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한 그녀는 스타크 고수 ( Mysterious Girl )
열 일곱번째 이야기.
어떤식으로 고백해야 좋을까?
‘아..’
땅 꺼지듯 한숨부터 푸욱 내쉬었다
난 태어나서 처음 이런 걸 해보려니
감도 전혀 안 잡히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너무 거대한 이벤트는 학생신분으로는 부담이 되고 간단하면서 확실한 방법은...
음.. 그냥 장미꽃을 사서..?
너무 평범한가...? 아니.. 장미꽃 그거 사려면 은근히 좀 비싸다던데...
시들기 쉬우니까 금방 버리게 되고 돈만 날리게 되고....
아....아니다 그래도 여자란 동물은 로맨틱과 무드를 좋아해서
장미꽃도 효과가...?
그냥 간단하면서도 아름다운 이벤트로 큰감동을 줄 그런 것 없나...?
드라마에서 보면 정말 멋지게도 하던데... 아흑!!
난 그런데에는 머리가 안 돌아가니...
드라마를 뒤져서 배껴버릴까..?
아닌다..배낀 것 들키면 좀 그러니까 그건 좀 아니고..
으악!! 정말 모르겠다
연애 초보인 내가 이런 걸 어떻게 알리오
‘후...’
굿아이디어는 나오지도 않고 한숨만 나오는구나
배틀넷에서 처음 만난 그녀를 같이 게임을 하다가
호감이 생겼고 그게 점점 커져갔는데 여차저차해서
완전 극적인 우연으로 나랑 같은 학교 여학생인 것을 알게 되고
실제로 보자마자 반해버려서 이렇게 고백할 생각까지 하게 되다니..
‘나도 참...’
앗..그러고 보니.. 반대로 생각하면..
신비 입장에서 본다면...?
배틀넷에서 처음 만나 친해진 한 인간이 갑자기 같은학교 학생이라며
불쑥 찾아온 것만 해도 많이 당황스럽고 놀라웠을건데
좋아한다고 사귀자고 그러면 과연 좋아할까..?
과연 받아줄까? 내 마음을...
입장을 바꿔 생각 해보니 정말 좌절 뿐이군...
“어이! 크리스마스 때 스케쥴은 저번에 얘기 해놨던 대로 갈거지?”
“어? 어..”
“깜짝 놀라기는..”
세현이가 나에게 다가온 줄도 모르고 생각에 빠져 있었다
나에게 말을 걸자 깜짝 놀라버렸다
오늘 월요일은 크리스마스이브다
밴드부 친구들끼리 오늘 오후에 뭉쳐서
제대로 놀아보기로 작정하였다
밴드부 친구들은 모두 솔로라서 빠지는 사람은 없다
“그럼 1차는 피시방 2차는 저녁 해결 3차는 노래방 4차는
연습실에 들어가서 간단하게 파티하는 것으로 확정이야 ”
“음 그럼 돈은 각자 얼마씩 내면 된다구?”
“만원씩 내면 돼. 피시방은 각자 계산이구”
옆에서 명호가 끼어 들며 말했다
“후후..피시방에서 스타팀플 할 때 한진이랑
세현이 너희 둘.. 각오하는게 좋을거야 후후”
피시방에 가면 우리들은 피시방에서 음료수 사주기따위를 내걸고
스타크래프트 팀플레이를 하기로 했다
수가 5명이라 적당히 실력대로 편을 가른 뒤에 컴퓨터라도
하나 더 끼어 넣기로 하였다
“아쭈 이것이...네가 안드로메다로 관광 다니는데에 아주 재미가 들렸나보구나”
명호가 나의 한쪽 볼을 쭈욱 잡아 당기며 말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잘도 지껄이는구나”
나도 질세라 명호의 양쪽 볼을 잡아 당겼다
“좋았어 각오해라 내가 오늘 슈퍼 울트라 스페셜 프로토스를 선사해주마”
“장난 해? 난 슈퍼 울트라 스페셜 하이퍼 메가톤
그레이트 원더풀 파워 테란을 선사해주마”
“난 슈퍼 울트라 스페셜 하이퍼 메가톤.. 또 그 머시기냐?
원더풀 그레이트 파워 기간틱 스토밍 ...”
“어이 강한진! 밖에서 누가 불러”
한참 명호와 서로 양쪽 볼을 잡아 당기며 입싸움을 벌이는데
갑자기 우리 반 한 녀석이 나를 불렀다
누군가가 나를 찾나보다
나한테 볼 일 있으면 그냥 와서 말 하면 되는데... 음.. 친구가 아닌가?
