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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12/14 23:26:37
Name 종합백과
Subject T1의 부진, 원인과 그 해결책?
T1의 성적이 부진하게 된 원인은 무엇이고, 그 시기는 언제부터일까요?

일전에 조규남 감독님이 스팀팩에서 한번 언급한 적이 있으시듯이, 실력은 연습을 줄인다고 바로 떨어지는게 아니고 그 시차가 있습니다. 그리고 떨어졌나? 싶을 때에는 이미 돌이킬 수 없게 추락한 상태이구요. 본좌라 불린 선수들의 내리막은 너무 많은 것을 이뤄서 -> 게임 자체에 대한 흥미 하락 -> 연습량, 연습 태도에 문제 -> 그래도 한동안은 본좌에 오르기 까지 쌓아놓은 공든탑의 힘으로 압도적인 경기력 -> 그러다 실력 감소, 연속해서 짐, 슬럼프인가? 라는 얘기가 나올 때는 이미 문제가 터지고 한참 뒤라 돌이킬 수 없습니다.

주훈 감독님의 결혼은, 선수들에게 좋은 일 있으신 감독님이 너그럽게 대하시겠지라는 기대를 갖게 했을지는 몰라도, T1 부진의 근본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실력이 떨어지게 된 시기. 더 거슬러 올라가야죠.

T1이 프로리그 우선, 개인리그 선택적 참가를 외치면서, 그 직전 시즌 무수히 많은 선수들을 올렸던 MSL에서 성적이 제대로 급전직하하고, OSL에서도 하락세를 거듭, 결국 본좌, 준본좌 소리 듣던 우승자 출신 선수들이 하나 같이 동반 성적 하락을 겪게 됩니다. 그 와중에도 꾸준한 성적을 올리던 전상욱 같은 선수도 있었지만, 프로리그와 팀 우선을 목놓아 외치던 박용욱 선수의 부진이 뼈아팠고, 임요환 선수의 대를 이을 것이라고 기대를 받던 최연성 선수는 게임에 흥미를 나날이 잃어갔습니다.

T1에 있는, 명망있는 선수들은 프로리그에서의 활약으로 인정받은 것이 아닙니다. 개인리그에서의 우승 등으로 명성을 날렸고,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고 T1에서 뛰게 되었죠. 시작, 그리고 그 이후로도 한참동안 모든 것은 순조로워 보였습니다. 프로리그 오버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고, 올드 임요환 선수와 제자 최연성 선수가 결승에서 맞붙는 등, 최강자로서의 입지를 굳힌 영광의 순간들이었습니다.



주훈 감독님이 꺼내신 프로리그 우선은 틀린 방침이 아닙니다. 그러나, 프로리그 우승이라는 타이틀로 만족하기에는, T1의 선수들은 이미 너무 커버린 선수들이고, 영광을 쪼개어야 하는 프로리그의 우승으로는 그 자신에게 별반 달라지는 게 없었다는 것을 몇번의 연속 우승으로 깨달은 선수들은, 취지가 옳기 때문에 대놓고 반항하지는 못하지만, 연습에 개인리그에서 불타오르던 시절 만큼의 의욕을 쏟지 않은 듯 합니다. 공부해라 공부해라 다그치는 부모에게, 옳은 얘기인 줄은 알지만 하기 싫은 것을 강요당해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은 길었으되 실제 공부시간은 적었던 열등생의 모습이라고나 할까요? 취지는 옳았지만, 거듭된 성공으로 인해서, 혹은 회장사라서 총대를 매야 했기 때문에? 주훈 감독님은 프로리그 올인이라는 방침을 들고 나오고, 선수들은 무언의 항의를 합니다. 경기력 하락으로.



