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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을 죽이는 것은 언제나 인간이다.
괴물은 인간에게 죽임당하지.
오직 인간만이 쓰러트리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인테그라 헬싱
이야..기가 막히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괴물은 당연히 인간이 쓰러트려야 재미있죠.
이 문구는 아카드가 입에 달고 다니는 문구이고, 마지막에는 인테그라도 입에 올리는 말입니다.
인간이 괴물을 쓰러트린다는 설정은 어지간한 괴물 등장 매체에서 등장하지만 특히 헬싱에서의 이 설정은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법칙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정말 바보같이 이 법칙을 (억지로) 끼워맞추는 경우도 있거든요.
특히나 괴물이 우글우글하는 헬싱에서, 소수의 인간들이 괴물을 하나하나 잡아나가는 장면은 정말이지 스릴이 넘칩니다.
어? 그러고보니, 사실 대부분의 괴물이 괴물에게 (특히 아카드에게) 죽지 않았던가요? 에이, 설마요... 극소수의 어떤 예외를 제외하고는 이 작품에서
[죽은] 괴물은 모두 인간에게 살해당했습니다. 법칙인데, 그렇게 쉽게 어길리가요.크크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1)괴물은 언제나 인간에게 최후를 맞는다.
2)따라서 괴물은 괴물이 죽일 수 없다.
3)괴물의 기준은 상대적이다.
세 가지의 법칙입니다. 마지막이 좀 애매모호 합니다만, 작품 전체의 분위기로 봤을 때 인간 대표인 인테그라가 인정한 괴물을 뜻하는 것 같습니다. (구울이나 떨거지 흡혈귀는 포함하지 않는 듯 합니다.)
그럼 하나하나 정말 법칙을 잘 따랐는지 알아보기 전에, 이 작품의 인간 집단과 괴물 군단을 나눠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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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인간입니다.
1. 인테그라 페어브룩 윙게이츠 헬싱
어린 나이에 헬싱 가의 당주가 되어 아카드와 세라스를 포함해 막강한 부하들을 거느리고 있는 인간입니다. 어떤 괴물에도 맞설 강철멘탈에다가, 인간치고는 굉장한 검술 실력을 뽐냅니다. 이 작품의 인간 대표격의 인물로, 인테그라가 누군가를 괴물이라고 부르면 그 녀석은 괴물판정 받아서 인간한테 죽습니다.
2. 핍 베르나도트 포함 와일드기스 용병대
발렌타인 형제 침공 이후, 헬싱에서 고용한 용병단입니다. 특히 베르나도트는 나중에 세라스에게 피를 빨려서 그녀 몸 속에서 살게 됩니다.
3. 하인켈 울프
교황청 13과 이스카리오테 소속 신부입니다. 총질 좀 잘하는 그냥 인간입니다...
4. 유미에
역시 교황청 13과 소속 수녀(?)입니다. 다중인격자인데, 평소에는 다정한 유미코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다가 싸움터에 나서면 사나운 유미에로 돌변합니다.
5. 그 외 교황청13과 전원, 제9차 십자군 전원과 엑스트라 여러분들.
사실 인간은 이게 전부입니다. 정말 인간이란 대단한 것 같습니다.
알렉산더 신부님은 아래에서 후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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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다음으로 괴물 여러분들을 만나보겠습니다.
1. 노스페라투 아카드
헬싱 소속의 쓰레기 전문 처리반 괴물입니다. 작품에 나오는 수많은 괴물 들 중에서 원탑을 달리는 최강최흉의 드라큘라입니다. 특성상 심장에 말뚝을 박거나 흐르는 물에 빠트리는 것 말고는 죽일 방법이 없습니다. 게다가 피를 빨아먹는 만큼 생명이 늘어나서 몇 백만 번 죽여야 할지 감도 안 잡힙니다. 인테그라가 인간 대표라면 이쪽은 괴물 대표입니다. 작품에 나오는 모든 캐릭터 중에 '괴물을 죽이는 것은 언제나 인간'이라는 법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2. 소좌
나치 잔당 밀레니엄 대대의 지휘관입니다. 생긴건 인간인데 생각하는 건 완전 괴물입니다. 미치광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인물이죠. 50년 지나도록 전혀 늙지 않아서 이쪽도 당연히 흡혈귀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기계(!)였습니다. 본인 말로는 자신은 자신의 의지만을 가지고 있으니 인간이 맞다고 합니다만, 인테그라가 "너야말로 진정한 괴물이다"라며 못을 박아버렸습니다.
3. 한스 권세 대위
헬싱에 아카드가 있다면, 밀레니엄에는 이 분이 있습니다. 너무나 과묵해서 작중에서 단 한마디도 한 적이 없습니다. 사실은 웨어울프인데, 아마도 전투력만큼은 밀레니엄 최강인 듯 합니다.
