아진다' '내 자식은 나보다 낫게 살 수 있다'는 희망으로 버텼을 겁니다. 또 그 희망이 실체의 형태로 눈에 보였을 겁니다. 열심히 일해 마련한 단칸방이 전세집이 되고 전세집이 내집이 되고 하는 경험은 당시에는 드문 것이 아니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생활 수준과 무관하게 '현상 유지'를 위해서 사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신이 나타나서 '너는 평생 이정도 일하면서 이정도 수준에서 살다가 죽을 거야. 니 자식들도 마찬가지야.' 라고 단정했을 때 마음이 꺾이지 않고 열심히 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2010년대, 계층 사다리는 치워졌습니다. 개천에서 나는 용은 옛날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타고난 수저의 색깔에 따라 인생이 대개 정해집니다.

서울에 사는 평범한 집안의 고등학생이 있습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 가는 거, 그것만 해도 정말 어렵습니다. 옆에서는 쉽게들 이야기하지만 입시공부라는 건 미친듯한 압박과 경쟁 속에서 하고 싶은거 참고 이 악물면서 자신을 내던지는 행위입니다. 그렇게 미친듯 노력해서 좋은 대학 가면 또 이제 취업을 위해서 자신을 내던지고, 취업하고 나면 회사를 위해서 내던집니다. 그렇게 자신을 내던지면서 살아도, 평범한 직장인의 월급을 은퇴할 때까지 모아도 서울에 집 하나 살 수 없습니다. 계층적으로 아버지 세대보다 나아지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물론 아버지 세대도 자신을 내던지고 희생하면서 살아 왔겠으나, 터널 끝의 빛을 보고 달리는 사람과 암흑 속에서 갈 길을 모르고 달리는 사람의 마음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희망이 없는 것을 넘어서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비난은 '충분한 노오력을 하지 못한' 자에게 돌아갑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위해 자신을 내던져야 하는 거죠? 결국 애초에 '내던지지 않는' 게 답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얻는 것에 비해 잃을 것이 너무 많습니다. n포세대가 생깁니다.

한마디로 헬조선론은 현재 가진 게 없고 먹고 살기가 힘들어서 생기는 게 아니라, 더 나아질 거라는 희망이 없어서 생기는 것이므로, 오세훈 전시장의 이야기는 전혀 포인트가 맞지 않고 현실감각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이 시대의 리더는, 과거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대해 집착하기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더 나아질 수 있을지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5/11/13 18:01
수정 아이콘
저도 저런 생각을 어렴풋이 가지고 있었는데 잘 정리해 주셨네요.. 상당 부분 공감합니다.
녹차김밥
15/11/13 21:04
수정 아이콘
댓글 감사합니다. 다들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을 공연히 글로 옮긴게 아닌가 걱정하던 차였습니다.
솔로11년차
15/11/13 18:02
수정 아이콘
고길동이나 짱구아빠, 심슨등이 능력자라며 재평가받는 부분이 있죠. 저들이 당시 기준으로 좀 사는 편이긴 했으나 그래도 '중산층'에 속해있는 '보통'의 범주안에 드는 인물들이었는데요. 지금은 그 '보통'이란 것의 난이도가 한참 올라갔습니다. 그게 가장 큰 문제인 거죠. 옛날의 보통을 지금은 꿈꾸니까요.

이건 지나치게 경직된 사회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돈벌기 시작해서 지금 가진 것이 있는 앞세대를 뒷세대가 따라잡을 수가 없는거죠. 그래서 앞세대는 뒷세대인 자신의 자녀가 자리잡기 위한 비용을 또 부담해야하구요. 하지만 그 세대 입장에서 본인들이 당장 죽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이 살 집과 '자녀'가 살 집을 모두 마련해야하는 거라 기존 세대의 중산층은 그걸 감당하는 것이 쉽지 않죠.

이게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흐름인데, 옛날 같으면 민란이 일어나거나 전쟁이 벌어질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옛날과 다르게 국가가 가진 무력이 엄청나서 그 무력으로 찍어 눌러지고 있는거죠. 그런 면에 있어서는 유례가 없는 일이라, 앞으로 어떻게 변하게 될 지, 무엇이 해결책일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앞으로 전세계적으로 불안한 사회가 이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상당히 불안해져 있구요. 다시 말하지만, 국가가 가진 무력이 엄청나서 강제로 눌려지고 있어서 큰 사고가 없는 것일 뿐이죠. 국가의 무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곳은 벌써 터졌구요.
어쩌다룸펜
15/11/13 18:07
수정 아이콘
국가의 무력이 강해져서 사회가 유지된다는 견해가 일견 신선하고 공감이 가네요.
절름발이이리
15/11/13 18:18
수정 아이콘
6월 항쟁 일어난 시기나 지금이나 국민을 진압하는 수준에 있어 국가의 무력은 별 차이가 없습니다. 중동의 자스민혁명도 마찬가지고..
더불어 말하면 과거에 민란이 일어나거나 전쟁이 벌어질 상황이란 그야말로 그대로는 다 굶어 죽을거 같은 상황이었지 현재 수준의 어려움과는 갭이 큽니다. 최저임금 받고 사는 한국의 빈민 조차도 민란을 일으키던 근대 이전의 민중보다는 잘 삽니다.
위의 두 사실을 종합하면, 이런 어느 정도 사는 국가들의 민란은 오히려 '먹고 살만해 짐으로' 인해 '기대치가 올라가서'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평가가 가능합니다. 국가의 무력 상승보다 통신, 인터넷, 교육, 세계화로 인한 인권등의 명분의 힘 등으로 인한 민중의 힘은 정부의 무력에 비할 때 과거보다 더 증가했다고 볼 수 있고요. 결국 국가 무력이 증가해서 체제가 유지된다는 건 틀린 판단으로 보고요. 그럼에도 체제가 유지되는 건 과거에 비해 세련된 욕망의 지배가 된다는 점, 그리고 사실은 그래도 견딜만 하다는 점의 합작이죠.
-안군-
15/11/13 18:27
수정 아이콘
글쎄요... 중동의 자스민혁명이나 지금의 IS의 준동, 시리아의 내전... 등등은 경직된 사회에 대한 불만에서 나온게 아닌 듯 합니다만...;;
오히려 거기는 오랜 군부독재 등으로, 사회가 곪을대로 곪아서 터진거라 보는 쪽이 맞을 것 같습니다.
솔로11년차
15/11/13 18:49
수정 아이콘
군부독재 역시 경직된 사회의 상징이죠.
-안군-
15/11/13 18:54
수정 아이콘
음... 죄송하지만, 그렇게 얘기하시면, 그냥 말꼬리잡기가 되는 듯 합니다.
사회가 고도화되고 안정화돼서, 개인의 노력으로는 계층 이동이 힘든건, 오히려 선진국 중에서도 복지국가들이 더하고,
군부독재가 고착화된 사회에서는, 그들만의 카르텔 때문에 계층 이동이 힘든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부패가 창궐한 나라일수록, 권력층에 잘 비비고 아부해서, 개천에서 용나는게 오히려 쉬울 것 같은데......