“누구야?”
“누군지는 잘 모르겠고 여학생인데?”
“오옷!! 강한진!! 대단한걸? 또 누가 사귀자고 그러는 거 아냐?”
“아 이번엔 또 어떤말로 거절을...에휴 미치겠네”
누구지..? 앗.. 혹시.. 신비???!!!!
순간적으로 신비 일 것 같아 벌떡 일어나 후다닥
교실 밖으로 나갔다
“안녕”
나에게 인사를 건넨 여학생은 신비가 아니였다
저번에 그 때 그 키 큰 곱슬머리 여자애였다
“어..응.. 안녕.. 무슨 볼 일이니?”
“아.. 일단 첫번째로는 미안하다는 말이 하고 싶어서.. 미안했어 그 때는..”
“아냐.. 오해 할 수도 있는거지 뭐.. 근데 또 무슨 할 말이 있어? 두번째는 뭐야?”
“물어 보고 싶은 것이 있어”
“뭔데?”
“음.. 일단 우리 자리 옮길래? 내가 사과의 의미로 음료수 하나 사줄게”
생각보다 나쁜 애는 아닌가...
우리 둘은 음료수 캔 뚜껑을 따며 벤치에 앉았다
“그래 물어보고 싶은 것이 뭐야?”
“음.. 일단 원래 하고 싶은 질문 하기 전에 뭐 하나 물어볼게
너 내가 왜 그 때 너한테 그랬었는지 안 궁금하니?”
당연히 궁금했었지!!
얼마나 황당했었는지 아냐고!!
“궁금은 했었지만 그 때 워낙 당황했었던지라 못 물어봤어
게다가 난 바로 신비랑 만났었고 넌 바로 교실로 들어갔었지”
“그랬구나 어쨌든 말야.. 내가 그 때까지 네가 신비한테서 떠나버린
남자인 줄 알았거든”
“내가? 왜? 그 때 나도 네가 나를 그런사람으로 착각한 줄은 알았는데
이유를 안 말 해주더라고.. 얼마나 답답했었는데..”
그 때 생각을 다시 해보니 답답함이 다시 찾아 오는 것 같아
음료수를 벌컥벌컥 마셨다
“너...축제 때 공연했었지...?”
“응”
“그 때 보컬이 너였지?”
“응”
“신비 말야.. 너가 공연할 때 울었었어”
“끄으으윽 컥컥 콜록콜록”
지현의 말에 순간적으로 놀라서 음료수를 마시다 목에 걸려버렸다
“에엑? 그게 무슨 소리야??”
“무슨 소리긴.. 울었었다고”
“내 노래를 듣고 울 이유가..? 가사가 조금 슬픈 내용이긴 하지만..
감수성이 무척 예민한가...”
내가 축제 때 불렀던 노래의 가사는
죽어서 하늘로 가버린 사람을 그리워하며
그 사람을 보고 싶은 마음으로 하늘이 그 사람이라
생각하고 매일 쉽게 볼 수 있다고 생각해봐 왔지만
결국 정말로는 그를 볼 수 없는 현실 때문에
애타게 돌아오라고 애원하는 슬픈 내용이다
슬픈 내용이긴 하지만 울기까지 하다니....
“아! 근데 넌 왜 신비가 내 노래 때문에 울었다고 생각하는거야?
다른 이유 때문에 울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보는데? 그리고
그사실만으로 날 불러내건 좀..”
지현이 음료수를 한 모금 마시고 난 후
음료수 캔을 벤치에 두고는 고개를 하늘로 향했다
“신비는 고3때 여기로 전학 왔었어”
“잉.. 갑자기 말이 딴 데로 세..”
“글쎄 들어 봐”
“응..”
“보통 여러 가지 이유로 고3때 전학 가는 사람은
거의 드물지.. 신비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고3 시작하기
전에 전학을 왔었어..
학교생활을 하다가 나는 신비와 마음도 맞고
여러 가지로 통하는 것이 많아서 절친한 사이가 됐어
그래서 서로 진솔한 얘기도 많이 하고 그래왔었지”
“응..”
“하루는 신비가 진지한 말투로 나한테 얘기를 했었어
자기가 전학 오기 전 부산에 살적에 정말 친하면서도
짝사랑했던 오빠가 있었는데 그 오빠가 노래를
잘 불렀었고 자기에게 노래를 자주 불러주었었더래”
“엥? 짝사랑??”
