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거창하다)

3년 전 어느 날 갤S2를 매우매우 오래 사용 중이어서 슬슬 성능의 한계를 느끼던 중, 3일 후 단통법이라는 해괴한 법이 시행된다는 소식을 듣고 이대로 3일만 지나면 뭔가 바가지를 쓰고 핸드폰을 사야된다는 위기감이 엄습한 바, 부랴부랴 당시 피지알 자게글 및 뽐뿌글들을 정독한 후 급한 나머지 대부분의 폰 전문가분들께서 만류하시는 1달 후 페*백 방식으로 부랴부랴 갤S5로 번이(SK>KT)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시 세월이 흘러 약정기간이 끝난 작년 말, 역시 피자일에 좋은 정보글(https://cdn.pgr21.com/pb/pb.php?id=freedom&no=68262)이 떴고, 마침 그 당시 핸드폰 통화시 자꾸 제 말이 끊겨서 들린다는 소리를 업계관계자 및 지인들에게 듣던 바 잽싸게 별정통신(근데 이것도 KT망)으로 갈아탔으나 KT망과 저는 영 궁합이 맞지 않는지 여전히 통화가 끊겨 들린다는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아, 또다시 바꿀 때가 온 것인가... 하는 생각에 여기저기 알아보기 시작하였고, '우리 다 같이 망해보아요~' 단통법 때문에 어둠의 경로(?)를 찾기가 매우 애매해진 바, 일단 시장 조사차 인근 대리점을 물색해 보았으나 갤S7 번이+제가 현재 사용 중인 음성 무제한에 데이터 1.2~2G 요금제 기준으로 단말기 할부원금 '50~58만원'(뜨악), 그리고 현재 통신사 유지에 단말기만 바꾸는 건 할부원금이 더 비싼 것을 확인(뜨악)하고 다시금 결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 또 공부해야겠구나'

하지만 큰 걱정은 하지 않았습니다. 저에겐 피지알이 있었으니까요. (엄지척)

핸드폰, 휴대폰 등으로 자게를 검색해보니

https://cdn.pgr21.com/?b=8&n=69782

https://cdn.pgr21.com/?b=8&n=70394

등등의 글들이 있었고, 뽐뿌 구입개통수령 게시판이라는 곳을 즐겨찾기 해 놓고 가끔 흐름을 보라는 조언에 이틀 정도 시장 조사 및 초성체 용어 공부(공책? 무부? 모서리?)를 해 보았습니다. 30분 간의 검색과 학습 끝에 내린 결론은, '아, 싸다...' (착시현상인가)

http://www.ppomppu.co.kr/zboard/zboard.php?id=phone3

그리고 지난 주 금요일 오후, 약간의 금액을 아끼기 위해 허구언날 관련 사이트들을 들락날락하는 건 정신건강에 좋지 않다는 조언과 온라인 매장(스... 빠...)까지 연구할 경우 그건 그야말로 공부가 되기 때문에 어쨌든 동네 대리점보다는 싸게 살 수 있다는 희망과 꿈을 안고 젖과 꿀이 흐르는 강변테크노마트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2. 첫상담

강변테크노마트 6층에 올라가자마자 드넓은 층 전체에 수많은 가게들이 운집해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문득 20여 년 전 용* 전자상가 용*이에게 속아 아이와 워크맨을 동급의 소니 제품보다 3만원이나 비싸게 사는 바람에 친구들에게 놀림 받았던 과거가 떠올랐으나 이제 저는 과거의 수줍은 청년이 아니었기에 별 걱정은 하지 않았습니다. 네, 저는 산전수전 다 겪은 아재니까요. 게다가 피지알에서의 여러 조언(게시글은 물론 여러 노하우가 담긴 양질의 댓글들)이 있었기에 든든했습니다.

마음에 걸리는 점이라면 매장 직원과 대화시 암호화된 각종 용어들을 어디까지 사용해야 싶은 애매함이 있었지만 그건 뭐 차차 적응하면 되겠거니 하고 첫 매장에서 상담을 시작하였습니다.

제랄드 : (두근두근) 저기요...

직원 : 넵, 무엇을 도와드릴까용~

심호흡 후 처음 무대에 올라선 초짜배우처럼 대사를 낭독하였습니다.

제랄드 : 스크(=SK) 번이, 제휴카드 사절, 세븐 모서리(=S7엣지) 얼마고 요금제는 어떻게 해요? 69 6개월(=69요금제 6개월 유지 조건)인가요?

직원 : 네? 스크? 모서리??? (모르는 척?)

제랄드 : (아.... 내가 너무 오버했구나... ) SK로 번이하고 S7 엣지로 알아보고 있거든요.

[Tip1 : 전문가처럼 보이려고 오버하지 말자]

직원 : (뭔가 좀 아는 놈인가?) (계산기를 내밀며) 알아보신 거 찍어주세요.