설마, 우리나라가 중동이나 터키, 미얀마 같은 군부독재국가랑 같은 수준이라고 보고 계시는 건 아니실테고요...
솔로11년차
15/11/13 19:17
수정 아이콘
경직된 이유는 다르지만 그게 현재 대체로 고착되어 있는 이유는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원인은 다르지만 '지금' 그 원인으로 고착되어있는 이유는 있다고 해야할까요? 전 지금의 상황이 80년전 2차대전의 나비효과라고 봅니다. 더 나아가서는 2차대전의 원인이라 할 수 있는 식민지배부터라고 봐야겠구요. 식민지배의 종식, 군부독재나 내전, 베이붐 세대와 이후의 출산률 감소, 이민자문제 등이요.
어쨌든 전쟁으로인해 발생한 여러가지의 요인이 세계적인 경제적발전을 가져왔고, 그게 어느정도 불만을 참을 수 있게 해주는 요인이 되었으나 한계에 가까워지면서 더이상 그런 효과가 없어지자 서로 다른 원인으로 생긴 불만을 눌러왔던 것이 표출되기 시작했다고 봅니다. 물론 세세하게는 국가별로 다르구요. 말씀하신 미얀마같은 경우는 도리어 현시점에서 경직되지 않은 사회겠죠. 우리나라의 386세대마냥. 다만 북미와 유럽, 동아시아의 우경화나 유럽의 이민자문제, 중동의 전쟁등은 그런 이유에서 비슷한 시기에 표출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녹차김밥
15/11/13 21:05
수정 아이콘
나는 그냥 보통만 살고 싶은데 보통으로 사는게 이렇게 힘든건줄 몰랐다던 지인의 말이 생각나네요.
국가의 무력과 관련한 신선한 시각 감사합니다. 일리가 있는것 같습니다.
-안군-
15/11/13 18:04
수정 아이콘
크게 공감합니다. 피지알에서도 헬조선 얘기가 나올때마다 비슷한 얘기를 댓글로 남겼고요...

개인으로 치환해서 생각해도 똑같습니다. 사람이 과거 때문에 자살하는 일은 없습니다. 자살을 선택하는 이유는 미래가 없기 때문이죠.
내가 여태까지 아무리 힘들게 살아왔고, 또 지금의 현실이 지옥과 같을지라도, 이것을 벗어날 가망성이 보인다면 포기하지 않는게 일반적이죠.
그러나 현재는,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과거보다 더 나아질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는게 가장 힘든 과제라는것... 동의합니다.

하지만, 그게 청년 세대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기성세대는, 노력만 하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것 하나만 보고 여태까지 달려왔는데,
그 사상을 아래 세대에게도 똑같이 주입하는 것 또한 문제입니다. "노력만 하면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다!"... 아닌데요?
이젠 우리나라도 선진국이라 봐야 하고, 시스템과 인식을 바꿀 때가 됐습니다. 발전만이 정답이 아니라는거죠.
이제는 삶의 질을 높이고, 주어진 자원들을 어떻게 잘 분배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우선시 되어야 할 때 입니다만,
아직까지 그런 인식이 모든 세대에 다 퍼지기 까지는, 시간이 좀더 필요할 듯 합니다.
녹차김밥
15/11/13 21:09
수정 아이콘
네. 더 많은 것을 성취하고 더 높은 곳으로 가는 것만이 인생의 목표인 것처럼 설정되는 것은 30~40년 전의 상황나 어울리는 생각 것 같은데, 역시 우리나라는 지나친 압축 성장으로 인해 생각이 사회적 의식이 이를 쫓아갈 시간이 너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어쩌다룸펜
15/11/13 18:05
수정 아이콘
사물을 보는 관점은 사람마다 다르지요. 제가 동남아 국가를 놀러가서 느낀 건 우리나라보다 경제적 수준이 낮다 정도였지,
우리나라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진 못했습니다.

