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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5/07 16:47:48
Name 천마도사
File #1 1.JPG (65.2 KB), Download : 56
Subject [일반] 쿠바, 모히또


어느덧 여름이 온 것 처럼 더워졌습니다. 피지알에 글을 쓰는 것은 참으로 큰 용기와 결단;을 필요로 하는 것 같네요.

https://cdn.pgr21.com/pb/pb.php?id=recommend&no=1057

쿠바를 처음 다녀오고, 또 몇 해가 지나 쿠바를 방문 했었더랬습니다.

음악과 춤, 사람들, 낡은 자동차들과 시가…. 쿠바의 매력을 풀어내자면 밤새 이야기를 한 보따리 풀어도 뭔가 아쉬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지금 딱 떠오르는 한가지를 꼽는다면 저에게는 칵테일 '모히또'가 아닐까요. 그래요, 모히또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어서 글쓰기 버튼을 누르게 되었습니다.

하바나에서 쿠바의 다른 도시들에서 모히또를 마시고, 뭔가를 하고 또 모히또를 마시고 그러다가 모히또를 마셨습니다. 긴 외국 체류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지 어언 2년. 한국에서도 그 맛이 무척 그리웠습니다. 다행히 칵테일 바는 주변에 매우 많이 있었기에 내가 그 곳에서 마셨던 모히또의 그 맛을 찾아 한동안 열심히 찾아 다녔습니다. 대부분의 모히또는 시원하고, 달고, 맛있었습니다만 쿠바에서 먹었던 그 맛은 아니었습니다. 보통, 과거는 미화되기 마련이고 더구나 정말 좋았던 과거라면 그 때 맛 봤던 모히또는 말도 안되게 미화되어 각인 되었던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더구나 그다지 미각이 뛰어나지 않았기에 쿠바의 모히또는 의외로 그저 그런 퀄리티의 칵테일에 지나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그런데 지난주, 우연히 한 칵테일 바에서 모히또를 잘 만든다는 소문을 듣게 되었고 뭔가에 홀린 듯 경기도 외곽;에서 서울 끄트머리까지 두시간을 달려가 마셔보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찾았네요 쿠바 스타일; 모히또!

술은 하바나 클럽을 씁니다. 쿠바산이라 한국에서 구할 수 없다고 알려져 있는데, 요즘은 다 들어온다고 합니다.
라임은 생라임
신선한 민트잎이 들어갑니다.
설탕은 흑설탕이 오리지날이라지만 큰 상관은 없습니다.

럼과 라임, 민트 그리고 설탕을 넣고 작은 절구공이 처럼 생긴 칵테일용 머들러muddler 를 이용해서 꾸우우우욱, 꾸우우우욱 눌러줍니다. 콩콩콩콩 아니죠, 꾸우우우욱 맞습니다. 체중을 실으세요.

그 뒤에 얼음과 탄산수(토닉워터)를 채워줍니다.

눈 앞에 카리브해가 막 그려지면서 몸이 공중에 뜨고 별이 왔다 갔다;; 할 리는 없었습니다만… 무척 맛있었습니다. 확실히 그 때 먹어봤던 맛이었어요. 하루에 세 잔씩 2주가 넘는 시간을 꼬박꼬박 섭취;한 경험이, 둔한 혀를 잘 교육시킨 것 같았습니다.

“오리지날 레시피 대로, 신선한 재료를 듬뿍 써서 만들면 맛있습니다.”

