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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 기간동안 일시적으로 사용되는 게시판입니다.
Date |
2012/12/02 01:53:57 |
Name |
Alan_Baxter |
Subject |
[일반] 여론조사 이야기 - 휴대전화 조사라고 해서 무조건 옳은 조사인가? |
여론조사에 대한 논란이 많은 것 같아 한번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여론조사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미국 같은 경우에는 1936년과 1948년을 여론조사의 분기점이라고 한다면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1996년 총선과 2010년 총선을 각각 여론조사의 분기점이라 할 수 있는데요. 전자 같은 경우에는 선거 당일에 기존 투표소에서 5백 미터 이내에서는 출구조사를 못하도록 되어있던 규정을 바꾸는 분기점이 되었고, 후자 같은 경우에는 기존에는 대부분의 여론조사 업체가'KT 등재부 기준의 전화여론조사'를 차용했습니다. 실제로도 리얼미터나 리서치뷰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KT 등재부 기준의 전화여론조사를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고는 오차가 어마어마하게 나타나게 되자(15%-20% 차이가 역전되는 등) 결국 '일반전화 RDD'로 변화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도 2011.4.27 재보궐 선거와 2011년 서울 시장 재보궐선거에서도 20대/30대가 제대로 산출되지 못하면서 신뢰도에 대한 의문이 생겨납니다. 결국 나오게 된게 "유무선 혼합방식"입니다. 20대와 30대의 대부분이 사용하는 휴대전화 조사를 가미한다면, 조사의 정확성이 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이유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에도 논란이 있습니다. 과연 "휴대전화 RDD 50% + 일반전화 RDD 50%"가 더 정확할 것인지, "휴대전화 RDD 20% + 일반전화 RDD 80%" 가 더 정확할 것인지, 아니면 휴대전화 단독 조사가 더 정확한지에 관한 것입니다.
일견 "휴대전화" 조사가 정확해 보일 것이고, 휴대전화 조사를 한다면 더욱 민심을 쉽게 이해할 거라 생각할 것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생각해보면 야권지지층이 많은 20/30대에 비해, 50대 이상 고연령층은 일단 휴대전화 보유 숫자 자체가 적습니다. 또한, 야권 지지층이 주로 "고소득층"이 많고 여권 지지층이 주로 "저소득층"이 많기에 흐름상, "고연령층 휴대전화 보유자"는 주로 야권지지가 많을 것이고, 결국 조사 결과가 야권편향적인 조사가 나올 가능성이 클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존 총선이나 지방선거에 있어서 휴대전화 조사가 거의 불가능한 이유는 "RDD 조사 같은 경우"에 만약 서울 종로구 지역구 조사를 하게 된다면 4500만명의 휴대전화 번호 중 종로구에 사는 유권자의 숫자를 조사하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많은 조사가 이루어져야 하므로 현실성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휴대전화 번호를 수집해서 조사해야 하지만 모든 휴대전화 업체가 공유하는 것은 개인정보 유출 등의 문제로 불가능하고, 어쩔 수 없이 기관별 자체 데이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신뢰도가 떨어지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여론조사는 모집단 전체가 동일한 가능성으로 뽑혀져 나가야 합니다. 대통령 선거 여론조사 같은 경우에는 서울특별시 강서구에 사는 A씨가 0.1%의 가능성으로 여론조사 표본으로 선정되었다고 한다면, 강원도 춘천시에 사는 B씨도 0.1%의 가능성으로 여론조사 표본으로 선정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휴대전화와 집전화를 동시에 조사할 경우에는 표본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2배로 올라가는 문제점이 발생합니다. 결국, 집전화만 가지고 있는 계층보다 휴대전화와 집전화 모두 가지고 있는 계층이 유리하기 때문에 불합리한 제도라고 볼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의 의견에 따르면, "100% 휴대전화로만 조사하면 국내외를 막론하고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진보 정당, 진보 후보가 더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며 여론조사를 할 때 휴대전화는 20% 가량만 포함하고 나머지 80%는 가구전화로 조사를 실시하는 조사가 가장 적당하다고 주장합니다. 