4. 립 반 윙클
마탄의 사수입니다. 밀레니엄 대대는 닥터에게 모두 개조를 받았기 때문에 사실상 전원이 흡혈귀라고 봐야 되는데, 이 분도 흡혈귀입니다.
항공모합을 뺏은 것까지는 좋은데 하필 아카드를 만나서...
5. 죠린 브릿츠 중위
역시 밀레니엄 소속의 중대장입니다. 몸 절반이 괴상한 문신으로 뒤덮혀 있는데, 이것을 사용해 환술을 사용합니다. 그리기 귀찮다는 이유로 작가가 일찍 죽여버렸습니다. 헬싱 본부에 기세좋게 쳐들어 간 것까지는 좋았는데 하필 세라스 빅토리아를 열받게 해서...
6. 투발카인 알함브라
큰 비중없이 죽어서 기억이 잘 안납니다. 어딘가의 대통령이었다고 하는데, 현재는 흡혈귀로 개조되서 카드 휙휙 던지며 잘 싸웁니다. 친한 사람들은 자신을 멋쟁이 신사라고 부른댑니다.
7. 발렌타인 형제
초반에 구울부대를 편성해 헬싱 본부를 치면서 큰 임팩트를 남기는 듯 했는데 실상을 보니 그냥 떨거지였습니다. 그나마 형인 루크 발렌타인은 최후반부에 재등장하면서 뭔가 하나 싶었는데..
8. 슈뢰딩거 준위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슈뢰딩거의 고양이입니다. 갑자기 휙휙 나타나서 귀찮게 하고, 죽여도 죽지 않는 데 이건 뭐 볼 것도 없이 괴물이네요. 현재는 진중권 교수의 집에서 루비라는 이름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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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하게 속성이 바뀐 캐릭터들이 있습니다.
1. 세라스 빅토리아(인간 → 괴물)
통칭 여경. 흡혈귀 목사에게 정조를 잃고 구울화 되려는 찰나, 아카드가 손을 써서 흡혈귀로 만들어 줬습니다.
사실 ova판에서 인간으로 있던 시절은 채 5분도 안 되니, 작품 내내 흡혈귀였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후에 각성하기 전까지는 인간과 별 다를 바 없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심지어 눈동자도 계속 파랗습니다.) 철저히 떨거지 취급을 받습니다. 가끔 흡혈본능이 오르면 눈동자가 빨갛게 변하는 듯 합니다. 실제로 흡혈귀라는 괴물이긴 한데 인정을 못 받아서 인간판정을 받던 시기였습니다.
그 후, 죠린 브릿츠의 침공 당시 베르나도트의 시신에서 피를 빨고 진정한 흡혈귀로 각성합니다. 뜯겨나간 한쪽 팔이 괴이한 형태로 바뀌면서 날아다니기도 하고요. 인테그라도 비로소 "정말 흡혈귀가 되었구나." 알렉산더 안데르센도 "무서운 것이 되버렸군. 마치 나락 속에 있는 눈동자다." 라며 세라스를 괴물로 인정해 줍니다.
2. 알렉산더 안데르센(인간 → 괴물 → 인간)
교황청 13과 이스카리오테의 조커입니다. 총검을 도라에몽 주머니 꺼내듯이 뽑는다는가, 성경을 이용해 순간이동을 한다든가, 성격이 무지막지하다든가, 재생능력이 아카드 못지 않다든가, AAAAAAAAAAAAMEEEEEEN이라고 외친다든가 여러 면을 보면 아카드 버금가는 괴물같긴 한데 인간이라고 합니다. 아카드의 라이벌 위치에 있습니다. 동시에, 아카드를 죽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간이기도 하죠.
그랬는데 크롬웰0호 개방 당시 헬레나의 성스러운 못을 꺼내듭니다. 아카드는 분노와 애원을 섞어가며 제발 그것을 사용하지 마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안데르센은 그 부탁을 들어주지 않고 자신의 심장에 성스러운 못을 꽂아버립니다. 그는 그대로 가시덩굴맨이 되버립니다. 이 때 아카드의 대사를 빌리자면 "신을 긍정한 괴물". 안 그래도 괴물 같았는데 정말 괴물이 되버렸습니다. 그는 이 작품의 위대한 법칙 "괴물을 죽이는 것은 언제나 인간"법칙을 몰랐던 셈입니다. 누가 가르쳐주지 그랬어요... 다시 말하면 아카드를 죽일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스스로 버렸다고 봐야겠죠.
3. 월터 C 도르네즈(인간 → 괴물)
영국 왕립국교기사단 헬싱 가를 2대에 걸쳐 섬긴 집사입니다. 1944년에 아카드와 함께 바르샤바에서 밀레니엄을 아예 뒤엎어버린 경력이 있습니다. 그 때는 사신이라고 불렸다는군요.