사람을 위해 국가가 만들어졌지, 국가를 위해 사람이 만들어진 건 아니니까요.
4대의무를 다하는 이상 국가의 은덕에 감사할 필요까진 없다고 생각합니다.
녹차김밥
15/11/13 21:13
수정 아이콘
사람을 위해 국가가 만들어졌지, 국가를 위해 사람이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말은 공감합니다.
무조건적으로 국가에 충성하고 영광을 국가에 돌리는 것은 북쪽에서나 하는 일이기도 하지요.
다만, 주어진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은 각자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어느 정도 당위가 있는 태도인 것 같습니다.
역사적으로 크게 보아서 이것을 성취한 것이 우리 세대(전후 50년)라는 점에서 자부심을 가질 수도 있다고 보고요.
15/11/13 18:09
수정 아이콘
나날이 쇠퇴하는 정치현실도 헬조센 타령하기 쉽게 되는 요소죠.
녹차김밥
15/11/13 21:15
수정 아이콘
네. 그런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따위 정치가 아시아에서는 (아무리 생각해도) 가장 민주적인 정치라는게 어떨 때는 정말 믿기 어려울 정도입니다..-_-;
솔로11년차
15/11/13 18:12
수정 아이콘
위에 단 댓글과는 다른 이야기인데, 국회에 2,30대 국회의원이 거의 없습니다. 공직이든 기업이든 간에 어떤 조직은 누적된 성과 위에서 계급이 상승한다고 했을 때 젊은 사람이 고위직에 가는 것은 시스템상 나오지 않습니다. 기업은 그나마 재벌의 자식이라거나, 거의 불가능하지만 창업을 해서 높은 자리에 간다거나하는 경우가 있는데 공직은 불가능하죠. 그게 가능한 건 선거에서 선출되는 선출직 정도입니다.

같은 나이라고해서 그 세대를 대표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고, 반대로 세대가 다르다고해서 그 세대를 대변할 수 없는 것도 아닐겁니다. 하지만 결국 현상황은 젊은 세대가 갖고 있는 고민을 정책을 결정하는 고위직에서 아무도 체감하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해요. 이게 참 비극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사회의 경직이란 것이 경제적인 부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란 거죠. 현재 암묵적으로 비례의원의 절반을 여성을 선출하고 있는데요, 그것보다 시급하게 비례의원의 절반 이상을 40세이하로, 둘 이상은 30세 이하로 해야 할 겁니다. 그래봤자 그들은 우리와 나이만 같은 세대일 뿐 다른 세상에서 사는 사람일 가능성이 크지만, 지금은 그것조차도 안되고 있으니까요.
도깽이
15/11/13 18:34
수정 아이콘
청년정치인중 가장 영향력 있는 이준석조차 하버드 엘리트 출신이니...
슈퍼집강아지
15/11/13 18:36
수정 아이콘
그렇습니다. 어제 팟캐스트 '그것이 알기 싫다'에 김하나 국회의원이 나왔습니다. 새민련의 청년 국회의원이죠. 여기서 김하나 의원이 이야기했던게 공감이 갔습니다. IMF 이후에 대학가엔 양질의 일자리가 절대적으로 줄었기때문에, 취업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이 늘어났는데, 이런 청년들의 문제에 공감을 하는 사람들이 없다고 하더라구요. 심지어 새민련의 386 국회의원들도 이것을 개인의 노력 문제로 치환하거나 4-50대의 문제에 집중하지 청년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려 대변하려는 사람들이 없다고 하더라구요.

비례의원 선출 기준에 나이 항목이 추가되야한다는 것에 공감합니다. 새로운 얼굴, 젊은 정치인이 국회에 입성하기엔 진입장벽이 높다고 생각해요.
도깽이
15/11/13 18:49
수정 아이콘
이번 당대표 선거나온 이인영은 청년들과의 만남에서 통일운동을 하라고 권했다고 하더군요 이범씨글을보니...

그나마 젊은 피??라 떠드는 사람조차 저따위 말을 청년들에게 하니.... 486정치인이야말로 청산1순위라는 말이 괜히나오는게 아니에요
花樣年華
15/11/13 19:43
수정 아이콘
전체적인 발언의 맥락을 보고 싶은 맘도 있지만 어찌됐든 그런 말을 이인영의원이 했다면...