제랄드 : (응? 계산기는 왜? 아 맞다, 여기 가격을 말로 하면 안 된다고 했지;) 어, 알아보고 온 가격은 없고요, 여기 정책(헉, 이런 말 써도 되나?)은 매일매일 다르고 시간마다도 바뀐다고 피지알에서 그래서요.

직원 : 뭐, 꼭 그렇지는 않는데요, 어쨌든 저희가 드릴 수 있는 건... (자기 핸드폰으로 뭔가 검색하면서 계산기를 열심히 두드린 후) OO입니다. 어쩌구저쩌구 요금제 6개월 유지고요, 부가서비스는 2개, 3개월 유지... 어쩌구저쩌구...

제랄드 : 그렇군요. 종이랑 펜 좀 주세요.

직원 : 저기요, 여기 메모하시는 건 안 됩니다.

제랄드 : (헉, 그런가? 그런 이야기는 못 본 거 같은데;) 아, 맞다. 그랬죠? 하하... (...;;)

직원 : (-_- 이 넘 뭔가 어설프다?)

[Tip2 : 메모 불가, 매장마다 가격 및 조건은 머리로 외우자. 근데 어차피 가장 조건 좋았던 곳만 기억하면 되니 어렵진 않다]

3. 구입

두 번째 매장.

직원 : 한 달에 칠만얼마 내시는 요금제 6개월 조건으로 OO이고요, 부가는...

제랄드 : 응? 69 요금제던가? 그런 건 안 되나요? 좀 비싼데요?

직원 : (이 넘 뭐지?;) 칠만 얼마짜리가 69 요금제에요. 부가세 들어가서. 정확한 명칭은 69 요금제가 아니라 어쩌구저쩌구...

제랄드 : (헉, 부가세?) 아, 맞다. 하하. 제가 잠시 헷갈렸네요. 이미 알고 있던 건데, 하하... (-_-;)

직원 : (아재요...)

[Tip3 : 요금 물어볼 때 부가세를 확인하자]

대충 이런 식으로 몇 번 삽질을 하니 생각보단 어렵지 않았습니다. 첫 매장과는 달리 다른 매장에서는 '모서리'라고 하니까 알아듣는 곳도 많았고요. 나중에는 서로 계산기를 마주하고 상담도 하고, 어떤 매장의 경우 제게 '단속반 아니시죠?' 라고 하길래 명함을 드리니 그냥 까 놓고 응해주시기도 하고, 뭐 그렇습니다. 어렵지 않아요~

중간중간 보이는 중고폰 매장에서 현재 사용 중인 핸드폰 매입 가격도 물어봤는데 생각보다 비싸게 쳐 줘서 깜놀했습니다. 동네에서는 '중고폰 매입 만원!' 뭐 이런 현수막도 본 거 같은데 거기에 팔았으면 눈물 흘릴 뻔... 전화번호와 사진 같은 거 죄다 옮긴 다음 곧바로 팔아버릴까 했는데, 매장 직원분께서 기존 폰의 악세사리(추가 배터리, 정품 충전박스 등)까지 다 가져오면 오천원~만원 더 준다고 해서 팔까말까 고민하다가 다음에 근처 들를 일 생기면 오기로 했습니다. 마침 중고 램도 몇 개 팔 게 있어서요.

[Tip4 : 쓰던 폰을 팔 생각이라면 관련 악세사리 죄다 가지고 가면 좋음]

여튼 1시간반 가량 돌면서 10개 정도 매장을 방문했습니다. 당연히 가격은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계속 떨어집니다. (그런데 계산기를 좀 오래 두드리고 자꾸 뭔가 말을 거는 매장도 있어서 매장당 소요시간이 조금 길었습니다) 생각 같아선 20군데 이상 돌까 생각도 했었는데 더 이상 돌아다녀봤자 이젠 만원 차이 이상 나기 어려울 듯 해서 마지막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한 매장에서 구입 완료(파란색 모서리)하였습니다.

- 스크 번이, 현완 178,000, 부가서비스 없음, 65.8 요금제(부가세 포함), 유심비 유료, 기본 젤리케이스와 기본 보호필름 서비스

기본적으로 전화번호나 앱 등은 어플 깔더니 옮겨주더군요. 사진과 동영상은 시간이 좀 걸리니 나중에 제가 직접 하기로 하고 이것저것 사인하고, 서비스 품목은 근처 제휴 악세사리 매장에 가서 받으라고 하며 매장 사인을 한 쪽지를 받아서 가져가니 필름은 붙여주더군요. 그리고 직원 왈, 마침 같은 층에 삼성 AS센터가 있다고 하길래 무선충전 악세사리도 샀습니다. 그 직원이 말 안 해줬으면 나중에 따로 찾아갈 뻔 했습니다.

