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2/09/27 23:34:41 |
Name |
분수 |
Subject |
참는다는 것과 기다린다는 것에 대한 짧은 단상 |
경기에 대한 기대가 무척이나 많았던 오늘...
회사내에서도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흥분을 가라앉히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다.
7시라는 기나긴 시간을 기다리고 일일회원으로 가입, OnAir에 접속하는 순간 긴장감으로
심장의 숨소리를 내 귀로 직접 들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팬들이, 그리고 게이머들이 기다려왔던 경기였는데...
그렇게 기다리던 그 경기의 결과에 대해 이곳 저곳에서 많은 말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누구를 비난한다거나 비판한다는 것 자체가 그렇게 논리적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누군가가 싫어질 때 이유는 없는 것이다. 이세상에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1도 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그 반대의 경우도 역시 그정도 사람들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내가 누구를 비난하고 싶어질 때 참는다는 거 정말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비판이라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면 그 또한 다른 사람들과 맞서 싸울 준비가 된 상태이니
더말할 나위가 없다.
세상에는 참 다양한사람이 있다. 그 다양한 사람과 부대끼며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있어
참을 수 없는 일에 참아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짜증이 날 때도 있다. 그러나 말이다.
사실 참고보면 사람인 이상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거 보면 그래도 참는게 낫지, 잘 참았지
하는 생각이 대부분이다.
하고 싶은 말을 참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참는다는 것은 독약을 마신다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이다. 하고 싶은 일을 참지 못하고 기다려야 한다는 것은 감옥에 갇힌 죄수의 심정만큼
자유에 대한 절실한 소망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인내의 미덕을 알고 참고 기다리는 여러 PgR21 가족분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더불어 자율과 통제의 줄다리기에서 늘 심판으로서 그 결과가 나올때까지
기다리고 참는 운영자분들에겐 정말 감사를 표하고 싶다.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일에 대해 참는다는 거 해본 사람은 안다. 얼마나 힘든 일인지...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려본 사람이라면 그 기다림이 어떤 단 열매를 가져다 주는지 아는
사람이다. 적어도 이곳에는 그런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가끔 이렇게 참지 못하고
기다림에 지쳐 글을 쓰는 내가 부끄러워질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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