쥐고 있던 캔을 꽈악 쥐며 놀란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신비한테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다니...충격이다
나도 그 사람처럼 얼마든지 노래 불러 줄 자신 있는데...
가슴이 메어져만 간다..
“노래를 불러 줄 때마다 신비는 항상 눈을 지그시 감고
두 손은 이렇게 가볍게 깍지를 끼고 가슴에 갖다 대고 들었었대. 이렇게..”
지현은 그 때 당시 신비가 보여주었다는 그 포즈를 보여주며 말했다
그리고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네가 축제에서 공연할 때 신비가 아까 그 포즈로
네 노랠 듣더니 막 흐느끼기 시작하더라고”
“엥?? 내가 신비가 좋아했다던 그 사람도 아닌데??”
“그래...난 처음에 그것 때문에 네가 그 오빤줄 알았어”
“도대체 왜 그런거지?”
“내가 널 불러내어 묻고 싶었던 중요한 질문이 그거야..
근데 넌 모르는가보구나...”
“내가 알리가 없잖아..”
“혹시 네가 알까 싶어서 물어보려고 했었는데...”
지현은 음료수를 마저 다 마셔서 캔을 비우고는
벤치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근처 쓰레기통에 캔을 버린 뒤 말했다
“음.. 어쨌든 시간 내줘서 고마웠고 그 때일은 정말 미안했어
곧 교실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네 그럼 이만..”
“으응.. 안녕”
도대체 신비는 무엇 때문에 울었던거지..?
노래를 듣다가 감정의 격해짐을 이기지 못 해서..?
이런 생각하긴 좀 쑥스러운데다가 있기도 힘든 이유인데...
노래를 듣고는 그 사람을 생각했다는 것만은 확실한데...
아.. 괜히 기분 나빠지네...
신비한테서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다니...
신비가 내 노래를 들었다는 걸 알았을 때와 잘 불렀다고 그럴 땐
정말 기분이 좋았었는데...
내 노래를 듣고 그 사람을 생각 했었다니...
이런 감정은 서운함인가..? 아쉬움..?
아 어쨌든 기분이 썩 좋진 않네 제길!
다 마신 음료수 캔을 공중에 띄운 뒤 발로 세게 걷어찼다
그러나 음료수 캔은 그 자리에서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아주 멋있게 헛발질을 하고 말았다
지나가던 여학생 두 명이 날 보더니 킥킥대며 지나갔다
아흑... 아저C 발냄새 나는 상황...
완전 창피를 당하고는 얌전하게 음료수 캔을 주워 쓰레기통에
넣으려는데 문자 메시지가 왔다
'발컨! 뭐해? 얼른 교실로 와 선생님 오셨어'
교실로 돌아간 뒤 우리반 아이들은 선생님의 이런저런 말씀을
들은 뒤 모두 하교했다
하교 하자마자 곧바로 밴드 멤버들끼리 모였다
“좋아 그럼 피시방 고고싱이닷!!”
친구들이 하나둘 모여 모두 가방메고 나갈 준비를 하며
우르르 나섰지만 오늘 지현이가 한 얘기가 머릿속에 맴돌아 멍하니 있었다
“무슨 생각해? 빨리 와”
“으..응”
난 억지로 발걸음을 옮겼고 결국 피시방으로 간 우리는
적당히 팀을 맞춰 5전 3선승제로 음료수내기를 하였다
평소같았으면 난 음료수보다 명호가 이긴 후에 대략 일주일 정도를 갈궈
댈 것이 더 두려워 열심히 했었을텐데 자꾸 오늘 지현이의 얘기 때문에
게임에 집중을 하지 못하고 3:1로 완패하고 말았다
그 후 오후 6시반 쯤 식당에서 저녁을 같이 먹고 7시 넘어서 노래방으로 갔다
노래 3곡이 흘러나온 뒤 그 다음 노래의 간주가 흘러나왔다
“이 노래 누구꺼냐? 세현이 니꺼야?”
“아닌데?”
“내꺼야 마이크 이리 내놔”
“엑?? 한진이 네가 언제부터 이런 노랠 불렀었냐?”
“큼큼.. 난 왜 이런 거 부르면 안 되는감”
친구들이 이런 말을 할 줄 알았다
난 친구들과 노래방을 자주 갔었지만 그 때도 슬픈 노래만 거의 불렀는데
방금 선곡한 노래는 엄청 신나는 분위기의 노래였다
신비와 같이 노래방을 가고 난 후부터 나도 모르게
마음을 고쳐먹었는지 왠지 이런 노래를 선곡하고 싶었다
나 잘 하고 있는 것 맞을려나...