현재의 프로리그는 팀의 존속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할지라도, 그것에 올인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포상은 개인리그에 비해 미미합니다. 개인리그 우승자는 모든 커뮤니티 방송의 관심을 받는 반면, 프로리그에서의 1승 1승은 쉽게 잊혀집니다. 프로게이머는 앞으로 그 길이 얼마나 더 이어질지 알 수 없는 어찌보면 미래가 불확실한 직업입니다. 그 안에서 한 타이밍에 승부를 보아야 하는 선수들에게 팀을 위해 개인전 연습 보다 프로리그에 집중하라고 한다면, 그에 진심으로 응하는 선수는 심성이 무척이나 착하거나 사회안에서의 개인으로서의 자각이 부족한 사람일 겁니다. 자본주의는 기본적으로 이득을 얻고자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프로게이머에게 있어 이득이란? 개인적인 명예 + 부, 프로리그가 자아실현의 욕구를 만족시켜 주지 못하는 이상, 선수들이 그 이득을 얻기 위하여 개인리그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며, 프로리그에 의욕이 없는 것도 마찬가지 입니다.


조규남 감독님의 이야기를 한번 더 하죠. CJ에서의 프로리그 출전 방침은 개인리그 성적 우선자 우대라는 것을 인터뷰를 통해 보았습니다. 개인리그에서 충분히 역량을 길러, 그 기른 힘을 프로리그에 쏟아 부어 팀을 끌어올리는 순순환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T1보다 오래된 전통의 명문인 CJ가 별다른 부침 없이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는 대에는 조규남 감독님의 이런 지도자로서의 역량이 한몫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삼성칸의 경우는 어떨까요? 삼성은 연봉 시스템이 좋습니다. 성과급으로, 그 해 그 해 성적을 많이 낸 선수가 보다 많은 과실을 얻을 수 있습니다. 삼성이 약체 팀에서 일약 강팀으로 부상한 대에는, 지극히 합리적인 당근과 채찍 급여 제도가 기여한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KTF는 왜 부진했을까요?

첫째 - 네임밸류에 따라 연봉을 지급하고 그에 대한 마이너스 옵션이 없다 보니 다년 계약자들에게 동기 부여가 어려웠습니다. 보다 나이가 많은 어른들에게 해당되는 프로야구에서의 FA에서 조차, 거액의 계약 이후에 제대로 돈 값 만큼의 활약을 하고 있는 선수는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하물며 그 보다 어린 선수들이야.

둘째 - 선수들의 존재감이 너무 컸습니다. 스타 플레이어들을 모아 놓다 보니, 선수들이 부진을 해도, 그것을 다그치고, 바로잡고,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해 주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퍼거슨 감독이 맨체스터에 있으면서 남긴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어떤 선수도 팀보다 우선 할 수 없다. 과감한 구조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결국 이제서야 김철 감독님 대에서 신인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셋째-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하는 것이, 정수영 감독님의 퇴진입니다. 그나마, 이스포츠계의 어른, 거물로서 정수영 감독님의 엄격한 지도하에 KTF는 레알이라 불릴만 했습니다. 정규리그 20몇연승의 대기록을 이루었음에도, 우승에 목말랐던 프론트의 실책으로 인해 스타 군단에 적임자였던 감독님이 물러나셨습니다. 주관, 개성이 강한 팀을 한길로 인도하기 위해선 카리스마와 리더쉽이 있는 선장이 존재해야 합니다. 정수영 감독님 이 후, KTF는 프로리그에 정규리그 1위에도 근접조차 못했습니다.







