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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5/26 21:32:18
Name Etern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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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ChatGPT 열풍과 강방천의 관점: 엔비디아 이후의 시대 (수정됨)


ChatGPT 열풍과 강방천의 관점: 엔비디아 이후의 시대


얼마전 ChatGPT의 지브리 이미지 생성 기능이 전 세계적으로 화제였습니다. ChatGPT 가입자가 폭증했고 샘 알트만은 GPU가 녹고 있다며 지브리 이미지 생성을 자제할 것을 농담처럼 권했죠. 당시 분위기에 편승해 저도 그즈음에 ChatGPT를 깔았습니다. 그리고 금세 ChatGPT가 가진 무서운 중독성과 의존성을 경험했습니다. ChatGPT는 단순한 AI앱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유튜브처럼, 하나의 거대한 플랫폼에 가까웠죠. ChatGPT는 여러 가지 역할을 수행하더군요. 이를테면 일종의 정보 검색 창구이자, 보고서를 만들어주는 업무 동료이자, 내 포트폴리오를 평가해주는 투자 동지이자, 고민거리를 들어주는 상담 친구이자, 만들고 싶은 창작물을 생성해주는 유희거리인 거죠.

ChatGPT라는 플랫폼의 대중화. 그러니까 모든 사람들이 카톡이나 유튜브처럼 ChatGPT를 곁에 두고 매일 사용하는 일이 머지 않았다고 느꼈습니다. 혁신의 시작은 혁명군의 진군 나팔처럼 우렁차게 울려퍼지지 않죠. 혁신은 소리 소문 없이 우리 곁에 다가옵니다. 마치 애플의 아이폰이 그랬고, 구글의 유튜브가 그랬던 것처럼.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저는 <관점>이라는 책으로 유명한 투자자 강방천을 떠올렸습니다.


[개별종목을 살펴보면서 여러 종목을 샀는데 그중에서 나의 눈길을 사로잡은 기업이 1989년 11월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한국이동통신이었다. 한국이동통신이 내 눈길을 사로잡은 이유는 이동하면서 전화를 하는 꿈같은 사업을 하는 회사였기 때문이다. 당시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도 통화를 할 수 있는 카폰이 인기를 끌었다. 카폰은 크기가 벽돌만 했다. 400만원이 넘는 고가의 물건이어서 큰 회사의 임원급 정도만 사용했다. 어쨌든 집 안이나 외부에서 움직이면서 통화를 할 수 있다니, 놀라운 일이었다. 한국이동통신 유가증권신고서를 보니 사업 초기여서인지 이익은 별로 크지 않았다. 하지만 미래에 많은 사람들이 이동전화를 이용하면 분명 회사 수익이 좋아질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방천의 <관점> 中

[혁신기업이 처음 등장할때는 존재감이 미미해서 쉽게 알아보기 어렵다. 한국이동통신도 마찬가지였다. 대부분 유선전화 사용료를 낼 때 일부 사람들만이 이동통신 사용료를 지불하는 정도였다. 새로운 지출항목은 새로운 회사의 탄생을 알려주는 중요한 시그널이다. 그 회사가 얼마나 성장할지는 알기가 쉽지 않지만, 새로운 지출항목이 생길 때는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나는 주식을 살 때 파는 시점을 미리 정한다. 한국이동통신 주식을 언제 팔아야 할까? 이 질문 앞에서 ‘이 주식의 잠재적 수요가 사라질 때, 거의 모든 사람이 휴대전화를 쓸 때 팔겠다'고 결정했다. 그 시점을 내가 휴대전화를 살 때로 정했다. 내가 휴대전화를 살 정도면 웬만한 사람들은 다 휴대전화를 구입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1995년 나는 휴대전화를 구입하면서 한국이동통신 주식을 팔았다. 1989년 말에 한국이동통신이 상장되자마자 6만 주를 매입했는데, 당시 주가는 2만1,000원이었다. 1995년도에 한국이동통신 주가는 76만원이었다.]

-강방천의 <관점> 中


아주 소수의 사람들이 카폰을 사용하는 것을 본 강방천은 이 낯선 기기를 미래에는 모든 사람들이 소유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꿰뚫어 봤습니다. 그리고 그의 날카로운 통찰은 그대로 실현이 됐죠. 강방천은 한국이동통신 투자를 통해 막대한 수익과 부를 얻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은 비단 휴대폰에 국한된 사례만은 아닐 겁니다. 이러한 일상의 혁신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 수없이 반복되고 있죠. 아이폰이 등장해 전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스마트폰 대중화의 물결이 시작되었을 때 애플이라는 회사를 떠올렸다면? 카톡이라는 무료 메신저가 처음 등장해 그전까지 사용되던 휴대폰 유료 문자 메시지가 필요없게 되었을 때, 카카오라는 회사를 떠올렸다면?
저는 항상 지나고 나서 후회를 했습니다.