“그대의 연예인이 되어 항상 즐겁게 해줄게요~~”
밥 먹을 땐 애써 잊으려 해봤지만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또 생각이 나고 말았다
그래서 처음엔 활기차게 부르다가 나도 모르게 무덤덤하게 부르는 걸 느꼈다
결국 노래하는 것에 몰입도 못 하고 그냥 중지버튼을 눌렀다
열심히 탬버린 흔들며 부비부비댄스를 추던 세현이와 명수가
노래가 중지되자 그 둘만 바보가 된 꼴이였다
“엥? 분위기 좋았는데 갑자기 왜 그래?”
“아니...그냥... 다음 사람 불러”
마이크를 책상에 놔두며 시선을 피했다
그리고 난 노래를 선곡하지 않았다
무슨일이 있길래 왜 선곡을 안 하냐며 친구들이 물어봤지만
그냥 속이 안 좋은 것 같다고 둘러댔다
친구들은 그러고는 분위기 띄우느라 나는 그냥 쉬라며 내버려뒀다
노래방 시간이 모두 끝나고 노래방 밖을 나왔다
“야 너 오늘 웬일이냐?”
물어 본 명수뿐만 아니라 모두들 나에게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내..내가 왜?”
“노래방 갈 때마다 미친 듯한 선곡러쉬에 욕 먹고 강제예약취소 신공 당한게 누군데?”
“아...말 했잖아...오늘은 속이 좀...”
“에이~ 거짓말 하지마”
“뭐...그래도 너네들 실컷 불렀으니 됐지 뭐”
“근데 너 슬픈 노래만 잘 부를 줄 알았더니 다른 것도 잘 부르네
게다가 속도 안 좋은 놈이..”
“누가 보컬 아니랄까봐 낄낄”
“한진이 저 녀석..실력도 실력이지만 여전히 태일이형이랑
가창스타일도 완전 빼다 박았어”
“태일이형? 아.. 옛날에 한진이한테 노래 좀 가르쳐줬다는 그 형~”
“내..내가 그런가..?”
“저기 저 편의점 가자”
“다 사고 연습실까지 가는데 어느정도 걸리지?”
녀석들은 편의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후.. 그러고 보니 나는 옛날 태일이형한테 직접 노래를 배웠던데다가
존경심마저 들었기에 자연스럽게 노래 스타일이 비슷해졌다
그리고 나와 태일이형은 눈매도 서로 닮았었다
나와 태일이형이 서로 닮았다는 소리 혹은 노래 스타일이 비슷하다는 것은
간혹 한 번씩 들어봤었다
형을 존경했기에 기분 좋게 받아들여왔었...
어?? 순간 뭔가 느낌이 이상했다
뭐지...? 뭔가 놓친 느낌...
‘네가 축제에서 공연할 때 신비가 아까 그 포즈로
네 노랠 듣더니 막 흐느끼기 시작하더라고’
‘난 처음에 그것 때문에 네가 그 오빤줄 알았어’
순간 지현이가 오늘 했었던 말이 떠올랐다
신비가 내 노래를 그 포즈로 들었다는 것은
내 노래에서 신비한테 노래를 불러줬었다는 그 인간의 노래를 느꼈다는 말인가??
혹시 그 인간이 태일이형??
알고 싶다... 알고 싶다...
신비한테 그냥 확 전화해서 물어볼까?
태일이형이 어디에서 뭘 하며 지내는지 쥐꼬리만큼의 소식도
모른 체 답답한 가슴을 어루만지며 살아왔었는데
태일이형을 알 수 있을 것 같은 한 가닥의 희망이 보이려 한다
아.. 근데 오래 사귀어 온 친구도 아닌데
막상 전화해서 누구 아냐고 물어보는 건 좀 이상한데...
문자로 물어볼까...?
아차.. 게다가 태일이형을 아냐고 물어봤을 때
혹시 정말 알고 있다면 자기 자신과 태일이형이 연관 있다는 사실을
내가 어떻게 알아냈느냐에 대한 경로를 생각 해볼텐데...
좋아... 그렇다면 크리스마스가 끝난 그 다음 날
그 키 크고 곱슬머리를 한 여자애한테 태일이형 사진을 보여주는 수 밖에...
가느다란 희망을 거는 것이다
잘 모른다고 한다면 다른 방법을 생각해보는 수 밖에...
“어이 뭘 그렇게 넋을 빼고 딴 생각 하고 있어?”