주인장의 멋대가리 없는 말은 잊어버립시다. 이런 칵테일이라면 “제가 산에 들어가 3년간 모히또만드는 수련을 하다 기연;을 만나서 에헤헤헤;;” 해도 용서가 될 정도입니다. 테이블 몇 개 없는 진짜 작은 바에 가득 차 있는 손님들이 모두 모히또 한잔씩 기본으로 깔고; 시작하는 걸 보면 저만 맛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종종 찾아오겠다고 하니, 하바나클럽, 라임, 민트가 들어올 때만 모히또를 만들 수 있다고 미리 확인 후 방문해 달라고 하네요. 아니 그깟 칵테일이 뭐라고 내가 모히또 한잔 먹겠다고 전화씩이나 해서 확인을 하고 왕림을 해야하나요? 아우 당연히 그래야죠 에헤헤헤헤;;
죄송합니다. 기쁜 마음에 좀 방정을;;

일상에 치이다가 실로 오랜만에 생활에 청량감을 불어넣어준 유쾌한 경험이었습니다. 다시금 쿠바에 갈 날이 오기를 바라며, 또 서울 한구석에 있는 작은 바가 망하지 않고 오래오래 유지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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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5/07 16:51
수정 아이콘
여름햇살 나무의자 파라솔그늘 그리고 모히또 한잔
13/05/07 16:57
수정 아이콘
크. 글쓴분의 흥겨운 기분이 여기까지 전이되는 것 같아 덩달아 신이 나네요.
저는 칵테일 중 김릿과 진 토닉을 좋아합니다. 진은 봄베이 사파이어로요. 잭 다니엘스를 사용한 저렴한 잭 콕도 더운 여름날 목마를 때 마시면 딱이죠!
블루 하와이나 준벅 같이 과일주스 덕지덕지 섞은 칵테일도 좋고요.

