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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2/05/24 03:09:13 |
Name |
최동민 |
Subject |
<잡설>2055년, 스타크래프트 <2> |
스타의 인기는 60억인구의 지구나 120억인구의 지금이나 다를 것이 없었다. 멜더스란 인간이 주장했던 인구론은 한낱 웃음거리에 불과했다는 것이 경험적으로 증명되었고, 사람들은 고된 노동의 끝을 달랠 유일한 수단으로 너나없이 스타를 꼽게 되었다. 이미 예전과 같은 올림픽은 없어졌지만 끊임없는 청원과 집요하리만큼 강렬한 열기로 인한 스타크래프트의 월드컵이 통합지구사령부의 인가를 얻어 시행된지도 어느덧 3년이었다. 어쩌면 기존 체제를 전복시킬 수도 있을법한 이 행사에 대해 사령부측은 공식적인 반대의견을 내지 않았다. 그러한 까닭에 열기는 더욱 뜨거워져만 갔고, 어느새 전 지구인의 단 하나뿐인 축전의 의미마저도 지니게 되었다. 일년에 한번뿐인 이 행사..
이미 스타에 대한 일반적인 분석과 공격력, 방어력등에 대한 이해는 교양인을 자부하는 이들에게는 상식이 되어 있었다. 사회 분위기가 스타를 모르고는 대화조차 불가능한 상황이었으니만큼 이 대회에 대한 우승자와 기타 상위입상자에 대한 대우도 좋았기에 이 대회 하나만을 바라보고 사는 이들도 많았다. 물론 예전처럼 대놓고 프로게이머란 직업을 가질 수는 없었지만 예외로 이들의 존재를 통합사령부측에서도 암묵적으로 승인한 상태였다.
그들의 실력은 천차만별이었다. 이제 겨우 일꾼 가르기정도나 할 사람도 있었고, 5드론 러쉬로 승률 80%를 자랑하는 이들도 있었다. 반면 게임 시작 30분 후까지 미네랄이 300이상 넘어가지 않는 초 고수들도 간혹 눈에 띄었다. 본격적으로 대중화된지 4년이었지만 아직도 그들의 실력은 이렇듯 각양각색이었다. 그들은 몇몇의 알려진 무리들을 중심으로 뭉치게 되었고... 그 결과 현재에는 여섯개의 큰 무리들이 결성되게 되었고, 그러한 무리들을 통칭하여 문파라 부르게 되었다. 문파의 수장은 대개의 경우 예전의 명성을 지닌 프로게이머들인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소 규모의 집단인 경우 간혹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긴 했다.
현재 가장 큰 세력을 점하고 있는 문파는 단연 역발산이라는 이름의 문파였다. 힘.. 그들이 가장 숭배하는 단어이다. 그들이 최고로 여기는 가치는 바로 여기에 있으며 스타크래프트를 제대로 하려면 힘싸움에 능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문파의 지존은 김동수였으며 가장 많은 문원들을 보유하고 있는 문파이다. 종족의 구분은 없지만 힘싸움을 중시하다보니 프로토스가 그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고, 드물게 저그와 테란이 섞여있는 형태의 문파이다.
소수정예로 꼽히는 문파도 있으니 바로 대나무류문파였다.줄여서 죽류파라고 부르는 이들은 오로지 테란만을 선택하는 이들이었다. 이들이 존재하기전 역발산은 백전백승의 문파였다. 그 기세, 그 힘... 그 어느 것에도 거칠 것이 없던 그들을 제지한 것이 바로 이들 죽류파였다. 워낙 소수였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 하나하나가 모두 최정예였기에 모두들 죽류파를 역발산과 하나로 묶어 천절이세(天絶二勢)라 칭했다. 문파의 지존의 이름은 밝혀지지 않았고, 모든 대외업무를 처리하는 이는 부문주 조정현이었다. 그 역시 회갑을 몇년 앞둔 노인이었다.
천절이세의 실세들은 모두 옛날 대한민국이라 불리던 국가출신이었다. 그만큼 당시 게임분야에서의 대한민국의 지분은 어마어마한 것이었다. 누가 그들의 위세를 당해낼 수 있을 것인가하는 것이 그때나 지금이나 비 대한민국 게이머들의 고민이고 숙원이기도 했다. 그러한 그들을 묶어 규합한 세력이 있었으니 그들을 확장문이라 했다. 엄청난 자원, 지칠 줄 모르는 확장력, 그를 뒷받침하여 쏟아지는 엄청난 물량전은 역발산의 그것보다 더함이 있었고, 그들은 당연 천절이세의 다음 자리를 잇는 문파가 되었다. 문주는 베르트랑이라는 구 프랑스인이었고 부문주는 정체불명의 인물이었고 단지 NTT란 이름으로 불리어진다는 것이 이들에 대해 알려진 전부였다. 주종은 테란이나 입문시 확장력에 문제가 없는 경우에 한해 다른 종족의 입문도 가능했다.
네번째 세력은 굳이 세력이라 부르기엔 미흡한 종류였다. 여기저기 드랍, 드랍, 드랍, 드랍으로 이어지는 엄청난 견제... 그러한 과정속에서 부분부분씩 승기를 잡아가는 이들이 있었다. 이들은 딱히 하나의 조직을 형성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행동은 별다른 변화없이 드랍공격의 계속이라는 점과 중앙 힘싸움을 극도로 싫어한다는 공통점으로 드러나고 있기에 이들을 통털어 드랍류라 부른다. 별다른 형태가 없기에 이들의 문주역시 없으며 종족역시 자유로우나 테란과 저그가 대부분이다.
다섯번째 집단은 이제 막 태동하는 집단으로 개개인이 하나의 집단속에 편입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들의 무리였다. 이들역시 구체적으로 드러난 집단은 아니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에 통칭하여 어검류(御劍類)라 부른다. 역시 문주는 없으나 그중에 가장 뛰어난 실력을 가진 이ㅡ이름은 알 수 없으나 ChRh란 그의 id만 전해져온다.ㅡ를 은연중에 정신적인 문주로 꼽는 분위기이다. 이들은 개개인이 초고수를 찾아다니며 1:1을 신청하며, 주로 사회에 반항하여 모두가 같아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이들이 주로 이 집단에 속하고 있다. 마치 한 두번씩은 형벌을 받아본 이들같은...
여섯번째 집단은 아직은 세력도 숫자도 부족하지만 떠오르는 문파인 폭풍문이었다. 이들 역시 네번째 드랍류와 상당히 비슷한 점이 있으나 이들은 중앙힘싸움까지 완벽하게 해낸다는 점에서 드랍류와 다르다. 엄청난 양의 드랍과 중앙힘싸움, 완벽한 확장력등은 역발산과 드랍류, 확장문의 장점을 합해놓은 정도였기에 급속히 세력을 쌓아가고 있는 문파였다.. 박정석과 홍진호 공동문주 체제였지만 문내의 잡음은 없었으며 서로의 협동심아래 일취월장하는 문파였다.
상기의 여섯 문파중 어검류와 드랍류를 제외한 네 문파는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고 또 필요에 의해 합종연횡을 하기도 했으나 대개의 세력의 크기는 그만그만한 가운데 천절이세가 한발 앞서는 정도의 형국이었다. 그들은 서로의 힘을 갈고 재고 다듬고 깎으며 다가오는 대회의 주역이 되기 위해 오늘도 고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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