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9/12/30 09:06:47
Name Colorful
Subject [일반] [11] 동심을 찾아서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임신한 지은이를 두고 도망쳐 나온지 6개월

진리는 곧 현실이고

현실은 고통이다

고통 없인 행복도 자유도 없다

집 가족 친구들 모든 것을 뒤돌아 떠났다

미친듯이 알바해서 천만원을 모았을 때

계산해보니 이 짓을 일년은 더해야 그나마 현상 유지가 된다고 판단이 될 때

이게 다 뭔 소용인가 싶을 때

인생에 대해 생각이 바뀔 때

선택을 해야 했다



나의 간절한 기대와 소망을 따라 아무 일에든지 부끄러워하지 아니하고 지금도 전과 같이 온전히 담대하여 살든지 죽든지

버렸다

천만원은 챙겼다

전화 300통

문자들을 보니 경찰서에도 연락을 했나 보다

노숙자에게 돈을 주고 민증 폰 통장을 만들었다

다리에서 던진건 내 몸이 아닌 내 휴대폰

휴대폰이 바람을 가르는데 내 몸이 느끼는 것 같았다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돌이켜 어린 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

밤 늦게 처음보는 건물에 들어가 거기 직원인척 컴퓨터도 하고 경비원한테 인사도 했다

테이블에 놓여진 담배를 처음 펴봤다

라이터를 보고 불을 붙여보고 싶었다

불길이 커져서 도망쳤다

멀리

신난다

웃음이 나왔다

아무도 안쓰는 사무실 같은데서도 자고 밖에서도 잔다

전국에 찜질방을 돌아다녔다

새벽 3시 자고 있는 사람 옆에 지갑

새로운 도전에 또 다시 흥분이 몰려왔다



범사에 감사하라

난 딴 돈에 반만 가져가

혹시나 하는 리스크를 생각해서 지갑에 모든 돈을 가져가진 않는다

박수칠 때 떠나라

한 번 훔친 곳에서 두 번 다신 훔치진 않는다

사람들을 관찰해보면 항상 불행해 보였다

웃지도 않고 언제나 해야 될 일이 있어보이고

난 그들의 일부분 만으로도 이렇게 행복한데

대한민국이 이렇게나 잘사는구나

자기들의 역사상 0.01%의 부자라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

나 또한 저랬던 적이 있으니 이해 못할 것은 아니다

깨달음은 고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고통이야말로 축복이자 진리다

성경에서 욥에게 모든 고통이 쏟아졌을 때 그의 친구들은 욥의 잘못을 추궁하지만 하나님은 그의 친구들을 나무란다

이는 고통이라는 것이 인과응보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내가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끙끙댈 이유도 없는 것이다

이후 욥의 재산은 두 배가 된는데

종교적인 관점을 배제해보면

충격을 받고 거기서 빠져나와 이전의 비해 더 행복을 느끼는 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십일조 또한 마찬가지이다

10분의 1의 희생으로 느끼는 10분의 9의 소중함

어쩌면 그들의 지갑에 고통을 주는 내가 바로 진리의 대리인이 아닐까



깨어 있으라 어느 날에 너희 주가 임할지 너희가 알지 못함이니라

한 포럼에서 알바 중에 옆에 앉은 사람과 대화를 하게 되었다

의자에 걸쳐둔 정장에 그의 지갑이 보였다

5만원짜리를 그렇게 많이 가지고 다니는 사람은 처음봤다

그럴 계획을 하고 간건 아니었는데

하마터면 놓칠뻔했다

알바할 마음이 싹 사라져 중간에 나왔다

항상 긴장해야겠다

생각하기 시작했다

경험을 통해 분석을 해봤을 때 주말이나 휴일 즐기는 행사나 공연에서 통계적으로 기회가 훨씬 많았고 결과 또한 좋았다

깨어있지 않은 사람들은 누릴 자격이 없다

부적격 심사를 거치고 심판을 이행했다

동료들을 때리며 술친구들과 더불어 먹고 마시게 되면 생각하지 않은 날 알지 못하는 시각에 그 종의 주인이 이르러 엄히 때리고 외삭하는 자가 받는 벌에 처하리니 거기서 슬피 울며 이를 갈리라

이번 크리스마스 너무 즐거웠고

그 의미를 모르는 사람은 온전히 즐겁지 못했을 것이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3905 [일반] 19년 12월 영화 후기: 시동, 포드v페라리, 나이브스 아웃, 캣츠 등... [14] 김유라7763 20/01/01 7763 3
83904 [일반] 2020년 헬스장 뉴비들을 위한 최소한의 매너 [43] 삭제됨23258 20/01/01 23258 11
83903 [일반] 한 해를 합리적으로 돌아보는 법 [13] 228778 20/01/01 8778 30
83902 [일반] 울려라, 힘찬 종이여(Ring out, wild bells) [1] 아난5001 20/01/01 5001 3
83901 [일반] 무협을 좋아한다. 좋아하지 않는다. [133] roqur13532 20/01/01 13532 4
83900 [일반] 2020년을 개인적으로 정리하는 오브디이어 A to Z [8] 말랑8220 20/01/01 8220 6
83899 [정치] 종합일간지 신년특집 여론조사 모음. [104] 마빠이15806 20/01/01 15806 0
83898 [일반] 해피 뉴 이어 2020 [4] 1등급 저지방 우유5486 20/01/01 5486 1
83897 [일반] Seamaster [14] 삭제됨7873 20/01/01 7873 57
83896 [정치] 조국 공소장내용이 공개되었는데, 아들 대학교시험까지 대리로 쳐줬다고 하네요...;; [452] castani26349 19/12/31 26349 0
83895 [일반] 관우지도 [9] 성상우7867 19/12/31 7867 0
83894 [일반] 2019년 마지막 식사 [47] 치열하게8091 19/12/31 8091 1
83893 [일반] [잡담] 2019년을 보내며 [1] 스웨트4957 19/12/31 4957 2
83892 [일반] 최강의 라이벌 [4] 성상우6692 19/12/31 6692 2
83891 [정치] 선거법 개정안에 따른 정당 등록과 명칭 [35] 맥스훼인11644 19/12/31 11644 0
83890 [일반] [스포] 미국 살면서 느낀 조커가 진짜 말하고자 하는 메세지 [59] 렌야16550 19/12/31 16550 95
83889 [일반] 11회차 글쓰기 마감 (참가글 링크 추가)(추천기간 : 12월 31일까지) [1] clover9525 19/12/09 9525 6
83888 [일반] 이런 시국에 써보는 오사카 거주 1년차 락밴드 공연 후기 모음 (다소 장문) [9] 삭제됨15147 19/12/31 15147 12
83886 [정치] 靑, 공수처 통과에 "역사적 순간..권력견제 시대소명 완수할 것" [745] 키토27330 19/12/30 27330 0
83885 [일반] 동물원 이야기. [2] ohfree6498 19/12/30 6498 8
83884 [일반] 조조의 전략 [5] 성상우7392 19/12/30 7392 2
83883 [일반] [11] 크리스마스 선물 (6~11) [10] 글곰6703 19/12/30 6703 15
83882 [일반] [11] 동심을 찾아서 Colorful5554 19/12/30 5554 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