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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11/13 16:56:26
Name 삼비운
Subject [일반] 나는 숨을수 있는가?
'익명성'

자신을 드러내며 다른사람을 욕하고, 비판하고, 비난하고 등등을 하려면, 많은 준비와 용기가 필요합니다.

상대의 반응을 자신이 받아야 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내가 무얼 해도 내가 하는줄 모른다'  이렇게 되면 엄청 쉬워집니다.

또,

1대1의 대화도 자신 마음대로 쉽게 되지 않는데

1대 다수 혹은 다수와 다수의 대화가 되면 자신의 뜻을 관철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혼자 상대하기 보다 자기편이 많은게 편하단 말이 되겠죠.

거기다 익명성과 합해진 '불특정 다수'가 내 편이 되면

최소한 지지는 않았다고 생각할 만합니다.


이것이 사람들에게 주는 힘이 매우 달콤한가봅니다.

악플러를 까는 사람조차도 자신이 까는 악플러들의 행동을 똑같이 행하는 모습을 보고

그 위선이 나의 모습은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익명성'이 주는 이로운 점과 나쁜 점을 논하기에는 저의 능력으로는 무리이며

단순히 보고 쉽게 말할 수 없는 분야임에도 이렇게 글을 쓰는건

'익명성'을 이용한다 한들 내가 숨을 수 있는가? 라고 생각해봤기 때문입니다.



필요가 없는 정보라서 사람들이 신경을 쓰지 않을뿐,

필요한 때가 온다면 '익명성'의 방패뒤에서 내가 한일이 만천하에 알려질 때가 올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익명성은 함정이 되어 가는듯 보입니다.



저는 능력이 부족하여 글을 잘 쓰지 못합니다. 특히 피지알에서의 글은 쉽지 않습니다.

전에 어떤분이 전쟁터에 뛰어들려면 준비를 해야하고 관객들은 팝콘이나 먹고 있으라고 하더군요.

전 이 말에 수긍했었습니다.

감정적으로 뛰어들어봤자 없는게 있을 순 없으니 금방 바닥을 드려내며 패배할것이고,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킬거라고요.

비겁한 변명일 수 있지만, 그래서 글을 안썼었습니다. 댓글도 그랬고요. 완벽한 익명성, 존재조차 없는 상태라는 거죠.



그런데. 요새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글을 조금씩 올리고 있습니다.

거의가 뻘글이고, 왜 올렸지라고 후회 합니다.

감정 섞인 댓글도 올리고 나선 후회합니다.

하지만, 이제 내가 쓴글들은 남아서 언젠가 사람들이 나의 잘못을 찾을때가 왔을때 발견되거니 하겠죠.



'내가 쓴 줄 모르겠지'라고 쓴 글이 나를 공격하는 일이 없도록,

그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이미 익명성엔 투명망토도, 벙커도, 방패도 없다는 사실만 다시한번 알게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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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1/13 17:12
수정 아이콘
저는 그래서 나이가 들면 들수록 분쟁나는 인터넷 글에 뛰어들지 않게 되더군요.
소모적인 내용과 상대를 설득할 수 있을리가 없다는 생각이 먼저 들고 이거에 시간을 쏟다기보단 그냥 나를 위해 시간을 쓰는게 더 좋을거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들어서요
삼비운
15/11/13 17:57
수정 아이콘
저도 그럴때가 많습니다. 별로 관심없는 주제는 분쟁이 생겨도 별로 끼어들지 않으려 하죠. 하지만, 간혹 나와 관계가 있거나 내가 할말이 있는 주제에 대해선 끼어들고 싶을때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논리와 증거들을 준비하고 상대를 반박하는게 어렵고 힘들어 나의 의견을 대신해 줄 사람을 찾아 조용히 응원하는 편이었는데.... 그게 참 내맘 같지도 않고... 그렇습니다.
Sydney_Coleman
15/11/13 17:18
수정 아이콘
첫 단락은 좌표왕들이 대체 왜 발생하는가에 대한 고찰이기도 하네요.
Jace Beleren
15/11/13 17:41
수정 아이콘
드래곤볼에서 프리져와 마인부우도 결국 좌표왕에 의해 최후를 맞습니다.
삼비운
15/11/13 17:50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이글을 쓴 이유가 그런 행동이 과연 자신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해서 쓴것 입니다 오히려 해악이 더 크다는 사실만 입증되었죠
스테비아
15/11/13 17:26
수정 아이콘
그래서 일부러 주위 사람들에게 피지알과 제 닉네임을 간접적으로 공개합니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ㅠㅠ
삼비운
15/11/13 17:59
수정 아이콘
자신을 스스로 경계하는 건가요? 내가 사고 칠지도 모르니깐 니들이 미리 알고 있어. 혹시 이 아이디로 이상한 글 쓰면 말리러 와야 돼!! 좋은 자세이십니다. 흐흐
스테비아
15/11/13 18:18
수정 아이콘
그겁니다! 제가 얼마나 악하고 약한지는 제가 가장 잘 아니까요 흐흐
The xian
15/11/13 17:41
수정 아이콘
어차피 저는 숨을 데가 없습니다.

