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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20 14:50
...문장 하나하나에 얼마나 규정에 걸리시지 않기 위해, 스스로가 정한 선을 넘지 않기 위해 노력하셨는지가 뚝뚝 묻어나옵니다.
욕 한사바리 쓰시고 싶은거 잘 억누르시고 어떻게든 정리해서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차례 끝내고 집안청소 끝나면 영화보러가는게 명절 행사가 되었는데, 다른건 몰라도 명당만은 예매하지 말아야겠네요.
18/09/20 14:50
선발대의 희생은 헛되지 않을것입니다. 우린 사악군님을 기억할 것입니다.
그냥 베놈이 추석에 개봉했으면 이런 고민은 없었을것을...
18/09/20 14:57
저도 영화 보기는 했는데 사악군님 감상과 대체로 일치합니다.
관상의 후속작이면 뭔가 그럴듯한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열화가 몇 단계는 더 이뤄져서 이게 뭔가 싶은 기분... 다만 저는 관람할 때 저희 회사 상사 분들 모시고 같이 봤었는데(사내 행사의 일환이었어서요...) 그 분들은 꽤 만족스러워 하시더군요. 타겟이 중장년층이라고 한다면 부동산에 매우 관심 있어하는 계층이기도 하고, 정서상 먹히는 부분도 있어서 흥행 성적 자체는 평타는 칠 것 같습니다.
18/09/20 15:55
개인적으로 관상의 플러스 알파가 아니라, 딱 (뻔해지지만 않게끔) 비틀어놓은 관상 정도만 되었어도 저라는 관객 1명은 확보했을텐데, 마스터충달님부터 시작해서 주변 지인도 그렇고 들리는 말마다 그냥 (평범한 아류작 수준으로 열화된) 관상이라고 하더군요. 쩝. 진짜로 서치 2번 볼까
18/09/20 14:58
고증 : 솔직히 이건 익스큐즈 하시는게... 이런 거 다 거슬리면 영화 못 봐요;; <상의원> 어쩔...
개연성 : 문채원 얼굴이 쳐맞아도 뽀얗게 나온 건 '개연성'의 문제는 아닌 것 같네요. 그리고 초선을 고문한 건 흥선군이 아니라 정지관의 행방을 알아내기 위함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마지막에 정지관한테 부모 묘자리 물어보는 건 <관상>하고도 일맥상통하는 지점인데요. 역학이라는 게 결국 시대와 운명을 거스를 수는 없다는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관상>에서도 '지 앞날은 못 보나보네~'하는 장면이 있죠. 언급하신 것 중에 딱 하나 동의하는 게 있는데, 금위군이 갑자기 흥선 편으로 돌아서는 장면;; 이건 정말 밑도 끝도 없이 튀어나온 '개연성 없는' 장면이었죠. [이게 이 영화에서 가장 훌륭한 부분이고 관객들에게 영화 나쁘지 않았는데? 괜찮았는데? 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함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이건 '착각'이 아니라 '취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훌륭한 지점이 맘에 들어 좋아할 수도 있죠. 물음표로 이런 의미를 함축하셨다고 생각됩니다만, 그래도 이런 표현은 하지 않는 게 서로의 화목한 영화 감상을 도우는 길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18/09/20 15:15
정지관을 흥선군이 잡아갔는지 알고 있었잖아요.. 초선에게 네가 흥선군에게 정지관이 어디있는지 알려줬지 라며 추궁을 시작한 것이고.
지적하신 문장은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18/09/20 15:34
그럼 흥선군이 초선 고문장까지 달려간 거나 김병기가 눈 앞에서 흥선 보내준 게 개뻘짓 맞네요 크크크. 보통 이러면 보다가 굉장히 불편해지는데 왜 별로 그런 게 없었을까요;;; 뭔가 그 자리에서 치지 않은 납득할만한 변명거리가 머리에 떠올랐던 것 같은데;;; 기억이 ㅠㅠ (본지 겨우 하루됐는데 ㅠㅠ)
18/09/20 15:47
변명거리를 찾자면 초선에 대해 애정이 있던 김병기가 초선이 그렇게 죽자 당황해서 정신이 없었다..정도가 변명이라면 변명이 될거에요.