진짜 노답이네요. 왠 통일운동입니까 지금 시대에;;; 통일은 해야하겠죠. 당연한 얘기겠지만 지금 당면과제가 그게 아닌데;;;
15/11/13 20:52
수정 아이콘
새정연이 지금 망하고 있는 이유가 있네요.
멜랑콜리
15/11/14 00:21
수정 아이콘
어...저 장하나 국회의원이에요. 장그래 누나 장하나 의원!
슈퍼집강아지
15/11/14 00:30
수정 아이콘
와 의원님이신가요?
최강한화
15/11/14 00:45
수정 아이콘
네 의원이십니다!! 새정연 청년 비례대표이실거에요.
전 의원님 전화번호도 있답니다. 팟캐스트에서 말씀해주신걸 추가...
멜랑콜리
15/11/14 02:09
수정 아이콘
아...여기서의 저, 는 약간 뜸 들일때의 저..에요.....
오타나서 알려드리려고..
슈퍼집강아지
15/11/14 04:13
수정 아이콘
아.. 크크 지인중에 김하나씨가계셔서 착각했네요 감사합니다..... 흐흐 많은 오해가있었군요~
녹차김밥
15/11/13 21:17
수정 아이콘
미처 생각지 못했던 점을 지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분명히 그런 면이 있네요.
써네즈
15/11/14 07:13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중요한 결정을 하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연륜과 경험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30대는 그러기엔 경험이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요. 경험이 부족하면 결국 근시안적 혹은 감정적인 결정을 하게 되곤 하고요. 덧붙여, 모험을 좋아하는 20,30대의 성향상 국가의 결정을 하는 곳에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도 합니다. 벤쳐기업은 도전을 하는 곳이기에 젊은 사람들이 필요하지만, 국민을 짊어진 국가가 모험을 하기엔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솔로11년차
15/11/14 12:25
수정 아이콘
괜찮습니다. 각 정당이 2,30대에 비례 50%를 반영한다고해도 전체 의석의 10%를 넘지 않습니다. 바꿔말하면 40대 이상이 90%가 넘는다는 겁니다. 엄청나게 혁신적으로 룰이 바뀐다고 하더라두요. 게다가 아무리 연륜과 경험이 어쩌고 해도, 현재 60대이상의 국회의원이 전체의 25%가 넘습니다. 국회의원의 1/4이 60대 이상이란 거죠.
2,30대를 국회의원의 10%도 안되는 인원으로 채우는 것이 모험이라고 말 할 수준은 결코 아니라고 봅니다. 암만 경험이고 연륜이고 해도요. 현실적으로 이번 국회 최연소의원이 올해 35세, 81년생인 김광진인데, 김광진의원의 19대 국회에서의 활약은 대단했습니다. 2,30대를 늘린다고해서 모두 김광진처럼 된다는 건 아니나, 적어도 10%도 안되는 인원의 경험과 연륜을 걱정하기에는 데이터적으로 해서는 안되는 걱정이라 할 수 있죠.
15/11/13 18:13
수정 아이콘
서울의 집이라는게 너무 상징적인 말이긴하네요. 제가 느끼기에 우리사회가 기본적으로 라고 말해지는 수준이 너무 올라간건 아닌가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미디어의 발달과 sns의 발달은 평균적으로 보여지는 삶의 수준을 상당히 위로 끌어올렸죠. 그것들이 그 사람의 하이라이트에 불과하거나 비틀려진 것이라고 해도 말이죠. 세계 어디에도 그나라 가장 중심도시에 집을 갖는게 평범하게 되는 나라는 없어요. 인금 수준을 고려한다고 해도 말이죠. 그래도 일부의 나라들에서 그들에게 희망이 있는건 더 나은 미래가 아니라 불행한 노년이 기다리지 않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평범하게 아이를 기를수 있는 환경이 조금은 조성되어 있다는 거구요. 우리나라도 언젠가 그렇게 나아질거라고 생각합니다.
녹차김밥
15/11/13 21:22
수정 아이콘
'서울의 집'이라는 면에서 제가 좀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상징화된 축약을 쓰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쨌거나 경기도를 제외하고도 인구의 1/5 가까이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이고, 억만장자라거나 슈퍼카와 같은 허황된 희망이 아니라 엄연히 존재하는 필수재로서, 이전 세대가 희망을 가지고 성취해 올 수 있었던 '의식주' 중 하나라서 예를 들어 보았습니다. 물론 말씀하신 부분도 분명히 일리가 있습니다.
써네즈
15/11/14 07:15
수정 아이콘
제가 지방 출신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반드시 서울에 집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 자체가 이미 잘못된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무무무무무무
15/11/14 08:40
수정 아이콘
같은 서울의 집이라도 외곽지역의 대단위 아파트 지구와 중심가의 아파트는 천차만별이니까요.
막상 인구비율이 높은 외곽지역은 부모세대처럼 한평생 투자하면 얼마든지 얻을 수 있죠. 노원, 구로, 강북 같은 동네....

다만 보통 얘기되는 '서울의 집'은 중심가에서 그리 멀지 않고 교통 좋고 쾌적한 지역의 번듯한 아파트를 얘기하는 경우가 많은 게 문제죠.
기성세대 중에서도 성공한 10% 안쪽이 살고 있는 그런 경우 말입니다.
23년째솔로
15/11/13 18:37
수정 아이콘
저도 어렴풋이 가지고 있지만 글로 표현하지 못해 작성하지 못했던 내용을 깔끔하게 적어주셨네요. 완벽하게 동의합니다. 추천합니다.
녹차김밥
15/11/13 21:24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았는데, 생각을 글로 옮기자니 역시 어려워지네요.
절름발이이리
15/11/13 18:43
수정 아이콘
근데 본문은 현상유지를 위해 살 사람은 별로 없으며 "너는 평생 이정도 일하면서 이정도 수준에서 살다가 죽을 거야. 니 자식들도 마찬가지야."라는 말을 듣고도 열심히 살 사람이 없다고 말하고 있으나.. 순수하게 계층이동성만 따지면 한국은 OECD국가에서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즉, 이곳보다 계층 이동성이 좋은 국가를 찾자면 발전도가 낮은 국가들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단 얘기입니다.
반대로, 정작 많은 사람들이 칭송하는 북유럽이야 말로 언급하신 모습의 전형을 보여주는 국가입니다. 소득 이동성은 꽤 좋은 편이지만 세금 때문에 결국 쓸 수 있는 돈은 똔똔이고, 아웃라이어로 크게 성공하기는 거의 불가능해서 부모세대의 자산 규모가 자식에게 고대로 이어지는.. 그야 말로 '크게 나아질 희망없는' 국가죠. 그러나 그래서 북유럽이 구린건 아니거든요.
결론적으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고속의 성취지향적인 삶에 별로 뜻이 없으며, 사실 그것은 성숙한 경제규모를 갖춘 국가에선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점차 삶의 질, 그리고 살아가는 재미에 포커싱해야 되는 단계가 오는거지요. 광의적으로 이제 더 (크게) 나아질 것이 없어서 헬조선이란 자조가 나온 것은 맞는 얘기지만, 그렇기 떄문에 더 나아지다의 방향은 삶의 질일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안군-
15/11/13 18:49
수정 아이콘
동감입니다. 결론적으로, "성취하지 못하면 실패한 삶" 이라는 인식부터 바꾸는게 우선이라고 봅니다.
제 관점에서 우리나라가 헬조선인 이유는, 기성세대나 청년세대나 '성취하지 못하면 실패한 삶이다'라는 인식을 공유하기 때문이라고 보고요.
사회적인 성취보다는 개인의 삶의 질, 그 안에서 누리는 행복... 이런 개념이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불타는밀밭
15/11/13 19:15
수정 아이콘
현재 우리나라의 상태는 현상 유지도 어렵습니다.