사실 그는 50년전 바르샤바에서부터 이미 헬싱을 배신했습니다. 아카드와의 결전을 치루기 위해 인테그라가 아카드를 깨우도록 하기도 했고요. 그는 밀레이엄의 닥터에게 흡혈귀로 개조당해서 젊음을 되찾고 아카드와의 결전을 치룹니다.하룻밤의 싸움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린 괴물인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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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입니다 헉헉...
이제 이 괴물 또는 괴물이 되어버린 분들이 어떻게 죽어가나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아카드
크롬웰0호를 개방하고 다시 빨아들일 때 그만 소좌이 꾐에 속아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먹어버리고 이 세상에서 소멸하고 맙니다. 만약 소좌나 슈뢰딩거가 인간이었다면 꼼짝없이 죽은 목숨이었겠죠. 하지만 소좌는 다름 아닌 괴물이었습니다. 기계 몸뚱아리가 반파당한 상황에서도 자신이 인간이라 외치며 아카드를 증오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괴물 그 자체입니다. 여기서 괴물은 괴물을 죽일 수 없다는 설정을 빌려, 무적 아카드는 30년 뒤에 멀쩡하게 부활합니다.
2. 세라스 빅토리아
끝까지 안 죽습니다. 다행히도 각성 이 후, 같은 괴물하고만 싸워서 죽을 일이 없었습니다.
3. 월터 C 도르네즈
어차피 하룻밤이 지나면 무너질 육체였지만 하인켈(인간)이 쏜 총격이 나름 결정타이긴 했습니다. 결국 그는 자신을 저주하며 홀로 죽어갑니다.
***댓글을 보고 추가합니다. 알렉산더 안데르센 신부
심장에 헬레나의 성스러운 못을 박고 괴물이 됐습니다만, 곧 정신차린 아카드가 심장을 뜯어내버리죠. 심장과 동시에 성스러운 못을 잃어버린 안데르센은 다시 자애로운 모습의 인간이 되어 죽습니다. 사랑스러운 라이벌을 잃은 아카드는 눈물을 흘리며 애도하고 amen이라고 답합니다.
4. 소좌
사실 처음에는 인테그라의 눈에는 그저 인간으로 비춰졌습니다. 그래서 세라스(괴물)에게 쏘라고 명령했었지요. 하지만 웬걸, 88mm로 반파시켜놓고 보니 기계인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 모습을 본 인테그라는 이 녀석이 진정한 괴물이라고 결론내립니다. 괴물이라면 같은 괴물인 세라스가 죽을 수 없는 대상. 그래서 인테그라 자신이 굳이 직접 눈에 총격을 맞아가며 괴물을 쓰러트립니다. 정말 "괴죽언인" 법칙에 충실한 인물입니다.
5. 한스 권세 대위
엄청난 힘을 자랑하는 늑대인간(괴물)입니다. 세라스(괴물)와의 일대일 격전 끝에 다른 누구도 아닌 세라스 몸속에 거주하고 있던 핍 베르나도트(인간)에게 은이빨로 훅을 얻어맞고 죽습니다.
4. 립 반 윙클
아카드와의 격전 끝에 괴물로 인정받고 먹혀서 아카드 속에 하나되어 살아갑니다. 죽은 적은 없습니다.
5. 투발카인 알함브라
립 반 윙클과 동일합니다. 하나되어 살아갑니다.
6. 발렌타인 형제
동생은 정확히는 월터(인간)에게 죽도록 얻어맞고 내부의 원격 발화장치로 죽습니다.
형은 초반엔 아카드에게 떨거지 취급받고 개한테 먹혔다가 나중에 부활하는 듯 하더니, 아카드에게 괴물로 인정받고 결국 먹힙니다.
7. 슈뢰딩거 준위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으니 사실은 안 죽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8. 설정구멍??? 죠린 브릿츠 중위
이 부분이 가장 혼란스러웠습니다. 죠린 브릿츠 중위는 몸도 마음도 훌륭한 괴물이고, 이 녀석을 죽였던 세라스 빅토리아도 훌륭하게 각성한 괴물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세라스가 이 녀석의 최후의 순간에 인간성을 발휘했던 것도 아니고, 작중 모든 괴물 중에 가장 잔인하게 죽었습니다. 이에 대해선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합니다.
1)죠린 브릿츠는 죽기 직전 완전히 겁이 질려서 더 이상 괴물의 모습이 아니었다. 세라스는 인간을 죽였을 뿐이다.
2)죠린 브릿츠는 죽기 직전 소좌에게 실망이라는 말을 듣고 완전히 멘붕해서 나약해졌다.
3)사실 죠린을 갈아버렸던 세라스의 왼팔은 세라스의 그림자=베르나도트였다. 세라스의 왼쪽 팔은 베르나도트(왼팔) 그 자체라고 봐야한다.
라고 억지로 맞춰볼 수 있을까요...?
최대한 짧게 쓰려고 하다보니 다소 두서없네요.
여기까지 읽으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