그런데 이미 아빠도 목졸라 죽인 직후인 김병기가 막 엄청 사랑하지도 않고 줘패고 있던 초선 죽었다고 당황한다는 것도 개연성없기는 마찬가지..
18/09/20 15:54
저는 둘이 서로 적인 걸 알아도 함부로 치지 못하는 상황?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아무래도 도성 안에서 왕족과 정승가가 칼부림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근데 지방 어딘가에서 죽이는 거야 뭐 괜찮을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고... 이렇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18/09/20 16:12
그러기에는 이미...'저래서 쟤는 안죽임' 공개선언 + 병사들 앞에서 왕한테 반말 + 평시에도 기생도 반말하고, 노비들이 몰매놓고 개천가에 버리던 흥선군 + 자기 아빠도 죽인 눈돌아가는 상태 + 왕릉에 자기 부모 묻어놓은게 들켜도 아무문제없음 : 이었는데.. 이제와서 도성안에서 왕족을 못죽인다는 상식을 들고 나오면 안되죠 ㅠㅠ
18/09/20 15:27
잘 읽었습니다, 글만 읽어도 보기 싫어지는 영화군요...
더 큰 문제는 이런 영화가 한두개도 아니고 매해 대부분의 한국 영화가 그렇다는 느낌이... 해당 영화의 조승우 김성균 같은 배우들이나 그 외의 수많은 매우 훌륭한 탑급 배우들을 요새 영화들 보면 [이딴식]으로밖에 활용 못하는 것 같다고 느껴집니다... 작품다운 작품이 나온지는 너무나도 오래된 듯하고, 제작사는 관객들 돈 뽑을 생각만 하고, 그러다보니 김지운 감독이나 류승완 감독 박훈정 감독같이 좋은 감독들조차 나오는 필모가 서서히 망작이 쌓이고... 이러다가 홍콩 영화계나 일본 영화계처럼 아작나는거, 시간문제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추세로는 세계구급 감독인 박찬욱 감독이나 봉준호 감독도 제작사로 인해 필모 망칠까 싶어서 걱정이네요.
18/09/20 15:32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으나 최근에 워너나 폭스같은 해외 제작사가 한국 작품에 투자하고 있긴 합니다. <곡성>도 20세기 폭스 영화였고, <밀정>은 워너브라더스 영화였죠.
18/09/20 15:36
제가 어디서 들은 흥선대원군 묘의 야사와 비교해보면 재밌겠네요.
상갓집 개로 구박을 받지만 왕실을 부흥시키려는 야심으로 가득찬 흥선대원군은, 명당의 자리를 받아서 왕실 부흥을 하려고 합니다. 결국 수소문 끝에 명풍수를 만나 그와 협력하여 명당 자리를 찾는데 풍수사가 말하길 "두 자리가 있는데 하나는 100년간 가문이 융성해지는 자리이고 다른 하나는 2대에 걸쳐 왕이 나오는 자리입니다. 저는 전자를 추천합니다." 그러나 왕실 부흥의 꿈을 꾸는 흥선에게는 안될 말. 풍수사를 거듭 설득해서 후자의 자리를 쓰기로 하는데 막상 후자의 자리를 쓰려고 가보니 명당을 굽어보는 자리에 절이 이미 세워져 있었지요. 어떻게든 명당을 쓰려면 이 절을 치워야 하기에 흥선은 전략을 써서 그 절의 주지스님에게 접근하여 친하게 됩니다. 어느 날, 드디어 결심을 한 흥선은 잔치상을 거하게 차려서 절의 스님들을 전부 초청하고, 절이 비워지자 몰래 접근해서 절에 불을 질러버리죠. 이후 또다른 우여곡절도 있지만 아무튼 명당을 쓰게 된 흥선은 관을 들고와서 이묘를 하게 되는데 풍수사가 묘를 만드는데 석회를 훨씬 많이 붓고 있는 것입니다. 흥선이 궁금해져서 "대체 왜 이렇게 석회를 많이 넣는 거요?" "이 자리는 2대에 걸쳐 왕이 나올 자리지만 훗날 누군가에 의해 도굴될 위험이 있는 자리라서 만전을 기하는 것입니다." 라고 하자 풍수사의 선견지명에 흥선이 감탄하여 묘를 엄청나게 단단하게 만들었다- 는 야사입니다.