신인들은 프로리그 만으로도 동기부여가 됩니다. 자신을 알리는 게 우선이고, 작은 관심도 신선하고 소중하기에, 프로리그에서의 1승 1승이 감사하고 성장의 밑거름이 됩니다. 그러나 배태랑, 거물급에 있어서는 얘기가 다릅니다. 프로리그 우선이라는 원칙에는 누구나 동의를 합니다. 그러나 이상적이라고 여겨지던 공산주의가 몰락하고, 언제 침몰할지 모르는 배처럼 오류 투성이인 듯 했던 자본주의가 살아남은 역사가 증명하듯이, 이상은 결코 내 앞의 한덩이 금을 이길 수 없습니다. 티원의 부진에서의 탈출 해법은, 티원이 잘나가던 시절을 돌아봄으로써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그때의 티원은, 누구보다 이기고자 했고, 그 무엇이든 이기고자 했고, 어떻게든 이기려고 했습니다. 개인리그에 치중하는 것은 이기적이고, 프로리그에 대동단결 하자고 하지 않아도, 선수들은 매경기 승리하고자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런데 그에 합당한 보상이 이루어졌는지요? 프로리그에서 마무리박으로 대활약했던 박용욱 선수나, 팀플에서 확실한 1승 카드로 인정 받던 이창훈 선수 등이 개인리그에서 빛을 발하는 최연성 선수를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팀을 위해, 팀을 위해, 팀을 위해, 팀을 위해, 그렇게 T1의 선수들은 헌신했고 역사적인 오버 트리플 크라운을 이루었습니다. 이 선수들을 다시금 의욕에 넘치게 만드는 일, 그것을 고민해 보아야지, 선수들의 의욕 저하를 비난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 입니다.





개인리그가 망하지 않는 이상, 프로리그는 개인리그와 같이 가야 합니다. 팀을 위해, 의심의 여지 없이 프로리그 우선을 외치지만 선수가 성과를 올림으로 해서 얻을 수 있는 파이는 개인리그 쪽이 훨씬 큽니다. 그런데, 프로리그에 집중하라고 개인리그의 연습시간은 적습니다. 지기를 누구보다 싫어하는 선수가, 연습이 부족해서 졌다고 생각해 봅시다.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상황을 어디에도 하소연 하지 못한다는 것 입니다. 속으로 끙끙 앓다가, 성적은 떨어집니다. 스스로 위안합니다. 내가 연습을 제대로 안해서 질 뿐이지, 실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흥미가 없는 경기에 의무적으로 연습하고, 정작 열심히 해보고 싶은 경기는 준비부족으로 지고 옵니다. 열심히 할 맛이 나겠습니까?




T1이 살아나는 방법.

첫째는 제도 개혁을 통해 입니다.

프로리그 우선의 기치를 높이든 T1의 결단을 저는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주훈 감독님은 총대를 매신 것이고, 결국 개인리그와 프로리그가 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상황에서 팀의 부진으로 비난을 받고 계시지만, 용기있는 결단이었다고 생각하고, 목적론적으로 맞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주훈 감독님의 뜻에 부합하게 하자면, 개인리그를 없에면 됩니다. 그러나 그럴 수 는 없습니다. 최소한 지금으로서는 가능성이 없어 보입니다.

그러면, 두번째 방법은 개인리그를 적극 끌어 앉는 것 입니다.

강요에 의해 연습하는 선수와 자발적으로 연습한 선수의 경기력은 당연히 차이가 나게 됩니다. 조규남 감독님의 방식이나, 혹은 다른 여타 방법으로 개인리그에서의 성적을 독려하면서도, 프로리그에 개인리그의 결실이 맺히게 만들어야 합니다. 개인리그 메이저 대회에 오르지 못한 선수는 프로리그 개인전 로스터에 오를 수 없다라던가, 개인리그 성적 우수자에게는 연습시간에 자율성을 보다 부여 한다던가, 프로리그 승률이 얼마 이상을 넘지 못하면 마이너스 옵션을 행사한다던가. 알기 쉽고 명확하고 이치에 부합하며 시기 내에 성과를 낼만한 제도를 개발하여 분위기에 변화를 주어야 합니다. 개인리그를 버리고 갈 수 없다면, 이왕이면 개인리그를 선수의 성장 토대로 삼으면서도 프로리그에 선수가 최선을 다하는 분위기가 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말이 길었지만, 이미 여기저기서 문제제기가 들어왔다면 늦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소잃고라도 외양간을 고쳐야 새 소를 구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늦었다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격언이 있듯이, T1이 지금의 어려움을 슬기롭게 헤쳐나가길 바랍니다.





ps. 최대한 선수들의 입장을 이해하는 방향으로 글을 쓰다 보니 선수들에 대한 언급이 적었습니다만, 주훈 감독님, 서형석 코치님, 프론트를 위해서라도라는 말은 않겠습니다.