1 개인의 예상 평생 총 소득이 결국은 1개인의 예상 평상 총지출을 어떻게 계산해도 웃돌아요. 식의주 중에 특히 '주' 때문에요. 옛날에는 '주'
곧 집은 대대손손 물릴 수 있는 자산이었지만 현재의 아파트 주거 형태는 집을 거의 20년 만에 싹 거의 0로 감가되는 자산으로 만들었습니다. 결국
20년 후에는 0이 되지요.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보면 월세랑 다를 바가 없습니다.

결국 여기다 이런 저런 사고 터지면(질병이라던가) 빚쟁이, 무자산 계층으로 바로 전락하는 거죠. 점점 이러한 비중은 높아질 거라 생각됩니다.
절름발이이리
15/11/13 19:17
수정 아이콘
어떻게 계산해도가 아니라 바라는 삶의 수준만큼의 지출에 비교해 계산했을 때 웃도는 거죠. 간단하게 얘기해 서울 아파트만 포기해도 매우 큰 차이가 납니다. 물론 서울집을 포기하는게 쉬운 옵션이 아님은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그렇다고 당연시하는 것도 문제가 있는 접근으로 보고요.
불타는밀밭
15/11/13 19:19
수정 아이콘
직장이 서울에 거주하는 자의 경우 서울 아파트는 옵션이 아닙니다. 직장이랑 세트로 묶인 거죠. 진짜로 서울에 살고 싶어서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절름발이이리
15/11/13 19:21
수정 아이콘
옵션입니다. 편도 1시간~2시간 이내의 출퇴근 시간을 감내하는게 매우 힘든 일이란 건 잘 알지만, 막상 그렇게 살고 있는 사람이 생각보다 적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이건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라 해외 선진국에서도 비슷합니다. 선진국의 수도 지역 집을 월급쟁이 젊은이가 돈벌어 사는건 거의 불가능해요. 도쿄, 홍콩, 싱가폴, 뉴욕, 파리... 선진국은 아니지만 상하이나 뭐 이런데도 마찬가지. 뭐 전 세계 선진국이 대부분 헬이다 라고 접근한다면 뭐 할 말은 없습니다. 어느 정도 사실일지도 모르겠네요.
-안군-
15/11/13 19:27
수정 아이콘
대도시에 슬럼이 존재하는 이유기도 하지요. 그것도 가장 부유한 지역 바로 근처에.
아마 서울도 조금씩 그렇게 되어갈겁니다. 슬슬 나타나고 있죠...
절름발이이리
15/11/13 19:30
수정 아이콘
사실 서울도 슬럼화된 지역, 또는 매우 낙후한 주거지가 아예 없지 않고 그런 집은 서울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정도로 저렴한 가격에 생활이 가능합니다. 아파트만 생각하니까 답이 안나오는 건데, 물론 그런 의사결정에는 십분 이해를 합니다. 저도 1~2시간 출퇴근 하느니 돈 쓰더라도 근처 살자는 주의기도 하고..
연환전신각
15/11/13 20:07
수정 아이콘
계층 이동의 희망은 북유럽이 더 안 좋은게 맞죠.
그런데도 그들을 부러워 하는건 걔들은 계층이동에 미래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삶을 살지 않아서인것 같습니다.
요즘은 먹고살가즘만 어느정더 해결하면 삶의 의미를 알아서들 부여할만한 계층이 넓어지고 있는데 국내 사회는 여전히 성장주의와 성취를 지향하고 있어서 이젠 여기에 염증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생각.
예전엔 빈부격차가 있어도 나도 언젠가라는 생각이 지배했고 그 격차를 인정하고 받아들였는데 이젠 그라서 달리 보는것 같습니다. 이젠 언제까지 발전해야 안정된 내 삶을 살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지배하고 있으니.
품아키
15/11/13 20:29
수정 아이콘
동감합니다.
어떤 의미에선 헬조선을 헬조선이라고 부르는 이유로
'계층간 사다리'가 없어졌다는 점을 드는 사람들을 볼 때 절망 너머의 절망을 느낍니다.
결국 '더러우니 출세해서 남들을 짓밟아야 하는데 출세하기가 힘들어졌다'는 말과 다름없어 보이거든요.
한국의 문제는 추락하는데 있어서 하한이란게 없고,
지금까지 발전해왔지만 이게 정점이고 더 나아질 길은 보이지 않으며 퇴보만이 가능해보이기 때문입지요.
녹차김밥
15/11/13 21:35
수정 아이콘
그 부분에서 제가 다소 설명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발전의 가능성이 없다는 말을 듣고도 '열심'히 살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표현했을 때, 그 열심히 라는 것이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청년들의 몸부림과 같이(그리고 지난 60년간의 그 모든 청년들이 그래왔듯이) 온몸을 내던지는 수준의 '열심'을 뜻한 것이었습니다.