[Tip5 : 삼성 정품 악세사리가 필요하다면 나중에 따로 갈 생각하지말고 곧바로 같은 층의 센터 방문하면 편함]

그리고 저처럼 차 가져가실 분들은 기본 1시간 주차 무료에 매장에서 30분짜리 무료티켓을 3장 줍니다. 무인 주차 정산기가 무료티켓을 3장까지 받기 때문에 더 달라고 해 봤자 의미 없습니다. 고로 총 2시간 30분은 무료라는 소리고, 그 이후 초과 주차비도 생각보다 저렴하니 부담 없이 방문하셔도 됩니다. (첨언으로 흡연실도 있습니다)

4. 마치며

주말은 각종 블로그 및 피지알에 있는 사용 Tip들도 검색해 가며 설정도 완료했고, 방금 혹시나하는 마음에 뽐* 들어갔더니 정책이 더 좋아졌더군요.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 만원, 이만원에 마음 아파할 이유는 없습니다. 가격은 매일매일 다른 거고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 받느니 후딱 맘 편히 적정 가격에 사는 게 훨씬 좋으니까요. 오히려 마음 아팠던 건 무선충전 기능이 간지는 좋지만 생각보다 매우~ 느리다는 점이군요.

[Tip6 : 직접 꽂아서 충전하다가 무선충전 사용하면 좀 답답하고 가격도 비쌈. 악세사리 가게에서 비정품도 팔긴 하던데 품질과 안전은 보장 못함. 폭발한다?]

조만간 삼성에서 후속 기종이 나올 분위기던데, 개인적으로 무서운 가격으로 출시될 최신 기종에 대한 미련은 없으니 상관 안 합니다. 그리고 최신기종 나와봐야 이전 기종의 가격이 떨어지기까지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핸드폰을 바꾸게 된 계기였던 통화 품질은 확실히 좋아진 느낌입니다. 주말에 저와 통화시 자꾸 말이 끊긴다고 했던 몇몇 분들께 전화해 본 결과 이상 없음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런 생각도 듭니다. 같은 조건이면 당연히 싼 요금제가 좋겠지만 저처럼 전화로 영업 및 상담이 잦은 사람의 경우 통화 품질도 좀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요. 행여나 SK가 KT보다 좋다~ 고 광고하는 거 아니니 오해는 마시기 바랍니다. 이건 그냥 궁합과 운 같습니다.

결론은 이렇습니다. 핸폰을 바꾸실 생각이시라면 피지알 글 몇 개 정독하시고, 뽐뿌의 구입개통수령 게시판 눈팅하시다가 뭔가 감이 온다 싶으시면 현금 들고 그냥 달려가시면 됩니다. 단통법이 올해 어떻게 된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만약 지금 시국 그대로라면 최소한 동네 대리점에서 사는 것보다는 매우매우 저렴한 가격에 새 폰을 장만하실 수 있습니다.

네,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가장 큰 계기는 폰 2번 바꿀 동안 피지알 덕분에 수십만원의 돈을 아낀 바, 행여 뭔가 요상한 곳 방문해서 폰 구입하는 게 꺼려지시는 분들을 위해 '막상 해 보니 그렇게 어렵지 않다'는 점을 알려, 여러 피지알 회원님들도 저와 같은 해택을 받기를 원하는 마음에서입니다.

본문은 이만 마칩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 사족

이 글을 쓰게 된 두번째 계기는, 음, 이건 좀 말씀드리기 꺼려지기도 하고 좀 쌩뚱 맞기도 한데, 작년 가을야구 때 즈음 유게에 제가 겪은 야구 관련 글 하나를 가벼운 마음으로 올렸었는데, 무례하게도 그게 LG 트윈스의 특정 선수 하나를 '까는' 내용이었으며, 당시 제 부족한 생각과는 달리 LG팬분들의 심기를 크게 불편하게 한 바, 뒤늦게 사과글을 달고 본문 글을 삭제하였습니다. (글 올리고 영업상 술자리가 있어서 다음 날 새벽에 택시타고 오다가 게시물을 확인하는 바람에 심지어 피드백도 많이 늦었습니다) 그런데 사과글 올린 후 제 예상보다 너무 빨리 그 글이 삭게행이 되었고, 입장 바꿔 생각해 보니 저질글+뻘글 싸지르고 글삭튀 회원이 된 것이 분명한 바, 몇 달 동안 노심초사 뭔가 작게나마 사이트에 기여를 해야겠다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던 차, 나름 좋은 계기가 생겨 이런 잡글이나마 몇 줄 쓰게 되었습니다.

행여 제 아이디를 보자마자 '아, 그 때 잔뜩 어그로 끌고 피드백도 없이 글삭튀한 두산팬 놈'이라고 기억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이 자리를 빌어 다시 사과 말씀 드리며, 진작에 즉각적으로 썼어야 할 사과문을 제 용기가 부족하여 이런 글에 남루하게 덧붙이는 점 또한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큰 실수를 저질렀던 점, 다시 한 번 사과 드립니다. 죄송합니다.