포스트 임요환이 될 수도 있는 큰 그릇 최연성
프로토스의 미래 일 수 있었던 박용욱
스타일리스트로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할 수 있었던 김성제
마재윤 이전에 운영의 마술사였던 박태민
저그 1대 본좌일지도 모르는 박성준

T1에는 그 자신이 노력하기만 하면 이스포츠의 큰 기둥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이 무수하게 많습니다.
가능성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현실화 시키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보다 큰 미래를 꿈 꿀수 있는 것이 행복하다는 것을 지금은 모를 겁니다. 연습은 언제나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항변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게임일 뿐이지만, 한때 불가능을 넘어 역사를 써나갔던 당신들이 다시금 전성기 시절의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가능성을 믿지 않는 것은 아무도 내 상황을 몰라줘라고 불평했던 그 아무나들이 아니라, 부진에 빠져 있는 선수 자신들 입니다. 결국엔 내가 가야 하는 길입니다. 혼자. 승리의 길에 다시금 오르길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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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h본좌
07/12/14 23:33
수정 아이콘
참 좋은글 이네요 ^^ 저랑 같은생각입니다? 라고하기엔 너무 묻어가는군요 ㅠ 저도 T1의 부진이 한순간에 극복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오버 트리플크라운 이후 시간만큼이 흘러야 하지않을까 하는 생각이죠. 하지만 그걸 앞당길수는 있을것 같습니다. 그건 T1내에서 엄청난 노력을 해야겟지요
MiniAttack
07/12/14 23:34
수정 아이콘
포스트 임요환이 될 수도 있는 큰 그릇 최연성
프로토스의 미래 일 수 있었던 박용욱
스타일리스트로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할 수 있었던 김성제
마재윤 이전에 운영의 마술사였던 박태민
저그 1대 본좌일지도 모르는 박성준

아...왠지 찡하네요...
정테란
07/12/14 23:56
수정 아이콘
선택적 참가 어쩌구할 때 부터 주축 선수들을 중심으로 서서히 무너진 것 같습니다.
팀에서 한쪽은 나가지 말라고까지 강제하는데 선수들이 자발적인 의욕이 생길리가 없죠.
이미 선수들 연봉은 최고 수준이라 배는 부르겠다. 팀에서 그런 방침을 내세우니 적당히 하자 모드가 되어버린 것 같네요.
이 바닥이 적당 모드로 버티면 밑천이 다른쪽보다 빨리 드러납니다.
그대는눈물겹
07/12/14 23:59
수정 아이콘
삼성처럼 확실하고 분명한 연봉시스템의 도입은 정말 필수적인거 같네요. 인간의 이기성을 자극해서 성적을 향상시키는 방법이
가장 효율적이겠죠. 잘 다독이고 열심히하자고 말해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 의구심이 피어오른다면 제데로 될수가 없습니다.
T1이 다시 무적포스를 내뿜기를 바랍니다.....

요환선수가 프로리그에서 매번 진다고 비난받았지만 지금의 상태를 보면 요환선수가 얼마나 큰 기둥인지 알겠더라구요....
이민재
07/12/15 00:32
수정 아이콘
음 제생각으론 티원에는 임요환선수처럼 팀을 이끌수잇는 분위기메이커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괜히 임요환선수 공군입대하고나서 티원성적이 떨어진게 아니죠;
07/12/15 00:38
수정 아이콘
정말 잘 쓴 글이네요. 추천 없나요?
07/12/15 00:43
수정 아이콘
실제 티원의 실상이 어떤지는 뭐 선수들이랑 팀 쪽이 더 잘 알겠지요;;;
하지만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분석글 자체는 정말 잘 쓰셨네요... 티원에 큰 관심이 없는 제가 봐도 공감이 팍팍 됩니다.