지금 사회 현실적 평가는 여전히 계층, 성취, 성과, 재물 등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과정이야 어찌됐든 결과적으로 이를 움켜쥐지 못한 자들이 나태하고 노오력이 부족하여 실패한 자로 규정되는 현실에서 그런 '열심'을 포기한다는 것은 결국 'n포' 로 귀결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안타깝습니다. 자신을 내던지며 모든 것을 희생하고 노력하지 않아도 그럭저럭 살 만 하거나(물질적, 혹은 사회적으로 말이죠), 혹은 자신을 내던지며 노력하고픈 것이 있다면 그 보상을 받을 희망이 상당히 있는 사회가 건강하다고 생각합니다.

계층간의 이동에 기대지 않고도 각자의 삶의 질을 추구하며 살아갈 수 있고, 또 그런 태도가 사회적으로 용인되면서도 전체 사회가 침체되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매우 동의합니다. 지적 감사드립니다.
아칼리
15/11/13 18:53
수정 아이콘
우리보다 더 잘 하고 있는 나라들을 보며 배우고 따라잡으려고 해야 발전이 있는 건데, "개발도상국에 가서 한 달만 지나 보면 국민적 자부심이 생긴다"같은 발언으로 국민들의 불만을 잠재우려 드는 건 건방진거죠.
그와 별개로 한국이 세계평균이나 70,80년대 한국이랑 비교해서도 진짜 지옥인줄 아는 사람들은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무식한거고.
녹차김밥
15/11/13 21:36
수정 아이콘
오 전 시장의 발언은 어느 면에서 보나 참 수준 낮은 발언이 맞는 것 같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사악군
15/11/13 19:06
수정 아이콘
사실 교육을 바꾸긴 바꿔야하죠. 상승을 포기시키고 안분지족, 더불어 나누는 삶, 경쟁이 아닌 상생지향적으로요. 그게 바람직하기도 하고, 계층이동이 막히는 사회에서 구성원들의 불만을 가라앉힐 연막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직도 싸워이기라 가르치는데 이길수있는 환경이 안되죠.
살려야한다
15/11/13 20:15
수정 아이콘
사회가 바껴야 교육이 바뀌는거죠. 사회가 싸워서 이기기를 원하니 그렇게 가르칠 뿐 교육은 잘못 없습니다. 싸워서 이길 필요가 없는 사회면 그렇게 가르칠 일도 없죠.
녹차김밥
15/11/13 21:38
수정 아이콘
그런 수준높은 논의와 토론이 이루어져야 할 텐데, 요즘 정계에서 벌어지는 토론들은 참 수준이 눈 뜨고 못 봐줄 지경인 것 같습니다. ㅠㅠ
花樣年華
15/11/13 19:58
수정 아이콘
파이 자체가 커지는 속도가 줄어들고 있는데 파이를 나누는 방식은 급속하게 불리해지고 있죠.
당연히 오늘보다 나쁜 내일을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계속 그런 내일을 확인하고 있고요.
거기다 사회문화는 전반적으로 퇴행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기득권 세대인 5~60대는 그 무엇보다 소통에 취약해서
젊은 세대가 자신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창구는 꽉 막혀있는 상황... 이 상황에서 오늘의 지표가 나쁘지 않다고 해서 절대 좋은 건 아니죠.
이런 예시가 그다지 좋은 것 같지는 않지만 엊그제인가요? 정형돈 씨가 심리적 문제로 잠정 휴식 선언을 했는데
정형돈 씨의 오늘은 전성기라고 봐도 좋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겁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이 나쁘냐, 당연히 그렇지는 않죠. 하지만 그래도 불안을 느낄 요소는 너무 충분합니다.
대한민국은 불안장애에 걸려있는데 당장 너보다 못사는 나라를 보고 엄살피우지 마라?
글쎄요. 저는 저런 얘기는 무조건 역효과만 난다고 알고 있습니다.
녹차김밥
15/11/13 21:39
수정 아이콘
댓글 감사합니다. 우리 사회가 소통에 취약한 것은 누구 한 사람, 어느 한 세대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시대적 환경에 의한 우리 모두의 비극인 것 같습니다.
녹차김밥
15/11/13 20:02
수정 아이콘
댓글들 감사합니다. 금요일저녁 업무 마무리와 퇴근 때문에 피드백이 조금 늦었습니다. 저녁에 차분히 피드백드리겠습니다.
리스트컷
15/11/13 20:58
수정 아이콘
좀 어리석은 이야긴데.
인류역사는 언제나 헬이었는데, 왜 지금은 헬이 아니길 바라는걸까요. 그 유-토피아 만드려는 시도는 다 실패했어요.
닝겐이라는 생물을 뭐 누가 설계했다면. 지옥을 만드는걸 천성으로 여기게끔 설계되었어요. 인간 본성이 지옥을 만드는데, 누굴 탓합니까.
녹차김밥
15/11/13 21:43
수정 아이콘
그런 생각이 '삶이 고통이다.' 로 연장되면 불교적 사상으로 귀결될 수도 있겠군요..ㅠㅠ
15/11/14 04:15
수정 아이콘
역으로 보자면 전세계적으로 봤을때 지금보다 살기 좋은 시대는 없었죠.
15/11/13 21:07
수정 아이콘
이 나라 국민의 실제 평균 생활 수준을 50이라고 가정한다면....각종 미디어, 인터넷 등에선 70,80이 평균으로 노출되고 있는것도 큰 이유라고 봅니다.
그러니...남들은 70, 80이상을 살고있는것같은데 난 50미만이란 생각에...게다가 앞으로도 잘해야 60이 안될거같다는 자괴감만 들게 만들거든요.
다만...50에서 발악해서 40이하로 떨어지는 삶을 살자니(각종 항쟁 등)...그냥 50이나 유지하자는 생각이 만연한것도 현재의 헬조선 현상 중 하나의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다들 남이 죽창 들어주길 원하지, 내가 들려고 하지는 않거든요.하하
(뭐, 조속한 일본화 현상...그러니까 초식남, 프리터 생활 등등의 의식전환이 그나마 스스로의 해결방법이라고 보고 앞으로 그렇게 되리라고 봅니다.일본애들은 그나마 우리보단 남하고 비교질은 덜하거든요.우린 최소한 비교질 부분만 줄어도 삶의 질이 늘지않을까 합니다)
녹차김밥
15/11/13 21:42
수정 아이콘
n포세대와 초식남, 프리터 결국 비슷한 이유에서 생겨난 흐름인 것 같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의 n포세대는 말로는 다 포기했는데 아직 진심으로 다 포기하지는 못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요.
다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것들을 포기했을 때의 사회적 시선이 일본에 비해 견디기 어렵고
정말정말 포기할수 없는 기본적인 것조차 포기하도록 강요당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인간흑인대머리남캐
15/11/13 23:06
수정 아이콘
갈수록 심화되는 부의 편중만 봐도 전보단 낫지 않느냐는 소리가 얼마나 설득력 없는지 알 수 있죠. 희망이 안보인다는 건 이런 측면도 있을 겁니다. 그렇다고 정치나 사회인식이 그걸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있느냐면 그것도 아니죠. 오히려 반대로 가고 있는데 엄연히 지옥도를 달리고 있음에도 긍정 감사 노력 운운하니 헬 소리가 나오게 되는 거 같습니다.
구름위의산책
15/11/13 23:22
수정 아이콘
사회발전이 날이 갈수록 보수화되고 정체되는 느낌이에요...
사실 어른 세대의 노고는 저도 인정하고 많은 것을 감사하지만...지금 그런 어른들이 우리의 사회를 정체시키고 보수화함으로서 더욱 우울하게 만드는 것같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30년까지는 세상에 대해서 배우고 이후 30년을 사회를 이끌어가고 이후에는 다음 세대들에게 사회운영을 양보하고 인생을 마무리하며 지침을 주는 식이 되어야 하는데. 나이드신 분들이 지속적으로 자신들을 위한 사회를 만들어가려고 하면서 30대이후에게 안좋은 사회가 되는 것같습니다. 요즘같이 10년도 안되서 사회가 변화하는데 혁신을 해야할 판국에 보수가 왠말인지...
최강한화
15/11/14 00:44
수정 아이콘
정말 공감 많이 되는 거 같습니다.