20%는 20,30대층을 타겟으로 하는 조사, 80%는 50대 이상을 타겟으로 하는 조사라고 할수 있죠. 여기서 휴대전화의 퍼센테이지를 높인다면, 좀더 야권에 유리한 결과가 나온다고 할 수 있죠. (실제로, 리서치뷰-오마이뉴스 조사는 100% 휴대전화 조사인데 반해, 표집방식은 여권에 좀 더 유리한 19대 총선 투표자수비례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지방선거나 국회의원 선거 여론조사는 몰라도 전국 단위 대통령선거 여론조사에 있어서는 지금까지 한번도 틀리지 않았다는 부분도 상기할 필요가 있는 부분입니다. 실제로 여론조사가 도입된 1997년 선거 이후로 첫 선거운동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가 선거 결과에서 바뀐적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휴대전화 결합조사에 있어서는 지난 4.11 총선 당시에 진행된 부산, 경남 지역 지역구 여론조사가 실제 결과와 비교해볼 때 야권에게 유리하게 나왔기 때문에, 꼭 휴대전화가 들어갔다고 해서 더 정확한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휴대전화 조사에 대해 많은 비판했고, 일반전화 조차를 지지한다고 볼 수 있지만 물론 휴대전화 조사는 무조건 도입해야 한다고 봅니다. 버락 오바마를 두 번 대통령에 당선시킨 선거 참모 짐 메시나는 "유선전화에 매달리는 여론조사는 유효성을 잃었다. (미국 대선에서 나온) 대부분 여론조사는 엉터리였다. 휴대전화만 쓰는 젊은층과 사회적 약자들이 여론조사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입니다. 어떤 비중으로, 어떤 기법으로 어떻게 사용할지 여부가 여론조사 기관에게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고, 지금까지는 어떤 비율이 옳다고 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제도적 정비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조성겸 한국조사연구학회장은 "최근 유선 전화 대신 휴대전화만 사용하는 가구가 늘고 있고 응답률이 떨어지는 경우도 존재한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휴대전화 여론조사를 점차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신뢰도 있는 여론조사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유선 전화 방식이 아닌 변화가 필요하다"며 "제도적 개선과 연구 등을 통해 휴대전화 주소록 정리를 우선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추가적으로 많은 국민들이 제기하는 응답률에 대한 우려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응답률이 15%인데 반해, 미국 등의 나라는 최소한 30%라는 주장인데요. 이부분은 명백한 사실이지만 "왜"라는 점에 있어서는 생각해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대해, 김영원 숙명여대 통계학과 교수는 "미국 등 선진국들은 전화조사과정에서 전화를 받지 않으면 평균 10회 정도 다시 같은 번호로 전화 접촉을 시도하는 데 비해 한국은 여론조사 단가 등을 고려, 전화를 받지 않으면 재조사를 하지 않는다."면서 수집 도구와 기법을 확대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뉴스타파에 나온 주장들은 문제제기 할 법 합니다. 많은 여론조사 업체들이 어떤 식으로 조사했는지에 관해 정확히 공개하지 않고, 얼렁뚱땅 넘어가는 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론조사는 휴대전화의 비율을 얼마나 사용할 것인지 여부나 휴대전화 조사에 대한 긍정적인 어조의 보도 말고도, 휴대전화 조사가 가지고 있는 단점이나 표본에 대해서 어떤식으로 보정하냐에 대한 여부, ARS인지 면접인지의 여부, 요일에 따른 조사결과의 차이, 조사기관과 언론성향에 따른 결과 변화 여부도 다루었으면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을텐데라는 아쉬움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마지막으로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잘 나왔다, 못나왔다는 이유로 여론조사를 지나치게 과대/과소하게 바라보는 것은 자제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여론조사는 추이를 기준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 동감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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