이런 팬을 보유하고 있는 팀이 -_- 부진하다는 것도 참...
모짜르트
07/12/15 01:14
수정 아이콘
1차적으로 원인은 선수들의 기량이 좋지 못합니다. 기량이 떨어지는 선수들이다보니 잘하는 선수들과 붙으면 자주 패배하는건 당연합니다. 에이스결정전도 마찬가지입니다. 각 팀내에서 현재 제일로 잘나가는 간판급들이 총출동하는데 T1 선수들은 여기에 써먹을만큼 잘하는 선수가 없습니다.

최연성? 게임의 흥미를 잃었습니다. 전상욱? 오래전부터 에결 울렁증 있었습니다. 고인규? 양민 킬러...그 이상 정의하기 어렵습니다.
양박 저그? 케텝의 두 저그가 차라리 낫습니다. 박용욱? 건강도 온전치 못합니다. 김성제? 숙소에서 쫓겨났습니다.
도재욱, 박대경, 오충훈같은 신인 선수들은 인제 피는 꽃들이지 이미 핀꽃들이 아닙니다.
이 선수들에 어깨에 "트리플 크라운을 이뤄난 전통의 명문 T1" 이라는 짐을 다 떠맡길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시는지요.


2차적으로는 주훈 감독에게 있습니다. 선수들의 기량 자체가 부족한건 선수 개인 역량 탓이지만...
선수들의 열정과 의지, 승부근성이 모자란건 모두 감독 탓입니다. T1에는 팀 스피릿이라는게 존재하지 않습니다.
선수가 대놓고 흥미를 잃었다는 의사표현이 가능한게 T1이고 팀내 규정 무시하고 독단으로 나가 콘서트를 보러 갈수있는팀이 T1입니다.
팀내 기강과 규율이 얼마나 해이해져있기에 저런것이 다 가능한겁니까? 저것은 감독이 선수단 장악을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기 싫다는 선수는 그냥 집으로 돌려보내 자기가 하고 싶은거 하게 냅두고 규율을 어기는 선수는 과감히 팀전력에서 배제하십시오.
김양중 감독만큼 혹독하게 원칙을 적용하는 정도는 아니더라도 팀의 위상과 기강을 바로 잡을수 있는 기틀을 만들어 달라는겁니다.
몇년동안 한솥밥 먹던 식구들이라, 밥굶던 시절때부터 함께 어려움을 나누던 사이라서 그렇게 대하기 어렵습니까?
그렇다면 프로 감독으로서의 자질이 모자란다는 말밖에는 할말이 없군요. 밑바닥 시절 고생 안한 사람이 어디있습니까?


원인은 프런트에게도 있습니다. 연패만 해도 설레발치고 포스트시즌 한번 못올라가면 무슨 팀 말아먹은거마냥 선수들 권한 통제하고 억압하니까 이렇게 된겁니다. 게다가 선택과 집중이라는 이상한 방침 내세워서 그나마도 잘하던 선수의 기를 꺾어버린것도 한몫했구요. 이런 상황에서 리빌딩을 할수 있겠습니까? 신인을 키울수 있겠습니까? 팀내 프런트 입맛에 맞추려고 항상 이기기 위해 선수들은 줄기차게 더블커맨드만 구사해서 이기는 지름길만 찾으려고 합니다. 정작 팀의 미래에 대해서 신경쓸 여지는 부족했습니다. 그 부작용이 오늘날의 참담한 결과로 보여주고 있는거죠.
07/12/15 01:24
수정 아이콘
선 추게로! 후 댓글입니다...

