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 - 슈우우우우..
'어라? 노트북 왜 꺼졌지?'
전원 버튼을 다시 눌러본다
띡 - 피웅....
전원이 들어오는 과정에서 다시 전원이 꺼져버렸다.
컴퓨터로 뭐 할 줄이나 알지 하드웨어는 원체 아는 바가 없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해버렸다.
데스크톱이 아닌 노트북이기에 간헐적으로 저장된 몇 가지 중요한 내용이 있었다.
얼마 전에 놀러 갔다 온 사진, 이번 학기에 작성한 리포트들, 이미 제출했다가 떨어진 이력서.
가끔 다시즐기던 포가튼사가의 세이브 파일, 공략집.
정리하지 않은 즐겨찾기 목록.
며칠 전 시간 내서 정리해둔 내 베스트 음악 목록과 mp3 파일들.
한 시간 내내 눈이 뒤집힌 상태로 하드 복구 등을 검색해본다.
컴퓨터를 제일 잘하는 친구에게 전화해서 내 상황을 30분간 장황히 늘어놓고
인터넷에 있는 정보를 전부 긁어모아 세시간에 걸쳐 처음 뜯어보는 노트북 구석구석의 먼지들을 청소한다.
띡 - 피웅....
노답이다.
지하철역에서 우리 집에 오는 길에 컴퓨터 가게들을 떠올린다.
스치듯 지나쳤던 간판들이 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 나기에 가방에 5kg정도는 되는 노트북을 급하게 넣고 밖으로 향한다.
세 군데 정도 기억이 난다.
1번 - 없어졌다.
2번 - 부재중이라고 적혀있는 쪽지를 붙여두었다.
3번 - 자기네도 다른 곳으로 보낼 거고 2주 정도 걸린단다. 가격은 정확히 절대 말 못 해주고 20만원 이상은 생각하란다.
20만원이 대수랴. 지금 날아간 것만이라도 어떻게든 살리고 싶은데...
그런데 문제는 지금 돈이 없다...
돌아와서도 계속 하드 복구 관련 자료를 엄청나게 찾아본다.
새벽 3시~4시가 될 때까지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지만, 반응은 똑같다.
다른 건 상관없다. 그냥 내 파일들을 복구만 시키면 되니까!
다음날 1교시에 늦을까 봐 부랴부랴 학교에 가고 쏟아지는 과제들과 동기들과의 술 약속으로 정신없는 일주일을 보낸다.
다음 학기가 마지막이기에 세상 가장 바쁜 한달을 보내고 그렇게 한 학기가 지나갔다.
그렇게 취업에 정신 팔렸다가 연애도 하게 되고 10년이 흘렀다.
그날 하루는 세상에 노트북을 살리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쌓아둔 내용과 지금은 필요치 않은데 언젠가 쓸 것 같아 어떻게든 살려놓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와서 돌아 보니 아무일 없더라.
언제든 시간내서 고칠 수도 있지만 지금이 더 바쁘고 소중하더라.
그때는 그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그렇지도 않더라.
와 슈X
컴 키니까 픽 슝 띡 퓽 하고 안켜짐;;
요거 어떻게든 고쳐볼라고 다음에 하드복구만 X100번은 검색해본거같은데
진태한테 전화해서 30분동안 얘기했드만 결과는 지도 모른다였듬-_-;;
아니 왜 검색하면 다 청소하라는소리만 있냐
뭐? 램? 지우개로 빡빡 닦고 무슨 솔도 없어서 새 칫솔 꺼내서 먼지도 후달투달 털고
틈새 먼지는 또 청소기로 하지말래서 입으로 불다가 현기증 와서 10분 누워있었다
XX역에서 XX스포츠센터까지 기억나는 컴터가게 세군데 갔는데 없어지고 자리비우고 마지막에 간곳에선 20만원 부르데?
돈이 있으면 쓰겠는데 개털이네 크크크크크
진짜 다음에 뭐 고장났다고 검색하면 컴터 청소하는 방법만 잔뜩 써있다
청소부 되것어
사진이고 레포트썼던거 다 날라가고 이력서도 글코 ㅠㅠ
아놔 어차피 뽑지도 않을거면서 이력서는 웨케 길게쓰라 카냐 진짜;;;
포사도 간만에 하는데 공략집도 어디서 받는지 다 까먹고
페이보릿 리스트 날아갔는데 이름기억안나는곳이 10군데가 넘는다
새벽 4시까지 컴청소만 하고 잔다. 내일 1교신데 하...
컴키면 도스화면 나오고 다시 푸슝 하면서 꺼지는데 돠쥬실분 찾슴다 흙흙
이것만 해결하면 소원이 없겠고만...
돠주시는분 컴터 한달에 한번씩 청소 해 Dream
*주제덕분에 예전 글을 뒤지다보니 소름끼치게 오그라드는 표현들이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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