카폰(휴대폰)의 등장과 함께 이동통신 사용료라는 새로운 지출항목이 생긴 것처럼 지금 우리주변에는 ChatGPT 유료 결제라는 새로운 지출항목이 생겼습니다. 그렇다면 ChatGPT와 같은 AI 플랫폼의 대중화가 눈앞에 다가온 지금 우리가 떠올려야 할 회사는 어디일까요.

AI 삼각 동맹이라 일컬어지는 엔비디아? TSMC? SK하이닉스? AI 투자의 초기에는 엔비디아와 같은 인프라(하드웨어) 독점회사가 주목받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현재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막대한 투자비용을 들여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엔비디아의 GPU를 공급받거나 자체 생산하기 위해 애쓰는, AI 시대의 초반부이기 때문이죠. 현시대 AI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는 엔비디아입니다. 이른바 엔비디아 제국이죠. 하지만 몇 년 후엔 달라질 거라고 봅니다. AI 인프라 투자 싸이클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그 다음 단계, 즉 AI 시대의 중후반부를 향해 눈을 돌려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경쟁적인 AI 투자와 일상 속 대중화가 어느 정도 완료된 시대에, 가만히 앉아 대동강물을 퍼다가 돈을 벌고 있을 회사. 즉, AI 플랫폼 기업을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ChatGPT를 만든 오픈AI, 그리고 (비상장인) 오픈AI의 협력사 개념인 마이크로소프트. 혹은 Gemini를 만든 구글 정도. 현재 1등 기업인 오픈AI가 비상장인 상황에서 가장 눈여겨 보아야할 회사는 결국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닌가 싶네요.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요즘 사람들은 엔비디아의 GPU와 테슬라의 자율주행 AI시스템에는 열광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에는 더 이상 열광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폭발적인 성장기를 거쳐 성숙기를 지나는, 안정적이지만 밋밋한 기업의 이미지. 하지만 제가 보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착실하고 조용히 미래를 대비하고 있는, 야심 있는 기업처럼 보입니다. 저는 새로운 AI 시대에 엔비디아의 왕위 대관식은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과 같은 AI 플랫폼 기업에게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엔비디아도 언젠가는 그 무거운 왕관의 무게를 내려놓는 날이 있을 것입니다. 과연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이 그 왕위를 이어받게 될지, 아니면 군웅할거의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할지, 엔비디아 제국 이후의 AI 시대를 떠올려보는 일은 꽤나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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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라리오
25/05/26 23:17
수정 아이콘
돈먹는 하마인 LLM의 경쟁엔 아무래도 현금많은 구글쪽이? 
슈퍼마린&노멀
25/05/26 23:52
수정 아이콘
마침 닷컴들이 우후죽순 쏟아지던 시기를 보는 것 같은 요즘입니다. 결국 The winner takes it all 할건데 어느 기업이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저 파이를 먹을지는 사실 매우 알기 어려운 영역이긴 하네요.
25/05/27 01:32
수정 아이콘
이제 크게보면 구글 vs OpenAI 싸움인데 TPU라는 독자 하드웨어 인프라가 있고 엔비디아 의존도가 낮은 구글이 승리할거 같네요. 모델도 다 따라왔거나 앞서가고 있는중이라..
닷컴시절 야후 = OpenAI, 구글 = 구글이라는 밈도 생겼죠.
25/05/27 05:44
수정 아이콘
전력회사가 가장 유망할지도 모르죠. 몇년후엔 오픈에이아이는 야후처럼 소리소문없이 없이 사라질지도..
호러아니
25/05/27 05:57
수정 아이콘
아실거라고 생각하지만 야후 안없어졌습니다 ㅠㅠ
라방백
25/05/27 12:35
수정 아이콘
저는 지금 AI 연구 기업들이 엄청난 컴퓨팅 파워를 모으는 이유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첫번째 이유는 분명 초기 LLM 개발과정 중에 규모에 의한 성능향상이 큰 요인이었겠지만 지금은 규모를 작게 가져가면서 성능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고 있구요. 두번째 이유는 현재의 AI 서비스를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하기 위함이죠. 현재 AI의 성능을 집에 있는 컴퓨터에서 구현하기에는 너무 비싼 장비와 많은 전기등이 필요할 것이니까요. 자율주행이 다들 어렵다고 하지만 지금의 AI 컴퓨터를 차에다 올려놓고 자율주행하라고 하면 사람보다 더 잘 운전할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컴퓨터 가격과 전력을 감당하지 못할 뿐이죠. 즉 실시간으로 계속 발전중인 저 AI 컴퓨팅 파워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방법의 문제이고 현재는 이를 거대 기업의 데이터센터에서 구현해서 네트워크로 제공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것인데 향후에 이것이 유지되는가 소규모의 프라이빗한 형태로 바뀔것인가 더 큰 규모로 바뀔것인가에 따라 AI업계의 대장이 바뀔거 같습니다.
25/05/27 23:29
수정 아이콘
AI소프트웨어 자체는 오픈소스화되서 결국 데이터와 연산능력까지 가진 구글이 승리할거라고 봅니다
유튜브가 너무 사기급 데이터 소스에요... 진짜 모든게 다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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