예전 SK 계열사에서 일하던 기억을 되짚어보면.. SK 그룹의 운영 방침 자체가 좀 그렇습니다.
인센티브도 팀 위주고, 누구 한명이 튀어나온다고 해서 한 사람에게 모든걸 몰아주기보다는, 팀웍을 많이 강조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물론, 연봉 자체로만 따지면 업계 최고지만, 사람이란 누구나 이기적인데다가, 시야도 생각보다 넓은게 아니어서,
자신이 관련된 일이라면, 자기 주변만 바라보게 됩니다. 근데, 쟤는 대충 놀고, 나는 빡세게 일했는데 똑같은 인센티브를 받네?

물론, 사회생활을 오래 하고, 산전수전 다 겪어본 30대 후반 ~ 40대쯤의 직장인들.. 대략 '과장급'에게는...
SK 방식의 운영도 충분히 동기부여가 됩니다. 자기 혼자 잘났다고 일이 되는게 아니라는걸 이미 충분히 겪어봤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걸 너무너무 잘 알고 있는 프로게이머가 있으니... 바로 '임요환'선수죠.

하지만, 여타의 프로게이머들은 아직 어립니다. 대부분 10대 후반 ~ 20대 초중반이고...
20대 중반만 되도 올드게이머 소리를 듣습니다. 당연히 시야가 좁죠.
게다가, 영업이나 판촉 같이 사람들을 많이 상대해온 것도 아니고, 매일 게임만 하는 직업인데요...
아마도... SK T1의 프론트들도 저 정도는 충분히 생각하고 있을겁니다. 그럼요. 저보다 훨씬 엘리트들인데...
하지만, 기업 문화라는게 그리 쉽게 바꿀 수 있는것또한 아니죠. 그러니 강압과 제제라는 방법 밖에는 사용할 수 없는겁니다.
"로마에 왔으면, 로마 법을 따라라." 하지만, 10대, 20대의 매력은 '반항'입니다.... 먹혀들리가 없죠.
07/12/15 01:53
수정 아이콘
좋은글이네요...
은혜남편
07/12/15 04:51
수정 아이콘
그러나 이상적이라고 여겨지던 공산주의가 몰락하고, 언제 침몰할지 모르는 배처럼 오류 투성이인 듯 했던 자본주의가 살아남은 역사가 증명..<--이런 비유는 별로 맞지않는 듯 하네요.. 이상적인 공산주의를 실현한 예 자체가 없지않습니까..독재자가 생긴 공산주의만있었지..제대로 된 공산..사회주의라면 한덩이의 금보다 더 많은 가치를 느꼈을테니까요..
허저비
07/12/15 12:46
수정 아이콘
일단 글에 적극 동의합니다.

은혜남편님// 음...대학시절 가끔 하던 토론 여기서도 했다가는 댓글 산으로 바다로 갈텐데...
간단하게 말해서 이상적인 공산주의가 실현될 수 없었던 것 조차도 그 자체의 결함이니 가정은 의미 없다고 생각합니다.
07/12/15 16:48
수정 아이콘
티원의 침체원인은 KTF의 침체때와 비슷한 느낌을 주네요.
KTF 강민 홍진호 조용호 한때는 이윤열까지도 있었던 팀인데 그만한 포스를 내뿜지도 못하고 점차 쇠락해졌죠.
전 트레이드가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팀색깔을 바꿔야 합니다.
07/12/15 23:53
수정 아이콘
프런트와 감독의 권한규정이 어디까지인지는 모르겠지만 프로리그우선주의는 프런트에서 먼저 내세운 거 아닌가요?
감독보다 더한 권한을 행사하는 - 외부인인 제가 느끼기엔 - 프런트의 존재가 작금의 부진에 일말의 영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배후에서 서포트하는 역할이 아닌 전두지휘를 하는 프런트는 올바른 모습이 아니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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