모히또는 마셔본 적이 없는데 글을 보니 갑자기 마셔보고 싶어집니다. 매장이 어디인지 좀 알려주실 수 있으실까요?
13/05/07 16:57
수정 아이콘
저도 좀 부탁드립니다.
스치파이
13/05/07 17:00
수정 아이콘
저도 탑승해 봅니다. 알려주시면 무척 감사하겠습니다.
TheWeaVer
13/05/07 17:02
수정 아이콘
저...저도...
천마도사
13/05/07 17:07
수정 아이콘
주인장님과는 일면식도 없지만, 홍보가 될 것 같아 글에는 쓰지 않았습니다.
구글에 '바틸트' 라고 검색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arbeyond
13/05/07 17:17
수정 아이콘
바틸트라면 신촌인가요? 신촌이면 pgr에서 자주 글을 쓰셨던 분인걸로 기억하는데;;;
TheWeaVer
13/05/07 17:26
수정 아이콘
그 바틸트가 그 바틸트 인가요!!! 크크크크;;
一切唯心造
13/05/07 17:35
수정 아이콘
여기 피쟐러이신 분의 바인걸로 기억합니다 흐흐
헥스밤님일거에요
13/05/07 17:49
수정 아이콘
크크. 이런 우연이 있나요. 안 가 볼 수가 없겠네요.
칵테일 값 계산할 때 사장님 귀에 대고
[똥 이야기 전문 여초 사이트에서 왔습니다]라고 소곤소곤 말씀드리면 되는 거였죠 아마?
一切唯心造
13/05/07 18:24
수정 아이콘
문열고 들어가면서 콩댄스 추는게 아니었나요? 흐흐
4월이야기
13/05/07 18:30
수정 아이콘
22시 22분에 맞춰 들어가야만 합니다....?!
王天君
13/05/07 19:08
수정 아이콘
으크크크크크 이럴 수가. 칵테일 글이라 헥스밤님이 좋아하겠구나 하고 읽고 있었는데. 세상 좁군요.월드내로우웹!!!
당삼구
13/05/07 17:09
수정 아이콘
탑승하면 생기나요?
거룩한황제
13/05/07 16:58
수정 아이콘
헤밍웨이가 사랑한 모히토~~~~!
테페리안
13/05/07 17:01
수정 아이콘
저도 일본에 갔을때, 일본식 중국집에서 먹은 오늘의 메뉴의 맛을 잊지 못해 사진만 보면서 입맛을 다셨었죠... 일본어를 읽지 못해 이름이 뭔지도 모르는 그 계란덮밥의 이름이 천진반(天津飯)이었다는 걸 얼마 전에 알고 멘붕이 왔었죠.... 강남쪽에 일본프랜차이즈가 진출했다고 해서 가볼 예정입니다...
오렌지샌드
13/05/07 18:20
수정 아이콘
http://m.blog.naver.com/sanga_dayo/90154907561
여기 말씀하시는 거죠? 두껍게 덮인 계란이 후와후와한 식감의 텐신항!! 여기 교자도 맛있어요. 정확히 말하면 교자 찍어먹는 라유가 맛있어요 흐흐
테페리안
13/05/07 19:18
수정 아이콘
네 거기 가보려구요 ㅠㅠ 제가 갔던곳은 텐진바시즈시록초메역 근처에 있는 음식점이었거든요. 일본어 하나도 못 읽는데 일본 직장인들이 평소에 먹는 음식이 먹고싶어서 무작정 들어갔었는데 입맛에 맞더군요 싸기도 하고
바알키리
13/05/07 17:06
수정 아이콘
어기선가 들어본 술인가 했더니 청담동 앨리스에서 문근영이 했던 대사에 나왔었죠. 고흐인가가 즐겼던 술이라던데 저도 한잔 마셔보고 싶네요
최종병기캐리어
13/05/07 17:29
수정 아이콘
헤밍웨이도 즐겼다고 그러죠.
천마도사
13/05/07 17:26
수정 아이콘
민트잎을 빠뜨렸네요. 추가했습니다;; ^^
amoelsol
13/05/07 17:47
수정 아이콘
2001년 1월이었나 대학교 3학년 겨울방학 중 한 달을 쿠바에서 보냈습니다. 디지털카메라도 없었던 시절, 몇 십 장의 사진으로만 남아 있던 그 한 달은 지금도 참 묘한 기억으로 남아 있네요. 전 특히 Isla de Juventud에서의 평화로운 한 주가 참 좋았었는데... 쿠바도 이제 뭔가 많이 변했으려나요? 아니면 그때 그 모습 그대로일까요? 협동농장의 농부가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에 대해 한참 열변을 토하다가 '그런데 비누 하나만 사게 몇십 센트만..'이라고 말하거나, 호텔 매니저가 '내 친구 여동생이 참 이쁜데 네가 외롭다면...'이라고 말했을 때의 그 묘한 이질감이란...;;
천마도사
13/05/07 21:39
수정 아이콘
후덜덜한 경험을 하셨군요;;
메지션
13/05/07 18:06
수정 아이콘
읽으면서 핵스밤님 글이 떠오르더니 그곳이었군요.
밥 한그릇
13/05/07 18:07
수정 아이콘
모히또 진짜 좋아하는데요.
쿠바의 맛을 지닌 그 모히또가 마셔보고 싶네요.
헥스밤
13/05/07 18:24
수정 아이콘
맛있게 마셔주셨다니, 정말로 감사합니다. 작년에는 아바나클럽을 구할 수가 없어서 오리지널 모히또는 포기하고 자체적으로 어레인지한 보드카 모히또를 밀었는데, 다행히 올해는 아바나클럽을 구해서 모히또 만드는 데 재미가 좀 붙었네요. 다행히도 반응이 좋아 열심히 아바나클럽과 생라임을 계속 구하고 있습니다.

요즘 일상이 너무 바빠서 글쓰기는 커녕 마지막으로 롤 접속을 한 지도 두어 달이 넘어가는데, 아직도 기억해주시는 피지알러님들 감사합니다.
4월이야기
13/05/07 18:32
수정 아이콘
진짜다..진짜가 나타났다....!!