단 예로 우리가 월 200만원씩 20년 저축하면 원금만 약 5억인데 이 5억으로는 서울에서 괜찮은 아파트 사기도 벅차죠. 타지에서 집 사기에는 출퇴근하기도 힘들구요. 안정적으로 20년 일 한다는 보장도 없고 꾸준히 저축한다는 보장도 없는 현실에서 n포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청년들에게 현재의 어른들이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를 봐라!" "청년들이 개척정신이 없다" "우리때는 말이야~~"이런식으로 이야기하는건 절대 와닿지 않습니다. 더 비참해질뿐이죠. 그 어른들이 우리세대일때랑 처한 상황 자체가 다릅니다. "행복한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 희망이 없어요.
15/11/14 07:26
수정 아이콘
모든게 다 집값하나로 귀착돼지 않나요? 모두가 살수있는 유일한 방안은 집값이 내려가고 다시 올라가지 않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서울에 꽁꽁묶여있어서는 불가능하죠. 장기적으로 국가를 위해서는 노무현때 수도 이전 했었어야 한다고 봅니다.. 서울이 작아지는게 헬조선에 대한 해결책 첫걸음이거든요.
15/11/14 10:42
수정 아이콘
집값이 내려간다고 모두가 살순 없어요. 명백히 윗세대의 희생을 끌어내고 단절을 야기하는 방법인거죠. 집값이 내려간다고 이 모든 문제가 절대 해결되진 않습니다. 거기에서 나오는 수많은 하우스푸어들과 갚아지지 않는 빚들, 국내 경기 위축들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리얼 지옥이 될 겁니다. 디플레이션의 시작, 은행권은 많이 부실해질 것이고 그나마 있던 내수 소비여력도 줄어들고 그럼 기업들은 사람을 안뽑겠죠. 해결방법이라고 보이는건 정부 재정지출의 효율성을 올리고 새는 돈은 싹 잡아서 정말 국민에게 필요한 노후대책과 육아대책을 마련하는 거에요. 이미 부동산은 건드릴수 없는 지경까지 왔다고 봅니다. 부동산이 우리나라 국민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봐도요. 이걸 강제적으로 낮추겠다는건 기존에 집을 가진 사람을 죽이겠다는 표현으로 들릴 거고 그 정책을 다시한번 야당에서 하겠다고 하면 정치적으로도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겠죠.
자유지대
15/11/14 11:26
수정 아이콘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시는데 집값이 싸다는 얘기와 거주비용이 싸다는 얘기랑 같은 말이 아닙니다.
예로 최근의 집값 상승부재 이후로 전월세가격이 폭등한걸 생각하시면 됩니다.
시장논리라는건 생각보다 무시무시해서 직접적으로는 아니더라도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 비용을 꼭 치르게 만듭니다.
경제학 용어로 전가와 귀착이라고 하죠.
그리고 거의 대부분 이 부담은 시장의 약자(서민일 확률이 괘 높죠)에게 전가됩니다.
무무무무무무
15/11/14 07:48
수정 아이콘
저도 출발점 자체가 다른 게 문제의 시작이라고 봅니다.

