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2/12/13 06:38:10 |
Name |
초보저그 |
Subject |
KPGA 재경기 |
이번주 KPGA에서 재경기까지 가게 되는 과정을 보았는데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저그 플레이어로서 저그의 원수라고 생각하고 있는 임요환 선수이지만 역시 임선수의 매력을 한껏 보여준 경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불리한 상황에서의 컴백(초반 wcg 후유증인지 매우 부진했죠. 그때 임선수 kpga는 포기인가라고 생각했었는데, 플레이오프 진출확률이 단순계산으로도 2/3인 재경기 상황까지 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중요한 경기는 잡는 집중력과 승부사기질(통계를 내보지는 않았습니다만 유독 진출이 걸려있는 마지막 경기에서 이기는 것을 많이 본 것 같은 것은 단순한 저의 선입관일까요.), 기발한 전략과 뛰어난 컨트롤 등 임요환 선수가 가지고 있는 모든 장점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조용호 선수와의 경기에서 드랍쉽 와서 뛰어난 컨트롤로 피해를 줬을 때 이 때 취한 이익으로 야금야금 나아가면 이길 수 있겠거니라고 생각했는데 드랍쉽이 한 대 더 왔을 때는 역시 임요환이라는 감탄이 절로 들더군요. 최근 이윤렬 선수, 김현진 선수, 서지훈 선수와 같이 완벽한 플레이를 펼치는 테란의 경우 첫 드랍쉽 후 멀티, 그후 압도적인 물량으로 이겼을 터이지만 추가된 드랍쉽과 멀티 이후 나온 적은 물량은 그의 장점과 약점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최강의 플레이어는 아니지만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보는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그의 모습을 말입니다. 웬지 임요환 예찬론 같이 되어버렸는데 최근 워3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스타 경기 중계를 좀 더 여유있게 보게 만들었나 봅니다. 예전에 네 종족은 뭐냐라고 물으면 저그라고 대답했겠지만 지금은 나이트엘프라고 대답할 것 같거든요.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고 앞으로 재경기를 통한 플레이오프가 어떻게 될지 생각해봅니다. 3명 중 1명이 2패해서 떨어진다고 보았을 때, 싫어하는 말이지만 대 저그전 70%의 사기적인 승률을 보여주는 임선수가 저그에게 2연패해서 떨어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확률적으로 계산해도 9%밖에는 안되거든요. 박경락 선수의 경우는 역시 사기적으로 테란에 강한 홍진호 선수를 제외하고는 두번째로 테란에 강한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박경락 선수와 임요환 선수와의 경기가 가장 재미있고 결과가 궁금합니다. 조용호 선수의 경우는 평소 경기를 볼 때 테란에게 약하다라는 느낌을 전혀 주지 않는데 비하여 전적 오류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낮은 대 테란전 승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국 전적 상으로는 임요환 선수가 한 자리 차지하고 저저전에서 이기는 사람이 남은 한 자리를 차지하는 형세가 될 것 같은데 박경락 선수나 조용호 선수나 저저전은 굉장히 강합니다. 예전 pgr 대회 참관했을 때 두 선수가 무척이나 친해보이던데(둘이 프테전 하는 것을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외나무 다리에서 만나게 될지 아니면 우정의 힘으로 테란의 황제를 쓰러뜨릴 수 있을지 다음 주가 기대됩니다. 9%의 확률도 이루어지는 스타크래프트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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