나중에 기회되면 한번 찾아가 보고싶습니다...
천마도사
13/05/07 18:44
수정 아이콘
진짜다..진짜가 나타났다....!! (2);;;
있어요399원
13/05/07 18:52
수정 아이콘
재료 왕창 준비하셔야 할 듯해요 크크크. 앞마당이니 저도 조만간 찾아가겠습니다.
산적왕루피
13/05/07 19:06
수정 아이콘
진짜다...진짜가 나타났다...!! (3)
王天君
13/05/07 19:22
수정 아이콘
저 서울 가면 꼭 가볼려구요.
Tristana
13/05/07 20:03
수정 아이콘
졸업이 거의 다 되긴 했는데 학교 복학하면 꼭 한 번 가보고 싶네요.
Cafe Street
13/05/07 20:09
수정 아이콘
민트는 키워서 쓰는중이라 괜찮은데 생라임이라니요...(지방에선 쓰고 싶어도 못구하는 현실ㅠ)
신메뉴 때문에 홍대,신촌쪽 돌려고하는데 꼭 들려서 맛보겠습니다.+_+
헥스밤
13/05/07 22:02
수정 아이콘
그쵸. 생라임은 서울에서도 진짜 난리에요. 가끔 물량 들어올때야 다들 편하지만 물량 없을 땐 진짜 두배값 불러도 물건이 없는 현실..
13/05/07 18:52
수정 아이콘
혹시 틸트가 아닐까 했는데 맞네요 크크.. 트위터에서 헥스밤님이 생민트 입고됐다고 하셔서 가보고 싶었는데 짬이 안나서 못가고 있었습니다..
13/05/07 19:01
수정 아이콘
저도 꼭 가보고 싶네요 라고 적으려고 했더니 틸트라서 두번 가보고 싶어졌어요 크크
배두나
13/05/07 19:04
수정 아이콘
아.. 조만간 꼭 가보겠습니다. 흐엉..
배두나
13/05/07 19:05
수정 아이콘
그나저나 천마도사님의 짧은 글에서 글쓰기에 대한 내공이 느껴집니다.
글 굉장히 잘 쓰실 것 같네요.
천마도사
13/05/07 21:54
수정 아이콘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13/05/07 19:26
수정 아이콘
여자사람이랑 기회가 된다면 가봐야겠네요. 모히또 정말 좋아하거든요
이쥴레이
13/05/07 19:47
수정 아이콘
아 꼭 가보고 싶네요!
가나다라마법사
13/05/07 20:04
수정 아이콘
크크크 피지알 정말좁네요
저도 얼마전에 다녀왔습니다. 만 모히또는 못먹고 흑흑
헥스밤
13/05/07 20:37
수정 아이콘
헐, 혹시 바 왼쪽 냉장고 옆 테이블에 앉으셨던 분이신가.
가나다라마법사
13/05/08 02:54
수정 아이콘
흐흐 피밍아웃하지 않습니다??ㅠ
Walk through me
13/05/07 20:29
수정 아이콘
칵테일을 죽어라고 좋아하는데 지방 내려오고 나선 영 갈 일이 없네요 으헝헝.

개인적으론 지금은 사라진 안암 녹턴이 참 가고 싶어지는 밤입니다.
heatherangel
13/05/07 20:58
수정 아이콘
꼭 한번 갈겁시다. 제 닉 잊지 말아주세요. 흐흐.
13/05/07 21:03
수정 아이콘
저도요. 흐흐.
달걀껍질
13/05/07 21:33
수정 아이콘
아..저도 모히또 너무 좋아해요. 집근처(서판교)에도 진짜 모히또 맛있는 커피집있어서 여름마다 포퐁흡입!
천마도사
13/05/07 21:40
수정 아이콘
어딘지 꼭좀 알려 주세요!
바로그섬
13/05/07 21:45
수정 아이콘
틸트에 꼭 가봐야할 이유가 또 생겼군요.. 하지만 절대 아는척은 못할거야.흑
집정관
13/05/07 21:58
수정 아이콘
절크치킨먹고싶네요
一切唯心造
13/05/07 22:07
수정 아이콘
오픈 글 올라왔늘 때 부터 가고 싶었는데
비흡연자라 힘들 것 같아서 못가고 있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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