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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11/10 03:15:20
Name 켈로그김
Subject [일반] 잠못드는 새벽의 뻘소리;
그러니까.. 9년 전에 제가 pgr에 쓴 글이
https://cdn.pgr21.com/?b=8&n=8721
..자취생 식단 이야기였습니다. 꽤 궁상맞은..;;

사실, 사회적으로는 식단보다도 전기세가 밀려서 끊기기 직전이었던게 더 쎘지만;;(며칠씩 끊기기도 했고요;)
생물학적으로는 어떻게든 먹고는 살 수 있었음에 감사를..

그 해 연말쯤에는 하나에 1500원 하는 햄버거를 사서 한 사나흘정도 강의실 앞 사물함에 넣어두고 먹었어요. 냉장고도 안돌아가서 대학교 복도가 보관이 더 잘 됐거든요 ㅡㅡ;;
주말 노가다 나가서 일당으로 전기세 내고..;;

------------

지금은 그 때보다는 당연히 사람답게 먹고 살만은 합니다.
비록, 은행빚은 그 때의 20배가 되었지만요 ㅡㅡ;;

경제적으로는 어찌어찌 살다보니 업장도 마련하고, 집도 마련하고..
실제 주인은 은행이지만, 한 20년 갚으면 되겠더라고요.

사회적으로도.. 얼떨결이긴 하지만, 3~400명이 보는 정기 간행물의 학술 편집자가 되기도 하고..
사업 하나는 시간만 낭비했지만, 지인들과 진행하는 새 사업은 어쩌다보니 대표이사 직함을 달기도 하고..

이 모든 것이 자리에 걸맞게 성공적으로 끝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사업이 망하고 페이퍼 질이 떨어진다고 해도 , 이 짓을 해 본 나는 하기 전의 나보다 나아질 구석이 요만큼이라도 있을것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고, 또 안될걸 각오하고 있습니다 ㅡㅡ;;

그러니까.. 전문적으로 말하자면 "첫 술에 배부르랴?"
...사업은 두번째니까 잘 될 것이고,
학술...은 말아먹을겁니다 아마 크크크크;;

집에서는 애도 무난하게 잘 크고,
일전에 썼던 섹스리스 상황..
https://cdn.pgr21.com/?b=8&n=44339
...도 잘 극복이 되었고.. 용케 여기까지 왔다 싶어요.

---------------

스스로 꽤 대견하다고 생각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요즘은 히딩크 귀신이 들러붙었는지, 충족되지 않는 뭔가가 있습니다.
그게 뭔지는 모르겠어요.

일 하나에 최선을 다해 완성도 있게 마무리를 하길 바라는건지,
경제적으로 빨리 안정되길 바라는건지,
혹은 포기했던 것들이 이제서야 눈에 밟히기 시작한건지;;

여튼.. 부모님들, 미혼남여들.. 자기 앞가림 해야하는 사람들 모두 힘들고 지친 와중에 행복과 재미 드문드문 누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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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1/10 03:2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삶이란 포기하지 않고 어찌 하다보면 살아지고 남는 것도 있더라구요. 6년간 다니던 회사에서 모종의 이유로 권고사직 당하고 보름 정도 정신 못차렸습니다. 실업급여 신청 하면서 자산 파악해보니 돈이 어느정도 모여있길래 냅두면 주식이나 코인에 투기 할까봐 전세 보증금으로 묻어 뒀네요. 그리고 실업급여 받으며 직업훈련을 받을 계획입니다.

원래는 전직장 계속 다니며 글쓰기 연습에 매진할 생각이었는데 현실은 언제나 방심하는 찰나에 저의 뒤통수를 후려갈기네요.
켈로그김
17/11/10 03:32
수정 아이콘
신기하게 매일매일 쭉 이어지고, 별로 변하는게 없는거 같은데도 지나고 나서 보면.. 뭐가 이렇게 왔지.. 싶더라고요 크크..

솔빈님에게 닥친 지금의 변화가 나중에 역사(;;)를 돌이켜볼 때 어떨런지.. 그래도 당장의 생활이 크게 곤궁해지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고갈비
17/11/10 03:33
수정 아이콘
그런걸 아마 어떤 사람은 이미와 아직 사이의 긴장관계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과정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관계적 무엇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역동성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종말(통속적 관념과 달리 사실은 그냥 A.D.전체를 말합니다) 론적인 무엇이라고 말하고 어떤 사람은 becomming하는 무엇이라고 하고 그러는 것 같습니다.
켈로그김
17/11/10 03:40
수정 아이콘
저는 이미와 아직 사이의 긴장관계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네요.

기대와 불안이 공존하는 느낌.
대견함과 자기불신, 안전과 역동을 동시에 원하는..
팔춘기나 구춘기같은 느낌이네요 ㅡㅡ;;
고갈비
17/11/10 05:42
수정 아이콘
incoming 이네요 아 쪽팔려.
켈로그김
17/11/10 08:17
수정 아이콘
근데 또 비커밍 해도 말이 된다능...
17/11/10 06:51
수정 아이콘
우왕 좋겠다는...!!!
켈로그김
17/11/10 08:22
수정 아이콘
22~29일 마눌님께서 애를 데리고 제주도에 가십니다.

덩실덩실~
17/11/10 08:28
수정 아이콘
어엌 이게 제일 부럽!
덴드로븀
17/11/10 09:14
수정 아이콘
버켓리스트 작성하셔야할듯 크크크크
하우두유두
17/11/10 07:09
수정 아이콘
생각해보면 지금 제가 결혼해서 와이프 먼저출근시키고 일어날줄은 생각도 못했어요. 저에게 결혼은 다른 형님들이나 하는 소리였는데요...
켈로그김님의 글을 유쾌하게 잘보고있습니다. 모두모두 가정의위트를 잊지말고 행복하세요~
켈로그김
17/11/10 08:24
수정 아이콘
하우두유두님도 재미있게 행복하세요.
..늦잠도 많이 주무시고;; 크크
포도씨
17/11/10 07:33
수정 아이콘
어느 누군가의 삶 한 부분을 들여다보면 그 사람을 더 잘 이해하고 친밀해지더군요.
그래서인지 켈로그님은 이름도 얼굴도 모르지만 친밀감이 있습니다. 떠나신 타넨바움님도 그랬고요.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은 좋아하지 않는데 적어도 다른사람에 대한 이해와 존중, 배려 등은 그 고생이 바탕에 깔리지 않으면 완성되기 어려운 성품인것 같습니다.
얼마만큼의 성취가 이뤄져야 만족하실지 제가 알 수는 없겠지만 주변인들에게서 인정받고 존중(사랑)받는 사람이 그 목표에 가까운 사람인것은 분명한듯합니다.
켈로그김
17/11/10 08:41
수정 아이콘
저도 고생은 노노해요 크크;
고생을 요소별로 나누면 필요없는게 좀 있을거 같기도 하고...

지금은 아마 주어진 일을 잘 해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 혹은 불만이 좀 있는 상황인거 같습니다.
그래서 과거에 비해 뭔가 달라진 듯 하면서도 전혀 성장하지 않았어;; 라는 느낌을 동시에 받는거 같아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어쩌면 정말 필요했던건 따뜻한 말이었던가봐요..
고분자
17/11/10 09:47
수정 아이콘
고생 많으셨습니다. 글을 흥미롭게 잘 작성하시네오.
켈로그김
17/11/10 10:12
수정 아이콘
빈약한 컨텐츠를 개그로 떼우는 외길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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