기성세대는 가난으로부터 출발한 반면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가 이뤄놓은 성취로부터 출발했기 때문이죠. 기성세대는 아무것도 없던 어린시절로부터 출발해서 몇십년을 노력해 집 한 채 차 한 대를 얻었는데, 젊은 세대에겐 기성세대가 장만해서 함께 누린 '내' 집, '내' 차라는 게 당연히 있었거든요. 그러다 막상 사회에 나와 독립할 때가 되면 '내' 집과 '내' 차는 없어지고 맨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니까 기성세대처럼 몇십년을 참고 기다릴 수가 없는거죠. 이들 입장에선 이미 내가 누리고 있던 걸 걸 빼앗기고 생활수준이 급격히 떨어진거니까요. 흔히 하는말로 [큰 욕심 없이] 내 자식이랑 같이 서울에서 우리 식구 생활할 수 있는 집 한 채면 만족한다고 하는데, 그런 말을 하는 자체가 젊은세대의 출발선을 보여주는거죠. 그런 환경속에서 살았으니까 그 목표가 큰 욕심없는 목표라고 생각하게 되는겁니다. 기성세대가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인생을 쏟아부었다는 건 잊어버리는거죠.

이걸 극명하게 보여주는 게 글에 나오는 성취감에 대한 부분입니다. 젊은 세대 역시 사글세 방 한 칸으로 시작해서 한평생 뼈빠지게 일해 서울 외곽의 작은 아파트 한 채 차 한 대 사면 되긴해요. 그런데 더 이상 그게 희망으로 다가오지도, 그걸 달성했다고 성취감이 느껴지지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당연히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이죠. 이거야말로 현 시점에서 기성세대와 젊은세대가 서로를 이해할 수 없게 하는 주 원인입니다.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가 징징거린다고 하고,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가 희망을 끊어놨다고 하게 되는거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1991 [일반] 직장인 분들 존경합니다. [21] 오빠나추워7235 15/11/13 7235 6
61990 [일반] 연령별 대표 국회위원 선거? [33] jjune5341 15/11/13 5341 1
61989 [일반] 구자형의 넷텔링 첫번째 이야기 "그녀에게서 좋은 향기가 난다 by 카루홀릭" [35] 북텔러리스트6057 15/11/13 6057 44
61988 [일반] 휴대폰, 도서.. 그리고 맥주까지? [37] 아리마스8498 15/11/13 8498 5
61987 [일반] 과거와 미래 : 헬조선은 희망의 부재에서 온다 [67] 녹차김밥6346 15/11/13 6346 24
61986 [일반] PGR 여러분들은 반복해서 꾸는 꿈이 있으신가요? [61] Jace Beleren6087 15/11/13 6087 1
61985 [일반] 나는 숨을수 있는가? [19] 삼비운4283 15/11/13 4283 2
61984 [일반] [서브컬처] 여친님 입덕시킨 이야기 [35] 삭제됨5801 15/11/13 5801 4
61983 [일반] 마녀사냥... [15] Neanderthal7958 15/11/13 7958 12
61982 [일반] 팟캐스트 어디까지 들어봤니? [70] 자전거도둑8705 15/11/13 8705 0
61981 [일반] [국내축구] 전북 최강희 호의 주축 중 하나였던 김형범 선수가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9] 캬옹쉬바나5871 15/11/13 5871 0
61980 댓글잠금 [일반] [사죄문] PGR21을 떠나며 [290] KARA28528 15/11/13 28528 1
61979 [일반] 군의관 욕설·모욕에 상처뿐인 의병전역.gisa [82] 삭제됨11662 15/11/13 11662 7
61978 [일반] (피아노 계층) 하농 아세요?? [48] 표절작곡가12309 15/11/13 12309 4
61977 [일반] [영어 동영상] 존 롤즈, "공정함으로서의 정의" [29] OrBef8418 15/11/13 8418 14
61976 [일반] 요새 국힙이 시끄럽네요 [69] 안할란다12788 15/11/13 12788 4
61974 [일반] 첫 인사, 그리고 북텔러 이야기 [185] 북텔러리스트11408 15/11/12 11408 81
61973 [일반] 천조국의 응답 시리즈 Wonder Years(케빈은 열 두 살) 5-3 (6MB) [12] Zelazny8068 15/11/12 8068 8
61972 [일반] 세월호 선장 이준석 부작위살인 유죄, 무기징역 확정. [27] 카우카우파이넌스9241 15/11/12 9241 4
61971 [일반] 저 새는 해로운 새다. [43] 작은기린8913 15/11/12 8913 35
61970 [일반] 방금 수능을 보고 왔습니다. [77] schatten8503 15/11/12 8503 27
61969 [일반] [스압] 아이유는 왜 하필 제제라는 캐릭터를 소재로 섹스어필을 했을까? [368] 자유인바람37417 15/11/12 37417 21
61968 [일반] [해외축구] 벤제마가 친구랑 한 통화 내용이 유출되었네요. [63] 어리버리15585 15/11/12 15585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