18/09/20 16:02
그리고 그때 들이부은 석회는 이후 오페르트 남연군 묘 도굴시도 사건때 제값을 두둑히 했다고 합니다. 석회가 너무 두꺼워서 결국 새벽을 틈탄 도굴 시도가 실패했죠.
18/09/20 16:30
뜬금없긴 한데, 전자를 선택했다면 흥선대원군 계열 이씨 가문은 친일파가 되었을까요? 100년간 가문이 융성해지는 자리라고 하니...
궁금하네요 크크
18/09/20 17:12
그게 아마 절을 불태운 게 아니라 돈 왕창 주고 이전시켰을 겁니다. 또 이전시켜서 왕실 불사를 드리는 절들 중 하나로 만든 걸로 기억하고요.
18/09/20 17:19
찾아보니 확실히 기억나네요. 가야사란 절이 있었는데, 아버지 묘 쓴다고 철거한 다음에 보덕사라고 왕실 사찰로 옮겼군요. 다만 그 과정에 잡음이 심했는지 아니면 후대에 이야기가 보태어진 것인지 대원군이 몰래 불을 질렀다는 설화가 남았구요.
18/09/20 15:42
요즘 한국영화 딱 보면 사이즈 나옵니다. 신선함이라는 항목이 제로에 수렴.
때깔 평타 이상 (그러나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것들인데 마치 우리도 만들수 있는데? 이정도 할 수 있는데? 스러운 오만함이 묻어남) 스토리 날로 먹음 (아 이래서 이런거구나... 싶을 뿐 관객 뒤통수 후려갈긴 만한 띠용이 절대 안나옴, 간혹 오?오? 괜찮은데 해도 이미 어디선가 있었던 것들) 너도 나도 흥행 한번 해보겠다고 이것저것 덕지덕지... 많이 본 배우들로 비슷한 역할 턱턱 Ctrl VVV... 높은 확률로 재미없다.. 하고 맙니다.
18/09/21 08:26
부모님들 보시기엔 좋을거에요. 저도 개봉일날 봤는데, 의외로 중년층(울산 삼산 CGV)분들도 많이 오셨더군요.
보는 내내 다들 집중해서 보구요. 제 느낌상 다들 재밌게 본듯하구요. 이렇게 전후사정 다 알고 보는 우리야 불편하지 그냥 영화 자체로 즐기면 부모님들 좋아하실거라 생각되네요. 전체적으로 인정받는 연기파들이라 연기도 다들 좋구요. 부모님과 추석때 무조건 영화를 봐야 한다면, 명당 추천드려요. 전 안시성 보러갑니다.
18/09/20 16:13
눈앞에 목표물이 있는데도 안잡아서 속터지는 장면은 비슷한 기억이 있어서 떠올려보니 분노의 질주에서도 같은 기분을 느꼈었네요 크
잘 읽었습니다.
18/09/20 16:25
예전에 제가 암살 리뷰에 달았던 장문의 댓글하고 비슷하네요.
영화의 흐름이 비슷한가 봅니다. 보는 내내 응? 응?? 응??? 하다 끝나는... 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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