명호가 손짓을 하며 다른 친구들을 뒤 따라 가려고 하자
불러 세워 말 했다
“명호야..나 왠지 태일이 형에 대한 정보에 다가설 것만 같아”
“뭐? 그게 무슨 소리야?”
명호가 갑자기 깜짝 놀랐다
“아직 물증은 없는데.. 그래도 태일이형 냄새가 나는 정보를
어쩌다 보니 알게 됐어”
“야! 뭔데? 말해봐”
“야 너희들 뭐해? 안 들어오고”
세현이가 편의점 안에 있다가 편의점 문을 열어 몸을 빼꼼히
내밀며 우리에게 말했다
“너희들끼리 알아서 적당한 것 골라서 사
나 잠시 중요한 얘기 좀”
“뭐.. 나야 좋지 낄낄 내가 먹고 싶은 것 더 고를 수 있는데”
라고 말하며 세현이가 실실 쪼개며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뭔데? 뭔데?”
“배틀넷 상으로만 만나며 알게 된 신비랑 어쩌다 보니
우리 학교란 것을 알게 되고 또 찾아가서 실제로 알게되기까지 이르렀었지”
“갑자기 그 애 얘기는 왜?”
“그랬던 신비가 태일이형과 연관이 있는 것 같아”
“뭐?? 정말??”
“아까 말 했듯이 아직 정확한 물적 증거는 없지만
내일 신비 친구한테 가서 태일이형 사진 보여주면서
신비가 예전에 알던 그 사람이 이 사람 아니냐면서 물어보려구..”
“신비 친구?? 무슨 말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혼자 넘겨짚고 G랄하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내일 뭔가 한다는 것을 한 다음에 나한테 말을 해줘”
“으응.. 알았어... 다 얘기하기엔 좀 복잡하겠군”
우리는 먹을 것들을 산 뒤 연습실로 가서
조그만 파티를 했다
그런데 나는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도 태일이형의 행방에 대해
알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자꾸 드는 바람에
이야기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밤이 깊었고 각자 서둘러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면서도 내일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찼다
모른다고 하면 어쩌지...?
그냥 직접 신비에게 다가가
“내 축제공연 때 너가 울었었다고 네 친구한테 들었어”
란 말을 시작으로 자연스럽게
“혹시 태일이형을 아니?”라고 묻는 수 밖에...
이런 저런 생각때문에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
날이 밝았다
“일어나 이 인간아 학교 가야지”
잠을 설쳐 늦잠을 자버린 바람에 피곤한 눈을 억지로 비비며 일어났다
그러나 오늘 있을 결전의 시간이 생각나서 잠을 순식간에 이겨내려고 하였다
오늘 난 신비의 친구인 정지현을 만나러 갈 것이다
오늘 만난다면 그 애와의 만남은 세번째겠구나
처음엔 신비를 만나기 위해 그냥 신비와 같은 반인 것 같아
물어보려고 불러 만났던 것이고
두번째는 처음 만났을 때에 생긴 일에 대해 사과 하러
그 아이가 직접 나에게 찾아 온 것이다
그리고 오늘은 나는 그녀에게 직접 찾아가려한다
신비가 태일이형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 같아
확실히 알기 위하여 지금 첫번째 작전에 돌입하려 한다
그러므로 일단은 조금의 가능성을 걸고
신비의 친구인 정지현에게 가서 태일이형을 아냐고 물어 보려고 한다
나는 시간을 적당히 잡아 7반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7반 앞에 다다렀을 때 중요한 사실을 깜빡했다는 것을 알았다
'아차 그러고 보니 신비에게는 가급적이면 내가
정지현과 만나서 얘기하려는 사실을 들키지 않아야 할텐데..'
신비와 지현은 서로 꽤나 친한 사이인 것 같아 자주
붙어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좋은 타이밍을 잡을지...
7반 학생한테 지현이 좀 불러 달라고 할까?
그러다가 신비가 괜히 지현이가 누군가에게 불림을 당한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면 낭패인데...
그렇게 7반 교실 앞에서 이런 저런 고민을 하고 있는데
낯익은 얼굴의 여학생이 혼자 교실 밖을 나왔다
정지현이였다
이...이건...하늘이 주신 기회닷!!
“야~ 정지현~~”
난 신비가 혹시 들을까봐 아주 크게 부르지는 못 했고
그녀가 들을 정도만큼 부르면서 손짓을 했다
“어? 웬 일로..?”
“나 너에게 정말 중요한 질문이 있어서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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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호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9-02-16 0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