이 ID 하루이틀 써 온 것도 아니고 악명도 워낙 높아서... 애초에 제 인터넷 생활에 익명성 같은 건 없어요.
삼비운
15/11/13 17:48
수정 아이콘
애초에 숨을 생각이 없으셨던거 아닌가요? 익명성을 이용해봐야겠다는 유혹에 빠지지도 않으실분이 아닌가 해서
절름발이이리
15/11/13 17:58
수정 아이콘
익명성 다이스키
삼비운
15/11/13 18:10
수정 아이콘
무언가 아이디와 내용의 차이가 .... 느껴지면서도 어쩌면 현실과 가상현실을 분리시켜 익명성을 획득하신것 같기도 하고....
절름발이이리
15/11/13 18:15
수정 아이콘
아.. 이번 인생이 가상현실로 밝혀지면 곤란한데..
시노부
15/11/13 17:59
수정 아이콘
그렇게들 말하지. 칼라의 영광에서 분리된 우리는 혼자라는 고통을 겪는다고.
[그렇게들 말하지. 집단의 영광에서 분리된 우리는 분탕종자 라는 고통을 겪는다고.]

하지만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니다.
[하지만 나는 결코 혼자가 아니다.]

우리의 전사들의 심장은 명예와 전통으로 하나가 되고,
[나의 계정의 레벨은 욕설과 표현주의로 하나가 되고]

전투는 모두의 이름으로 행해지니.
[키워는 모두를 대상으로 행해지니]

세대와 세대를 이어 용맹한 자들이 선택한 그 이름.
[궤변과 위키를 이어 용맹한 자들이 선택한 그 이름]

암흑 기사
[암흑 키워]..가 되고싶습니다. 흐흐
현실은.. 퇴고를 거치고 댓글을 써보았지만. 그곳엔 오직 벌점 뿐이겠죠..
삼비운
15/11/13 18:07
수정 아이콘
자기 계정을 벌점으로 더럽힌다해도 홀로서겠다는 발상이 대단하십니다. 다만 그정도되면 암흑기사가 될 수 있나요? 클록킹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다. 그냥 보입니다. 옵저버가 없어도....
시노부
15/11/13 18:22
수정 아이콘
헛..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저는 천성이 찌질이고 성격도 안좋고 필력도 좋지 못해서 커뮤니티에서 막 네임드가 되거나 하지는 못하지만
PGR하면서 반말에 반쯤 욕설에 가까운 말투로 한번 난장을 피웠던적이 있었습니다.
https://cdn.pgr21.com/pb/pb.php?id=free2&no=45226&divpage=10&sn=on&ss=on&sc=on&keyword=%EC%95%88%EC%A0%95%EC%97%BD
물론 벌점먹고 삭게로 갔지만은요.
미리 변명하자면 결코 저런 '틀을 깨는 행위에 맛들인건' 아닙니다. 저것도 몇년된 일이기도 하고요. 흐흐
(그렇지만 저에게는 참 자랑거리인 일입니다. - 벌점먹는게 무슨 자랑이냐고 하시면 할말없지만요 흐흐흐)
다만, 저는 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이 옳다고 생각이 될때는, 규정에서 약간 이탈하더라도 차라리 정석대로 직구승부를 해도
(PGR에서는 저 윗글의 제 행위가 잘못된 길입니다만), 그렇다 하더라도 좋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정말 옳다고 생각되는 일에는 하자!.. 이렇게요. 다수나 소수나 이런것이 중요하지 않고.
익명성이니 규범이니 물론 지킬건 지켜야하지만. 정말 필요할 때는 가끔 외도가 되는것도 좋은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흐흐
Jace Beleren
15/11/13 19:11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것을 들으니 제 인생 모토와도 비슷한 부분이 있네요

저도 가정의 장남이자 가장으로서, 회사의 막내로서, 또 한국 사회의 시민으로서 지켜야 할 규범을 철저하게 지키는것을 나름 신념으로 삼고 있고, 정말 규칙을 잘 지키는편이라고 자부합니다만, 중요한것은 그것은 내가 구성원으로서 지키는 것일뿐입니다.

제가 가족이 아니면 가정내 규칙이 제 알바 아니고, 제가 더 이상 근무하지 않는 회사의 사칙이 저랑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마찬가지로 법도 내가 시민으로서 이 사회에서 살아가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야 지키는 의미가 있지, 그것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을 상황에서는 그냥 종이쪼가리일뿐이죠.

저는 회사의 막내, 가족의 맏아들, PGR의 Jace 이기 이전에 자연인 '준영'이고, 내가 오롯이 자연인 '준영'으로서 존재할때 규범이고 법이고 나발이고 아무 상관도 없습니다. 자연인 '준영' 에게 중요한것은 내 자유와 /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도리 딱 반반이고, 나머지는 제 알바 아닙니다.
시노부
15/11/13 20:01
수정 아이콘
무엇을 위한 규정인가. 무엇을 위해 이걸 지켜야 하는가. 이런 상황에서도 지켜야할 가치가 있는가.
그 가치가 나라는 인간의 존엄성. 나라는 인간의 아이덴티티 보다 자유의지 보다 중요한가?
내가 이 행위를 함으로 인해서 피해를 보게 될 사람들의 무게와
내가 이 행위를 하지 않음으로 인해 내가 심적/물질적 고통의 무게를 저울질 했을때 어느쪽으로 추가 기우는가.

항상 이런 고민을 하게 되는거 같습니다.
참자니 암걸릴거 같으니 에라이 확 지르게 됩니다. 후회할때도 없지는 않습니다만
이러한 제 인생이 부끄럽진 않은거 같습니다. 크크
써네즈
15/11/14 07:17
수정 아이콘
처음 제목만 보고 최홍만 이야기인줄 알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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